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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00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10|조회수6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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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87회-2


한편, 요군의 패잔병들은 요나라로 달아나 올안통군에게 말했다.

“소장군은 송군의 진을 공격하다가 사로잡혔고, 나머지 아장들은 모두 항복했습니다. 이금오는 낭아곤에 맞아 죽었으며, 태진부마는 목숨을 건져 달아났는데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올안통군은 크게 놀라며 말했다.

“우리 아들은 어릴 때부터 진법을 배워 그 이치를 제법 알고 있는데, 송강이란 놈이 대체 어떤 진을 펼쳤길래 우리 아들을 사로잡았단 말이냐?”

좌우에서 대답했다.

“단지 구궁팔괘진을 펼쳤을 뿐 별로 기이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 소장군은 네 개의 진을 펼쳤는데, 오랑캐 놈들이 모두 간파했습니다. 그리고 그놈들이 소장군에게 말하기를, ‘네가 우리 구궁팔괘진을 안다면, 깨뜨릴 수도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소장군은 1천 기의 마군을 이끌고 적진의 서문으로 들어갔는데, 화살이 쏟아져 절반만 적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소장군이 어떻게 사로잡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올안통군이 말했다.

“구궁팔괘진이 깨뜨리기 어려웠던 것은 필시 저놈들이 진세를 변화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군사들이 말했다.

“저희들이 지휘대 위에서 바라보았는데, 진중의 대오는 움직이지 않았고 깃발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다만 진 위에 검은 구름이 덮여 있었습니다.”

올안통군이 말했다.

“요술을 부린 것이 틀림없다. 내가 군사를 일으키지 않으면, 저놈들이 쳐들어올 것이다. 이번에 승전하지 못하면, 내 스스로 내 목을 벨 것이다. 누가 선봉이 되어 앞장서겠느냐? 내가 대군을 몰고 뒤를 따를 것이다.”

두 장수가 장막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저희들이 선봉이 되겠습니다.”

한 장수는 경요납연이었고, 또 한 장수는 연경의 맹장 구진원이었다. 올안통군은 아주 기뻐하며 말했다.

“자네들 두 사람은 극히 조심하도록 하게. 1만 군병을 내줄 테니 선봉이 되어, 산을 만나면 길을 뚫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도록 하게, 내가 대군을 거느리고 뒤를 따라가겠네.”

경요납연과 구진원이 선봉이 되어 출발한 후, 올안통군은 즉시 본부의 11요(曜) 대장과 28수(宿) 장군을 점검하였다. 11요 대장은 다음과 같았다.

태양성(太陽星) 어제대왕(御弟大王) 야율득중은 5천 병력을 거느린다.

태음성(太陰星) 천수공주(天壽公主) 답리패는 5천 여군을 거느린다.

나성(羅星) 황질(皇姪) 야율득영은 3천 병력을 거느린다.

계도성(計都星) 황질 야율득화는 3천 병력을 거느린다.

자성(紫星) 황질 야율득충은 3천 병력을 거느린다.

월패성(月孛星) 황질 야율득신은 3천 병력을 거느린다.

동방청제수성(東方青帝水星) 대장 지아불랑은 병력 3천을 거느린다.

서방태백금성(西方太白金星) 대장 오리가안은 병력 3천을 거느린다.

남방형혹화성(南方熒感火星) 대장 동선문영은 병력 3천을 거느린다.

북방현무수성(北方玄武水星) 대장 곡리출청은 병력 3천을 거느린다.

중앙진성토성(中央鎮星土星) 상장 도통군 올안광은 병마를 총독하며 병력 5천을 거느리고 중앙을 지킨다.

28수 장군은 다음과 같았다. 각목교(角木蛟) 손충, 항금룡(亢金龍) 장기, 저토맥(氐土貉) 류인, 방일토(房日兔) 사무, 심월호(心月狐) 배직, 미화호(尾火虎) 고영흥, 기수표(箕水豹) 가무, 두목해(斗木獬) 소대관, 우금우(牛金牛) 설웅, 여토복(女土蝠) 유득성, 허일서(虛日鼠) 서위, 위월연(危月燕) 이익, 실화저(室火豬) 조흥, 벽수(壁水) 성주나해, 규목랑(奎木狼) 곽영창, 누금구(婁金狗) 아리의, 위토치(胃土雉) 고표, 묘일계(昴日雞) 순수고, 필월오(畢月烏) 국영태, 자화후(觜火猴) 반이, 참수원(參水猿) 주표, 정목안(井木犴) 동리합, 귀금양(鬼金羊) 왕경, 류토장(柳土獐) 뇌춘, 성일마(星日馬) 잡군보, 장월록(張月鹿) 이복, 익화사(翼火蛇) 적성, 진수인(軫水蚓) 반고아.

