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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59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8.09|조회수53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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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제116회-1

장횡은 아우 장순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혼절했다가, 한참 후에 깨어났다. 송강이 장수들에게 말했다.

“이 사람을 장막 안에 데리고 가서 쉬도록 하게. 바다에서의 일은 다시 물어 보지.”

송강은 배선과 장경으로 하여금 여러 장수들의 공로를 기록하게 하였다.

아침이 되자, 장수들이 모두 모였다. 이준과 석수는 오치를 사로잡았고, 세 여장수는 장도원을 사로잡았다. 임충은 장팔사모로 냉공을 찔러 죽였고, 해진과 해보는 최욱을 죽였다. 달아난 자는 석보·등원각·왕적·조중·온극양 다섯 명이었다

송강은 방을 내붙여 백성을 안무하고, 삼군을 위로하였다. 오치와 장도원을 장초토에게 보내 참수하게 하였다. 식량 배를 바친 원평사는 부양현령으로 천거하였다.

장수들이 모두 성중에서 쉬고 있는데, 보고가 들어왔다.

“완소칠이 강에서 올라와 성으로 들어왔습니다.”

송강이 불러서 묻자, 완소칠이 말했다.

“저는 장횡·후건·단경주와 함께 수군을 거느리고 해변으로 가서 배를 구하여, 해염으로 가서 전당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역풍을 만나 바다로 밀려나가고 말았습니다. 급히 배를 되돌리려고 하다가, 큰 바람을 만나 배가 부서지고 모두 물속에 빠졌습니다. 후건과 단경주는 물에 익숙하지 않아 바닷물에 빠져 죽고, 수군들도 사방으로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헤엄을 쳐서 바다 어귀에 당도하여 자산문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다시 조수에 밀려 반번산까지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헤엄쳐서 돌아오다가, 장횡 형님이 오운산 아래 강에서 강안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는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젯밤 성중에서 불길이 치솟고 연주포가 터지는 것을 듣고, 필시 형님께서 항주성을 공격하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강을 따라와 강안으로 올라왔습니다. 장횡 형님도 강안으로 올라왔습니까?”


송강은 장횡의 일을 완소칠에게 얘기해주고, 두 형과 만나게 해주었다. 완가 삼형제는 다시 예전처럼 수군두령으로서 배를 거느리게 하였다. 송강은 수군두령들에게 명을 내려, 강에 있는 배들을 수습하여 목주로 진격할 준비를 하라고 하였다.

송강은 장순의 영험함을 생각하고, 용금문 밖 서호 가에 사당을 건립하여 이름을 ‘금화태보’라 하고 친히 제사를 지냈다. 후에 방랍을 토벌한 후 동경에 돌아가 송강이 조정에 장순의 일을 아뢰자, 칙명을 내려 장순을 금화장군에 봉하고 항주를 식읍으로 내렸다.

한편, 송강은 행궁에 머물면서 강을 건너온 이래 잃은 많은 장병들을 생각하며 슬픔에 잠겼다가, 정자사(淨慈寺)에 가서 7일 밤낮으로 수륙도량(水陸道場)을 지내 그들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방천정의 궁궐 내 모든 건축물을 파괴하고 금은보화와 비단 등은 장병들에게 상으로 나누어주었다. 항주 백성들은 평화가 도래하자, 연회를 열어 축하하였다.

송강은 오용과 목주를 수복할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 때는 이미 4월도 끝나갈 무렵이었는데, 홀연 보고가 들어왔다.

“부도독 유광세와 동경에서 온 사신이 항주에 당도하였습니다.”

송강은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북관문을 나가 영접하였다. 행궁으로 와서 사신이 칙서를 낭독하였다.

“……선봉사 송강 등이 방랍을 토벌하는 데에 누차 큰 공을 세웠으므로, 어주 35병과 비단옷 35벌을 정장들에게 상으로 내리고, 나머지 편장들에게도 상으로 비단을 지급하노라.”

조정에서는 공손승이 방랍 토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많은 두령들을 잃은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송강은 35명에게 내려온 비단옷과 어주를 보고 마음이 아파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다. 사신이 우는 까닭을 묻자, 송강이 장수들을 잃은 일을 얘기하였다. 사신이 말했다.

“그처럼 장수들을 잃었는데, 조정에서는 아직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동경으로 돌아가면, 반드시 천자께 아뢰겠습니다.”

송강은 연회를 열어 사신을 대접하였다. 유광세는 주석에 앉고, 장수들은 서열에 따라 자리에 앉아 어주를 마시며 성은에 감사하였다. 죽은 장수들 앞으로 내려온 비단옷과 어주는 남겨두었다가, 다음 날 신위를 세워놓고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냈다. 송강은 어주 한 병과 비단옷 한 벌을 따로 챙겨 장순의 사당으로 가서, 장순의 이름을 부르며 제사를 지냈다. 비단옷은 장순의 신상에 입히고, 나머지 물건은 모두 불태워 허공으로 날렸다. 사신은 며칠 뒤 경성으로 돌아갔다.

