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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38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7.29|조회수49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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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은 인마를 배정하여 수륙으로 병진하기로 하였다. 육로는 세 부대로 나누었는데, 전대는 효장(驍將) 12명이 병마 1만을 거느렸다.

12명의 효장은 동평·진명·서녕·삭초·장청·경영·손안·변상·마령·당빈·문중용·최야였다. 후대는 표장(彪將) 14명이 5만 병마를 거느렸는데, 황신·손립·한도·팽기·단정규·위정국·구붕·등비·연순·마린·진달·양춘·주통·양림이었다. 중대는 송강과 노준의가 장수 90여 명과 군마 10만을 거느렸다. 삼군은 산남군으로 진격하였다.

전대인 동평 등의 병마가 융중산 북쪽 5리 밖에 하채하자, 탐마가 와서 보고했다.

“아군이 당도한 것을 보고받은 왕경이, 융중산 북쪽 기슭에 새로 웅병 2만을 보태고 용장 하길·미생·곽안·진윤으로 하여금 지키게 하였습니다.”


동평 등은 보고를 받고 즉시 의논하여, 손안과 변상은 병력 5천을 이끌고 왼쪽에 매복하고 마령과 당빈은 병력 5천을 이끌고 오른쪽에 매복하였다가 아군에서 포성이 울리면 일제히 돌격하기로 하였다.

송군의 배치가 끝났을 무렵, 적군이 깃발을 흔들고 북을 울리면서 진격해 왔다. 양군이 대치하여 깃발이 서로 마주보게 되자, 각기 강궁과 쇠뇌를 발사하여 사정권 밖에 남북으로 진을 펼쳤다. 적진의 문기가 열리면서 적장 미생이 출마하였다. 머리에는 구리 투구를 쓰고 몸에는 쇠갑옷을 입고, 작화궁(鵲畫弓)과 독수리 깃털을 꽂은 화살을 메고 있었다. 자루가 긴 도끼를 들고 누런 말 위에 앉아 큰소리로 외쳤다.

“물가에 살던 도둑놈들아! 뭣 때문에 송나라의 무도한 혼군(昏君)을 위해 힘을 쓰느냐? 뒈지고 싶어 여기 왔느냐!”

송군 진영에서도 북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면서 급선봉 삭초가 진 앞으로 나와 소리쳤다.

“아무 이유 없이 반역한 역적들아! 어디서 감히 더러운 소리를 지껄이느냐! 내가 이 도끼로 네놈들을 백 토막을 내주마!”


삭초는 도끼를 휘두르며 말을 박차고 미생에게 달려들었다. 미생도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 나왔다. 양군이 함성을 지르는 가운데, 두 장수가 맞붙었다. 두 말이 엇갈리고 두 도끼가 서로 부딪히면서 50여 합을 싸웠는데, 승부가 나지 않았다. 적장 미생은 과연 용맹했다.

송군 진영에서 벽력화 진명이, 삭초가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낭아곤을 휘두르며 싸움을 도우러 달려 나갔다. 그러자 적장 진빈도 화극을 휘두르며 달려 나왔다. 네 장수가 먼지를 일으키면서 살기가 가득한 가운데 한창 싸우고 있는데, 한 발의 포성이 울렸다. 손안과 변상이 병력을 이끌고 왼쪽에서 돌격해 나오자, 적장 하길이 병력을 나누어 막았다. 그리고 마령과 당빈이 병력을 이끌고 오른쪽에서 돌격해 나오자, 적장 곽안이 병력을 나누어 막았다.

그때 송군 진영에서 경영이 말을 몰아 달려 나오며, 몰래 돌을 꺼내 진빈을 향해 날렸다. 날아간 돌은 진빈의 콧등에 정통으로 맞았다. 진빈이 말에서 떨어지자, 진명이 달려가 낭아곤으로 내리쳐 투구와 머리가 한꺼번에 박살이 났다.

왼쪽에서 하길과 싸우던 손안은 30여 합 만에 하길을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다. 오른쪽에서 싸우던 당빈도 곽안을 쟁으로 찔러 죽였다. 미생은 자기편이 죽는 것을 보고 삭초의 도끼를 밀쳐내고 말을 돌려 달아났다. 삭초·손안·마령 등이 병력을 몰아 추격하였다. 적병은 대패하였다.

