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수호지 224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22|조회수55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24

  •  


수호지 제99회-1

전호는 섭청이 가져온 서신을 받아 근시에게 읽게 하였다.

신 우리는 전우를 사위로 삼았는데, 그는 아주 용맹하여 송군을 물리쳤습니다. 송강 등은 후퇴하여 소덕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신 우리는 이제 신의 딸 군주 경영과 전우로 하여금 병력을 이끌고 가서 소덕성을 회복하게 할 것입니다. 삼가 총관 섭청을 보내 첩보를 올림과 아울러 딸의 혼인을 아룁니다. 대왕의 허락 없이 멋대로 딸을 혼인시킨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전호는 서신을 듣고 나서 근심스런 빛이 다소 줄어들면서, 즉시 명을 내려 전우를 중흥평남선봉군마(中興平南先鋒郡馬)에 봉하였다. 섭청에게 두 명의 지휘사를 딸려 보내면서, 결혼 축하 선물과 군마에게 상으로 내리는 비단·은냥 등을 가지고 양원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섭청은 전호에게 절하고 두 지휘사와 함께 양원을 향하여 출발했다.

한편, 신행태보 대종은 송공명의 명을 받들어 각 고을로 가서 공문을 전하고 노준의가 있는 분양부로 갔다. 각 고을에 조정에서 보낸 신임 관원들이 속속 도착하자, 성을 지키고 있던 장수들은 즉시 인수인계를 마치고 군마를 이끌고 차례로 소덕부로 돌아왔다.

제1대는 위주를 지키던 관승과 호연작이었고, 다음에는 호관을 지키던 손립·주동·연순·마린이, 그 다음에는 포독산을 지키던 문중용과 최야의 군마가 당도하였다. 장수들은 성으로 들어가 진안무와 송강에게 인사하고 말했다.

“수군두령 이준은 노성을 함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즉시 장횡·장순·완소이·완소오·완소칠·동위·동맹과 함께 배를 이끌고 위하에서 황하로 나가 노성현 동쪽에 있는 노수에 모여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강은 술을 내어 연회를 크게 열었다.


다음 날, 송강은 관승·호연작·문중용·최야로 하여금 병마를 거느리고 노성으로 가서 수군두령 이준 등에게 명을 전하고, 삭초 등의 인마와 협동하여 유사현과 대곡현을 공격하여 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역적의 소굴인 위승주의 뒤로 빠져나가, 계책이 궁해진 역적들이 금나라에 투항하는 것을 막으라고 하였다. 관승 등은 명을 받고 떠났다.

그 후, 능천현을 지키던 이응과 시진, 고평현을 지키던 사진과 목홍, 개주성을 지키던 화영·동평·두흥·시은이 각각 신임 관원들과 교대하고 군마를 거느리고 돌아왔다. 송강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말했다.

“화영 등이 개주를 지키고 있었는데, 북군 장수 산사기가 호관에서 패전한 후 패잔병을 이끌고 부산현의 군마를 규합하여 개주로 쳐들어왔습니다. 화영 등이 두 갈래의 복병으로 일제히 공격하여 산사기를 사로잡고 2천여 명을 죽였습니다. 산사기는 마침내 투항하고, 나머지 장병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화영은 산사기를 데려와 송강에게 인사시켰다. 송강은 술을 내어 대접하였다. 송강의 군마는 소덕성에 주둔하고 출전하지 않음으로써, 마치 장청과 경영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꾸며 전호를 안심시켰다.

한편, 노준의 등이 분양부를 함락하자, 전표(田豹)는 패주하다가 효의현에 당도하여 마령의 병마와 만나게 되었다. 마령은 탁주 사람으로, 요술을 부릴 줄 알았다. 발밑에 풍화륜(風火輪) 2개를 밟고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신구자(神駒子)라고 불렀다. 또 금전(金磚)이라는 쇠붙이를 잘 던져 사람을 때려눕혔고, 전쟁터에 나서면 이마에 요사스런 눈이 하나 더 나타나 사람들은 그를 소화광(小華光)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의 요술은 교도청보다는 하수였는데, 그의 수하에 있는 무능과 서근이라는 편장 2명도 마령에게 요술을 배웠다.

