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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27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24|조회수65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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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100회-2

원래 경영은 이미 오군사의 밀계를 받고, 해진·해보·악화·단경주·왕정륙·욱보사·채복·채경과 함께 북군으로 위장한 5천 군마를 이끌고 무향현 성 밖의 석반산 곁에 매복하고 있었다. 경영 등은 전호가 송군과 싸우러 갔다는 소식을 탐지하고, 밤을 새워 위승성으로 달려갔다. 날이 저물면서 저녁노을이 고운 빛을 띠고 있었고 초승달이 하늘에 걸려 있었다. 경영이 성 아래에서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군주다! 대왕을 보호하여 왔으니, 빨리 성문을 열어라!”

성을 지키던 군졸이 왕궁으로 달려가 보고하자, 전표(田豹)와 전표(田彪)가 말을 타고 성 남쪽으로 달려왔다. 두 사람이 황망히 성루에 올라 내려다보니, 과연 누런 양산 아래에 은빛 백마를 탄 대왕이 보였다. 그 앞에 있는 여장군의 깃발에는 ‘군주 경영’이라고 크게 쓰여 있고, 그 뒤에는 상서와 도독 등의 관원들이 멀리서 따라오고 있었다. 경영이 큰소리로 외쳤다.

“호도독이 송군과 싸우다 패하여, 내가 대왕을 보호하여 왔소! 관원들에게 속히 성을 나와 어가를 영접하게 하시오!”

전표 등은 전호를 알아보고 즉시 성문을 열고 나갔다. 두 사람이 막 말 앞에 당도했을 때, 말 위에 앉아 있던 대왕이 소리쳤다.

“무사들은 과인을 위하여 저 두 역적 놈을 잡아라!”

그러자 군사들이 달려들어 두 사람을 사로잡았다. 전표(田豹)와 전표(田彪)는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 두 사람은 죄가 없습니다!”

두 사람이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군사들이 밧줄로 꽁꽁 묶어 버렸다.

원래 이 전호는, 오용이 손안으로 하여금 송군 가운데서 전호와 닮은 군졸을 선발하게 하여 전호의 복장을 입힌 가짜였다. 뒤에 따라오던 상서와 도독 등도 실은 해진·해보 등이 분장한 것이었다. 그들이 한꺼번에 무기를 꺼내 든 것이었다. 왕정륙·욱보사·채복·채경으로 하여금 구사 5백을 거느리고 전표와 전표를 양원으로 압송해 가게 하였다.

성 위에서 전표와 전표가 사로잡혀 남쪽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비로소 거짓임을 깨닫고 두 사람을 빼앗으려고 급히 성을 나왔다. 경영은 전호의 아들 전정을 죽이려고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해진·해보와 함께 성안으로 치고 들어갔다. 성문을 지키던 장병들이 앞으로 나서 막았지만, 경영이 날린 돌에 맞아 6~7명이 잇따라 쓰러졌다. 해진과 해보는 경영을 도와 성중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성 밖에 있던 악화와 단경주가 급히 군사들에게 북군 복장을 벗게 하고, 남군 복장으로 남군 깃발을 들고 일제히 성으로 들어가 남문을 탈취하였다. 악화와 단경주는 박도를 들고 군사를 이끌고 성 위로 올라가 적군을 죽이고 송군 깃발을 세웠다. 그러자 성안은 일시에 가마솥에 물이 끓어오르듯 하였다.

성중에는 아직도 가짜 문무관원들과 전호의 친척들이 많이 있었다. 그들이 급히 병력을 이끌고 나와 싸우자, 적의 소굴로 깊이 들어간 4천 명 정도인 경영의 군사로는 대적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장청이 8천여 병력을 이끌고 달려와 성중으로 돌입하였다. 경영·해진·해보가 북군과 싸우고 있는 것을 본 장청이 돌을 날려 네 명의 북군 장수를 연달아 쓰러뜨리고 북군을 물리쳤다. 장청이 경영에게 말했다.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소. 중과부적이오.”

경영이 말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면 비록 분골쇄신(粉骨碎身)하더라도 마다하지 않을 겁니다!”