여러 장수들이 미생을 추격하여 산기슭을 돌아가자, 산 뒤편 숲속에 숨어 있던 적장 경문과 설찬이 1만 병마를 이끌고 뛰쳐나왔다. 미생도 말을 돌려 함께 공격해 왔다. 송군 쪽에서는 문중용이 공을 세우려고 쟁을 들고 말을 박차고 나가 미생과 맞붙었다. 싸움이 10여 합에 이르렀을 때, 미생이 휘두르는 도끼에 문중용이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최야는 문중용이 죽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칼을 들고 곧장 미생에게 돌진하였다.

두 장수가 6~7합을 싸웠을 때, 당빈이 말을 박차고 도우러 달려갔다. 미생은 누군가 도우러 오는 것을 보고 크게 고함을 지르면서 도끼를 휘둘러 최야를 베어 말에서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달려오는 당빈을 대적하였다.

장청과 경영은 두 장수가 죽는 것을 보고, 부부가 말을 나란히 하여 출전했다. 장청이 먼저 미생을 향해 돌을 날렸다. 미생은 눈이 밝고 손이 민첩해, 도끼로 날아오는 돌을 막았다. ‘쨍’ 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돌은 도끼에 맞아 불꽃을 튕기며 땅에 떨어졌다. 경영은 남편이 던진 돌이 맞지 않은 것을 보고 급히 돌을 다시 던졌다. 미생은 두 번째 돌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고개를 숙여 피했다. ‘땡’ 하는 소리를 울리면서 돌은 투구에 맞았을 뿐이었다.

송군 진영에서 서녕과 동평은, 돌 두 개가 모두 적장을 맞히지 못하는 것을 보고, 싸움을 도우려고 함께 출전하였다. 미생은 여러 장수가 모두 달려드는 것을 보고, 당빈의 쟁을 밀쳐내고 말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당빈이 바짝 추격했는데, 적장 경문과 설찬이 나와 가로막는 바람에 미생은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때 송군 장수들이 달려들어 경문과 설찬을 죽이고 적병들을 쫓아 버렸다. 노획한 말과 갑옷이 무수하였다.

동평은 군사들을 시켜 문중용과 최야의 시신을 수습하여 매장하게 하였다. 당빈은 두 장수가 죽은 것을 보고 방성대곡하면서, 군사들과 함께 두 사람의 시신을 염하였다. 동평 등 9명의 장수들은 병마를 융중산 남쪽 기슭에 주둔시켰다.

다음 날, 송강 등의 두 부대가 모두 당도하여 동평의 부대와 합쳤다. 송강은 두 장수가 죽은 것을 알고 몹시 슬퍼하였다. 장례를 치르고 난 다음, 송강은 오용과 성을 공격할 계책을 의논하였다. 오용과 주무가 운제 위에 올라가 성의 형세를 살펴본 다음 내려와 송강에게 말했다.

“저 성은 견고하여, 공격하더라도 무익합니다. 공격하는 척하면서 가회를 엿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송강은 명을 내려, 한편으로 공성 기계를 수습하고, 다른 한편 눈치 빠른 군졸들을 사면으로 내보내 소식을 정탐하게 하였다.

한편, 미생은 단지 2~3백의 기병을 거느리고 도망쳐 산남성으로 들어갔다. 산남성을 지키는 주장은 왕경의 처남 단이였다. 왕경이 송나라 조정에서 송강의 병마를 파견했다는 것을 듣고, 단이를 평동대원수(平東大元帥)에 봉하여 산남성을 지키라고 보낸 것이었다.

미생이 단이에게, 송강의 부대가 장수와 병사들이 모두 용맹하여 다섯 장수를 잃고 전군이 거의 몰살당한 일을 얘기하고서 호소하였다.

“원수께서 병력을 빌려주시면 이 원한을 갚겠습니다.”

원래 미생도 왕경이 보낸 자였으므로 병력을 빌려달라고 말했던 것인데, 단이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말했다.

“네가 비록 내 부하는 아니지만, 네가 장병들을 잃은 죄가 크기 때문에 살려둘 수가 없다!”

단이는 군사들을 불러 미생을 끌어내어 참수하라고 명하였다. 그러자 한 사람이 나와 아뢰었다.

“원수께서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일단 이 사람을 살려 두십시오.”

단이가 보니, 왕경이 딸려 보낸 참모였다. 단이가 말했다.

“어째서 저놈을 살려두란 말인가?”

참모가 말했다.

“미생이 십분 용맹하여 송군 장수 둘을 연이어 참했다고 들었습니다. 송강의 무리는 진짜 병사들도 강하고 장수들도 용맹하여, 지혜로써 취해야지 힘으로 대적해서는 안 됩니다.”

