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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52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8.05|조회수47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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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추밀은 전진붕을 잃고서 더욱 걱정되어, 소주의 삼대왕 방모에게 연이어 세 번이나 문서를 보내 구원을 요청하고, 조정에도 표문을 올려 위급을 고하였다. 그때 보고가 들어왔다.

“성 아래에 보군 5백이 쳐들어왔는데, 깃발에 흑선풍 이규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추밀이 말했다.

“그놈은 양산박에서도 제일 흉악하고 사람을 잘 죽이는 놈이다. 누가 나가서 먼저 그놈을 잡아 오겠는가?”

그러자 전날 공을 세운 고가립과 장근인이 나섰다. 여추밀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자네들이 저 적군을 사로잡으면, 내가 천자께 힘껏 아뢰어 중상을 내리도록 하겠네.”

장근인과 고가립은 쟁을 들고 말에 올라 1천 마보군을 거느리고 성을 나갔다. 흑선풍 이규는 적군이 나오는 것을 보고, 5백 보군을 ‘一’ 자로 늘어세우고 쌍도끼를 들고 진 앞에 섰다. 상문신 포욱이 넓적한 칼을 비껴들고 이규 곁에 섰고, 항충과 이곤은 방패와 표창을 들고 대기하였다. 네 사람은 모두 앞뒤로 가슴을 가리는 갑옷을 입고 진 앞에 서 있었다.

고가립과 장근인은 전날 승전을 했기 때문에 마치 살쾡이가 호랑이를 무서워하지 않고 까마귀가 독수리를 얕보듯 하면서, 1천 군마를 이끌고 나와 성 앞에 진을 펼쳤다.

송군 안에 한도와 팽기를 죽인 고가립과 장근인을 알아본 자가 있어, 그들을 가리키며 흑선풍에게 말했다.

“저 두 장수가 바로 한도와 팽기 두 장군을 죽인 놈들입니다!”

이규는 그 말을 듣고, 아무 말 없이 쌍도끼를 들고 곧장 적진으로 돌격했다. 포욱은 이규가 적진으로 돌격하는 것을 보고, 급히 항충과 이곤을 불러 함께 도우러 달려 나갔다. 네 장수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돌격하자, 고가립과 장근인은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급히 말을 돌리려고 했는데, 그때 이미 방패를 든 두 장수가 말의 턱 밑에 다가왔다. 고가립과 장근인이 말 위에서 쟁으로 찌르자 항충과 이곤이 방패로 막았다. 그 사이에 이규가 달려들어 도끼로 고가립이 탄 말 다리를 찍었다. 고가립이 말에서 굴러 떨어지자, 항충이 소리쳤다.

“저놈을 사로잡아라!”

하지만 이규는 살인을 좋아하는 자라, 참지 못하고 도끼로 고가립의 머리를 베어 버렸다. 그때 포욱이 말 위로 뛰어올라 장근인의 목을 한칼에 베어 버렸다. 네 장수는 적진 속에서 마구 적군을 베어 넘겼다. 흑선풍은 고가립의 머리를 허리에 차고서, 쌍도끼를 휘두르면서 닥치는 대로 마구 베었다. 적의 1천 마보군은 성안으로 쫓겨 들어갔다.


이규 등은 그때 이미 적군 3~4백 명을 죽이고서 곧장 조교 가까이까지 추격해 갔다. 이규와 포욱이 성안으로 쳐들어가려고 하자, 항충과 이곤이 사력을 다해 가로막고서 돌아섰다. 그때 성 위에서 뇌목과 포석이 쏟아져 내렸다. 네 장수는 본진으로 돌아왔는데, 5백 군병들은 여전히 ‘一’ 자로 늘어선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본래는 그들도 싸움판에 뛰어들려고 했는데, 흑선풍이 흑백을 가리지 않고 마구 베어 넘겼기 때문에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 먼지가 일어나면서 송선봉의 군마가 당도하였다. 이규와 포욱이 수급을 바치자, 장수들은 고가립과 장근인의 머리임을 알아보고 모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원수의 수급을 어떻게 얻었소?”

