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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199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10|조회수54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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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87회-1


올안연수가 2만여 군마를 거느리고 가서 태진부마와 이금오의 부대와 합치니, 모두 3만5천이 되었다. 창검과 화살을 비롯한 무기를 정돈하고 기계 등을 완비하여 군사를 일으켰다.

한편, 정탐꾼이 유주성으로 달려와 송강에게 알렸다. 송강은 군사 오용과 상의하며 말했다.

“요군이 몇 번 패했으니 이번에는 필시 정병과 맹장을 선발하여 왔을 것이오, 어떤 계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겠소?”

오용이 말했다.

“먼저 병력을 거느리고 성 밖으로 나가 진세를 펼치고, 요군이 오면 천천히 도전해 보시죠. 저놈들이 무능하면 절로 물러나겠지요.”

송강은 즉시 군마를 일으켜 성을 나갔다. 성에서 10리 떨어진 방산이라는 지세가 평탄한 곳에 산을 의지하고 물을 낀 채 구궁팔괘진(九宮八卦陣)을 펼쳤다. 얼마 후, 요군이 세 부대로 나누어 쳐들어왔다. 올안 소장군의 병마는 검은 깃발, 태진부마의 병마는 붉은 깃발, 이금오의 병마는 파란 깃발이었다.

올안연수는 부친 밑에서 진법을 배워 그 이치를 깊이 알고 있었다. 청기 부대와 홍기 부대를 좌우로 나누어 영채를 세우게 하고, 자신은 중군이 되었다. 운제를 세우고 올라가 보았더니, 송군은 구궁팔괘진을 펼치고 있었다. 올안연수는 운제를 내려와서 비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좌우의 부장들이 물었다.

“장군께서는 왜 비웃으십니까?”

올안연수가 말했다.

“저까짓 구궁팔괘진을 누가 모르겠는가? 저런 진세는 사람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저놈들을 한번 놀라게 해줘야겠다.”

북을 세 번 울리게 하고서, 지휘대에 올라가 신호깃발을 흔들어 좌우로 진세를 펼쳤다. 지휘대에서 내려와 말을 타고 진문을 열고서 앞으로 나서 큰소리로 외쳤다.

“네놈들은 구궁팔괘진을 펼쳐 놓고 누구를 속이려 하느냐? 네놈들은 우리 진을 알아보겠느냐?”

송강은 요나라 장수가 진법으로 싸우자는 말을 듣고, 군중에 운제를 세우게 했다. 송강은 오용·주무와 함께 운제에 올라가 요군의 진세를 바라보았다. 세 부대가 연이어 있는데, 좌우가 서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주무가 진세를 알아보고 송강에게 말했다.

“저건 태을삼재진(太乙三才陣)입니다.”

송강은 오용과 주무를 남겨두고 운제에서 내려와 말을 타고 진 앞으로 나섰다. 채찍으로 요나라 장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까짓 태을삼재진이 뭐가 기이하냐!”

올안 소장군이 말했다.

“네가 우리 진을 알아보았으니, 내가 진을 변화시키는 법도 한번 봐라! 네가 모르는 걸 가르쳐 주겠노라.”

올안연수가 말을 몰아 중군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지휘대에 올라 신호깃발을 흔들자 진세가 변화하였다. 오용과 주무가 운제 위에서 하락사상진(河洛四象陣)으로 변화했음을 알아보고, 사람을 보내 송강에게 알려주었다. 올안 소장군이 다시 진문으로 나와 화극을 비껴든 채 물었다.

“내 진을 알겠느냐?”

송강이 대답했다.

“그건 하락사상진으로 변한 것 아니냐!”

올안 소장군은 머리를 흔들며 냉소를 짓더니, 다시 진중으로 들어갔다. 지휘대에 올라가 신호깃발을 좌우로 흔들어 또 진세를 변화시켰다. 주무가 말했다.

“저건 순환팔괘진(循環八卦陣)입니다.”

또 사람을 보내 송강에게 알려주었다. 올안 소장군이 다시 진 앞으로 나와 물었다.

“나의 진을 알겠느냐?”

송강이 웃으며 말했다.

“겨우 순환팔괘진으로 변화시켜 놓고 뭐가 기이하단 것이냐!”

올안 소장군은 그 말을 듣고 심중으로 생각했다.

“나의 이 몇 가지 진세는 모두 비밀리에 전해져 온 것인데, 뜻밖에 저놈들이 다 알고 있으니 송군 가운데 필시 인물이 있는 것이다!”

올안 소장군은 다시 진중으로 들어가서 지휘대에 올라 신호깃발을 좌우로 흔들어 진세를 변화시켰다. 사방으로 모두 길이 없고, 안에는 가로세로 여덟 개씩 64개 병마 부대가 감추어져 있었다. 주무가 다시 운제에 올라가 보고 오용에게 말했다.

“저건 제갈공명의 팔진도(八陣圖)입니다. 머리와 꼬리를 감추고 있으면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합니다.”


주무는 송강을 진중으로 청하여 운제에 올라가 진법을 설명했다.

“저들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요군의 진법은 모두 전수받은 것인데, 네 개의 진법이 모두 한 종파에서 전해내려 온 것으로 변함이 없습니다. 먼저 태을삼재가 하락사상을 낳고, 사상이 순환팔괘를 낳았으며, 팔괘가 다시 팔팔 육십사괘를 낳아 팔진도로 변했습니다. 저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고도의 진법입니다.”

송강은 운제에서 내려와 말을 타고 다시 진 앞으로 나갔다. 올안 소장군이 화극을 들고 진 앞에 나와 소리쳤다.