“지혜로 취한다는 것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송강은 군량과 보급품을 모두 완주에 쌓아놓고 거기서 운반해 옵니다. 듣건대, 완주의 병마는 약하다고 하니, 원수께서는 은밀히 사람을 균주와 공주를 지키는 장수에게 보내 시일을 약정한 다음 양로로 완주의 남쪽을 공격하게 하십시오. 그리고 우리는 정병을 다시 선발하여 미생장군으로 하여금 완주의 북쪽을 습격하게 함으로써 공을 세우고 속죄하게 하십시오.

그러면 송강은 완주를 잃을까 두려워 필시 병력을 후퇴시켜 완주를 구원하러 갈 것입니다. 그들이 후퇴하는 틈을 타서, 우리가 다시 정병을 내어 양로로 공격하면 송강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이는 본래 시골뜨기라 병법을 알 리 없었다. 참모의 말을 듣고서 바로 사람을 균주와 공주로 보내 시일을 약정하게 하였다. 그리고 즉시 군마 2만을 점검하여 미생·궐저·옹비 세 장수로 하여금 어둠을 틈타 깃발을 감추고 북을 울리지 않고서 조용히 서문을 나가서 완주의 북쪽으로 진격하게 하였다.

한편, 송강은 영채에서 성을 공격할 계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홀연 수군두령 이준이 들어와서 아뢰었다.


“수군의 선척들은 모두 성의 서북쪽 한강과 양수 두 곳에 모아 두었습니다.”

송강은 이준을 막사 안에 머물게 하고서 술을 몇 잔 나누었다. 그때 정탐 나갔던 군졸이 돌아와 보고했다.

“성중에서 여차여차하여, 병마들이 완주를 기습하러 갔습니다.”

송강은 보고를 듣고 크게 놀라, 급히 오용을 불러 상의했다. 오용이 말했다.

“진안무와 화영 장군은 담력과 지략을 겸비한 사람들이라, 완주는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리어 이 기회에 산남성을 격파해야 합니다.”

오용이 송강에게 잠시 은밀히 얘기하자, 송강은 크게 기뻐하였다. 즉시 보군두령 포욱 등 20명의 두령들에게 밀계를 내려, 보병 2천을 이끌고 밤중에 은밀히 이준을 따라가게 하였다.

한편, 적장 미생 등이 병력을 이끌고 완주에 당도하자, 길에 매복하고 있던 군사들이 완주성으로 들어가 보고하였다. 진안무는 화영과 임충에게 병마 2만을 이끌고 성을 나가 적을 맞이하게 하였다. 두 장수가 병력을 이끌고 성을 나가자마자, 또 유성마가 달려와 보고하였다.

“미생 등이 균주의 도적들과 약정하여, 균주의 병마 3만이 이미 성 북쪽 10리 밖에 당도하였습니다.”

진관은 다시 여방과 곽성에게 병마 2만을 이끌고 북문을 나가 적을 맞이하게 하였다. 그리고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또 급한 보고가 들어왔다.

“공주의 도적 계삼사와 예습 등이 병마 3만을 이끌고 서문으로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장수들은 모두 깜짝 놀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말했다.

“성중에는 단지 선찬·학사문 두 장수가 남았고, 병마도 비록 1만이라고는 하나 절반은 노약자들이니 어떻게 지킬 수 있는가?”

그때 성수서생 소양이 말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저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두 손가락을 겹쳐 보이면서 말했다.

“여차여차하면 적을 격파할 수 있습니다.”

진관 이하 여러 장수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진관은 명을 내려, 선찬과 학사문으로 하여금 건장한 군사 5천을 선발하여 서문 안쪽에 매복하고 있다가 적이 퇴각할 때 출격하게끔 하였다. 두 장수는 계책을 받고 나갔다. 진관은 다시 노약한 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성을 지키려고 애쓰지 말고 깃발을 눕혀 두고 있다가, 서문의 성루에서 포성이 울리면 일제히 깃발을 세우도록 하라. 그리고 성 안에서만 뛰어다니고 성 밖으로 나가지는 마라.”

배정이 끝나자, 진안무는 술과 안주를 서문의 성루 위에 차려놓게 하였다. 그리고 진관·후몽·나전은 성루 위에 올라가 담소를 나누고 술을 마시면서, 성문을 활짝 열어 놓게 하고서 적군이 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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