두 사람이 말했다.

“본래는 사로잡으려고 했는데, 워낙 많은 적들을 죽이다 보니 손이 근질거려서 참지 못하고 죽여 버렸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원수의 수급을 얻었으니, 백기 아래에서 한도와 팽기의 제사를 지내도록 하지.”

송강은 제사를 지낸 다음 한 바탕 통곡을 하고, 백기를 눕혀 놓았다. 이규·포욱·항충·이곤에게 상을 내리고, 상주성 아래로 진격하였다.

한편, 성중에 있던 여추밀은 당황하여, 김절·허정 및 네 통제관들과 송강을 물리칠 계책을 상의하였다. 하지만 장수들은 이규 등이 자기편을 무찌르는 것을 보고 모두 간담이 서늘해져서 감히 출전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여추밀이 몇 번이나 물었지만, 마치 화살에 부리가 꿰인 기러기 마냥 낚싯바늘에 아가미가 걸린 물고기 마냥 아무도 응답하지 못하였다.

여추밀은 고민하다가 사람을 성 위로 올려 보내 살펴보게 하였는데, 송강의 군마가 삼면을 포위하여 북을 울리고 함성을 지르며 싸움을 걸고 있다고 하였다. 여추밀은 장수들을 불러 성 위에 올라가 지키라고 명하였다. 장수들이 물러간 다음, 여추밀은 후당으로 가서 여러 가지로 생각했지만, 계책이 없었다. 심복들을 불러 상의한 끝에, 성을 포기하고 달아나기로 작정하였다.

한편, 김절은 집으로 돌아가 아내 진옥란에게 말했다.

“지금 송선봉이 성을 포위하고 삼면에서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 성중에는 식량이 부족하여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오. 성이 격파되는 날, 우리는 모두 칼날 아래 귀신이 될 것이오.”

진옥란이 대답했다.

“당신은 평소에 충효의 마음을 지니고 조정에 귀순할 뜻을 지니고 있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원래 조정의 관원이었을 때에도 조정이 당신을 배신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 바른 길로 돌아가, 여사낭을 사로잡아 송선봉에게 바치는 것이 살아날 수 있는 계책이 될 것입니다.”

“여사낭의 수하에는 현재 네 명의 통제관이 각각 군마를 거느리고 있으며, 허정이란 놈은 나와 친하지 못한 여사낭의 심복이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도리어 화를 당할 것이오.”

“당신이 서신을 화살에 묶어 밤중에 몰래 성 밖으로 쏘아 보내, 송선봉과 안팎으로 호응하여 성을 취하세요. 내일 당신이 출전하여 거짓 패한 척하면서 송군을 성중으로 끌어들이면, 당신의 공로가 될 것입니다.”

“당신 말이 맞소. 당신 말대로 하리다.”

다음 날, 송강이 병력을 이끌고 와서 급하게 성을 공격하자, 여추밀은 장수들을 모아 상의하였다. 김절이 말했다.

“상주성은 높고 해자는 넓기 때문에 단지 지키기만 할 뿐 나가서 싸워서는 안 됩니다. 소주에서 구원병이 오면 그때 출전해서 싸우면 됩니다.”

여추밀이 말했다.

“그 말이 옳소!”

여추밀은 병력을 나누어, 응명과 조의는 동문을, 심변과 범주는 북문을, 김절은 서문을, 허정은 남문을 지키게 하였다. 배치가 끝나자, 각자 병력을 이끌고 가서 굳게 지켰다.

그날 밤, 김절은 몰래 서신을 써서 화살에 묶은 다음, 밤이 깊어 고요한 때를 기다렸다가 서문 밖 송군의 정탐병들이 있는 곳으로 쏘아 보냈다. 한 송군 장교가 화살을 주워 황망히 영채로 달려가 보고하였다. 서쪽 영채를 지키고 있던 화화상 노지심과 행자 무송은 서신을 보고서, 즉시 두흥으로 하여금 동북문 밖에 있는 대채로 가져가서 보고하게 하였다.

