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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01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11|조회수80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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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88회-1

송강이 높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니, 요군의 기세가 대단하였다. 송강은 황망히 본진으로 돌아와 군마를 영청현 산 어귀로 후퇴하여 주둔하였다. 그리고 노준의·오용·공손승 등과 상의하며 말했다.

“오늘 비록 저들을 한번 이기고 두 선봉을 죽였지만, 내가 높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니 요군의 기세가 아주 대단합니다. 온 천지를 다 뒤덮다시피 하며 오고 있으니, 이는 요나라의 모든 군대를 동원한 것 같소. 내일 필시 대전(大戰)을 치러야 할 것인데, 중과부적(衆寡不敵)이 될까 염려되오. 어찌하면 좋겠소?”

오용이 말했다.

“예로부터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은 군사로 많은 군사를 이겼습니다. 예전에 진(晉)나라 사현은 5만으로 전진(前秦) 부견의 백만 대군을 물리쳤습니다. 선봉께서는 무엇을 두려워하십니까! 삼군의 장수들에게 명을 전하여, 내일은 깃발을 엄정하게 세우고 활과 쇠뇌에는 화살을 메기고 칼은 칼집에서 뽑아들게 합니다. 녹각은 깊게 심어 영채를 잘 지키고, 참호를 정비하고 무기를 늘어놓고 운제와 포석 등도 정돈하여 모든 준비를 갖추고 대기하게 합니다. 그리고 다시 구궁팔괘진을 펼쳐놓고서 저들이 진을 공격해 오면 차례대로 병력을 일으키면 됩니다. 저들이 비록 백만 대군이 있다 한들 어찌 감히 뚫을 수 있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군사의 말씀이 아주 묘합니다.”

송강은 즉시 오용이 말한 대로 삼군의 장수들에게 명을 내렸다.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지어 먹고 아침에 영채를 뽑아 창평현으로 가서 진을 벌리고 영채를 세웠다. 앞쪽에 마군을 배치했는데, 진명이 앞쪽, 호연작이 뒤쪽, 관승이 왼쪽, 임충이 오른쪽을 맡았다. 동남쪽은 삭초, 동북쪽은 서녕, 서남쪽은 동평, 서북쪽은 양지가 맡았다.

송강은 중군을 지키고, 나머지 장수들은 전과 같이 임무를 맡았다. 뒤쪽의 보군에는 또 따로 1진을 두었는데, 노준의·노지심·무송이 주장이 되었다. 전쟁에 익숙한 수만의 병력이 주먹을 비비면서 싸울 준비를 갖추고 요군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 후, 멀리서 요군이 다가왔다. 전면의 여섯 개 부대는 각각 5백 명인데, 왼쪽에 세 부대와 오른쪽의 세 부대가 서로 순환하게 하여 그 진세가 일정하지 않았다. 이 여섯 개 부대는 유병(游兵) 즉 변화하는 부대인데, 초로(哨路)라고도 하고 압진(壓陣)이라고도 했다. 그 뒤에는 대군이 땅을 뒤덮으면서 오고 있었다.

전군(前軍)은 모두 검은 깃발을 들었는데, 일곱 개의 기문(旗門)이 있었다. 각 기문마다 1천 필의 말과 한 대장이 있었다. 모두 검은 투구를 쓰고, 검은 갑옷에 검은 전포를 입었으며, 검은 말을 타고 있었는데, 손에 든 무기도 똑같았다. 북방의 두(斗)·우(牛)·여(女)·허(虛)·위(危)·실(室)·벽(壁)의 일곱 방위에 해당하는 일곱 기문 안에 총괄하는 상장(上將)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하늘의 북방현무수성(北方玄武水星)에 해당했다. 파란 머리털에 누런 두건을 쓰고 금테를 둘렀으며, 몸에는 검은 전포와 은빛 갑옷을 입고 있었다. 오추천리마(烏騅千里馬)를 타고 손에는 자루가 검은 삼첨도(三尖刀)를 한 자루 들고 있었다. 그는 요군 장수 곡리출청이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검은 갑옷을 입은 3천 인마를 거느리고 북진오성군(北辰五星君)의 방위에 자리 잡았는데, 검은 깃발 아래 있는 군병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동쪽의 해를 가리는 겨울의 구름 같고, 북해의 바람을 삼켜 버리는 검은 기운 같았다.