장청이 말했다.

“전호는 이미 내가 양원에 사로잡아 두었소.”

경영은 비로소 기쁜 빛을 띠었다.

장청과 경영이 병력을 이끌고 막 성을 나가려고 하는데, 하늘도 역적의 악을 싫어하였는지 노준의가 심원성을 깨뜨리고 병력을 이끌고 당도하였다. 노준의는 남문 위에 송군 깃발이 세워진 것을 보고 급히 병력을 몰아 성으로 들어가, 장청의 병력과 힘을 합쳐 북군을 쫓아냈다.

진명·양지·두천·송만은 동문을 탈취하고, 구붕·등비·뇌횡·양림은 서문을 탈취하였으며, 황신·진달·양춘·주통은 북문을 탈취하였다. 양웅·석수·초정·목춘·정천수·추연·추윤은 보병을 이끌고 왕궁 전면으로 쳐들어가고, 공왕·정득손·이립·석용·도종왕은 보병을 이끌고 후재문(後宰門)으로 쳐들어갔다.

왕궁의 내원에 있던 비빈과 희첩, 내시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전호의 아들 전정은 급변이 일어났음을 듣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장청·경영·장청·손이랑·당빈·문중용·최야·경공·조정·설영·이충·주부·시천·백승은 여러 갈래로 나누어 쳐들어가 상서·전수·추밀 등의 가짜 관원들과 국왕의 친척을 비롯한 역도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황금 계단 아래 사람 머리 뒹굴고

궁궐 앞 옥섬돌에는 뜨거운 피가 솟구치네.

옥과 돌을 구분하지 않는다 말하지 마라.

경사인지 재앙인지는 마음에 달렸도다.



위승성에는 시체들이 거리에 늘려 있고, 흐르는 피가 도랑에 가득 찼다. 노준의는 백성을 살해하지 말라는 명을 내리고, 사람을 송선봉에게 보내 승첩을 알렸다. 그날 밤 송군은 새벽까지 싸우다가 비로소 쉬었는데, 항복한 적병들이 아주 많았다.

날이 밝자, 노준의는 장병들을 점검하였다. 심원성을 지키느라 빠진 신기군사 주무를 제외하고 나머지 장수들은 모두 무사하였다. 다만 항장 경공이 말발굽에 밟혀 죽었다. 장수들이 모두 와서 공을 바쳤는데, 초정이 전정의 시체를 끌고 왔다. 경영은 이빨을 부드득 갈면서 패검을 뽑아 전정의 수급을 자르고 팔다리도 모두 잘라 버렸다.

그때 우리의 아내 예씨는 이미 죽은 뒤였다. 경영은 섭청의 아내 안씨를 찾아 노준의를 작별하고 장청과 함께 양원으로 갔다. 전호 등을 송선봉이 있는 곳으로 압송하기 위해서였다.

노준의가 군무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홀연 탐마가 와서 보고하였다.


“북군 장수 방학도가 삭초와 탕륭이 지키고 있는 유사현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노준의는 즉시 관승·진명·뇌횡·진달·양춘·양림·주통으로 하여금 병력을 이끌고 가서 삭초 등을 구원하게 하였다.

다음 날, 송강이 동제산에서 이천석 등을 격파하고 사람을 진안무에게 보내 보고하였다.

“역적의 소굴은 이미 격파되었고, 수괴는 사로잡았습니다. 안무께서 위승성으로 오셔서 처리하십시오.”

송강이 대군을 거느리고 위승으로 가자, 노준의 등이 나와 영접하였다. 송강은 방을 내붙여 백성을 안무하였다. 노준의가 변상을 끌고 오게 하자, 송강은 그의 용모가 헌칠한 것을 보고 친히 포박을 풀어주고 예로써 상대하였다. 변상은 송강의 그러한 의기를 보고 감격하여 귀순하였다.