송강과 오용은 등불을 밝혀 놓고 장막에서 의논하고 있었는데, 두흥이 와서 김절의 서신을 바쳤다. 송강은 서신을 보고서 크게 기뻐하며, 다른 세 영채에도 알리게 하였다.

다음 날, 세 영채의 두령들은 삼면에서 성을 공격하였다. 여추밀이 성루에 올라가 바라보니, 송강의 진에서 굉천뢰 능진이 포가를 설치해 놓고 풍화포를 쏘아대고 있었다. 포탄이 날아와 성루 모퉁이에 맞자, 폭음이 울리면서 한쪽 모퉁이가 절반이나 무너져 내렸다. 급히 몸을 피해 살아난 여추밀은 성루에서 내려와, 네 성문을 지키는 장수들에게 성을 나가 싸우라고 재촉하였다.

북이 세 번 울리자, 성문을 활짝 열고 조교를 내렸다. 북문에서 심변과 범주가 군사를 이끌고 출전하자, 송군에서는 대도 관승이 전진붕에게서 빼앗은 적토마를 타고 나가 범주와 교전하였다.

두 장수가 교전하고 있을 때, 서문에서 김절이 달려 나오자 송군에서는 병울지 손립이 출전하여 교전하였다. 두 장수의 싸움이 3합도 되기 전에 김절이 패한 척하면서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손립이 앞장서서 추격하자, 그 뒤를 이어 연순과 마린 그리고 노지심·무송·공명·공량·시은·두흥이 일제히 돌격하였다. 김절이 성 안으로 들어갔을 때, 손립은 이미 성문까지 당도하여 서문을 점거하였다.

성중이 소란해지면서 송군이 이미 서문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동안 방랍에게 핍박을 받아왔던 백성들이 원한이 충천하여 모두 뛰어나와 송군을 도왔다. 그리하여 성 위에는 일찌감치 송선봉의 깃발이 세워졌다.

범주과 심변은 성중에서 변란이 일어난 것을 보고 가족을 지키려고 급히 성중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때 좌측에서 왕영과 일장청이 달려와 범주를 사로잡았고, 우측에서는 선찬과 학사문이 달려와 심변을 쟁으로 찔러 말에서 떨어뜨렸다. 송군이 달려들어 심변을 사로잡았다.

송강과 오용은 대군을 거느리고 성으로 들어가, 사방을 수색하여 남군을 모조리 붙잡아 죽여 버렸다. 여추밀은 허정을 데리고 남문을 나가 달아났다. 송군이 추격하였으나, 붙잡지 못하고 상주성으로 돌아왔다. 조의는 민가에 숨어 있다가 백성들에게 붙잡혀 끌려왔고, 응명은 난군 속에서 죽어 수급이 바쳐졌다.

송강은 관아에 당도하여 방을 내붙여 백성을 안무하였다. 백성들은 노인을 부축하고 어린아이 손을 잡고 나와 감사 인사를 올렸다. 송강은 백성들을 위로하고 양민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장수들이 모두 와서 공을 청하였다.

김절이 관아로 가서 송강에게 절을 올리자, 송강은 친히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김절을 영접하고 대청 위로 인도하여 자리를 권했다. 김절은 무한히 감격하며 다시 조정의 신하로 돌아갔다. 이것이 모두 아내의 공임을 말할 필요도 없었다.

송강은 범주·심변·조의를 함거에 태우고 공문과 함께, 김절로 하여금 윤주의 장초토에게 압송해 가게 하였다. 김절은 공문을 수령하여 함거를 압송하여 윤주로 떠났다. 그때 송강은 신행태보 대종에게 문서를 주어 먼저 장초토의 중군으로 가서 김절을 천거하게 하였다.