“나의 진을 알아보겠느냐?”

송강이 소리쳤다.

“너는 나이가 어리고 배움도 얕아 우물 안 개구리와 같구나. 넌 그 진법이 아주 수단이 높은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그까짓 머리를 감추고 있는 팔진도로 누구를 속이려 드느냐? 대송의 어린아이조차도 속이지 못할 것이다!”

“네가 비록 내 진법을 알아보기는 했지만, 너는 기이한 진법을 펼쳐 나를 속일 수 있겠느냐?”

“나의 구궁팔괘진이 비록 천박하지만, 네가 감히 깨뜨릴 수 있겠느냐?”

올안 소장군이 웃으며 말했다.

“그까짓 하찮은 진을 깨뜨리는 것이 뭐 어렵겠냐! 너희 군중에서 몰래 활을 쏘지만 않으면, 내가 너의 하찮은 진을 박살내 주겠다!”

올안 소장군은 명을 내려, 태진부마와 이금오에게 1천 군마를 이끌고, 자신이 적진을 뚫고 나갈 때 접응하라고 하였다. 명령이 전달되자, 군사들이 북을 울렸다. 송군에서도 명을 내려 군중에서 북을 세 번 울리고 모든 진문을 열어 올안연수가 들어올 수 있게 하였다.

올안연수는 20명의 아장과 1천 명의 갑옷 입은 마군을 선발했다. 손으로 꼽아 보니 그 날은 ‘불[火]’에 속하는 날이어서, 정남쪽의 ‘이(離)’ 방위로 들어가지 않고 군마를 이끌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서쪽의 ‘태(兌)’ 방위로 백기를 휘날리며 진 안으로 돌진했다. 그때 뒤편에서 화살이 쏟아져 군마의 절반만 진 안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절반은 본진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한편, 올안 소장군은 진 안으로 들어와 중군을 향해 달렸는데, 중간에 갑자기 넓은 은빛 담장과 철벽이 나타나 주위를 둘러쌌다. 올안연수는 그걸 보고 깜짝 놀라 얼굴이 흙빛이 되면서, 진 속에 어떻게 이런 성벽이 있을 수 있는지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쨌든 사방으로 공격하며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진을 탈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사방이 마치 은빛 바다처럼 망망하면서 들리는 건 물소리뿐, 길이 보이지 않았다.

올안연수는 당황하여 군사를 이끌고 남문으로 달려갔는데, 거기에는 수천 개의 불덩어리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데 군마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올안연수는 감히 남문으로 나가지 못하고 비스듬히 내달려 동문으로 갔는데, 거기에는 잎이 많은 나무들이 가지가 서로 얽힌 채 늘어서 땅을 가득 덮고 있으며 양쪽에는 모두 녹각이 둘러 있어 나아갈 길이 없었다.

다시 말을 돌려 북문으로 갔더니, 검은 기운이 하늘을 덮고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 자기 손을 앞으로 뻗어도 보이지 않을 정도여서 마치 흑암지옥과 같았다. 올안연수는 진 속에서 사방의 네 문 어디로도 나갈 수 없어 속으로 의심이 들었다.

“이것은 필시 송강이 요술을 부리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날까 생각하지 말고 목숨을 걸고 뚫고 나가자!”

군사들은 명을 받고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치고 나가려고 했는데, 그때 옆에서 한 대장이 나타나더니 큰소리로 외쳤다.

“어린놈이 어디로 달아나려고 하냐!”

올안 소장군은 덤벼들려고 했는데,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강편이 머리에 떨어졌다. 하지만 소장군은 눈이 밝고 손이 빨라 방천화극을 들어 막았다. 그런데 강편이 두 개가 동시에 내려쳐지면서 화극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급히 몸을 빼내려고 하는데, 그 장군이 달려들면서 원숭이 같이 긴 팔을 내밀어 올아연수의 허리를 붙잡아 사로잡아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던 군사들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모두 말에서 내려 항복하라!”

올안의 군사들은 캄캄한 속에서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도 없어 할 수 없이 말에서 내려 항복했다. 올안연수를 사로잡은 장군은 바로 쌍편 호연작이었다. 그때 공손승은 중군에서 술법을 쓰고 있었는데, 올안연수를 사로잡았다는 보고를 받고 술법을 거두었다. 진중은 다시 이전처럼 파란 하늘에 밝은 해가 나타났다.

한편, 태진부마와 이금오 장군은 각각 1천 병마를 거느리고 진중에서 소식이 오면 접응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 밖으로 아무런 동정이 없어 함부로 돌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송강이 진 앞으로 나와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양군은 항복하지 않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느냐? 올안 소장군은 이미 우리에게 사로잡혔다!”

칼을 든 군사들이 올안연수를 진 앞으로 끌고 나오자, 이금오는 올안연수를 구하기 위해 쟁을 들고 단기로 돌격해 왔다. 그러자 벽력화 진명이 낭아곤을 휘두르며 달려 나가 이금오와 맞붙었다. 두 말이 엇갈리고 무기가 부딪치자, 양군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이금오는 마음이 아주 급해서 완급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진명의 낭아곤에 머리를 얻어맞고 투구와 함께 머리가 박살나고 말았다. 태진부마는 이금오가 말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군사를 돌려 달아났다.

송강이 군병들을 재촉하여 총공세를 펼치자, 요군은 대패하여 달아났다. 빼앗은 전마가 3천여 필이었고, 요군이 버리고 간 깃발과 창검이 골짜기를 가득 메웠다. 송강은 병력을 이끌고 연경을 향해 진격해 빼앗겼던 송나라 땅을 모두 회복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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