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수호지 260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8.09|조회수46 목록 댓글 0

#연재소설
#수호지 260

  •  


수호지 제116회-2

한편, 송강은 대군을 거느리고 항주를 떠나 부양현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보광국사 등원각은 원수 석보와 왕적·조중·온극양과 함께 패잔병을 이끌고 부양현 관문을 지키고 있다가, 목주로 사람을 보내 구원을 요청하였다.

우승상 조사원은 지휘사 두 명으로 하여금 1만 군마를 이끌고 구원하러 가게 하였다. 정지휘사 백흠과 부지휘사 경덕은 모두 만부부당(萬夫不當)의 용맹을 지닌 자들이었다. 두 장수는 부양현에 당도하여 보광국사 등과 병력을 합쳐 산정을 점거하고 있었다.

한편, 송강의 대군은 칠리만(七里灣)에 당도하여, 수군이 마군에 앞장서서 전진하였다. 송군이 온 것을 보고 석보가 말에 올라 유성추를 지니고 벽풍도를 들고서 부양현 산정에서 내려왔다. 관승이 출전하려 하자, 여방이 소리쳤다.

“형님은 잠시 쉬고 계십시오. 제가 저놈과 몇 합 싸워 보겠습니다.”

송강이 문기 아래에서 보니, 여방이 화극을 들고 곧장 석보에게 달려들었다. 석보는 벽풍도를 휘두르며 대적하였다. 싸움이 50합에 이르자, 여방이 힘이 달리기 시작했다. 곽성이 그걸 보고 화극을 들고 달려 나가 석보를 협공하였다. 석보는 한 자루 칼로 두 화극에 맞서 싸우는데 조금도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세 장수가 한창 싸우고 있는데, 남군에서 보광국사가 급히 징을 울려 군사를 거두었다. 강 위에서 송군의 배들이 순풍을 타고 강변으로 오고 있는 것을 보고, 양쪽에서 협공 당할까 두려워 징을 울려 군사를 거둔 것이었다.

하지만 여방과 곽성은 석보를 놓아주지 않았다. 석보가 또 4~5합을 싸우고 있는데, 송군에서 주동이 쟁을 들고 달려 나와 또 협공하였다. 석보는 세 장수를 당해낼 수 없어 무기를 거두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때 송강이 채찍으로 가리키자 대군이 돌격하였다. 석보는 동려현 경계까지 후퇴하였다. 송군은 밤새도록 진격하여 백봉령을 넘어 하채하였다.

그날 밤 송강은 해진·해보·연순·왕왜호·일장청으로 하여금 1천 보군을 이끌고 동쪽 길로 가고, 이규·항충·이곤·번서·마린으로 하여금 1천 보군을 이끌고 서쪽 길로 가서 동려현의 적의 영채를 기습하게 하였다. 또 이준·삼완·동위·동맹·맹강으로 하여금 수로로 나아가 접응하게 하였다.

해진 등이 군병을 이끌고 동려현에 당도했을 때에는 이미 자정 무렵이었다. 보광국사는 석보와 군무를 의논하고 있다가 갑자기 포성을 듣고 급히 말에 올랐다. 세 길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송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보고, 적장들은 석보를 따라 도망치기 바빴다.

온극양은 조금 늦게 말에 올라 소로로 달아나다가, 왕왜호·일장청과 마주쳤다. 부부가 일제히 달려들어 온극양을 사로잡았다. 이규는 항충·이곤·번서·마린과 함께 동려현으로 쳐들어가 적병들을 죽이고 불을 질렀다. 송강은 보고를 받고, 군병을 재촉하여 영채를 뽑고 곧장 동려현으로 가서 군마를 주둔하였다. 왕왜호와 일장청이 온극양을 바치며 공을 청하였다. 송강은 온극양을 항주의 장초토에게 보내 참수하게 하였다.

