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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02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11|조회수54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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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88회-2

한편, 올안통군이 막사에 앉아 있는데, 군졸이 와서 송선봉의 사자가 왔다고 보고했다. 올안통군이 사자를 불러들이자, 사자가 올안통군에게 인사하고 말했다.

“우리 송선봉께서 통군 휘하에 인사 올립니다. 지금 소장군을 데리고 왔으니, 우리 두목과 교환하시지요. 그리고 요즘 날씨가 아주 추워서 군사들의 노고가 너무 많습니다. 양쪽이 잠시 전쟁을 멈추어 사람과 말이 동상을 면하게 하고서 봄에 다시 상의하자고 하시는데, 통군의 뜻은 어떠하십니까?”

올안통군이 그 말을 듣자 크게 소리쳤다.

“어리석고 못난 아들놈이 너희에게 사로잡혔는데, 다시 살아온다 한들 무슨 면목으로 나를 본단 말이냐? 교환할 필요도 없으니, 차라리 목을 베어 버려라. 그리고 만약 전쟁을 쉬고 싶거든, 송강이 손을 묶고 와서 항복하라고 해라. 그러면 죽음은 면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대군을 이끌고 가서 풀 한 포기 남겨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큰소리로 외쳤다

“꺼져라!”

사자가 나는 듯이 본채로 돌아와 송강에게 그대로 고했다. 송강은 이규를 구하지 못할까 염려되어, 영채를 뽑고 대군을 일으켜 올안 소장군을 데리고 곧장 진 앞으로 나아가 적진에 대고 소리쳤다.

“우리 두목을 석방하라! 너희 소장군을 돌려보내겠다! 전쟁을 그만두지 않겠다면 할 수 없다. 한번 싸워 보자!”

얼마 후 요군의 진중에서 이규가 말에 태워져 진 앞으로 나왔다. 송강도 말 한 필을 끌고 오게 하여 올안 소장군을 태워 진 앞으로 내보냈다. 양군은 이렇게 하여 동시에 한쪽에서는 놓아주고 한쪽에서는 받아들였다. 이규는 본채로 돌아오고, 올안연수는 자기 진으로 돌아갔다. 그날 양군은 싸우지 않았다. 송강은 본채로 돌아와 이규가 돌아온 것을 축하하였다.

송강은 막사에서 장수들과 상의하며 말했다.

“요군의 세력이 큰데, 격파할 계책이 없으니 내 속이 타고 있소.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소?”

호연작이 말했다.

“내일 열 개 부대로 나누어, 두 갈래는 적진을 정면으로 공격하고 여덟 갈래는 일제히 적진을 뚫고 들어가 결사전을 합시다.”

송강이 말했다.

“전적으로 여러 형제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다해 줄 것만 믿소. 내일 한번 그렇게 해봅시다.”

오용이 말했다.

“두번이나 공격했지만, 저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지키고 있다가, 저들이 쳐들어오면 싸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저들이 쳐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좋은 계책이 아닌 것 같소. 여러 형제들이 힘을 다해 싸운다면, 어찌 계속 지기만 하겠소!”

그날 명을 전하였다.

다음 날 아침, 영채를 뽑고 대군을 일으켜 열 갈래 부대로 나누어 나는 듯이 돌격해 갔다. 두 갈래의 부대는 먼저 진 앞의 군병을 공격하고, 여덟 갈래의 부대는 아무 말 없이 깃발을 휘날리고 함성을 지르며 곧장 혼천진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 그때 혼천진 안에서 우레 소리가 나면서 28개의 진문이 일제히 열리더니 ‘一’ 자 모양의 장사진(長蛇陣)으로 변하여 반격해 왔다. 송강의 군마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어 대패하고 급히 몸을 돌려 달아났다. 깃발은 어지럽게 휘날리고 북소리와 징소리는 기운을 잃은 채 죽으라고 도망쳐 본채로 돌아왔다. 잃은 군마가 적지 않았다.

송강은 명을 전하여, 산 어귀의 영채를 굳게 지키기만 하라고 하였다. 참호를 깊게 파고, 녹각을 빙 둘러 심고, 영문을 굳게 닫은 채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추운 겨울을 보낼 심산이었다.

한편, 부추밀 조안무는 누차 경성에 문서를 보내 군사들의 겨울옷을 보내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조정에서는 80만 금군의 창봉교두이며 정주 단련사인 왕문빈을 보내기로 하였다. 그는 문무를 겸전하고 조정의 모든 사람이 존경하는 인물이었다. 경성의 1만여 군사를 거느리고 겨울옷 50만 벌을 수레에 싣고 송선봉의 군대에 가서 교부하고, 장병들을 독려하여 적과 교전하고 빨리 개선가를 울리도록 하라는 명을 받았다.