마령은 전표와 병력을 합쳐서, 무능·서근·삭현·당세륭·능광·단인·묘성·진선 등의 편장과 3만 웅병을 거느리고 분양성 북쪽 10리 지점에 영채를 세웠다. 남군의 장수들은 연일 마령과 교전하였는데, 불리하였다. 노준의 등은 분양성 안으로 후퇴하여 감히 나가서 싸우지 못하고 성을 지키고만 있었다.

노준의가 고민하고 있는데, 홀연 동문을 지키는 군사가 나는 듯이 달려와 보고했다.

“송선봉께서 공손승과 교도청에게 병마 2천을 주어 싸움을 도우러 보내왔습니다.”

노준의는 황망히 성문을 열고 맞이하였다. 인사를 마친 다음, 노준의는 공순승을 상좌에 앉히고 교도청을 다음 자리에 앉혔다. 술을 내어 대접하면서 노준의가 말했다.

“마령의 술법이 대단해서, 뇌횡·정천수·양웅·석수·초정·추연·추윤·공왕·정득손·석용이 다쳤습니다. 나로서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두 분이 오셨군요.”

교도청이 말했다.


“저와 스승님은 송선봉께 아뢰고 그놈을 잡으러 왔습니다.”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성을 지키던 군사가 달려와 보고했다.

“마령이 병력을 이끌고 동문으로 쳐들어오고, 무능과 서근은 병력을 이끌고 서문으로 쳐들어오고, 전표는 삭현·당세륭·능광·단인과 병력을 이끌고 북문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공손승이 보고를 듣고 말했다.

“빈도는 동문으로 나가 마령을 대적할 테니, 교도청 아우는 서문으로 나가 무능과 서근을 사로잡게. 노선봉께서는 병력을 이끌고 북문으로 나가 전표를 대적하십시오,”

노준의는 황신·양지·구붕·등비로 하여금 병마를 이끌고 일청선생을 돕게 하였다. 대종은 마령이 신행법을 쓴다는 것을 듣고 공손승과 함께 출전하고자 했다. 노준의는 허락했다. 진달·양춘·이충·주통으로 하여금 병마를 이끌고 교도청을 돕게 하고, 노준의 자신은 진명·선찬·학사문·한도·팽기와 함께 병력을 이끌고 남문으로 나가 전표를 대적하기로 하였다. 그날 분양성 밖 동·서·북 삼면에서는 깃발이 해를 가리고 북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한편, 신구자 마령은 병력을 이끌고 깃발을 휘날리고 북을 울리면서 욕을 퍼부어 싸움을 걸었다. 그러자 성문이 열리고 조교가 내려오더니, 남군 장병들이 출전하여 장사진(長蛇陣)처럼 ‘一’ 자로 군마를 벌려 세웠다. 마령이 화극을 들고 말을 몰아 나서며 큰소리로 외쳤다.

“네놈들 좆같은 패잔병들아! 빨리 우리 성을 내놓아라!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갑옷 한 조각도 남지 못할 것이다!”

구붕과 등비가 앞으로 나서 소리쳤다.

“네놈이 뒈질 때가 됐다!”

구붕은 쟁을 들고, 등비는 철추를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 곧장 마령에게 달려들었다. 마령은 화극을 들고 맞섰다. 세 장수가 10여 합을 싸웠을 때, 마령이 금전을 꺼내 구붕을 향해 던지려고 하였다. 그때 공손승이 말을 몰고 앞으로 나아가 검을 짚고 법술을 펼쳤다.

마령이 손을 들자, 공손승이 검을 잡고 마령을 가리켰다. 그러자 갑자기 벼락같은 소리가 나면서 붉은 빛이 가득하더니 공손승의 검이 화염으로 변했다. 마령이 던진 금전은 땅에 떨어져 구르다가 즉시 소멸되었다. 공손승의 법술은 진짜 신통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송군의 장수와 군졸 그리고 병기까지 온통 화염으로 휩싸이면서 장사진이 한 마리 화룡(火龍)으로 변하였다. 마령의 금전법은 공손승의 신화(神火)에 깨끗이 사라져 버렸다.

