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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이다-15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7.31|조회수96 목록 댓글 0

 

 

 

 

 

 

 

이것이 사랑이다-15

 

24.

 

쏘울나들목 동굴을 에워 싼 어둠은 원시였다. 깊어가는 밤따라 공기도 서늘해졌다. 서늘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맑다는 것이다. 쏘울나들목 동굴안도 서늘해졌다. 입구 맞은 편 벽에서 타오르고 있는 촛불만이 신비롭게 옅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입구 윗편의 작은 구멍으로 밤하늘 빛이 타고 들어와 두 사람이 누운 곳을 절묘하게 비추고 있었다. 쏘울나들목 안에는 온화한 신비가 두 빛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시간을 의식하지 않았다.

 

"지선경. 춥지않아?"

천지수가 나란히 옆에 누워있는 지선경을 보며 물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지선경이 모로 누우며 천지수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추워요. 꼭 안아주세요."

천지수는 워나비 가죽으로 만든 이불을 펴서 둘을 덮었다. 실제 내부는 그렇게 춥지는 않았다. 그러나 분위기가 추웠을 것이다. 지선경은 얇은 반바지와 면 셔츠를 입고 있었다. 천지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쏘울나들목에서는 몸에 쇠붙이나 프라스틱 같은 비 자연물과 같이 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천지수는 그 이불 속에서 지선경을 꼭 안았다. 지선경의 가슴이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불은 큰 워나비 4마리를 잡아 연결한 것이라서 둘이서 덮기에는 충분하였다. 어제와 그제는 겨울이 아니기에 자면서 이불을 걷어내기가 일쑤였었다. 지선경은 추운 것이 아니었다. 천지수의 팔에 안겨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문뜩 가슴속에서 뜨거운 기운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꼈다. 그 기운은 천지수에게서였다. 그리고 팔을 타고 그녀의 내부로 전이되는 것 같았다. 고요한 밤 하늘아래 남녀가 그렇게 안고 있는데 아무런 것도 못 느낀다면 그게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지선경의 느낌은 곧 바로 초령이를 떠 올리게 하였다. 그 같은 순간 천지수에게도 뜨거운 느낌이 일어났었다. 다만, 그는 거의 벗은 지선경을 팔안에 안고있는 느낌이 욕정하는 것이리라 생각하였다.그 다른 느낌을 지선경이 합체하였다.

 

"여보~ 천지수~ 초령이~~~"

지선경이 천지수의 가슴속에 얼굴을 묻고 촉촉히 젖은 애성으로 말했다.

 

"여보~ 지선경~ 초령검~~~"

"으하악~ 여보. 천지수!"

한없이 녹아 날 것같던 지선경이 놀라 천지수의 가슴을 밀쳤다.

 

"그래. 맞아요. 초령검. 초령이만 생각했지 검을 잊었어요. 미안해요."

지선경은 일어나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초령검과 준비물 그리고 작업용구들을 가져와 머리위 금방 손 닿을 곳에 작업 순서대로 놓았다. 그리고 다시 이불을 들치고 천지스 품 안으로 미끄러지듯쏙 들어갔다. 아늑함을 느꼈다. 천지수가 기다리고 있다가 지선경이 품속으로 들어오자 귀여운 새끼를 어미 강아지가 감싸듯 꼭 안고 얼굴이며 목이며 키스를 했다. 새끼강아지는 비음을 토해내며 어미 품으로 더 깊이 파고들며 온 몸을 밀착시켰다. 지선경은 각오했다. 초령이를 만들고 초령검을 만들자면 무념이 되어 오직 천지수와 합체하여 절정과 환희에서만 놀아야 한다고. 혼신을 다 하리라. 오직 천지수와의 사랑만 생각하리라.

 

"여보~ 천지수. 지금부터 당신 내공을 다하여 저를 죽이고 죽이고 또 죽여주세요. 내속에 들어 온 당신으로 나는 그렇게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고 싶어요."