다음 날, 송강은 병력을 점검하여 수륙으로 병진하여 오룡령 아래에 당도하였다. 오룡령만 넘으면 곧 목주였다. 그때 보광국사는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오룡령에 군마를 주둔하고 있었다. 오룡령 관문은 장강(長江)에 인접하여 산이 험준하고 물살이 급했으며, 관 위에는 방어 시설이 되어 있고 아래에는 전함이 배치되어 있었다.

송강의 군마는 오룡령 아래에 주둔하고 영채를 세웠다. 송강은 이규·항충·이곤으로 하여금 5백 방패수를 이끌고 가서 길을 정탐하게 하였다. 이규 등이 오룡령 아래에 당도하자, 위에서 뇌목과 포석이 쏟아져 내려 전진할 수가 없어 돌아와 송선봉에게 보고하였다.

송강은 다시 완소이·맹강·동맹·동위를 보내 전선 절반을 강변에 대기시키게 하였다. 완소이는 두 부장과 함께 1백 척의 전선에 1천 수군을 태우고, 깃발을 흔들고 북을 울리며 노래를 부르면서 오룡령으로 다가갔다.

원래 오룡령 아래에는 산에 의지한 방랍의 수채(水寨)가 있었고, 수채 안에는 5백 척의 전선과 5천 명의 수군이 있었다. 수채는 절강사룡(浙江四龍)이라 불리는 네 명의 수군총관이 지키고 있었다. 옥조룡(玉爪龍) 도총관 성귀, 금린룡(錦鱗龍) 부총관 적원, 충파룡(衝波龍) 좌부관 교정, 희주룡(戲珠龍) 우부관 사복이었다. 그 네 총관은 원래 전당강의 사공이었는데, 방랍에게 투신하여 삼품직(三品職)을 받은 자들이었다.

그날 완소이 등은 배를 타고 흐름을 따라 내려가 여울을 향해 갔다. 남군 수채 안의 네 총관은 이미 그걸 알고 불을 붙일 50척의 뗏목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 뗏목들은 큰 소나무와 삼나무를 엮은 것으로, 그 위에 건초를 쌓고 건초 안에는 유황과 염초 등의 인화물을 넣어 두었다.

완소이·맹강·동위·동맹은 여울을 향해 배를 저어가고 있었는데, 네 명의 수군총관이 위에서 그걸 보고서 붉은 신호 깃발을 꽂은 네 척의 쾌속선을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적선을 본 완소이는 수군들에게 화살을 쏘라고 명하였다. 그러자 네 척의 쾌속선은 방향을 돌려 위로 올라갔다. 완소이는 기세를 타고 추격하였다.

네 척의 쾌속선이 여울목에 닿자, 네 명의 총관은 강안으로 뛰어 올랐고 수군들도 모두 강안에 올라가 달아났다. 완소이는 여울 안의 수채에 배가 많은 것을 보고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완소이가 의심하여 망설이고 있는데, 오룡령 위에서 깃발이 흔들리면서 징소리와 북소리가 울리자 불붙은 뗏목들이 순풍을 타고 여울 아래로 내려왔다. 뗏목들 뒤에는 큰 배들이 따르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장창과 갈고리를 든 수군들이 타고서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동위와 동맹은 적의 기세가 큰 것을 보고, 배를 강안에 댄 다음 배를 버리고 산을 기어 올라가 길을 찾아 본채로 돌아갔다. 완소이와 맹강은 배 위에서 적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불붙은 뗏목이 밀려오자, 완소이는 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때 뗏목 뒤를 따라오던 적선에서 갈고리가 내려와 완소이를 걸었다. 완소이는 사로잡혀 욕을 당할 것이 두려워 허리에 차고 있던 요도를 뽑아 목을 찔러 죽었다.

맹강도 형세가 불리한 것을 보고 급히 물속에 뛰어들었는데, 그때 불붙은 뗏목에서 일제히 터진 화포가 투구에 맞아 머리가 으깨져 죽었다. 네 명의 수군총관이 배 위로 올라와 송군들을 마구 죽였다.


