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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스페이스 2130 IM-32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7.18|조회수56 목록 댓글 0

 

 

 

 

 

 

 

이너스페이스 2130 IM-32

 

 

“하하하~ 아빠. 엄마 걱정은 아빠가 최고예요. 다 보고 있어요. 응고된 혈액이 부셔지면

더 이상 재응고는 되지 않고 체외로 땀이나 소변으로 방출되어요. 계속하세요. 그리고

곧 우측으로 진입할 위치가 가까워져요. 지영의 제2 니때무네를 놓치시면 안되요.”

“저 놈이... 알았다. 서영아. 그런데, 지영이 따라가기가 사실은 힘들어. 온 신경을 곤두세워

집중해야 겨우 따라갈 수 있다. 하여튼 최대한 조심해서 실수없도록 하겠다.”

말을 마치자 제임스는 조금 벌어진 간격을 줄이기 위해 속력을 내었다.

 

지영은 스크린에 보이는 검은 동굴같은 곳을 주시하며 흐름에 휩쓸리지 않게 조심했다.

그곳에서 흐르다 갈림턱에 걸려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는 검은 무리를 봤다. 죽은 세포군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단백질과 박테리아와 효소들이 이쪽으로 쏫아져 나오고 있었다. 지영은

어느 것들을 적으로 삼아야 하는지 잠시 헷갈렸다. 그때 지수가 지영을 도왔다.

 

"지영아. 좌측의 폐세포들을 먼저 분쇄해. 그러면서 회색 박테리아를 없애야 돼.

"응. 알았어. 그런데 백혈구가 여기도 많이 있어서 우리에게 계속 달라붙어. 이걸 죽일 수도 없고..."

"그래. 여기서도 보여. 진항하면서플루다이나(Fluid Dia Nano 4 Surface Protection.Fludina

선체 표면보호액)를 가끔 분사해."

"아. 맞다. 왜 그걸 진작 사용하지못했지. 아빠에게도 말해야 겠다. 지수 지대장아.

다음 분기점은 얼마나 남았어?"

지영은 지수에게 묻고는 바로 제임스를 불렀다.

 

"아빠."

"그래. 지영아. 듣고있었다. 지금 플루다이나 사출을 시작했다."

"예. 잘하셨어요. 그런데 아빠!"

"응. 왜, 지영아?"

"아빠는 우리 이야기 들으시니 재밋죠? 우리는 아빠가 듣고 있어서 더 재미난 말 못해요."

"어이쿠~ 둘째 딸 지영아. 아빠만 듣고있는게 아니란다. 거주민 전부가 듣고 보고 있을 걸 하하하."

"어휴- 뭐예요. 아빠. 그렇게 좋아요?"

"너가 귀여워서 그런다. 지영아."

"아빠... 아빠는 참. 제가 18살이예요. 지대장이구요. 아빠는 저를 어린 딸로만 생각하시잖아요?"

"어. 그건 맞다. 조심해야지. 지영아. 앞에 곧 갈림길 나올거야."

"예. 유심히 보고 있어요. 그런데 아빠."

제임스는 지영이가 자꾸 말을 거는 것이 즐겁기도 하지만 불안함도 감출 수가 없었다.

 

"왜. 지영아?"

"아빠는 이제 목소리 좀 관리하세요. 네?"

"왜. 내 목소리가 어때서?"

"이건 사적인 이야기인데요. 아빠 목소리는 젖어있고 슬퍼게 들려요. 이제는 그런 목소리

바꾸셔야 해요. 제가 아웃터에 나가자 말자 그것부터 시작할거예요. 아셨죠?"

제임스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독박을 만나고, 미란다 지대장을 만나면서 냉철하고

몰인정하고 잔인했던 독기가 녹아내렸었다. 그리고 보안관의 임무 외에는 생각치 않았던

마음속에 가족을 만난 후 혼란이 왔었다. 내 가족이 이렇게 귀한데 누군가는 마땅히 제거해야

했던 죽은자들의 가족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맑고 깨끗하게만 자란 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그만큼 잘 자라준 아이들이 고맙기만 하였다.

 

“그래. 지영아. 너와 언니가 아빠 잘못한 것 다 고쳐다오. 너에게도 언니에게도 엄마에게도...”

지영은 아빠의 말을 듣고 숙연해졌다. 아빠가 또 시작이구나 생각을 같이 하면서.

 

세월이 2130년이 되고 그들이 속해있는행성에서의 안정적이고 밝은 생활을 모두가 향유하고

있지만, 제임스의 아버지와 남편으로서의 부족했던 것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자 자괴감마져

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느날, 갑자기 아내 쎄지로에 의하여 가족이 다 만나게 되었고

이제 또 다시 영원히 헤어질수도 있는 전투 속에 들어와 있다. 그것도 사랑하는 딸 지영이와

함께. 명분과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몸서리치게 느끼는 아쉬움을 털어 버릴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이 미션을 조금도 게을리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생각을 깨고 서영이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어서 플루다이나 사출을 멈추셔요. 이제 충분해요.”