장초토는 송강의 문서를 보고 김절의 충의를 알게 되어, 김절이 윤주에 당도하자 크게 기뻐하면서 금은과 비단 등을 상으로 내렸다. 부도독 유광세는 김절을 중군에 남게 하여 행군도통사로 삼았다. 후에 김절은 유광세를 따라 금나라 넷째 태자 올출을 무찌르고 많은 공을 세워 관작이 친군지휘사(親軍指揮使)에 이르렀는데, 중산의 싸움에서 전사하였다.

그날 장초토와 유도독은 김절에게 상을 내리고, 세 역적을 능지처참하여 효시하였다. 그리고 사람을 상주로 보내, 송선봉의 군마에게 상을 내리고 위로하였다.

한편, 송강은 상주에 군마를 주둔시키고, 대종을 선주와 호주를 공략하러 간 노준의에게 보내 소식을 알아오게 하였다. 그때 탐마가 달려와 보고하기를, 여추밀이 도망가다가 무석현에서 소주의 구원병을 만나 다시 쳐들어오고 있다고 하였다. 송강은 보고를 받고, 열 명의 장수로 하여금 군병 1만을 이끌고 남쪽으로 가서 적군을 막게 하였다. 열 명의 장수는 관승·진명·주동·이응·노지심·무송·이규·포욱·항충·이곤이었다.


한편, 대종이 선주와 호주의 소식을 가지고 시진과 함께 돌아와, 부선봉 노준의가 선주를 얻어 승전을 보고하기 위해 시진을 보냈음을 보고하였다. 송강은 아주 기뻐하였다. 시진이 관아에 당도하여 절을 올리자, 송강은 술을 내어 대접하고 함께 후당으로 가서 노선봉이 선주를 얻게 된 경위를 물었다. 시진이 노선봉의 서신을 건넸는데, 송강이 읽어 보니, 선주를 공략한 일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방랍의 부하로서 선주를 지키던 자는 경략사 가여경이었는데, 수하의 통제관 6명은 모두 흡주와 목주 출신이었다. 그 6명은 이소·한명·두경신·노안·반준·정승조였다. 그날 가여경은 6명의 통제관을 세 길로 나누어 성을 나가 진을 펼치게 하였다. 노선봉도 군병을 셋으로 나누어 대적하게 하였다.

가운데 길에서 호연작은 이소와, 동평은 한명과 교전하였다. 싸움이 10합에 이르러 한명이 동평의 쟁에 찔려 죽자, 이소는 달아나고 중로의 적군은 대패하였다. 좌군에서는 임충이 두경신과, 삭초가 노안과 교전하였다. 임충이 장팔사모로 두경신을 찔러 죽이고, 삭초가 도끼로 노안을 찍어 죽였다. 우군에서는 장청이 반준과, 목홍이 정승조와 교전하였다. 장청이 돌을 던져 반준을 맞추어 말에서 떨어뜨리자 이충이 달려가 죽여 버렸다. 정승조는 그걸 보고 말을 버리고 달아났다.

네 장수가 잇달아 죽자, 적병들은 성 안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노선봉은 군사를 몰아 성을 공격하였다. 그런데 성문 근처에 이르자, 성 위에서 적병들이 맷돌을 던져 편장 한 명이 맞아 죽었다. 또 성 위에서 화살이 비 오듯 쏟아졌는데, 독이 발린 화살을 맞은 편장 두 명이 영채로 돌아와 죽었다.

노선봉은 세 장수를 잃고서 밤늦게까지 성을 공격하였는데, 동문을 지키던 적장이 허술하여 선주성을 얻을 수 있었다. 난군 중에 이소는 죽었고, 가여경은 패잔병을 이끌고 호주로 달아났다.

맷돌에 맞아 죽은 편장은 백면낭군 정천수였고, 독화살에 맞아 죽은 편장은 조도귀 조정과 활섬파 왕정륙이었다. 송강은 또 세 형제가 죽었다는 것을 듣고 통곡하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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