이준과 완소오·완소칠은 모두 뒤편 배에 있었는데, 앞의 배들이 형세가 불리한데다 적선들을 강을 따라 쳐들어오자 황급히 방향을 돌려 흐름을 따라 내려가 동려현으로 돌아갔다.

한편, 오룡령 위에서 자기편 수군총관들이 승전하는 것을 보고 있던 보광국사와 원수 석보는 기세를 타고 병력을 이끌고 아래로 쳐들어 내려왔다. 하지만 수심이 깊고 거리도 멀어 추격하지는 못하였다. 송군은 후퇴하여 동려현으로 돌아오고, 남군도 군사를 거두어 오룡령으로 돌아갔다.

송강은 동려현 영채에 머물면서, 또 완소이와 맹강을 잃고서 슬픔에 빠졌으며 침식(寢食)도 전폐하고 몽매(夢寐)에도 불안해 하였다. 오용과 여러 장수들이 위로하였으나 소용없었다. 완소칠과 완소오가 형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송강을 찾아와 위로하였다.

“저희 형이 국가의 대사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니, 양산박에서 이름도 없이 죽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선봉께서는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국가 대사를 처리하십시오. 저희 형제가 반드시 복수하겠습니다.”

송강은 그 말을 듣고 안색이 조금 돌아왔다.

다음 날, 송강은 다시 군마를 점검하여 진격하고자 했는데, 오용이 간했다.

“형님! 성급하면 안 됩니다. 다시 계책을 심사숙고하여 오룡령을 넘어도 늦지 않습니다.”

그때 해진과 해보가 말했다.

“저희 형제는 원래 사냥꾼 출신이라, 산을 기어오르고 고개를 넘는 것에 익숙합니다. 저희 형제가 이곳 사냥꾼으로 변장하고 산을 기어 올라가 불을 지르면, 적병은 크게 놀라 필시 관을 버리고 달아날 것입니다.”

오용이 말했다.

“그 계책이 비록 좋기는 하나, 산이 험준하여 나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네. 만약 발을 헛디디기라도 한다면, 목숨을 보존하기가 어려울 것이네.”

해진과 해보가 말했다.

“저희 형제는 등주 감옥에서 나와 양산박으로 올라간 이래로 형님의 은덕을 입었습니다. 수년 동안 호걸 노릇도 해 왔고, 또 국가로부터 벼슬을 받아 비단옷을 입기도 했습니다. 오늘 조정을 위하여 분골쇄신(粉骨碎身)하고 형님의 은덕에 보답할 수 있다면, 무엇이 아깝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아우들은 그런 흉한 소리 하지 말게. 다만 빨리 큰 공을 세워 경성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게. 그러면 조정에서도 우리를 얕보지 못할 걸세. 자네들은 다만 진심갈력(盡心竭力)하여 국가를 위해 일하면 되네.”

해진과 해보는 호피로 된 옷을 입고 허리에 칼을 차고 강차를 들었다. 두 사람은 송강을 작별하고, 소로로 오룡령을 향해 떠났다. 그때는 저녁 8시경이었는데, 도중에 매복해 있던 적군 둘을 만나 죽이고 오룡령 아래에 당도했을 때에는 밤 10시경이 되었다. 그때 오룡령 위의 영채에서 시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대로로 가지 못하고 칡덩굴을 붙잡고 한 걸음씩 기어 올라갔다.

그날 밤은 달이 밝아 대낮처럼 환했다. 두 사람이 중간쯤 올라가서 오룡령 위를 올려다보니, 등불이 깜빡이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이 관문 근처에까지 올라가 엎드려 있으려니, 위에서 새벽 2시를 알리는 북소리가 들렸다. 해진이 해보에게 가만히 속삭였다.

“밤이 짧아서 곧 날이 밝을 것 같다. 빨리 올라가야겠다.”