왕문빈은 문서를 수령하고 갑옷을 입고 말에 올라 군마를 거느리고 수레를 인솔하여 동경을 출발해 진교역을 향해 나아갔다. 1~2백 대의 수레에 ‘천자가 하사하신 옷’이라는 황기를 꽂고서 나아갔는데, 지나는 곳마다 관원들이 나와 식량을 공급했다. 며칠이 걸려 변경에 도착하여 조추밀을 만나 중서성의 공문을 바쳤다. 조안무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장군께서 마침 잘 오셨습니다. 지금 송선봉이 요나라 올안통군의 혼천진을 깨뜨리지 못하고 연이어 몇 번 패전했습니다. 두령들 중에서도 다친 사람들이 많아 현재 이곳에서 요양하면서 안도전의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송선봉은 영청현 지방에 주둔하고 있으면서 감히 출전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왕문빈이 아뢰었다.

“그래서 조정에서 저를 보내, 군사들을 독려하여 승전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미 여러 번 패전했다고 하니, 제가 이대로 경성으로 돌아가 조정에 아뢰기는 어렵겠습니다. 제가 비록 재주 없지만, 어릴 때부터 병서를 좀 읽어서 진법을 대략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군대로 가서 작은 계책을 시행하여 한 번 결전함으로써 송선봉의 근심을 덜어줄까 하는데, 상공의 뜻은 어떠하십니까?”

조추밀은 크게 기뻐하며 연회를 열어 대접하고, 군사들과 수레꾼들의 노고도 위로하였다. 그리고 왕문빈이 가져온 옷을 송강의 군대로 보내게 하였다.

한편, 송강은 막사에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조추밀이 보낸 사자가 와서 보고했다.

“동경에서 정주단련사 왕문빈 교두를 보내 겨울옷 50만 벌을 보내고, 군사들을 독려하여 진격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송강은 사람을 보내 왕문빈을 막사로 모셔오게 하고, 인사를 나눈 다음 술을 내어 대접하였다. 왕문빈이 싸움에 진 까닭을 묻자, 송강이 말했다.

“조정에서 저를 이곳 변경으로 보낸 후, 천자의 홍복 덕분에 네 개의 큰 군(郡)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유주에 와서는 뜻밖에 요나라 올안통군의 혼천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만 병력이 질서정연하고 하늘의 별자리에 따라 진을 배열하였고, 요나라 임금까지 친정하였습니다. 그래서 몇 번을 연패하고서, 더 이상 시행할 계책이 없어 이렇게 주둔하고서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행히 장군께서 오셨으니, 가르침을 베풀어 주십시오.”

왕문빈이 말했다.

“그까짓 혼천진이 뭐 그리 기이하겠습니까? 제가 재주 없지만, 함께 가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따로 방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송강은 크게 기뻐하였다. 배선을 불러 장병들에게 옷을 지급하게 하였다. 장병들은 옷을 받아 입고서, 남쪽을 향해 천자의 은혜에 감사하는 인사를 올렸다. 그날 중군에서 술을 내어 왕문빈을 대접하고 삼군에게 상을 내렸다.

다음 날 송강은 오군(五軍)을 모두 일으켰다. 왕문빈도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말에 올라 진 앞에 당도했다. 맞은편의 요군들이 송군이 출전한 것을 보고 중군에 보고하자, 북이 일제히 울리고 함성이 크게 일어나면서 여섯 부대 전마가 정탐하러 진에서 나왔다. 송강은 병력을 나누어 그들을 공격하게 했다. 왕문빈은 지휘대에 올라가 살펴본 다음 송강에게 말했다.

“저 진은 평범하군요.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은 왕문빈은 그 진을 알지 못했는데, 다만 사람을 속여 잘난 척했을 뿐이었다. 송강은 그것도 모르고 전군으로 하여금 북을 울려 싸움을 걸게 하였다. 맞은편의 요군 역시 북과 징을 울렸다. 송강이 말을 세우고 크게 소리쳤다.

“여우 같고 개 같은 놈들아! 감히 나와서 도전하겠느냐?”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흑기 부대의 네 번째 진문 안에서 한 장수가 나는 듯이 달려 나왔다. 머리는 풀어헤치고 두건을 쓰고 검은 갑옷과 전포를 입고 오추마(烏騅馬)를 타고 삼첨도(三尖刀)를 들고 나오는데, 그 뒤에는 수많은 아장들이 따르고 있었다. 검은 깃발에 ‘대장 곡리출청’이라고 쓰여 있었다. 왕문빈은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실력을 보이지 않으면, 다시 어디서 보이겠는가?”