올안광은 11요 대장과 28수 장군을 점검하고, 온 나라를 기울여 정병 20여 만의 대군을 일으켰다. 그리고 요나라 군주에게 친정(親征)할 것을 청하였다.

한편, 경요납연과 구진원이 선봉이 되어 1만 인마를 이끌고 진격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세작에게서 보고받은 송강은 깜짝 놀랐다. 한편으로 노준의 부하 군마를 모두 부르고, 또 한편으로 단주와 계주를 지키는 인원도 모두 유주로 불렀다. 조추밀에게 유주로 와서 감독하도록 청하고, 수군두령들도 모두 수군들을 데리고 뭍으로 올라와 패주에 모여 육로로 유주로 오게 하였다.

수군두령들이 조추밀을 호위하여 오자, 모든 군마가 유주에 모이게 되었다. 송강은 조추밀을 영접하고 절을 올렸다. 조추밀이 말했다.

“장군께서 이처럼 애를 쓰시니, 나라의 기둥이며 초석입니다. 장군의 이름이 만세에 전할 것입니다. 내가 조정으로 돌아가면, 천자께 아뢰어 반드시 중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송강이 대답했다.

“무능한 소장은 말할 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위로는 천자의 홍복 덕분이고 아래로는 원수의 위엄에 의지한 덕분입니다. 우연히 작은 성공을 했을 뿐, 제 능력이 아닙니다. 지금 세작이 보고하기를, 요나라 올안통군이 20만 군마를 일으키고 온 나라의 힘을 기울여 오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의 승패와 국가의 흥망이 이 한 번의 전쟁에서 결판날 것입니다. 추밀상공께서는 15리 밖에 따로 영채를 세우시고, 송강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하여 여러 형제들과 함께 결사전을 하는 것을 지켜봐 주십시오.”

조추밀이 말했다.

“장군께서 알아서 좋은 계책을 세워 주시오.”

송강은 조추밀과 작별하고 노준의와 함께 대군을 거느리고 유주에 속한 영청현 경계로 가서 영채를 세우고 군마를 주둔시켰다. 두령들을 모아 군정을 상의하며 송강이 말했다.

“이번에 올안통군이 직접 요군을 거느리고 오는데, 온 나라를 기울여 오는 것이니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오. 승패와 사생이 이 일전에 달려 있소! 여러 형제들은 모두 노력하여 앞으로 나아가되,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될 것이오. 작은 공이라도 세우면 조정에 아뢰어, 천자께서 내리는 상을 함께 누리도록 하겠소.”

두령들이 모두 일어나 말했다.

“형님의 명령을 누가 감히 따르지 않겠습니까!”

상의하고 있는데, 장교가 와서 요나라 사자가 전서(戰書)를 가지고 왔다고 보고했다. 송강이 사자를 불러들여 전서를 읽어 보니, 요나라 올안통군의 선봉 경요납연과 구진원이 내일 결전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송강은 서신 밑에 내일 결전하자는 회답을 써서 주고, 사자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한 다음 본채로 돌려보냈다.

이때는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군사들과 말들이 두꺼운 갑옷을 입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밥을 지어 먹고 영채를 뽑아 떠났다. 4~5리를 채 못 갔는데, 요군을 만났다. 멀리 검은 깃발 속에서 두 선봉장의 깃발이 펄럭였는데, 북소리가 하늘까지 울리자 문기가 열리면서 경요납연 선봉이 먼저 출전하였다. 허리에는 강편을 차고 왼쪽 어깨에는 활을 메고 손에는 쟁을 들고서 말을 타고 진 앞에 나섰다.

송강이 장수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누가 저 장수와 교전하겠는가?”