공손승이 총채를 흔들자 장사진의 머리와 꼬리가 한꺼번에 돌격하였다. 북군은 대패하여 별똥별이 떨어지고 구름이 흩어지듯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셋 중 둘이 꺾였다.

마령도 패전하고 도망쳤는데, 다행히 신행법을 쓸 줄 알아 풍화륜 2개를 밟고서 동쪽으로 나는 듯이 달아났다. 그러자 이미 갑마를 다리에 묶고 대기하고 있던 신행태보 대종이 손에 박도를 들고 신행법을 써서 추격하였다. 잠깐 사이에 마령은 이미 20여 리를 달아났는데, 대종은 겨우 16~7리를 갔을 뿐이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마령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마령은 한참 나는 듯이 달려가다가 뚱뚱한 중과 마주쳤다. 중은 선장으로 마령을 때려눕혀 마치 양을 잡아채듯 마령을 사로잡아 버렸다. 중이 마령을 심문하려는데, 대종이 당도하여 보니 마령을 사로잡은 중은 바로 화화상 노지심이었다.  대종이 노지심에게 물었다.

“스님은 어떻게 여기 계시오?”

노지심이 말했다.

“여기가 도대체 어딘가?”

“여기는 분양성 동쪽입니다. 그리고 이놈은 북군 장수 마령인데, 공손일청에게 요술이 깨져 도망치는 것을 제가 추격하고 있었습니다. 이놈이 너무 빨라 잡을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스님에게 사로잡혔으니 진정 하늘에서 내려오셨나 봅니다!”

노지심이 껄껄껄 웃으며 말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땅에서 솟아났네.”

두 사람은 마령을 포박하여 분양부로 끌고 갔다. 대종이 노지심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다시 묻자, 노지심이 걸어가면서 얘기했다.

“지난번에 전호가 어떤 좆같은 년을 보내 양원성 밖에서 싸움이 벌어졌네. 그년이 돌을 잘 던져서, 우리 편 장수 여러 명이 다쳤지. 그래서 내가 그년을 잡으려고 적진 속으로 쳐들어갔는데, 무성한 풀밭 속에 구덩이가 있는 것을 몰랐지 뭔가. 나는 두 다리가 허공으로 뜨면서 구덩이 속으로 곤두박질쳤네. 구덩이가 얼마나 깊었는지, 한참 동안 떨어져서야 비로소 바닥에 닿았는데,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

내가 구덩이 속을 살펴보았더니, 옆쪽에 또 다른 구멍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빛이 들어오더라고. 내가 그 구멍 속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기괴하게도 거기에 딴 세상이 있는 거야. 하늘도 있고 달도 있으며, 마을과 집들이 있었어. 그곳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모두 웃기만 하더라고.

나는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다만 앞으로 나아갔지. 인가가 모여 있는 곳을 지나가니, 앞에 조용하고 넓은 들판이 나왔는데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 계속 나아가 보니, 암자가 하나 보였는데 안에서 목탁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암자로 가 보았더니, 나같은 중 하나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염불을 하고 있더군.

내가 그 중한테 나가는 길을 물었더니, 그 중이 대답하기를 ‘올 때는 온 길을 따라서 오고, 갈 때는 간 길을 따라 가시오.’라고 하는 거야. 내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화를 냈더니, 그 중이 웃으며 말했어. ‘당신은 여기가 어딘지 아시오?’ 그래서 내가 ‘이런 좆같은 곳을 내가 알게 뭐요?’라고 했더니, 그 중이 또 웃으면서 말하는 거야. ‘위로는 비비상(非非想)에 이르고 아래로는 무간지(無間地)에 이르니, 삼천대천(三千大千) 세계가 넓고도 넓어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했어. ‘무릇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고, 마음이 있으면 필시 생각이 있다. 지옥과 천당도 모두 온갖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삼계유심(三界惟心)이요 만법유식(萬法惟識)이라, 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면 육도(六道)도 사라지고 윤회(輪迴)도 끊어진다.’