좌군(左軍)은 모두 청룡기를 들었는데, 역시 일곱 개의 기문이 있고 각 기문마다 1천 필의 말과 한 명의 대장이 있었다. 머리에는 사봉회(四縫盔)를 쓰고 몸에는 유엽갑(柳葉甲)과 비취색 전포를 입었으며, 청종마(青鬃馬)를 타고 있었는데, 손에 든 무기는 똑같았다. 동방의 각(角)·항(亢)·저(氐)·방(房)·심(心)·미(尾)·기(箕)의 방위를 가리키는 일곱 개의 문 안에 총괄하는 상장이 하나 있었는데, 하늘의 동방창룡목성(東方蒼龍木星)에 해당했다. 머리에는 사자회(獅子盔)를 쓰고 몸에는 산예개(狻猊鎧)와 비취색 전포를 입고 허리에는 옥대를 차고 있었다. 손에는 월부금사간(月斧金絲桿)을 들고 용구옥괴청(龍駒玉塊青)을 타고 있었다. 그는 요군 장수 지견불랑이었다. 파란 깃발을 든 3천 인마를 거느리고 동진구성군(東震九星君)의 방위에 자리 잡았는데, 파란 깃발 아래 좌우를 에워싸고 있는 군병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누런 길을 뚫는 파란 빛과 같고, 자줏빛 구름을 가로막는 파란 노을과 같았다.


우군(右軍)은 모두 백호기를 들었는데, 역시 일곱 개의 기문이 있고 각 기문마다 1천 필의 말과 한 명의 대장이 있었다. 머리에는 수마회(水磨盔)를 쓰고 몸에는 난은개(爛銀鎧)와 흰 비단 전포를 입고 있었으며, 설백마(雪白馬)를 타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서방의 규(奎)·루(婁)·위(胃)·묘(昴)·필(畢)·자(觜)·참(參)의 방위를 가리키는 일곱 개의 문 안에 총괄하는 대장이 하나 있었는데, 하늘의 서방함지금성(西方咸池金星)에 해당했다. 머리에는 두무봉시회(兜鍪鳳翅盔)를 쓰고 몸에는 화은쌍구갑(花銀雙鉤甲)을 입고 허리에는 싸늘한 빛이 나는 옥대를 찼고 하얀 전포를 입고 있었다. 야옥산예마(夜玉狻猊馬)를 타고 손에는 한 자루 순강은조삭(純鋼銀棗搠)을 들고 있었다. 그는 요군 장수 오리가안이었다. 흰 깃발을 든 3천 인마를 거느리고 서태칠성군(西兌七星君)의 방위에 자리 잡았는데, 흰 깃발 아래 앞뒤로 호위하는 군병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그늘진 산의 눈을 짓밟고 나아가는 낙타와 같고, 옥 같은 얼음을 쪼개고 나아가는 변경의 장수와 같았다.

후군은 모두 붉은 깃발을 들었는데, 역시 일곱 개의 기문이 있고 각 기문마다 1천 필의 말과 한 명의 대장이 있었다. 머리에는 붉은 투구를 쓰고 몸에는 붉은 갑옷과 붉은 전포를 입었으며, 붉은 말을 타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 있었다. 남방의 정(井)·귀(鬼)·류(柳)·성(星)·장(張)·익(翼)·진(軫)의 방위를 가리키는 일곱 개의 문 안에 총괄하는 상장이 하나 있었는데, 하늘의 남방주작화성(南方朱雀火星)에 해당했다. 머리에는 붉은 관을 쓰고 있는데 붉은 술이 찬란했고, 몸에는 붉은 전포와 붉은 갑옷을 입고 있었다. 어깨에는 활과 화살을 메고, 손에는 8척 화룡도(火龍刀)를 들었으며, 연지마(胭脂馬)를 타고 있었다. 그는 요군 장수 동선문영이었다. 붉은 깃발을 든 3천 인마를 거느리고 남리삼성군(南離三星君)의 방위에 자리 잡았는데, 붉은 깃발 아래 붉은 옷을 입은 군병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마치 이궁(離宮)에서 달려 나온 육정신(六丁神)과 같고 벽력이 진동하는 가운데 타오르는 삼매화(三昧火) 같았다.