어느덧 세월은 빠르게 흘러 수십 일이 지났다. 장초토가 송선봉에게 문서를 보내, 빨리 진격하라고 재촉하였다. 송강은 오용·노준의와 상의하였다.

“여기서 목주를 가려면 강을 따라 곧장 적의 소굴로 가고, 흡주로 가려면 욱령관의 소로를 따라 가면 되네. 이제 여기서 병력을 나누어 진격해야 하는데, 아우는 어느 쪽으로 가겠는가?”

노준의가 말했다.

“장병을 파견하는 것은 형님의 엄명에 따를 뿐입니다. 어찌 감히 선택할 수 있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천명을 시험해 보기로 하지.”

두 부대로 나누고 제비를 만들어, 향을 피우고 기도한 다음 각각 제비를 뽑았다. 송강은 목주를 뽑고, 노준의는 흡주를 뽑았다. 송강이 말했다.

“방랍의 소굴은 청계현 방원동에 있네. 아우가 흡주를 취하면 군마를 주둔시키고, 문서를 보내 알려주게. 그러면 날짜를 약정하여 함께 청계현을 공격하세.”

노준의는 송공명에게 장병들을 알아서 배분하라고 청하였다. 선봉사 송강은 정편장 36명을 거느리고 목주와 오룡령을 취하기로 했다. 보군 두령은 29명으로 군사 오용과 관승·화영·진명·이응·대종·주동·이규·노지심·무송·해진·해보·여방·곽성·번서·마린·연순·송청·항충·이곤·왕영·호삼랑·능진·두흥·채복·채경·배선·장경·욱보사였다. 배를 거느리고 가는 수군두령 7명은 이준·완소이·완소오·완소칠·동맹·동위·맹강이었다.

부선봉 노준의는 정편장 28명을 거느리고 흡주와 욱령관을 취하는데, 군사 주무와 임충·호연작·사진·양웅·석수·단정규·위정국·손립·황신·구붕·두천·진달·양춘·이충·설영·추연·이립·이운·추윤·탕륭·석용·시천·정득손·손신·고대수·장청·손이랑이었다. 노선봉을 포함한 29명의 장수들은 3만 군병을 거느리고 날을 택하여 유도독과 송강을 작별하고, 항주를 떠나 산길로 임안현을 향해 나아갔다.

한편, 송강은 배와 군마를 정돈하고 장수들에게 임무를 배정한 다음, 날을 택하여 군기에 제사지내고 수륙으로 병진하였다. 이때 항주에는 전염병이 성행하여, 장횡·목홍·공명·주귀·양림·백승이 앓아누웠다. 목춘과 주부가 그들을 간호하느라, 항주에는 모두 8명이 남게 되었다. 나머지 송강을 포함한 37명의 장수는 목주를 취하러 갔는데, 강을 따라 부양현으로 나아갔다.


한편, 시진과 연청은 수주 취리정에서 송선봉을 작별하고 해염현으로 가서 해변에서 배를 탔다. 월주를 지나 제기현으로 가서, 다시 어포를 건너 목주 경계에 당도하였다. 관문을 지키는 장교가 가로막자, 시진이 말했다.

“나는 중원의 선비로서, 천문지리에 밝고 음양의 이치를 잘 알며 육갑풍운(六甲風雲)을 식별하고 삼광기색(三光氣色)을 판별하며 구류삼교(九流三教)에 통하지 않는 바가 없소. 강남을 바라보니 천자의 기운이 있어 이렇게 찾아왔는데, 무슨 까닭으로 현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오?”

장교는 시진의 말이 범속하지 않은 것을 보고, 성명을 물었다. 시진이 말했다.

“나는 가인이라 하오. 내 하인과 함께 이 나라에 투신하러 왔을 뿐, 다른 이유는 없소.”

장교는 시진을 붙잡아 두고, 사람을 목주로 보내 우승상 조사원, 참정 심수, 첨서 환일, 원수 담고에게 아뢰게 하였다. 목주에서 사람을 보내 시진을 데려갔다. 인사를 마친 다음, 시진은 그럴 듯한 말로 네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으며, 또 시진의 의표가 범속하지 않으므로 그들은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우승상 조사원은 크게 기뻐하면서, 첨서 환일로 하여금 시진을 청계현의 궁궐로 데려가게 하였다. 원래 목주와 흡주에는 방랍의 행궁이 있고, 육부 관원은 청계현 방원동에 있었다. 시진과 연청은 환일을 따라 청계현으로 가서, 먼저 좌승상 누민중을 만났다.

