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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스페이스 2130 IM-26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7.15|조회수53 목록 댓글 0

 

 

 

 

 

 

이너스페이스 2130 IM-26

 

 

"아빠. 이 혈관 통로는 예상보다 적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엥! 적들이라 했어? 우리 지영이가?"

"ㅎㅎㅎ. 응. 아빠. 제가 적들이라 했어요. 엄마에게 해되고 우리에게 방해되니까 적이죠.

맞았지요? 얼릉 맞았다 해줘요. 아빠-"

귀여운 얼굴을 제임스 아빠 얼굴에 가까이 하고는 눈을 말똥 말똥 뜬체 조르듯 미소짓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저 애를 지대장이라 볼 건가. 그러나 지영이는 17살이다. 어쩧든. 지금

지영이는 아빠와 둘이 있으며 사랑스럽고 귀엽고 이쁜, 착한 딸로 돌아가고 있었다. 거의

제 나이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했던 아버지인가. 같은 또래의 친구들을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었던가. 아빠에게 매달려 떼도 쓰고 애교도 부리고 어리광도 해보고

싶었다. 때론 정말 자기는 어느 우주의 별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도 했다. 그 생각의

한 부분이 우주 행성연합의 사관학교를 마치고 저 광활한 우주의 어딘가에 있을 자기가

태어난 별을 찾으려 했었다. 그런 지영이가 살아있는 아버지를 만나 지금 이렇게 어머니의

몸 속에 들어와 엄마를 구하고 거주민들의 생명기간을 확장하게 하는 비밀도 밝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어찌 좋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영이의 말소리는 아웃터 스페이스(Outer Space=몸 밖)에서도 다 듣고 있었다.

 

"지영아. 네 말이 맞아. 유해한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다 적이야. 그러니 씩씩하게 싸워

이기고 이 미션을 성공하고 나와야 돼. 알았지?"

서영이었다. 언니였다. 서영이는 지영이보다 더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리워 하였었다. 동생

지영이를 찾기 전까지는. 서영이는 언니이다. 그리고 가족 모두를 속히 안전하게 구해야 하는

절대절명의 미션을 총괄하는 책임자이다.

 

"응. 언니."

지영은 자기도 모르게 자꾸 부르고 말하고 싶었다. "언니''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질리도록

말하고부르고 싶었다. 지영은 틈만나면, 기회만 주어지면 말하고 불렀다. 이해할수 있겠는지...

 

"아빠. 언니 아니지 리서영 박사님이 인정했어요.적이라고. 이제 이 많은 적을 우리가 섬멸해야

해요. 그렇죠? 아빠."

"응. 그래. 니 말이 맞다. 그런데 아빠의 걱정은 왜 이곳에 유독 이런 적들이 많은가 이다."

"아. 아빠. 잘 지적하셨어요. 지금 체스 박사와 그 팀이 그것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가 나왔어요.

그것들 때문에 엄마의 브레인바가 데미지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그것들이 브레인으로

몰려던 이유를 찾아내면 브레인바의 영구성이 보장될 것 같아요. 지수 팀장이 적들을 퇴치하고

전진하는 작전계획을 작성하여 보낼거예요."

지수 팀장 말이 나오자 지영은 또 다른 반색을 하였다.

 

"지수가? 지수 팀장이 보낸다고. 언니? 그러면 같이 싸우는거네. 나에게도 보내는거지?"

"그래. 지영아."

서영은 동생이 한없이 이쁘고 사랑스러웠다. 생명공학 엔지니어도 그 이유를 모른다. 그냥

너무 사랑스럽고 이뻣다. '지영아. 어서 지대장으로 돌아가' 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때 지수 팀장이 놀라며 말하였다.

 

“리서영 박사님. 체스 박사님의 말에 의하면, 쎄지로 디엠님의 뇌쪽에서 발견된 미세 개체는

현재 알려지지 않은 특이 미생물이라합니다. 약 30일 전부터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합니다.

저는 이 미생물을 사멸시킬 전략을 만들겠습니다.”

“들은 바와 같습니다. 이 특이 미생물의 잠복 기간은 꽤 오래되었습니다. 나노크기의 개체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브레인 조절바에 집중적으로 몰려 군집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미생물 군집에 의하여 조절바에 부식이 발생되어 금이 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체스 박사가 근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걱정하던 것이 확인되었군요. 쎄지로 디엠님. 엄마! 듣고계세요?”

“그래. 듣고있다. 서영아. 어떻게해서 나에게 그런 특이 미생물이 들어간거야? 꼬리아나는

가장 청정한 행성인데...”

힘이 빠진 목소리로 겨우 말하였다. 거주민 모두가 듣고 침울에 빠졌다. 그리고 귀를 기우렸다.

 

“엄마~. 이미 생물 바이러스는 잠재한지 20년 가까이 되었어요. 엄마의 브레인 조절바가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우리도 몰랐을 것이고 그 개체들은 활성화되어 엄마의 생명은 물론이고

꼬리아나 전체에 영향을 주었을거예요. 그것은 엄마 외의 다른 사람에게도 잠복하고 있을

개연성이 농후해요. 지금 발견한 것이 큰 다행이라 생각하여야 해요. 지금부터 저가 묻는 말에

잘 생각하고 대답해 주셔야 해요. 아셨죠? 아빠도 아시면 알려주세요.아빠도 아셨죠? 정확하게

알아야 박멸할 백신을 만들 수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원인과 침투경로를 알면

백신을 만들 수있어요.”