진 앞의 좌측에 5천의 용맹한 인마로 이루어진 부대가 있었는데, 모두 금빛 변관(弁冠)을 쓰고 도금한 구리 갑옷과 붉은 전포를 입고 있었다. 불꽃같은 붉은 깃발을 들고 붉은 말을 타고서, 한 대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머리에는 금관(金冠)을 쓰고 몸에는 짐승의 얼굴이 그려진 황금갑옷과 붉은 불꽃이 수놓인 전포를 입고 있었으며, 두 자루의 일월쌍도(日月雙刀)를 들고 오명적마(五明赤馬)를 타고 있었다. 그는 요나라 어제대왕(御弟大王) 야율득중이었다. 하늘의 태양성군(太陽星君)에 해당했는데, 마치 태양이 부상국(扶桑國)에서 솟아오르는 것 같고 불꽃 우산이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진 앞의 우측에는 5천의 여군으로 이루어진 부대가 있었는데, 모두 은빛 꽃이 꽂힌 변관(弁冠)을 쓰고, 은빛 갑옷과 흰 전포를 입고 있었다. 흰 깃발을 들고 흰 말을 타고 은빛 창을 들고서 한 여장군을 둘러싸고 있었다. 봉황을 새긴 금비녀를 꽂고 비취가 박힌 붉은 두건을 쓰고 수놓은 은빛 갑옷에 비단 치마를 입고, 한 자루의 칠성보검(七星寶劍)을 들고 은종백마(銀鬃白馬)를 타고 있었다. 그는 요나라 천수공주 답리패였다. 하늘의 태음성군(太陰星君)에 해당했으며, 마치 둥근 달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세상을 밝게 비추는 것 같았다.

진 앞의 양 부대 가운데 누런 깃발이 둥글게 모여 있는 곳에, 네 장수가 누런 말을 타고 금빛 갑옷과 전포를 입고 누런 두건을 쓰고서 각기 3천 병력을 거느리고 네 모퉁이를 지키고 있었다. 동남방의 대장은 파란 전포에 금빛 갑옷을 입고 손에는 보쟁(寶鎗)을 들고 분청마(粉青馬)를 타고서 진 앞에 서 있었는데, 하늘의 나성군(羅星君)에 해당했다. 그는 요나라 황제의 조카 야율득영이었다.

서남방의 대장은 자줏빛 전포에 은빛 갑옷을 입고 손에는 한 자루 보도(寶刀)를 들고 해류마(海騮馬)를 타고서 진 앞에 서 있었는데, 하늘의 계도성군(計都星君)에 해당했다. 그는 요나라 황제의 조카 야율득화였다.

동북방의 대장은 푸른 전포에 은빛 갑옷을 입고 손에는 방천화극을 들고 오명황마(五明黃馬)를 타고서 진 앞에 서 있었는데, 하늘의 자성군(紫星君)에 해당했다. 그는 요나라 황제의 조카 야율득충이었다.

서북방의 대장은 흰 전포에 구리 갑옷을 입고 손에는 칠성보검(七星寶劍)을 들고 척운오추마(踢雲烏騅馬)를 타고서 진 앞에 서 있었는데, 하늘의 월패성군(月孛星君)에 해당했다. 그는 요나라 황제의 조카 야율득신이었다.

이 누런 깃발의 진 안에 한 상장이 있었는데, 왼손에는 청기를 잡고 오른손에는 백월(白鉞)을 잡고 있으며 앞에는 붉은 깃발이 있고 뒤에는 검은 산개가 있었다. 그 주위를 두르고 있는 깃발은 24기(氣), 64괘에 해당하는데, 남진북두(南辰北斗)·비룡비호(飛龍飛虎)·비웅비표(飛熊飛豹)가 음양과 좌우를 분명히 나누고 선기옥형(璇璣玉衡)·건곤혼돈(乾坤混沌)의 형상에 합치되었다. 그 상장은 붉은 칠을 한 한 자루 방천화극을 들고, 머리에는 칠보자금관(七寶紫金冠)을 쓰고 몸에는 귀배황금갑(龜背黃金甲)과 서천홍금(西川紅錦)으로 만든 꽃을 수놓은 전포를 입고 있었다. 왼쪽 어깨에는 활을 메고 오른쪽 어깨에는 화살을 메고, 철척은종마(鐵脊銀鬃馬)를 타고 있었다. 허리에는 검을 차고 손에는 대군을 지휘하는 채찍을 들고 있었는데, 하늘의 중궁토성일천군(中宮土星一天君)에 해당했다. 그는 요나라 도통군 대원수 올안광이었다.