그 말을 들어보니 명백히 알겠더라고. 그래서 중을 향해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그 중이 크게 웃으며 말했어. ‘그대는 일단 연전정(緣纏井)으로 들어왔으니, 욕미천(欲迷天)으로 나가기 어렵네, 내가 나가는 길을 그대에게 알려주겠네.’ 그 중은 나를 데리고 암자를 나가 서너 걸음 걷더니 내게 말하더군. ‘여기서 헤어지고 다음에 다시 만나세.’ 그리고 손으로 앞을 가리키며 말했네. ‘앞으로 가면 신구(神駒)를 얻을 걸세.’

내가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그 중은 보이지 않고 홀연 눈앞이 환해지더군. 다시 원래 세상으로 돌아온 거야. 사람을 만나보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이놈이 달려오더라고. 그래서 선장으로 때려잡기는 했는데, 어떻게 여기로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그곳의 절기는 소덕부와는 달랐는데,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가 잎만 크고 꽃은 하나도 없더라고.”

대종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3월 하순이니, 복숭아꽃과 자두꽃은 다 떨어졌지요.”

노지심이 믿지 않고 우기며 말했다.

“지금은 2월 하순이고, 내가 구덩이에 빠져 잠시 있다가 돌아왔는데, 어떻게 3월 하순이란 말인가?”

대종은 그 말을 듣고 놀라고 기이하게 여겼다. 두 사람은 마령을 끌고 분양성으로 갔다.

그때 공손승은 이미 북군을 물리치고 병력을 거두어 성으로 들어간 뒤였다. 노준의·진명·선찬·학사문·한도·팽기는 삭현·당세륭·능광을 죽이고 전표와 단인을 추격하여 북군을 10리 밖까지 쫓아냈다. 전표는 단인·진선·묘성과 함께 패잔병을 이끌고 북쪽으로 도망쳤다.

노준의는 병력을 거두어 성으로 돌아오다가, 무능과 서근을 격파하고 진달·양춘·이충·주통과 함께 적을 추격하던 교도청을 만났다. 송군은 병력을 합쳐 공격하였다. 북군은 대패하여 죽은 자가 무수하였다. 무능은 양춘이 대간도로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고, 서근은 학사문이 쟁으로 찔러 죽였다. 노획한 말과 갑옷 등이 무수하였다.

노준의는 교도청과 함께 개선가를 부르며 성으로 돌아왔다. 노준의가 원수부에 당도하자, 노지심과 대종이 마령을 끌고 왔다. 노준의는 크게 기뻐하며 황망히 물었다.

“노지심은 어떻게 여기를 왔는가? 송형님은 우리와 싸워, 그 승부가 어찌 되었는가?”

노지심이 구덩이에 빠졌던 일과 송강이 우리와 교전한 일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자, 노준의를 비롯한 장수들은 모두 놀라며 신기하게 여겼다.

노준의는 친히 마령의 포박을 풀어주었다. 마령은 오는 도중에 노지심의 얘기를 들은 데다, 또 노준의의 이러한 의기를 보고 엎드려 절하며 투항하였다. 노준의는 삼군 장병들에게 상을 내리고 위로하였다.

다음 날, 진녕부를 지키던 장수들도 신관들과 교대하고 모두 분양으로 와서 명을 대기하였다. 노준의는 대종과 마령을 송선봉에게 보내 승첩을 보고하게 하고, 부군사 주무와 진격할 일을 의논하였다.

한편, 마령은 대종에게 하루에 천리를 갈 수 있는 법을 전수하여, 두 사람은 하루도 안 걸려 송선봉의 장막에 당도하여 승첩을 보고하였다. 송강은 노지심의 얘기를 듣고 나서 한편으로 놀라면서 한편으로 기뻐하였다. 그리고 친히 진안무에게 가서 승첩을 보고하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