다음 날, 장청·경영·섭청이 전호·전표·전표를 함거에 가두어 압송해 왔다. 경영은 장청과 함께 시아주버님이 되는 송선봉에게 절을 올렸다. 또 경영은 지난날 자신이 다치게 했던 왕영 등에게 사과하였다. 송강은 전호 등을 일단 가두어두었다가, 대군이 돌아갈 때 동경으로 압송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연석을 마련하여 장청과 경영을 축하하였다.

그날 위승에 속한 무향현을 지키던 장수 방순 등이 호적과 창고의 재물 등을 모두 바치고 투항하였다. 송강은 상을 내려 위로하고 예전대로 무향현을 지키게 하였다.

송강이 위승성에 머문 지 이틀 후, 탐마가 달려와 보고하였다.

“관승 등이 유사현에 당도하여 삭초·탕륭과 함께 안팎으로 협공하여 북군 장수 방학도를 죽였습니다. 북군 가운데 죽은 자가 5천여 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투항하였습니다.”

송강은 크게 기뻐하면서 여러 장수들에게 말했다.

“형제들의 노력 덕분에 역적을 평정하는 공을 세울 수 있게 되었소.”

여러 장수들의 공로와, 장청과 경영이 수괴를 사로잡고 역적의 소굴을 쳐부순 큰 공을 자세히 기록하게 하였다.

사나흘이 지난 후, 관승의 병마가 당도하고, 또 진안무의 병마가 당도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송강은 장수들을 거느리고 성을 나가 영접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진안무가 칭찬하며 말했다.

“장군들은 5개월 동안에 세상에 드문 공을 세웠습니다. 역적의 수괴를 사로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경성으로 표문을 올려 승전을 아뢰었습니다. 조정에서는 필시 무거운 관작을 내릴 것입니다.”

송강은 재배하고 감사하였다.

다음 날, 경영이 송강을 찾아와서, 태원의 석실산으로 가서 부모의 유해를 찾아 매장하고 싶다고 아뢰었다. 송강은 즉시 장청과 섭청도 함께 가라고 명하였다.

송강은 진안무에게 아뢴 뒤, 전호의 궁전과 호화로운 전각들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또 창고를 열어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백성들을 구제하고, 숙태위에게 보내는 서신과 조정에 올리는 표문을 써서 대종으로 하여금 가지고 가게 하였다.

대종은 표문과 서신을 가지고, 진안무가 보내는 관원과 함께 동경으로 갔다. 먼저 숙태위의 부중으로 가서 양우후를 찾아 서신을 전달했다. 숙태위는 서신을 받아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다음 날 아침 조회 때 진안무가 보낸 표문을 올리면서 송강의 승전을 천자께 아뢰었다.


도군황제는 용안에 기쁜 빛을 띠면서 송강 등이 뒤처리를 마치고 동경으로 돌아오면 관작을 봉하겠다는 칙령을 내렸다. 대종은 그 소식을 듣고, 즉일로 숙태위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동경을 떠나 다음 날 위승성에 당도하여 진안무와 송선봉에게 보고하였다.

진관과 송강은 전호·전표·전표는 동경으로 압송하되, 그 외에 생포한 역도들은 모두 위승의 저자거리에서 참수하였다. 아직 수복하지 못한 곳이 진녕에 속한 포현과 해현이었는데, 그곳의 가짜 관원들이 전호가 사로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절반은 도망가고 절반은 자수해 왔다. 진안무는 자수한 자들은 모두 양민으로 돌아가게 하고, 방을 내붙여 백성들은 안무하였다.

역적을 따랐던 무리들 중에 남을 해치지 않은 자들은 자수나 투항을 허락하여 양민으로 돌아가게 하고 원래의 재산과 전답을 돌려주었다. 모든 고을들이 다 회복되자, 관군들을 보내 경계를 지키고 백성을 안정시켰다.

한편, 도군황제는 칙서를 하북의 진관에게 보냈다. 다음 날 조정에서 무학(武學)이 열려 백관이 모두 모였는데, 채경이 윗자리에 앉아 병법을 얘기했다. 백관이 모두 두 손을 맞잡고 듣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한 관원이 얼굴을 들고 천장만 쳐다보면서 채경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 채경이 크게 노하여 그 관원에게 성명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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