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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이다-25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8.06|조회수98 목록 댓글 0

 

 

 

 

 

이것이 사랑이다-25

31.

 

인천공항 출입구를 막 나오면서 지선경은 코 속으로 들어오는 서울의 냄새를 큰 호흡을 하며 마셨다. 맑고 신선하지는 안았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씨드니에 있었잖은가. 그러나 서울의 공기는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안도감을 느끼게 하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그 동안 불안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영어에서의 해방일 것이다. 지선경은 뒤 따라 오는 천지수에게 크게 외쳤다.

 

“한국.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녀는 오른 손을 내 밀었다. 천지수는 그 손을 잡고 흔들었다.

 

“뜨거운 환영에 눈물이 나도록 감사합니다.”

그는 악수를 한 채 지선경을 얼싸 안았다.

 

“여보! 이건 아니잖아요. 사람들이 보는데…”

“그런 당신은 왜 안겨서 안 떨어져?”

“여보! 천지수. 정말 헤어지기 싫어요. 이대로 그냥 멈추고 싶어요.”

그 사이 지선경은 그 큰 눈에 눈물이 그렁 그렁한 채 천지수를 올려다 보며 신음같이 속삭였다.

 

“지선경~ 그리 오래 헤어져 있지는않을거야. 잠깐일꺼야. 서울에서는 내가 알려 준 그 전화번호를그대로 사용할거야. 그러니 그 사이에 언제든 전화해. 알았지?”

“예. 알았어요.”

“왜 목소리가 그렇게 기어 들어가. 힘차게 말해봐. 어서!”

천지수가 지선경의 뺨을 두 손바닥으로 감싸며 힘주어 말했다.

 

“예! 알았습니다. 천지수님! 충성!”

“좋았어. 푹 쉬어.”

“ㅎㅎㅎ 여보~ 헤어지면서도 우린 이렇게 해야되요?”

“선경아. 이 세상에서 하나 밖에 둘도없는 내 사랑. 지선경! 당신 곁에는 언제나 내가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마. 잠시 우린 영혼의 휴식을 가지는거야.”

“애게~ 영혼휴식. 그렇다면 같이 휴식을 취해야 되잖아요?”

“응. 맞아. 같이 취해야 하는 것이 맞아. 그렇지만, 지금은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새로운 반가움과 기쁨을 위한 것이라 하자.응.”

“예. 알았어요.”

천지수는 지선경을 꼭 안고 가볍게 입술에 키스했다.

 

“아~ 여보! 내 사랑, 천지수. 너무행복해요. 이 순간도 행복한데, 우리는 못 느끼는 행복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아니야. 당신은 무엇이 행복인지. 그것을 바로 알고 찾아서 느끼는 능력이 있는거야.”

“천지수. 어서 속히 전화할 수 있는상황이 되어 제게 전화해 주세요. 저는 당신으로 부터의 전화만 기다릴게요.”

“그래. 당신은 잠시 동안이지만, 사랑의 기다림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인지 그것을 아는 시간이 되길바란다. 나는 당신을 위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모두를 하고 있을거다. 그리고 당신, 목에는 언제나 초령검을 걸고 있어야 해. 알았지? 사랑한다 지선경!”

“네. 그럴게요. 당신과 함께하고 있다 생각할게요. 사랑해요. 당신을 기다릴게요.”

천지수는 공항택시와 협정을 한 후 지선경을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고 다시 소리쳤다.

 

“사랑한다. 지선경! 내 사랑. 잠시후 만나자~”

