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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이다-34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8.13|조회수66 목록 댓글 0

 

 

 

 

 

 

 

 

이것이 사랑이다-34

41.

 

박성호 살인반 반장은 강력부의 지원을 받아 장이규 살인 혐의로 조철구와 장이규 살인교사 혐의로 박소연을 검거하여 본서로 돌아가 강력부 살인반으로 들어서며 놀랐다. 경찰에 입문한지 어연 15년이 지났는데 그것도 강력부 살인반 사무실 안에서 이렇게 놀라고 감격스러운 일은 처음 당하였다. 여형사 6명을 포함한 15명 전원이 도열해서 앞으로 손 바닥을 내 밀고 있었다. 저 손들을 피하는 방법은 단 하나. 살인반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그는 살인반 고참 형사이다. 그는 조병찬 경감과 마지막 악수를 하고 감격에 가슴이 벅차 한참이나 자기 책상에 두 팔을 짚고 가슴을 진정시켜야했다. 3년 이상을 미제 사건같이 가슴 한 곳에 흐르지 못한 물로 남아 괴롭혀 온 사건이었다. 경찰청 내부의 가치적 영향은 차후에 알려질 것이고 개인적으로 그에게 이 사건은 물을 막은 장애를 치우느냐 못치우느냐에 달렸었는데 이제 천지수의 도움으로 그 장애를 치웠다. 물론 또 새로운 장애가 생길 것이지만 지금의 경험은그 때 또 하나의 값진 내공이 되어 장애를 제거하게 될 것이다.

 

"경감님. 이번이 사건 해결은 거의 천지수 덕입니다. 큰 신세를 졌습니다."

"알고 있으면 됐네. 나도신세를 지고 있네. 우리 세계는 그렇게 지고 갚고 하는 것이야."

박 반장은 장이규의 미망인에게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42.

 

"선생님. 어머니가 좀 이상해요. 담당 간호원에 의하면 충격을 받고 놀라서 다시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나길 반복하는 트라우마 중증을 보이고 있데요. 지금 선생님을 찾고 있어요."

간단하게 병원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병원이 환자용으로 만든 정원을 지나 작은 언덕에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천지수를 발견하고 쫏아 올라와 서영이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하였다. 상기된 모습은달려 왔기 때문일 것이다. 천지수는 걱정되었다. 왜 갑자기 무엇에 충격을 받았을까. 조철구가 떠 올랐다. 그 놈을 죽이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한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천지수. 기다리고있었습니다."

3층 에리베이터에서 나와 서영이와 급히 병실로 향하는 천지수를 박성호 반장이 부르며 막았다. 천지수는 우측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오전 8시가 조금 넘었다. 그는 출근 전에 먼저 이곳을 들른 것이다. 천지수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아. 박 반장님. 이런 아침부터 어쩐 일로?"

"미제사건을 해결하였고 범인을 검거하였기에 반가운 소식을 장이규 미망인에게 먼저 알려드리고 천지수를 만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려고 왔습니다."

"그러면, 그분을 만났습니까?"

놀라서 천지수가 박 반장을 보며 말했다.

 

"예. 1시간 전에 도착하니 깨어서 맑은 정신이기에 말씀드렸습니다. 고맙다고 인사도 받았습니다.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그는 강력범죄자들을 잡는데는 유명한 형사이지 다양한 관계의 고리가 연결된 삶에서도 유능하지는 않았다. 트라우마 환자에게 그게 어떻게 기쁜 소식일 수가 있겠는가. 그와 헤어져 병실에 들어서니 서영이는 지선경의 손을 가슴에 묻고 울고 있었다. 지선경은 잠자듯 눈을 감고 있었다. 그 감고있는 눈에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천지수는 서영이 옆에 앉아 지선경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천지수는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짐작일 뿐이었다. 그녀의 죽음보다 더한 수치와 배반에 대한 고통을. 지선경이기에 그 아픔은 엄청날 것이었다.