구문룡 사진이 칼을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 달려 나가 경선봉에게 도전하였다. 말들이 서로 엇갈리고 무기가 서로 부딪쳤다. 두 장수가 싸운 지 2~30합 정도 되었을 때, 사진은 칼로 허공을 베면서 깜짝 놀라 말을 돌려 본진으로 달아났다. 경선봉이 말을 몰아 추격해 갔다. 그때 송군의 진에서 소이광 화영이 송강의 등 뒤에 있다가 사진이 패해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화살을 한 대 활에 먹여 진 앞으로 나섰다.

경선봉의 말이 가까이 다가오자 화영은 화살을 날렸다. 화살은 바람소리를 내며 날아가 경선봉의 얼굴에 명중했고, 경선봉은 그대로 말에서 굴러 떨어졌다. 사진은 등 위에서 적장이 말에서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말을 돌려 달려가 한칼에 경선봉의 목을 베어 버렸다.

구진원은 경선봉이 죽는 걸 보고 노기가 치밀어 쟁을 들고 말을 몰아 달려 나가며 큰소리로 외쳤다.

“적장은 어찌 감히 몰래 수를 써서 우리 형을 죽였느냐!”

그러자 병울지 손립이 나는 듯이 달려 나가 구진원에게 달려들었다. 군중에서는 북소리가 하늘을 울리고 귓가에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손립의 쟁 솜씨는 신출귀몰(神出鬼沒)하여 구선봉은 불과 20여 합만에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하지만 자기편 진이 무너질까 염려하여 진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진 바깥을 돌아서 동북쪽으로 달아났다.

손립은 공을 세우기 위해 구선봉을 놔두지 않고 말을 몰아 추격하였다. 구선봉이 점점 멀어지자, 손립은 쟁을 안장에 꽂고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꺼내 먹인 다음 구선봉의 등을 향해 쏘았다. 구선봉은 시위소리를 듣고는 몸을 뒤집으며 날아오는 화살을 손으로 잡았다. 손립은 그걸 보고 마음속으로 갈채를 했다. 구선봉은 비웃으며 혼자 말했다.

“저놈이 활로 재주를 부리는구나!”

구선봉은 화살을 입에 물고 쟁을 안장 고리에 끼운 다음, 왼손으로 활을 잡고 오른손으로 화살을 먹여 몸을 돌리면서 손립의 가슴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하지만 손립은 이미 간파하고서 말 위에서 몸을 좌우로 움직이다가, 화살이 가까이 날아왔을 때 몸을 뒤로 눕혔다. 화살은 손립의 몸 위를 스쳐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런데 그 바람에 말고삐를 놓쳐 말은 멋대로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구선봉은 손립이 말 위에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고 생각했다.

“필시 저놈이 화살에 맞은 거다!”

하지만 다리 힘이 센 손립은 두 다리로 말 배를 꽉 죄고 있어서 드러누운 자세에서도 말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구선봉은 말을 돌려 손립을 잡으려고 달려갔다. 두 말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손립이 벌떡 일어나며 큰소리를 질렀다. 구선봉은 깜짝 놀랐지만 맞받아 소리쳤다.

“네놈이 내 화살은 피했지만, 내 쟁도 피하는가 보자!”

구선봉은 손립의 가슴을 향해 있는 힘껏 쟁으로 찔렀다. 손립은 가슴을 내밀고 쟁을 받는 척하다가, 쟁 끝이 가슴에 닿을 무렵 몸을 살짝 비틀었다. 쟁은 손립의 겨드랑이 밑으로 빠져나가고 구선봉은 손립의 품속으로 들어오는 형상이 되었다.

그 순간 손립은 팔에 차고 있던 강편으로 구선봉의 머리를 내리쳤다. 구선봉은 머리통이 반으로 쪼개지면서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손립이 쟁을 들고 본진으로 돌아오자, 송강은 삼군을 휘몰아 적진으로 돌격했다. 요군은 주장을 잃고서 각자 목숨을 건지기 위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송강이 요군을 한창 추격하고 있는데, 앞에서 연주포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송강은 수군두령들에게 군사를 이끌고 먼저 가서 강어귀를 지키라고 하였다. 그리고 화영·진명·여방·곽성과 함께 산정으로 올라가 바라보니, 수많은 요군이 땅을 뒤덮으며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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