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수호지 253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8.06|조회수5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53

  •  


수호지 제113회-1


한참 있다 깨어난 송강이 오용에게 말했다.

“우리는 이번에 방랍을 이기기가 어려울 것 같소. 강을 건넌 이래로 이처럼 불리하고 연이어 형제 여덟 명을 잃었으니……”

오용이 위로하며 말했다.

“주장께서는 그런 말씀 마십시오. 군심이 해이해질까 두렵습니다. 당초에 요나라를 격파했을 때, 모든 두령들이 온전하게 돌아온 것은 모두 천수(天數)이며, 이번에 형제들을 잃은 것도 모두 각자의 운수입니다. 강을 건넌 이래 연이어 윤주·상주·선주의 큰 고을을 얻었으니, 이는 천자의 홍복이자 주장의 위세 덕분입니다. 어찌하여 불리하다고 하십니까? 선봉께서는 어찌 스스로 기운을 꺾으려 하십니까?”

송강이 말했다.

“비록 천수가 다했다 하더라도, 우리 108인은 하늘에 있는 별의 운수에 응하여 태어났고 천문에도 기재되어 있는 수족과도 같은 형제들이오. 오늘 또 슬픈 소식을 듣고서 내 마음이 어찌 아프지 않겠소?”

오용이 다시 위로하며 말했다.

“주장께서는 너무 번뇌하시어 귀한 몸을 상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군사를 보내 접응하여 무석현을 공략해야 합니다.”

송강이 말했다.

“시대관인은 나와 함께 있도록 여기 남겨두고, 따로 문서를 써서 대원장에게 주어 노선봉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진격하여 호주를 공략하고 빠른 시일 안에 항주에서 만나자고 하시오.”

오용은 배선으로 하여금 문서를 작성하게 하여, 대종에게 선주로 가져가게 하였다.


한편, 여사낭은 허정을 데리고 무석현으로 도망치다가 도중에 소주의 삼대왕이 보낸 구원군을 만나게 되었다. 구원군의 우두머리는 육군지휘사(六軍指揮使) 위충이었는데, 10명의 아장과 1만 병력을 거느리고 상주를 구원하러 오다가 여사낭을 만나 무석현을 지키고 있었다. 여추밀이 김절이 배신하여 성을 바친 일을 얘기하자, 위충이 말했다.

“추밀께서는 마음 놓으십시오. 소장이 반드시 상주를 회복하겠습니다.”

그때 탐마가 와서 보고했다.

“송군이 가까이 다가왔으니,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위충은 말에 올라 병력을 이끌고 북문을 나가 적을 맞이하였다. 송군의 군마는 기세는 용맹했으며, 흑선풍 이규가 앞장서서 포욱·항충·이곤을 데리고 쳐들어오고 있었다. 위충은 겁을 먹어 군마가 미처 진을 펼치기도 전에 대패하여 달아났다. 급히 후퇴하여 성으로 들어갈 때 이규를 비롯한 네 장수도 뒤를 따라 이미 성으로 들어갔다.

여추밀은 남문을 통해 달아났다. 그때 관승이 병마를 거느리고 와서 무석현을 탈취하였다. 위충과 허정 역시 남문을 통해 달아나 모두 소주로 돌아갔다. 관승은 사람을 송선봉에게 보내 승첩을 알렸다.

송강은 장수들을 거느리고 무석현에 당도하여, 방을 내붙여 백성들은 안무하고 다시 양민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대군을 무석현으로 옮겨 주둔시키고, 사람을 보내 장초토와 유도독에게 상주를 지켜 달라고 하였다.

한편, 여추밀은 위충·허정과 함께 패잔병을 이끌고 소주로 달려갔다. 삼대왕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한편, 송군의 세력이 너무 커서 대적하지 못했으며 병마가 마치 땅을 말듯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성이 함락되고 말았다고 하소연하였다, 삼대왕은 크게 노하여 무사들을 불러 여추밀을 끌어내 참수하라고 명하였다. 위충 등이 고하였다.

“송강의 부하 장병들은 모두 전쟁에 익숙한 자들로서, 용맹한 자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군졸들도 모두 양산박의 졸개들로서, 많은 전쟁을 겪어 대적하기가 어렵습니다.”

삼대왕 방모가 여사낭에게 말했다.