쟁을 들고 말을 몰아 나가서 아무 말 없이 요군 장수와 교전하였다. 20여 합쯤 싸웠을 때, 요군 장수가 몸을 돌려 달아났다. 왕문빈은 말을 박차고 추격하였다. 하지만 요군 장수는 패한 것이 아니라 일부러 파탄 난 척하여 왕문빈이 추격해 오도록 유인한 것이었다. 왕문빈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요군 장수가 몸을 뒤집으면서 칼을 내리쳤다. 왕문빈은 어깨에서부터 가슴까지 베어져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송강은 그걸 보고 급히 군사를 거두었다. 그러자 요군이 총공세를 펼쳐, 송군은 또 한 번 패하여 황급히 군사를 거두어 본채로 돌아왔다. 많은 장수들이 왕문빈이 죽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제대로 싸우지 못했었다.

송강은 본채로 돌아와, 왕문빈이 자원해서 출전했다가 죽음을 당했음을 문서로 써서 조추밀에게 보냈다. 조추밀은 문서를 보고 근심하다가 조정에 아뢰고, 왕문빈이 데리고 왔던 사람들을 모두 경성으로 돌려보냈다.

한편, 송강은 영채에서 고민에 빠졌다. 여러 가지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요군을 격파할 계책이 없었다. 침식도 전폐하다시피하고 몽매(夢寐)에도 불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다. 그날도 한겨울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는데, 송강은 막사에서 촛불을 켜놓고 홀로 말없이 고민에 빠져 있었다.

밤 10시경 정신이 피로하여 책상에 기대어 졸고 있었는데, 문득 미친 듯한 바람이 일어나더니 냉기가 몸으로 스며들었다. 송강이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파란 옷을 입은 여동(女童)이 송강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송강이 물었다.

“동자는 어디서 왔는가?”

여동이 대답했다.

“소동은 낭랑의 명을 받들어 장군을 모시러 왔으니, 번거로우시더라도 같이 가시지요.”

“낭랑께서는 어디 계시는가?”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송강이 여동을 따라 막사를 나서자, 온 천지에 금빛과 푸른빛이 어우러진 가운데 향기로운 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상서로운 아지랑이가 가득한 것이 마치 봄날 같았다. 2~3리를 채 못 갔는데, 푸른 소나무가 무성하고 비취빛 잣나무가 삼엄하며 자줏빛 계수나무가 정정한 큰 숲이 나타났다.

숲 속에 돌난간이 은은히 보이는데, 양변에는 굳게 뻗은 대나무와 수양버들 그리고 복숭아나무가 즐비하였다. 구불구불한 난간을 돌아 돌다리를 건너가니 붉은 영성문(欞星門)이 있고, 담장이 사방을 두르고 있는 가운데 화려한 궁궐이 있었다.

여동이 송강을 인도하여 왼쪽 복도를 지나 동향의 전각으로 들어가, 송강에게 안에서 잠시 앉아 있으라고 하였다. 송강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사면이 적막한데 노을빛이 계단에 가득하고 공중에서 꽃이 분분히 떨어지면서 기이한 향기가 풍겨났다.

안으로 들어갔던 여동이 다시 나와서 말했다.

“낭랑께서 청하시니, 성주(星主)께서는 가시지요.”

송강은 앉은 자리가 따뜻해지기도 전에 일어났다. 그때 바깥에서 두 명의 선녀가 들어왔는데, 머리에는 연꽃 모양의 벽옥관(碧玉冠)을 쓰고 몸에는 금실로 짠 붉은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두 선녀가 송강에게 인사를 하자, 송강은 감히 눈을 들어 바라보지도 못했다. 선녀가 말했다.

“장군께서는 어찌 이렇게 겸손하십니까? 낭랑께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셔서 장군과 국가 대사를 의논하고자 하시니, 같이 가시지요.”

송강은 ‘예’라고 대답하고 선녀들을 따라갔다. 궁궐에서 종소리와 옥경 소리가 들렸다. 파란 옷을 입은 여동이 송강을 궁궐로 안내했고, 두 선녀는 송강을 동쪽 계단으로 올라가 주렴 앞으로 인도했다。주렴 안에서는 옥구슬 부딪히는 소리가 은은히 들리고 옥패가 쟁그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동이 송강을 주렴 안으로 인도하자, 송강은 향안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들어 전상을 바라보았다.

상서로운 구름이 어리고 자줏빛 안개가 피어오르는데, 정면의 구룡상(九龍床) 위에 구천현녀 낭랑이 앉아 있었다. 머리에는 구룡비봉관(九龍飛鳳冠)을 쓰고 몸에는 칠보용봉(七寶龍鳳)이 새겨진 붉은 비단옷을 입고 허리에는 산하일월(山河日月)이 그려진 치마를 두르고, 발에는 구름과 노을이 그려진 진주가 박힌 신을 신고, 손에는 티 없이 깨끗한 백옥 홀을 쥐고 있었다. 양쪽에는 2~30명의 선녀가 시립하고 있었다.