갈구에 촉촉히 젖어있는 목소리는 간절한 애념이었다. 천지수는 사랑의 힘이 이렇게 절절함을 온 몸으로 느꼈다. 그들은 이윽고 온 몸이 활활 불타 오른 채 한 몸이 되었다. 그제는 느꼈고 어제는 탐했다면 지금은 뼈와 살그리고 영혼을 불태웠다. 애액은 합체 후 마다 철철 넘쳐 흘렀다. 두사람의 영혼이 녹아서 지선경의 우지(사랑의 샘)에 고이고 고였다. 둘은 아픔을 참고 정성껏 오지털과 우지털을 뽑아 애액에 적셔 초령검에 감고 또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그들에게 이제 관심 밖이었다. 그러한 그 둘의 모습은 오히려 숭고하였다. 촛불은 이미 다 타버리고, 동굴안은 이제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었다. 두 사람은 한 몸이 되어 곤히 자고 있었다. 간혹 본능적으로 천지수가 지선경의 등이 차지않게 이불을 덮어 확인하였다. 지선경은 천지수의 왼팔을 베개하여 그의 가슴에 꼭 묻혔다. 둘 다 입은 것은 없었다. 바닥을 덮은 요는 켕거루 가죽 4장을 이은 시트였으며 둘이 떨어져 따로 자도 될 정도는 되지 않았다.

 

천지수가 먼저 눈을 떳다. 그는쌕쌕거리며 곤히 자고 있는 지선경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들고 머리맡에 벗어 둔 그의 면 셔츠를 한손으로 돌돌말아 그녀의 머리밑에 두고 들었던 머리를 다시 내려 그 베개를 베도록했다. 지선경은 깨지않고 자고 있었다. 천지수는 지선경의 셔츠를 집어서 이불속으로 밀어내려 지선경의 하복부와 배를 덮었다. 지선경은 이제 바로 누웠다. 천지수는 이불 밖으로 나와서 다시 지선경에게 찬 바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이불 끝자락들을 찬찬히 여몄다. 그는 반바지를 찾아 입고 먼저 초령검을 찾았다. 지선경이 누워있는 머리 위로 1미터 거리에 둔 어젯밤 샘에서 줏은 3개의 납작한 조약돌 위에 잘 놓여 있었다. 그는 만지지 않았다. 그러나 무릅을 꿇고 앉아 초령검을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초령검을 눈으로 살펴보았다. 두 사람. 지선경과 천지수의 사랑의 결정이었다. 길이와 폭과 두께가 계획한대로 잘 되었다. 초령검은 어둠과 그늘에서 말라 굳었으므로 단단해 보였다. 표면은 검은 윤이 났다. 아주 잘 굳어서 단단해 보였다.

 

"일찍 일어났네요. 천지수. 초령검 잘 만들어졌어요?"

"응. 아주 잘 된 것같다. 당신의 온 정성이 담겼으니 잘 못 만들어지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그런데 말이야."

지선경이 이불을 뒤집어 쓴채 천지수 뒤에 앉아 얼굴을 등에 부드럽게 부비며 말했다.

 

"아함- 아직 졸려요. 그런데 말이야 다음은 뭐예요?"

"응. 이리와. 내 무릅 사이에 앉아서 초령검을 좀 자세히 봐."

그렇게 말하며 지선경을 앞으로 와서 앉게하고 이불로 아직 벌거벗은 채인 지선경을 감쌌다. 지선경은 그렇게 앉은채 돌 위에 반듯하게 잘 누워있는 밤새 마무리한 검을 뚫어져라 바라 보았다.

 

"정말 놀라운 일을 우리가 했어요. 어떻게 밤새 이렇게 초령검을 만들 수 있는 오웊물 (남여가 오웊을 하며 생성된 사랑의 애액)을 우리가 만들 수 있었는지 믿기지 않아요. 또 이렇게 많은 우지와 오지털을 뽑아서 마침내 완성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여보. 천지수~ 저는 아직 혼미한 정신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 모두가 사실이야. 초령이를 꾼 꿈을 제외하고는."

"여보! 천지수. 그건 당신이 틀렸네요. 그 꿈마져 현실이예요. 꿈에서 초령이를 만난 것은 맞지만, 아마도 영혼이 되어서 만날 아이를 미리 만나게 해 준 것이예요. 저는 그래서 이 쏘울나들목이 우리 집같이 정들었고 좋아요. 죽게 될때, 이곳에서 죽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지선경은 지금 꿈꾸듯 머리를 천지수의 가슴에 기댄 채 두 손은 천지수의 두 손을 잡고 그녀의 배위에 올려넣고 지긋이 눈을 감았다.