그는 지선경의 흔드는 손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 보고 서 있었다. 검정택시가 커브를 돌아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그는 횡단보도를 건너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지선경은 앞으로 해야 할 복잡 다양한 문학생활에 대한 일들을 생각하며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공항택시를 내렸다. 굳이 현관 앞까지 갈 정도로 바쁘지 않았으며 경비실에 있을 경비 근무자에게 공항택시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밝은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경쾌하게 걸었다. 짐이라야 등에 맨 여행용 빽팩과 호주에서 산 코팅되지 않은 황토색 내츄럴 칼라 세철백 그리고 한국에서 가지고간 화장용품과 여성 필수품들이 잡다하게 들어 있는 작은 손가방과 천지수를 주려고 호주 공항면세점에서 산 담배와 디몬박사가 사준 양털 베스트(vest)를 담은 콴타스 항공이 퍼플칼라로 표면에 인쇄된 푸른색 종이 쇼핑빽이 다 였다. 그녀가 15동 앞 주차장으로 들어서자 그녀를 가로질러 검정색 소나타가 천천히 지나가며 운전을 하고 있는 썬그라스의 남자가 힐끔 쳐다 보았다. 썬팅을 하였지만 반 팔 면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가 자동으로 열리는 차창 밖으로 왼손을 내 밀어 위로 올리며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모아 '오케이' 라는 싸인을 보냈다. 그녀는 그저 주차하려고 지나가는 호감을 보이는 이웃 남자일거라 생각하며 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녀의 뒷 편 주차된 벤 뒤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그 싸인을 받자 곧 피던 담배를 땅에 버리고 구둣발로 비벼껏다. 그녀는 헐렁한 청색 면 바지를 입었다. 청바지는 아니었다. 상의는 골퍼용얇은 흰 점퍼와 속에는 흰색 브래지어만 하였다. 보통 아줌마에서 한참 벗어난 늘씬한 몸매였으나 비교적 긴 얼굴은 날카로웠다. 그녀는 들고있던 휴대폰의 버턴을 눌렀다.

 

"준비되었어?"

"시작해!"

그녀는 지선경이 열려져 있는 한쪽 문을 통해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 에리베이터 앞에 서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아저씨! 경비 아저씨! 어서 나와 도와줘요.어서요!"

심장을 찢듯한 날카로운 비명이었다. 지선경은 에리베이터가 열렸으나 놀라서 타지 못하고 주춤하였다. 에리베이터와 그녀가 쓰러져 있는 곳까지는 불과 5미터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출입구의 닫혀진 다른 한쪽문 뒤의 계단에 얼굴과 가슴이 바닥으로 향한 채 쪼그리고 쓰러져 있어서 지선경은 자세히 볼 수가 없었다. 겨우 쓰러져 있는 여자의 다리부분만 볼 수 있었다.

 

지선경은 에리베이터를 탈까 아니면 가서 볼까 잠깐 망설였다. 경비실에 앉아 있던 경비원이 놀라 밖으로 나와 그 여자에게 다가가자 곧 열려진 문으로 곤색 경비원 근무복을 입고 같은 색의 경비원 모자를 쓴 남자가 경비실로 들어 가는 것을 보고는 에리베이터를 탓다. 그 남자는 책상에 앉자 곧 책상위의 컴퓨터를 조작하였다. 지선경이 5층 15호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는 신속하게 자판을 두드렸다. 화면은 정상대로 되었다. 경비원은 등을 돌린채 쓰러진 여자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는 경비실을 나와 우측 벽 끝에 난 문을 열고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지선경은 혼자 사는 그녀의 빈집에 들어와서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지 못한 채 등에 맨 빽팩과 세철백을 테이블위에 놓고는 곧 쇼핑빽이 없는 것을 알았다. 난감하였다. 택시에서 내려서는 분명 손에 들었는데 지금 거실에 없는 것은 아마도 여자의 비명소리에 놀라 주춤하며 에리베이터 앞에 두었을 것이다. 경비 아저씨가 곧 전화해 줄 것이다 생각하며 점퍼와 반바지를 벗었다. 그녀는 쇼핑빽을 택시에는 두지 않았음을 확신하였다. 그녀는 브레지어와 팬티만 입은 채 거실에 서서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였다. 그때 현관 좌측 신발장위에 올려 둔 쇼핑빽이 보였다. ‘어휴~’하며 한숨을 쉬었다. 놀라서 정신이 잠깐 흐려졌는가 보다 생각하며 안도하는데 현관벨이 울렸다.

 

"방금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 오셨지요."

지선경이 실내 모니터로 들여다 보며 경찰이 와서 벨을 누르며 말하는 것을 지켜봤다. 틀림없는 경찰벳지가 붙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네. 맞는데요."

“입구에서 여성의 비명을 들었습니까?”