제임스는 깜짝 놀라서 스크린을 보았다. 니때무네 윗 부분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누른 액체는

하부까지 덮혀있었다. 과유불급이라 하잖은가. 그는 놀라서 스위치를 정지로 맞추었다. 그리고

지영의 제2니때무네를 살펴보니 이미 지영은 플루다이나 사출을 마치고 아빠가 제대로 따라

오라는듯 큰 포물선을 그리며 적에게 멕레이디시건과 XT를 쏘며 전진하고 있었다. 지영의

선체에 몰려들었던 유해한 아군들은 미끄러지듯 흘러내려 제임스의 시야에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하였다. 그는 GPS 스크린을 보았다. 목적지점까지 붉게 나타나있는 선은 바로 앞에서

우회전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바로 앞 지점에 지영이 좌우로 크게 회전반경을 그리며 적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는 긴장되었다.

 

“지영아! 바로 앞에서 우회전해야 되는 것 알고있지?”

“어휴~ 예. 아빠. 알고 있어요. 곧 우회전할께요. 적들이 많이 밀려들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진

것 같아요. 지나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어요. 아~ 아빠! 지금 우회전해서 작은 정맥인

리트로멘디블라(RetromandibularVein)로 들어가고 있어요. 보셨죠? 조심해서 어서 따라 오셔요.”

아빠에게 그렇게 말하고난 지영은 왜 바로 갈 수있는 대 정맥을 두고 우회해서 가야하는지가

궁금했다. 그 같은 의문은 지영뿐만 아니었다. 스크린을 보고있는 많은 거주민도 같은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그냥두면 누군가 리서영 박사에게 문의할 것이었다. G.P.S.의 멥에는 다시

좌회전하여 조금 직진하다 다시 메인정맥을 만나 합류하면서 우회전하여야 하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누군가 당연히 궁금증을 말 할 것이었다. 지영은 서영 박사를 불렀다.

 

"언니. 나 지영이야."

"ㅎㅎㅎ 그래. 나 서영 언니이다. 왜?"

"딴게 아니고..."

"길게 빼지말고 빨리말해. 지영아."

"알았어. 언니. 아니지. 리서영 박사님. 그런데 다들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왜 메인 정맥인 인터널

쥬글라 베인(Internal JugularVein)에서 우회하게 한거냐?"

"결국 너가 묻는구나. 그것은 지금 들어가서 올라가고 있는 정맥이 잌스터널 쥬글라베인( External Jugular Vein)인데 목적지까지 바로 가는 정맥이야. IJV는 메인 정맥이어서 뇌 중심부로 가는 혈관인데, 혈압으로 인하여 목적지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좀 쉬운 길을 택한거야. 알았어? 지영아~ 걱정하지 말고 업그레이드된 GPS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돼. 아빠가 너를 놓치지 않게 잘 컨츄럴해라~.”

“아하~ 알았어. 지금 확인했어. 아빠는 이제 나보다 잘해. 재미있는가봐. 웃기지? 언니는 이만 됐고, 지수 지대장 나와라.”

지영은 서영의 대답도 들을 생각않고 바로 지수 지대장을 호출했다. 지켜보고 있던 지수 지대장은

또 걱정하기 시작했다. 뭐가 문제있어서 그런가?

 

“나야. 지영아. 왜?”

“제2 니때무네 속력조절판 좀 체크해줘. 의도대로 속력이 나지 않아.”

“언제부터 그런 느낌이 든거야?”

“좀 전에 자꾸 아빠가 너무 가까이 오는 것 같아서 거리를 둘려고 했는데 생각같이 되지가 않아. 전과 좀 다른 것 같아서, 그냥 한번 체크해 달라는거야.”

“다른 기능은 어때? “

“그외 다른 것들은 이상을 못 느끼고 잘되고 있어. 잠깐만 기다려봐.”

지영은 통화를 다중으로 돌려 아빠 제임스를 불렀다.

 

“아빠. 일부러 속력내시는 거예요?”

“아니. 나는 너가 흘러보낸 적들을 제거하느라 바뻐서 속력은 더 내지 않고 있어.”

“지수 지대장. 들었지? 아빠가 하시는 말씀.”

그때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도여리 박사가 리서영 박사에게 급히왔다.

 

“리서영 박사!”

다될껄 화면을 전부 켜놓고 선채로 체크및 확인작업을 하던 서영이는 도여리 박사의 부르는 소리에 놀라서 돌아봤다.

 

“환자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니때무네 1은 인체에서 발생되는 원적외선을 열로 변환하는

장치가 순조롭게 자동으로 가동되고 있지만, 2가 작동불량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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