두 사람은 다시 칡덩굴을 붙잡고 산을 기어 올라갔다. 암벽이 구불구불한 곳을 기어 올라가 험준한 절벽에 다다랐다. 두 사람은 손발을 쉬지 않고 기어 올라가느라, 강차를 등 뒤에 묶고 있었는데 강차가 칡덩굴에 부딪혀 소리를 냈다. 그 바람에 고개 위에 있던 적병들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해진이 절벽을 오르고 있을 때, 위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받아라!”

그러면서 갈고리가 내려와 해진의 상투를 걸었다. 해진이 급히 허리에 찬 칼을 빼들었을 때, 또 다른 갈고리가 내려와 다리를 걸었다. 해진은 당황하여 칼로 갈고리를 잘랐다. 해진은 허공에서 떨어졌다. 가련하게도 반평생을 호걸로 살아온 해진은 백 길이 넘는 절벽에서 추락하여 비명에 죽고 말았다. 절벽 아래에는 늑대 이빨 같은 바위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어, 해진의 몸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해보는 형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급히 아래로 내려가려 했는데, 위에서 크고 작은 돌들과 화살이 칡덩굴 사이로 쏟아졌다. 가련하게도 해보 역시 오룡령 아래 칡덩굴 속에서 형과 함께 죽고 말았다.

날이 밝자, 오룡령 위에서 적병들이 내려와 해진과 해보의 시신을 고개 위로 끌고 올라가, 그냥 썩게 내버려 두었다. 정탐병이 그 사실을 알아내어 해진과 해보가 오룡령에서 죽었음을 송선봉에게 알렸다. 송강은 또 해진과 해보를 잃었음을 알고 통곡하다가 몇 번이나 혼절하였다.

송강은 관승과 화영을 불러, 병력을 점검하여 오룡령 관문을 공격하여 네 형제의 원수를 갚으라고 하였다. 오용이 간했다.

“형님! 서두르지 마십시오. 이미 죽은 사람은 모두 천명입니다. 관문을 취하려면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신기한 묘책으로 관문을 취하고서 장병들을 내보내야 합니다.”


송강이 노하여 말했다.

“수족 같은 우리 형제 셋 중에 하나를 잃을 줄이야 누가 생각했겠나? 게다가 적병들이 우리 형제의 시신을 고개 위에 그냥 썩게 내버려 둔 것을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 오늘 밤 반드시 병력을 이끌고 가서 시신을 찾아와, 관을 마련하여 장례를 지내야겠네.”

오용이 말리며 말했다.

“적병이 시신을 내버려 놓은 것도 계책입니다. 형님은 서두르지 마십시오.”

하지만 송강은 오용의 말을 듣지 않고, 즉시 3천 정병을 점검하여 관승·화영·여방·곽성과 함께 밤중에 진격하였다. 오룡령에 당도했을 때에는, 이미 밤 10시경이 되어 있었다. 소교가 보고하였다.

“앞에 내버려진 시신 두 구가 있는데, 아마 해진·해보의 시신 같습니다.”

송강이 친히 말을 달려가 보니, 두 그루 나무 사이에 장대에 끼워 놓은 두 구의 시신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나무껍질을 벗겨 낸 곳에 두 줄의 큰 글씨가 쓰여 있는데, 달빛이 어두워 읽을 수가 없었다. 송강이 등불을 켜게 하여 비추어 보니, ‘송강도 조만간 이곳에 매달릴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송강은 그걸 보고 크게 노하여, 나무에 걸려 있는 시신을 끌어내리게 하였다. 그때 사방에서 횃불이 밝혀지고 북소리와 징소리가 어지럽게 울리면서 수많은 군마가 포위하였다. 그리고 고개 위에서는 화살이 어지럽게 쏟아져 내렸다. 강변에서는 배 안에서 적의 수군들이 내려와 쳐들어오고 있었다.

송강이 그걸 보고 ‘아이고!’ 소리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급히 후퇴하려고 할 때, 석보가 나타나 길을 가로막고 위에서는 등원각이 쳐들어왔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