누런 깃발의 진 뒤의 중군에는 요나라 임금이 탄 봉련용거(鳳輦龍車)가 있었다. 전후좌우에 창칼을 든 병사들이 일곱 겹으로 둘러서 있고, 그 안에 또 누런 두건을 쓴 36명의 역사들이 수레를 호위하고 있었다. 금안장을 얹은 아홉 필의 준마가 수레를 끌고, 수레 뒤에는 비단옷을 입은 호위무사 여덟 쌍이 따르고 있었다. 수레 중간에 요나라 임금이 앉아 있는데, 머리에는 충천당건(衝天唐巾)을 쓰고 몸에는 구룡황포(九龍黃袍)를 입었으며 허리에는 남정옥대(藍田玉帶)를 매고 발에는 주리조화(朱履朝靴)를 신고 있었다.

좌우에는 좌승상 유서패근과 우승상 태사 저견이 시립했는데, 각각 초선관(貂蟬冠)을 쓰고 붉은 의복을 입고 자줏빛 술과 금빛 인장을 차고서 상아 홀을 들고 있었다. 용상 양편에는 금동(金童) 옥녀(玉女)들이 죽간과 홀을 받들고 있었고, 수레 전후좌우에는 천병이 호위하고 있었다. 요나라 임금은 하늘의 북극자미대제(北極紫微大帝)에 해당하고 진성(鎮星)을 총령하고 있었으며, 좌우의 두 승상은 하늘의 좌보(左輔)·우필(右弼) 성군(星君)에 해당하였다. 마치 온 하늘에 별이 가득한 것 같고 삼라만상이 세간에 하강한 것 같았다.

요군이 진을 펼쳐 놓은 형상이 마치 계란 같기도 하고 동이를 엎어 놓은 것 같기도 했다. 깃발이 네 모퉁이에 배치되고 쟁이 팔방에 늘어섰으며, 순환하여 일정하지 않지만 진퇴에 법칙이 있었다.


송강은 활과 쇠뇌를 쏘게 하여 양군의 진이 대치하게 하고서, 중군에 운제와 지휘대를 세우고 오용·주무와 함께 함께 올라가 바라보았다. 송강이 요군의 진을 보고 놀라워하자, 주무가 진을 알아보고 송강과 오용에게 말했다.

“저건 태을혼천상진(太乙混天象陣)입니다.”

송강이 물었다.

“어떻게 공격해야 하는가?”

“저 혼천진(混天陣)은 변화가 무궁하고, 그 안에 설치된 기관을 예측하기 어려워 섣불리 공격할 수 없습니다.”

“저 진을 깨뜨리지 못하면 어떻게 적을 물리치겠는가?”

오용이 말했다.

“저 진의 허실을 알아내지 못하면 깨뜨릴 수 없습니다.”

송강이 진중에서 상의하고 있는 사이에, 올안통군은 중군에서 명을 내렸다.

“오늘은 금(金)에 속하는 날이니, 항금룡(亢金龍) 장기, 우금우(牛金牛) 설웅, 누금구(婁金狗) 아리의, 귀금양(鬼金羊) 왕경 네 장수는 태백금성(太白金星) 대장 오리가안을 따라 송군을 공격하라.”

송강과 장수들이 진 앞에서 보고 있으려니, 적진에서 우군(右軍)의 일곱 개 문이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군중에서 우레 소리가 나고 진세가 둥글게 움직였다. 그러더니 깃발이 진 안에서 동쪽에서 북쪽으로, 북쪽에서 서쪽으로, 서쪽에서 남쪽으로 돌았다. 주무가 그걸 보고 말했다.

“저건 천반좌선지상(天盤左旋之象)입니다. 오늘은 금에 속하는 날이므로, 천반이 왼쪽으로 도는 것은 필시 병력이 나오는 것입니다.”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적진에서 포성이 다섯 번 울리면서 군대가 쏟아져 나왔다. 중앙에 있는 금성이 네 장수와 함께, 모두 다섯 부대 군마가 돌격해 오는데, 그 기세가 마치 산이 무너지는 듯하여 당해낼 수가 없었다. 송강의 군마는 제대로 손 쓸 새도 없이 급하게 후퇴하였다. 요군이 양쪽에서 협공해 오자, 송강은 대패하여 본채까지 후퇴하였다. 요군은 더 이상 추격하지는 않았다.