“잠시 네 목을 붙여 두겠다. 5천 군마를 줄 테니, 네가 앞장서 나가 싸워라. 나도 대장을 뒤따라 내보내 접응하도록 하겠다.”

여사낭은 감사의 절을 올리고, 갑옷을 입고 장팔사모를 들고서 말에 올라 군사를 이끌고 앞장서서 성을 나갔다.

한편, 삼대왕의 수하에는 8명의 장수가 있었는데, 그들을 팔표기(八驃騎)라 불렀다. 모두 키가 크고 힘이 세며 무예가 뛰어난 자들이었다. 비룡(飛龍)대장군 유빈, 비호(飛虎)대장군 장위, 비웅(飛熊)대장군 서방, 비표(飛豹)대장군 곽세광, 비천(飛天)대장군 오복, 비운(飛雲)대장군 구정, 비산(飛山)대장군 견성, 비수(飛水)대장군 창성이었다.

삼대왕 방모도 갑옷을 입고 방천화극을 들고 말에 올라, 중군 인마를 감독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 앞에는 8명의 대장이 늘어서고, 뒤에는 2~30명의 부장들이 줄지어 섰다. 방모는 남군 5만을 거느리고 창합문을 나가 송군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그때 선봉 여사낭은 위충과 허정을 데리고 한산사(寒山寺)를 지나 무석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송강은 이미 정탐꾼을 통해 그 사실을 알고, 대군을 거느리고 무석현을 떠나 10리 정도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양군이 대치하여 각각 진세를 벌렸다.

여사낭은 분노가 치밀어 장팔사모를 비껴들고 말을 몰아 나와 송강과 교전하고자 하였다. 송강이 문기 아래에서 보고,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누가 나가서 저 역적 놈을 잡아 오겠는가?”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금쟁수 서녕이 금쟁을 들고 말을 몰아 나가 여사낭과 교전하였다. 두 장수가 교전하자, 양편에서 함성이 울렸다. 싸움이 20여 합에 이르렀을 때, 여사낭이 빈틈을 보이자 서녕이 쟁으로 찔러 말에서 떨어뜨렸다. 양군은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그때 흑선풍 이규는 쌍도끼를 휘두르고, 상문신 포욱은 비도를 들고, 항충과 이곤은 쟁과 방패를 휘두르며 적진으로 돌격하였다. 남군은 혼란에 빠졌다.

송강은 대군을 몰아 공격하였는데, 그때 마침 방모의 대군이 당도하였다. 양군은 각기 활을 쏘아 사정권 밖에서 진세를 펼쳤다. 남군 진영에는 8명의 대장이 ‘一’ 자로 늘어섰다. 방모는 여추밀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화극을 비껴들고 출전하여 송강에게 욕을 퍼부었다.

“네놈들은 양산박에서 민가나 노략질하던 도적놈들에 불과한데, 송나라가 망하려고 네놈을 선봉으로 삼아 우리 땅을 침범하게 하였구나. 내 오늘 네놈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지 않으면 싸움을 끝내지 않을 것이다!”

송강이 마상에서 방모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놈은 목주의 촌놈에 지나지 않는데, 네까짓 놈이 무슨 복록이 있다고 망령되이 패업을 도모하느냐! 빨리 투항하여 죽음이나 면하도록 해라! 천병이 당도했는데도, 그런 요사스런 말로 항거하느냐! 내가 네놈들을 모조리 죽이기 전에는 결코 회군하지 않을 것이다!”

방모가 소리쳤다.

“여러 소리 지껄일 필요 없다. 내 수하에 8명의 맹장이 있으니, 너도 8명을 출전시켜 싸워 보겠느냐?”

송강이 웃으며 말했다.

“만약 우리 편 두 장수가 너희 하나와 싸운다면, 호걸이라 할 수 없다. 네가 8명을 출전시키겠다면, 나도 8명 장수를 내보낼 것이니 무예로 승부를 가려 보자. 단 말에서 떨어지는 자가 있으면 각자 본진으로 데려가고, 몰래 활을 쏘거나 시신을 빼앗아 가지 않도록 하자. 또 만약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되면, 혼전을 벌이지 말고 내일 다시 싸우기로 하자.”

방모는 송강의 말을 듣고, 8명의 대장을 출전시켰다. 송강이 장수들에게 말했다.