 

"선경아! 초령이가 움직이는데•••"

"푸하하하~ 여보! 뭐예요? 당신 나뻐요. 내꿈 깨지마요."

"그래. 알았어. 그런데, 오늘 아침은 기분이 좀 이상하다. 뭔가 모를 기 같은 것이 주위에 차 있는 느낌이 들어."

"에이~ 여보. 그런게 어디있어요. 여보~ 나에게 모닝키스 안 해줘요?"

"허~ 그새 서구화되었구나. 이쁜 내 사랑."

그는 안긴 지선경을 들어 돌리려 했지만, 늦었다. 이미 지선경은 몸을 돌려 앉은채 그의 몸 위로 안겨왔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그녀의 잘 익은 복숭아 같은 젖가슴이 철퍼덕하며 느껴졌다. 그녀에게서 정말 복숭아 냄새가났다. 천지수는 그 복숭아 냄새를 아주 좋아한다. 그는 그녀의 가슴에 코를 박고 그 냄새를 맡았다. 한없이 사랑스러운 여자. 그는그녀를 빈틈없도록 꼭 안았다. 둘은 그렇게 서로를 음미하며 한참 있었다.

 

 

"선경아~ 이제부터는 완성된 초령검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칼집을 만들어야 해. 당신은 옆에서 보고만 있어. 알았지?"

"아~ 그렇군요. 칼을 넣어 둘 칼집. 그렇게 할게요. 옆에서 당신 하는 모습을 볼께요. 그런데, 뭘로 칼집을 만들거예요?"

천지수는 면셔츠와 면 반바지 그리고 물론 면 팬티를 입고 이제는 밝아진 동굴 입구의 맞은 편 초령검이 놓여있는 작은 세개의 돌 옆에 편하게 앉았다. 천지수는 쟈스가 좌측 벽 아래 둔 작은가죽 가방에서 가로 세로 30cm쯤 되는 넓이의 맑은 코발트색 가죽을 꺼냈다.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가죽이 아니다. 그것은 스킨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천지수는 그것을 가지고 지선경의 옆에 앉았다. 지선경의 눈은 그 때까지 천지수를 따라 다녔다.

 

"천지수! 왜 칼을 가져오지 않는거예요? 그리고, 그것은 무엇의 가죽이예요?"

예리하였다. 그녀도 그것을 물을 정도의 내공은 갖추고 있었다.

 

"지선경. 당신이 꼭 알고 있어야 할 질문을 절묘한 때에 한거야. 이것은 아빌라카스라는 전설로 알려진 새의 가슴 피부를 벗겨서 그늘에 말린거야. 이것을 스킨이라고 불러. 그리고, 그 스킨의 가장자리를 손톱을 이용해서 가늘게 끈으로 잘라서 칼집을 봉합할 때 봉합실로 사용할거야."

“여보! 천지수! 뭐라 하셨어요? 아비라카? 이곳에사는 새인가요? 왜 그것을 우리에게 준거지요?”

“아니야. 아빌라카스라고 해. 나도 울루불루 추장에게서 들었어. 울루불루 추장은 플라잉 소울(나르는 영혼)족과 가부에카당카(죽은자의휴식처)를 통치하는 미스터리한 사람이야. 그가 말한 영혼세계에서 살고 있는 불사조같은 아키오테릭스(날개의 시조) 보다 더 영험한 새로 그들은 아빌라카스(영혼의 날개)라고 부르는 새의 가슴 부분 껍질을 오려내어서 말린 것이라며 울루불루 추장이 주었어. 영혼의 검을 만들게 되면 그 칼을 넣을 수 있는 칼집을 만드는데 사용하라고. 왜, 이런 것을 우리에게 주느냐고 물어보았으나 그것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어. 싱할라마와 관계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차피 누구에게 주어야 한다면, 지금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서 나쁠 것은 없지 않겠나 생각도 하였어. 그게 우리의 운명이라면 다 받을 거라 생각했지.

"You,understand? That’s it.”

천지수는, 때로는 영어가 편할 때도있구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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