군중의 두령들을 점검해 보니, 공량은 칼에 상처를 입었고, 이운은 화살에 맞았으며, 주부는 포에 다쳤고, 석용은 쟁에 찔렸다. 부상당한 군졸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즉시 다친 사람들을 후채로 보내 안도전의 치료를 받게 하였다. 송강은 전군에 명해 철질려를 뿌리고 녹각을 깊이 심어 굳게 지키게 하였다.

송강은 노준의 등을 불러 상의하였다.

“오늘 우리가 일진을 패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만약 우리가 다시 나가서 교전하지 않으면, 필시 저들이 공격해 올 걸세.”

노준의가 말했다.

“내일 군마를 두 길로 보내 저들 진 앞의 군마를 공격하는 한편, 또 다른 군마를 두 길로 보내 북쪽의 진문을 공격하게 합시다. 그리고 보군으로 하여금 중간으로 치고 들어가게 하여 저들 내면의 허실을 알아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그게 좋겠네.”

다음 날, 노준의의 말에 따라 영채를 수습하여 준비하고, 영채 문을 열고 나가 전진하였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요군의 여섯 부대가 정탐하러 오고 있었다. 송강은 먼저 관승은 왼쪽으로, 호연작은 오른쪽으로 본부인마를 거느리고 요군을 공격하게 했다. 그리고 대군이 전진하여 요군과 접하게 되자, 다시 화영·진명·동평·양지는 왼쪽에서, 임충·서녕·삭초·주동은 오른쪽에서 요군의 검은 깃발 일곱 진문을 공격하게 했다. 송군이 검은 깃발의 진을 공격하자, 북쪽의 일곱 개 기문의 대오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송강의 진중에서 이규·번서·포욱·항충·이곤이 5백 방패수를 이끌고 쳐들어가고, 그 뒤를 이어 노지심·무송·양웅·석수·해진·해보가 보군을 이끌고 돌격했다. 송군이 적진 속으로 들어가자, 사면에서 포성이 울리면서 동서 양군과 정면의 황기 부대가 달려 나왔다. 송군은 적의 세력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몸을 돌려 달아났다. 뒤에서 제대로 받쳐 주지도 못해 송군은 대패하고 달아나 원래 영채로 돌아왔다.

급히 군사를 점검해 보니, 거의 절반을 잃었다. 두천과 송만이 중상을 입었고, 흑선풍 이규는 보이지 않았다. 이규는 성질이 폭발하여 오로지 적진 속으로 뚫고 들어가기만 하다가 적의 요구창에 걸려 사로잡히고 말았던 것이다. 송강은 이규의 소식을 듣고 괴로워했다. 두천과 송만은 후채로 보내 안도전의 치료를 받게 하고, 다친 말들은 황보단에게 보내 처리하게 하였다.

송강이 다시 오용과 상의하며 말했다.

“오늘 또 이규를 잃고 일진을 패했으니, 이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오용이 말했다.

“지난번에 우리가 사로잡은 젊은 장수가 올안통군의 아들이니, 이규와 바꾸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에는 바꾼다고 하지만, 다음에 또 장수를 잃으면 어떻게 구할 수 있겠소?”

“형님! 일단 눈앞의 일부터 생각하십시다.”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군졸이 와서 요나라 장수가 사자를 보내왔다고 보고하였다. 송강이 불러들이라고 하자, 요나라 관원이 들어와서 송강에게 인사하고 말했다.

“저는 원수의 명을 받들어 왔습니다. 오늘 우리가 당신네 두목을 하나 사로잡았는데, 죽이지 않고 술과 고기로 잘 대접하고 있습니다. 통군께서 그와 아들을 교환하고자 하십니다. 만약 장군께서 응하신다면, 곧 그 두목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일 소장군을 진 앞으로 데리고 나갈 테니, 그때 서로 교환하도록 합시다.”

요나라 관원이 돌아가자, 송강이 다시 오용에게 말했다.

“우리에게 적의 진을 깨뜨릴 계책이 없으니, 차라리 소장군을 돌려준 다음에 화해하고 전쟁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소.”

오용이 말했다.

“군마를 잠시 쉬게 했다가, 따로 좋은 계책을 내어 다시 적을 격파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날 아침, 사람을 보내 올안 소장군을 데려오게 하고, 올안통군에게 사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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