“다른 장수들은 물러나고, 마군 장수들이 출전하도록 하여……”

말이 미처 끝나기 전에 8명의 장수들이 일제히 출전하였으니, 관승·화영·서녕·진명·주동·황신·손립·학사문이었다. 송강의 진에서 문기가 열리면서, 좌우 양쪽에서 8명의 장수들이 일제히 진 앞으로 나섰다. 양군에서 북이 울리고 깃발들이 휘날리는 가운데, 각각 호포를 한 방 터뜨렸다.

양군에서 함성이 울리면서, 16명의 기마가 일제히 출전하여 각자 적수를 찾아 싸움을 벌였다. 관승은 유빈과, 진명은 장위와, 화영은 서방과, 서녕은 오복과, 주동은 구정과, 황신은 곽세광과, 손립은 견성과, 학사문은 창성과 맞붙었다. 16명의 장수들은 모두 맹장이라,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30합이 넘어섰을 때, 한 장수가 말에서 떨어졌다. 미염공 주동이 구정을 쟁으로 찔러 말에서 떨어뜨린 것이었다. 양진에서는 각자 징을 울려 군사를 거두었다.

삼대왕 방모는 한 대장을 잃자 불리하다고 생각하여, 병력을 이끌고 소주성으로 물러났다. 송강도 군사를 후퇴시켜 한산사 아래에 하채하였다. 주동에게 상을 내리고, 배선으로 하여금 문서를 써서 장초토에게 경과를 보고하게 하였다.

한편, 삼대왕 방모는 성중으로 돌아가 굳게 지키면서 출전하지 않았다. 장수들을 나누어 각기 성문을 지키고 하고. 녹각을 깊이 심고 성 위에는 활과 쇠뇌를 배열하였으며, 뇌목과 포석을 준비하였다. 대장간에는 쇳물을 끓이게 하고, 성벽 주위에 재가 든 병을 쌓아놓는 등 성을 지키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다음 날, 송강은 남군이 출전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화영·서녕·황신·손립과 30여 기의 마군을 거느리고 성을 살펴보러 갔다. 소주의 성곽이 주변의 해자가 깊고 성벽이 견고한 것을 보고, 송강은 생각했다.

“이 성은 급하게 깨뜨리기가 어렵겠구나.”

영채로 돌아와 성을 깨뜨릴 계책을 오용과 의논하고 있는데, 보고가 들어왔다.

“수군두령 이준이 강음을 거쳐 와서 주장을 뵙고자 합니다.”

송강은 이준을 불러들여 바닷가 소식을 물었다. 이준이 대답했다.

“제가 석수 등과 함께 수군을 거느리고 강음과 태창 등의 바닷가 쪽으로 갔는데, 그곳을 지키던 적장 엄용과 부장 이옥이 수군 선척들을 거느리고 나와 교전하였습니다. 적장 엄용은 완소이의 쟁에 찔려 물에 빠져 죽었고, 이옥은 화살을 맞고 죽었습니다. 그래서 강음과 태창을 얻었습니다. 지금 석수·장횡·장순은 가정을 취하러 갔고, 완가 삼형제는 상숙을 취하러 갔습니다.”

송강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이준에게 상을 내리고 상주로 가서 장초토와 유도독에게 소식을 전하게 하였다. 이준은 상주로 가서 장토초와 유도독에게 적장 엄용과 이옥을 죽이고 강음과 태창을 수복한 일을 자세히 보고하였다. 장초토는 상을 내리고, 송선봉에게 돌아가 명을 받으라고 하였다. 이준은 한산사의 영채로 돌아와 송선봉을 뵈었다.

송강은 소주성의 해자가 넓어 수군의 배를 이용하여 공격하고자, 이준을 머물게 하여 배를 점검하고 성을 공격할 준비를 하게 하였다. 이준이 말했다.

“제가 가서 수면이 얼마나 넓은지 보고 온 다음에, 어떻게 용병할지 계책을 세우도록 하십시오.”

이준이 이틀 뒤에 돌아와 송강에게 말했다.

“이 성의 정남쪽이 태호(太湖)와 가깝습니다. 제가 배를 타고 의흥의 작은 나루로 가서 몰래 태호로 들어가 오강(吳江)으로 나오면서 남쪽의 소식을 정탐하겠습니다. 그런 후에 진격하여 사면을 협공하면 깨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송강이 말했다.