시진의 고담준론(高談峻論)과 달변을 듣고 누민중은 크게 기뻐하며, 시진을 상부에 머물게 하여 대접하였다. 누민중은 시진과 연청의 하는 말이 범속하지 않으며 글을 잘 알고 예의에 통달한 것을 보고, 아주 좋아하였다. 누민중은 원래 청계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이라, 문장을 다소 알기는 했지만 그리 높은 학식을 지닌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시진의 말에 크게 기뻐하였던 것이다.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 시진과 연청은 누민중을 따라 궁궐로 갔다. 방랍이 대전에 오르자, 시위와 비빈들 그리고 문무양반이 나열하였다. 좌승상 누민중이 출반하여 아뢰었다.

“중원은 공자(孔子)의 고향인데, 지금 중원에서 가인이라는 한 현명한 선비가 찾아왔습니다. 문무를 겸전하고 지혜와 용기를 아울러 갖추었으며, 천문지리에 밝고 육갑풍운을 식별하고 천지기색에 관통하였으며 삼교구류와 제자백가(諸子百家)에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강남에 천자의 기운이 있는 것을 보고, 폐하를 알현하고자 지금 조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랍이 말했다.

“현명한 선비가 왔다면, 들게 하라.”

시진이 어전 앞으로 나아와 절을 올리고 만세를 세 번 부른 다음, 주렴 앞에 대기하였다. 방랍은 시진의 의표가 범속하지 않으며 왕손의 기상이 있음을 보고 기뻐하는 기색이었다. 방랍이 물었다.

“선비가 말하기를, 천자의 기운이 있음을 보고 왔다고 했는데, 그곳이 어디요?”

시진이 아뢰었다.

“신 가인은 중원에 살면서,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고 혼자 학업을 닦아 왔습니다. 선현의 비결과 조사(祖師)의 학문을 전수받았는데, 근래에 밤에 천문을 관찰하였더니 제성(帝星)이 동오(東吳) 지방을 밝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천리를 멀다 않고 그 기운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강남에 와서 보니, 오색 천자의 기운이 목주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제 천자의 용안을 우러러 뵈오니, 용봉(龍鳳)을 끌어안으신 자태와 하늘의 해를 뚫는 의표를 지니고 계시니, 바로 그 기운에 상응하십니다. 신은 기쁨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시진은 말을 마치고 재배하였다. 방랍이 말했다.

“과인이 비록 동남방에 땅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근래에 송강이 침범하여 점차 다가오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겠소?”

시진이 아뢰었다.

“신이 듣건대, 옛말에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고, 어렵게 얻은 것은 어렵게 잃는다.’고 하였습니다. 폐하께서는 동남방에 기업을 세우신 이래로 땅을 마는 것 같은 기세로 진격하여 수많은 고을을 얻으셨습니다. 지금 비록 송강에게 몇 군데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머지않아 기운이 다시 폐하에게로 돌아올 것입니다. 강남뿐만 아니라 중원의 사직까지도 훗날 폐하께 속하게 될 것입니다.”

방랍은 그 말을 듣고 심중으로 크게 기뻐하면서, 비단 방석을 하사하여 앉게 하고 연회를 열어 대접하는 한편 중서시랑(中書侍郎)에 봉하였다. 이때부터 시진은 매일 방랍 옆에서 아첨하는 말로 총애를 얻었다. 보름이 지나지 않아, 방랍의 내외 관료들 중에서도 시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그 후로 방랍은 시진의 일 처리가 공평한 것을 보고 더욱 총애하게 되어, 좌승상 누민중을 중매인으로 삼아 금지공주(金芝公主)를 시집보내 부마로 삼고 주작도위(主爵都尉)에 봉하였다. 연청은 운벽(雲璧)으로 개명하여, 사람들은 모두 운봉위(雲奉尉)라고 불렀다.

시진은 공주와 결혼한 후로 궁전을 자유롭게 출입하면서 안팎의 일을 모두 자세히 알게 되었다. 방랍은 군사에 관한 일이 있으면 시진을 궁전으로 불러 의논하였다. 시진은 항상 이렇게 아뢰었다.

“폐하의 기색은 참으로 바르십니다. 지금은 비록 강성(罡星)의 침범을 받고 있지만, 반년 내로 평안해질 것입니다. 곧 송강의 수하에 장수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되고 강성이 빛을 잃게 되면, 폐하께서는 기업을 부흥하시고 중원의 땅을 점거하게 되실 겁니다.”

방랍이 말했다.

“과인의 수하에 있는 사랑하는 장수들이 모두 송강에게 죽음을 당했으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시진이 또 아뢰었다.

“신이 밤에 천문을 살펴보니, 폐하의 운수에는 장성(將星)이 비록 수십 개가 있지만 바른 기운이 아니어서 오래지 않아 반드시 없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십팔수(二十八宿)의 별이 폐하를 도와 기업을 부흥할 것입니다. 또 송강의 무리 가운데서 10여 명의 장수가 투항할 것입니다. 그들은 이십팔수에 속하는 자들로서 모두 폐하께서 강토를 확장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방랍은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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