구천현녀 낭랑이 송강에게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 천서를 준 지 어느덧 몇 년이 지났는데, 그대는 충의를 굳게 지켜 조금도 게으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송나라 천자가 그대에게 요나라를 격파하라고 했는데, 승부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송강이 바닥에 엎드려 아뢰었다.

“신이 낭랑께 천서를 받은 후에 게으르지 않았고 사람들에게 누설하지도 않았습니다. 지금 천자의 칙명을 받들어 요나라를 격파하러 왔는데, 예기치 않게 올안통군의 혼천진에 여러 차례 패하였습니다. 신에게는 더 이상 시행할 계책이 없어, 참으로 위급한 순간에 처해 있습니다.”

“그대는 혼천진을 알고 있습니까?”

송강이 재배하고 아뢰었다.

“신은 어리석은 인간이라 그 진법을 알지 못합니다. 낭랑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그 진법은 양상(陽象)을 모은 것이므로, 지금 같은 방법으로 공격하면 영원히 깨뜨릴 수 없습니다. 그 진을 깨뜨리고자 한다면 반드시 상생상극(相生相剋)의 이치에 따라야 합니다.

전면의 검은 깃발 군마 안에 수성(水星)이 배치되어 있는데, 하늘의 북방오진성(北方五辰星)에 해당합니다. 송군 가운데서 대장 일곱 명을 선발하여, 누런 깃발에 누런 갑옷과 누런 전포를 입고 누런 말을 타고서 요군의 검은 깃발 일곱 진문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리고 뒤를 이어 맹장 한 사람에게 누런 전포를 입고서 곧장 수성을 취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토극수(土剋水)의 이치입니다.

그리고 흰 전포를 입은 장수 여덟 명이 좌측의 파란 깃발 군진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금극목(金剋木)의 이치입니다. 붉은 전포를 입은 장수 여덟 명이 우측의 흰 깃발 군진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화극금(火剋金)의 이치입니다. 검은 깃발 군마를 여덟 장수가 이끌고 후군의 붉은 깃발 군진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수극화(水剋火)의 이치입니다. 파란 깃발을 든 군마를 아홉 장수가 이끌고 중앙의 누런 깃발 군진의 주장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목극토(木剋土)의 이치입니다.

그리고 두 부대 군마를 선발하여, 한 부대는 수놓은 깃발에 꽃무늬 전포를 입어 나성(羅星)으로 꾸며 요군의 태양(太陽) 군진을 격파하게 하고, 또 한 부대는 흰 깃발에 은빛 갑옷을 입어 계도(計都)로 꾸며 요군의 태음(太陰) 군진을 격파하게 하십시오. 뇌차(雷車) 24대를 만들어 24기(氣)를 누르면서 화석(火石)과 화포(火炮)를 쏘면서 요군의 중군으로 돌격하되, 공손승으로 하여금 바람과 우레를 일으키는 천강정법(天罡正法)을 일으키게 하여 곧장 요나라 임금의 어가를 공격하게 하십시오.

이 계책을 시행하면 전승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낮에는 병력을 움직이지 말고 반드시 캄캄한 밤에 진격하십시오. 그리고 마땅히 그대가 친히 군사를 이끌고 중군을 장악하여 인마를 독려하십시오. 그러면 일고(一鼓)에 성공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 한 말은 그대의 가슴에 비밀히 간직하고, 오직 보국안민(保國安民)만을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하늘나라와 인간세상은 경계가 있으니, 이제는 영원히 이별해야 합니다. 훗날 하늘의 경루금궐(瓊樓金闕)에서 다시 만납시다. 그대는 이곳에 오래 머물지 말고 속히 돌아가시오.”


낭랑은 여동에게 차를 올리라고 명하였다. 송강이 차를 마시자, 여동에게 성주를 영채로 보내주라고 명하였다. 송강은 재배하고 감사 인사를 올린 다음 궁궐을 나왔다. 여동이 송강을 인도하여 서쪽 계단을 내려와 밖으로 나온 다음, 영성문을 지나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잠시 후 돌다리를 건너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자, 여동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요군이 저기 있으니 빨리 쳐부수세요!”

송강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여동이 손으로 떠밀었다.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한 바탕 꿈이었다. 고요한 가운데 군중에서 시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리는데, 새벽 2시였다. 송강은 꿈의 길흉을 점쳐 보기 위해 군사를 불렀다. 오용이 오자 송강이 말했다.

“군사는 혼천진을 깨뜨릴 계책이 있습니까?”

오학구가 말했다.

“아직 좋은 계책이 없습니다.”

“내가 꿈속에서 현녀 낭랑께 비결을 전수받았소. 생각이 정리되어 특별히 군사와 상의하고자 청한 것이오. 장수들을 불러 모아 임무를 나누어 시행해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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