“아우의 말이 옳네. 다만 자네와 함께 가서 도와줄 사람이 없는 것이 걱정이네.”

송강은 즉시 이응으로 하여금 공명·공량·시은·두흥을 데리고 강음·태창·곤산·상숙·가정 등으로 가서 수군을 도와 바닷가의 고을을 수복하는 한편, 동위·동맹을 이쪽으로 보내 이준을 돕게 하라고 하였다.

이응은 송강을 작별하고 네 명의 편장을 데리고 강음으로 갔다. 이틀이 지나지 않아 동위와 동맹이 돌아와 송선봉에게 인사했다. 송강은 두 사람을 위로하고, 이준을 따라 배를 타고 남쪽의 소식을 정탐하고 오라고 하였다.

이준은 동위·동맹과 함께 일엽편주(一葉扁舟)를 타고, 두 명의 수군에게 노를 젓게 하여 의흥의 작은 나루를 돌아 태호로 들어갔다. 태호는 과연 넓은 호수로 하늘과 물이 맞닿아 온통 푸른 물결이었다. 이준을 비롯한 다섯 명이 태호를 지나 오강으로 나아가자, 멀리 4~50척의 어선들이 보였다. 이준이 말했다.


“물고기 사러 온 척하면서 저기 가서 한 번 알아보세.”

배를 저어 어선에 다가가서, 이준이 물었다.

“이보시오! 큰 잉어 있소?”

어부가 말했다.

“큰 잉어가 필요하면 우리 집으로 따라오시오.”

이준은 배를 저어 어부의 배를 따라갔다. 오래지 않아 한곳에 당도하였는데, 낙타 허리처럼 구불구불한 버드나무가 둥글게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20여 채의 집이 있었다. 어부는 나루에 배를 묶고서, 이준·동위·동맹을 인도하여 한 장원으로 갔다. 장원에 한 발짝 들어서자마자 어부가 기침을 했다. 그러자 양쪽에서 7~8명의 덩치 큰 사내들이 뛰쳐나와 갈고리로 세 사람을 붙잡아 장원 안으로 끌고 가, 다짜고짜 말뚝에 묶어 버렸다.

이준이 눈을 뜨고 보니, 대청에 네 명의 사내가 앉아 있었다. 우두머리는 수염이 붉고 머리털이 누런데, 푸른 명주 적삼을 입고 있었다. 두 번째는 비쩍 마르고 큰 키에 수염이 짧았으며, 소매가 짙푸른 무명 적삼을 입고 있었다. 세 번째는 얼굴이 검고 수염이 길었으며, 네 번째는 광대뼈가 나오고 얼굴이 넓었으며 구레나룻을 길렀는데, 둘 다 푸른 적삼을 입고 있었다. 머리에는 모두 검은 전립을 쓰고 있었고, 곁에는 무기가 벽에 기대 있었다. 우두머리가 이준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디서 온 놈들이냐? 이 태호에는 뭐 하러 왔느냐?”

이준이 대답했다.

“저희는 양주 사람으로 물고기를 사러 온 상인입니다.”

광대뼈가 나온 네 번째가 말했다.

“형님! 물어볼 것도 없소. 딱 보니 첩자가 분명합니다. 저놈들 심장을 꺼내 술안주나 합시다.”

이준은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내가 심양강에서 여러 해 동안 장사를 했었고 또 양산박에서 오랫동안 두령 노릇을 해왔는데, 오늘 여기서 내 목숨이 끝장날 줄은 생각지 못했구나! 이제 끝났구나! 끝났어!”

이준은 탄식하면서 동위·동맹에게 말했다.

“오늘 나 때문에 두 아우도 귀신이 되어 함께 가게 생겼구먼!”

동위·동맹이 말했다.

“형님은 그런 말씀 마시오. 우리야 죽으면 그만이지만, 형님의 큰 이름이 매몰될까 염려됩니다.”

세 사람은 서로 바라보면 가슴을 펴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네 사내가 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서 서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저 우두머리는 필시 예사 인물이 아닌 것 같네.”

우두머리가 다시 물었다.

“너희 셋은 진짜 누구냐? 성명이나 밝혀라.”

이준이 대답했다.

“죽이려면 죽여라! 우리 이름은 죽더라도 말할 수 없다. 공연히 호걸들의 비웃음만 살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