"응. 듣고있다."

힘빠진 엄마의 음성을 듣는 순간 모두가 가슴이 아펏다. 죄인이 항복하며 겨우 말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들 거주민들은 새로운 가치의 윤리를 관습적으로 체험하며 익혀 행동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법보다는 그들의 윤리가 우선가치였다. 쎄지로 디엠(SsegiRo DM), 그 디엠이

그들을 그렇게 가도록 인도하였다. 가장 바른 길이었다. 그녀는 10년 후 그리고 50년 후

백년 후의 변화해서 부닥칠 윤리가치의 훼손에 대한 예측과 대비책을 세워두고 검토하며

고민하고 있었다. 어쨌던 꼬리아나 행성 뿐만 아니라 우주 행성연합의 거주민들은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꼬리아나에 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것이 그녀를 살려

정상의 위치에 놓아 두고자 하는 거주민들의 바램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딸 리서영 박사는 치료목적이라며 엄마의 과거를 파헤치려 한다. 지가 무슨

디거(digger)라고...

 

"엄마가 이곳 꼬리아나에 오기 전 이야기를 해야해요. 그곳 어디에선가 낯선 이물질과 접촉

하지 않았는지? 혹은 다른 행성에 머물지 않았는지? 머물렀으면그 행성 이름이 무엇인지?

알려주셔야 해요."

묻는 리서영 박사도 가슴이 쓰리고 아펐다. 세상에, 딸이 엄마의 과거행적을 꼬리아나 전

거주민이 보고 듣는 상황에서 취조하듯 물어야 하다니. 그래서 개인적 비밀일 수 있는 것들을

다 파헤쳐야 하다니. 서영은 딸로서 못할 짓을 하고 있는 자신이 미워 그만하고 싶었다.

그러나 엄마를 살려야 한다는 엄마에 대한 사랑이 그 모두를 감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잠시 후, 쎄지로 디엠이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맑고 차분하였다.

 

"페라리얼 행성이 안정단계에 막 들어서기 직전, 페라리얼 행성에 악성 분자들이 몰려왔을

때였어. 남편 제임스는 그들을 막으려 나가고 나는 두 딸과 함께 주변 이웃들과 대피해

있을때 그들이 우리에게 들이 닥쳤어. 부녀자들을 보는대로 잡아 죽이거나 강간하였어.

나는 작은 아이를 안고 큰 아이의 손을 잡고 들판을 헤쳐 도망갔어. 주변에는 자욱한 먼지와

폭약의 냄새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어. 피아를 구분할 수도 없게 만든 그러한 폭연은

사방에 가득하여 한 발자욱도 움직일 수 없게 만든거야. 우린 숲속에 숨었어. 나는 작은

아이를 가슴에 안고 큰 아이를 다리사이에 끼고 나무뒤에 숨었는데 작은 아이가 답답하다고

자꾸 울었어. 보니까 큰 아이가 작은 아이 손을 꼭잡고 달래고 있었어. 자기도 답답하고 숨이

막힐텐데. 그때 많은 사람들이 끌려가고 있었고 좌우로 또다른 무리가 그들과 싸우고 있었어.

우리는 아빠하고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게야. 아빠! 아빠! 하며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자

그 소리를 듣고 주변에 사람들이나타나는 소리가 크게 들렸어. 나는 두 아이를 두 팔로

가슴에 꼭 안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그래서요. 엄마. 그 다음에는 요?"

엄마는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묻는 서영이도 지영이도 제임스도 지수도 체스도 그리고

디엠회의실의 디엠들도 스크린앞에 앉아 숨죽이며 보고 듣고있던 거주민들 모두가 흐르는

눈물을 닦지않고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내가 눈을 떳을 때 두 아이는 내 품에 없었어. 나는 미친듯 소리치며 일어나려했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아. 겨우 힘을 써 기다시피하며 그 자리를 벗어나 두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소리쳤는데 아무것도 보이지도 소리도 없었어. 나는 울고 울고 또 울었어도 죽어지지가

않았어. 그러다 아이들을 찾아야지 내가 찾지 못하면 정말 아이들은 죽는다 생각에 주변에

자라고 있는 나무 껍질을 벗기고 그 속을 씹어먹으며 일어나 겨우 걷는데 몇 몇의 남자들이

나타났어. 나는 애들을 찾기 위하여 어떤 일도 감당하고 살아야한다 각오하였어. 그런데

내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었어. 그 분이 바로 독박 댓낄리아님이었어."

"그때 다른 사람이 엄마에게 손을 대었어요?"

서영이 집요하게 물었다.

 

"아니야. 옛날에 그러한 것을 강간이라고 말했는데, 그것은 너가 잘 아는 것 같이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것은 없었어."

"맞아요."

서영이가 큰 목소리로 말하였다. 안도와 조마 조마했던 걱정을 날려 버리는 목소리였다.

제임스가 안도의 숨을내 쉬었다.

 

"아까 나무 껍질을 먹었다고 했는데, 그때 다른 것은 없었어요?"

쎄지로는 잠시 생각을 했다. 그때 뭔가 벌레같은 것이 잡혀 나무에 사는 것은 독이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냥 씹어 넘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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