“네. 들었어요.”

"그 여자분이 고발을 했습니다. 당신이 밀어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고 하였습니다. 고발장을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좀 들어가도 될까요?"

지선경은 망설였다. 그러나 감히 공권력 앞에서 어찌할건가. 그 순간에는 경찰 신분증을 보자고 할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용기도 없었다. 그녀는 벗었던 점퍼와 반바지를 급히 입고는 마지 못해서 안에서만 열수있는 열쇠의 보턴을 눌렀다. 찰칵 소리가 나며 잠김장치가 풀어졌다. 곧 이어 손잡이가 돌아가며 문은 밖으로 열리고 그 경찰은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오른 손으로 문 손잡이를 잡고 안으로 당겼다. 문은 다시 찰칵 소리를 내며 닫혔다. 지선경은 더욱 놀랐다. 그는 신발을 신은 채 거실로 들어서며 모자를 벗어 던졌다. 모자는 거실 바닥에 바로 떨어졌다. 지선경은 그 떨어진 모자를 무심코 보았다. 짙은 곤색의 경찰모자였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고 거실에 들어 서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등에 매었던 등산용 빽팩을 벗어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빽팩에 밀려 잠시 샤워를 하려고 벗어 테이블위에 올려 두었던 초령검이 쇼파위에 떨어졌다. 경찰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놀랐지? 당신 생각같이 경찰이 아니야. 지금부터 내가 묻는대로 솔직히 대답하고 내가 요구하는 것들을 즉각 이행하도록 하여야 만수무강에 지장 없을 것이다. 당신 남편이 장이규이고 3년 전에 죽었다. 맞지?”

지선경은 트라우마 상태에 빠지고 있었다. 절정의 공포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당신은 누구세요?”

그녀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이 년이!”

그 말과 동시에 그의 오른손이 허공을 가르며 지선경의 뺨을 쳤다. 왼쪽 뺨에 강한 충격과 입안이 터지는 아픔을 느끼며 지선경은 쇼파위로 쓸어졌다.

그는 테이블 위의 빽팩에서 랩탑 컴퓨터를 꺼냈다. 그리고 부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성능 컴퓨터였다.

 

그는 빽팩에서 등산용 나이프를 꺼냈다. 날을 포함한 전체 길이는 족히 30센티는 되었다. 그는 그 나이프의 날을 쇼파에 쓰러진 채 흐느끼고 있는 지선경의 뺨에 대었다.

 

“당신이 말하지 않아도 정확한 정보를 내가 가지고 있다. 다만, 당신은 지금 확인하고 지시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면 더 이상 폭력은 사용않겠다. 당신의 안전은 당신 하기 나름이다. 자. 이제 테이블 앞 의자로 가서 앉아. 어서!”

 

지선경은 쇼파에 쓰러진 채 잠시 생각을 정리하였다.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데는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이렇게 혼란과 두려움속에 빠져 있어서는 사태를 더욱 악화만 시킬뿐이다 라는 생각을 하였고 좀 더 의연해지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였다. 그녀는 입가로 흐르는 피를 닦지 않고 일어나 테이블 앞의 의자에 그와 마주보며 앉았다. 그가 빽팩에서 꺼낸 랩탑 컴퓨터 앞에 섰다. 그리고 그는 화면을 지선경 앞으로 돌리며 밀어 놓고 지선경의 뒤로 와서 한손으로 그녀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의 오른 손에는 등산용 칼이 들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지선경의 점퍼를 뒤에서 벗겼다. 지선경은 이런 경우를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하였다. 지금 그녀가 당하고있었다. 두려움이 다시 몸을 떨리게 하고 소름끼치게 하였다. 움직일 수 없었다. 그는 나이프를 가볍게 지선경의 눈 앞에서 두번 돌리다 곧 아래로 힘껏 그었다. 브레지어가 갈라지며 탐스러운 두 가슴이 출렁이며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차거운 감촉과 동시에 조였던 압박감이 해소되며 폭발같은 수취심이 비명을 지르게 하였으나 입밖으로 내지 않았다. 참았다. 다시 목구멍으로 삼켜버렸다. 오히려 그 남자가 놀라 냉정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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