 

"선경아~ 이제 그만 버려. 안고 있을수록 그 고통은 더 심해. 어서 다 버리고 새로운 지선경으로 태어나길 바란다. 사랑하는 지선경. 내가 당신 옆에 있잖아. 당신이 설사 죽더라도 내가 다시 살릴 것이다. 제발. 제발 날 위해서라도 다 버리고 당신으로 돌아와. 전혀 당신같지 않아. 지선경. 난 어떻게 하라는거냐? 제발 다시 당신으로 돌아와. 응. 선경아. 내 영혼의 아내여."

몸은 따뜻하였으나 그녀는 아무말도 없었다. 잠자듯한 모습은 참으로 천사같았다. 그녀의 얼굴은 평화였다. 성난표범도 이 얼굴 모습 앞에서는 증오에 의한 살생 기운이 순한 평화로 동화될 것이다. 그녀는 숨쉬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앉아 있는 천지수에게는 형체없는 지독한 고통이었다.대신 할 수만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할 것이었다. 그는 하염없이 쏫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않고 그대로 두었다. 흘러 내리고 내린 눈물값으로 지선경의 고통을 살 수 있다면 덤으로 가슴속 눈물샘까지다 지불해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은 사랑을 넘어 운명이라도 다 받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선생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요."

동산의 나무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며 눈 앞 한 곳에 무의식적 촛점을 두고 멍하게 있는 천지수 곁에 장서영 박사가 조심스럽게 앉으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것은 서영 스스로에게 말한 것이다.

 

"담당의사 선생님께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어요. 현대의학의 한계가 원망스러워요. 저 자신도 원망스럽고 어머니를 따라가고 싶어요."

그럴 것이다. 명색이 생명공학 박사 아닌가. 어머니쯤은 살려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선경에게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 크디 큰 충격이 한꺼번에 왔다. 그 여린 가슴으로는 견뎌낼 수가 없었을것이다. 그렇다면, 자.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하늘은 끝없이 맑고 푸르렀다. 점심시간이 되려면 1시간 이상 더 기다려야 했다. 천지수. 그는 눈물젖은 얼굴을 들어 하늘을 보며 외쳤다. ‘이대로 내 영혼의 아내 천지수를 혼자 보낼 수는 없습니다. 나와 바꿀 수 없다면 함께 가겠습니다. 이것은 잘못되었습니다. 나를 함께 불러주십시요. 내 영혼을 함께 가게 해 주십시요.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제가 그 의도를 받겠습니다. 내가 함께 가겠습니다. 절대 지선경을 혼자 가도록 하지 않겠습니다. 만나겠습니다. 내 영혼을 찾겠습니다.’ 그는 고개를 바로하여 서영을 보았다. 그의 얼굴과 마주한 서영은 그의 눈에서 빛이 나는 것을 보았다. 맑고 밝은 여름날 아래 생명공학 박사인 장서영은 천지수의 눈이 반짝이듯 빛이 나는 것을 보았다. ‘이것은 생명공학 안에 있는 것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였다.

 

“서영아. 우리 떠날 준비를 하자. 지선경을, 어머니를 혼자가게 둘 수는 없다. 이것은 잘못된 운명이다. 나는 느끼고 있다. 지금부터 나를 믿고 따라야 해. 서영아.”

서영은 어떤 힘이 그녀의 생각을 지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힘에 항거한다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들었다. 불가항력적인 힘. 그 힘에 스스로의 생각을 넣을 수가 없었다. 그 힘에 넣을 그 무엇도없었다. 과학 밖의 초자연적 힘이 전도되는 상황을 받아 들여야 하는 중압감을 받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것에서 벗어날 수도 없었다.

 

“예. 알겠어요. 저는 무엇을 하면 되어요?”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를 지키고 있어라. 나는 잠시 집에가서 준비를 해서 오겠다. 잠시 후 다시 만나자.”

그가 떠나자 서영은 무의식같은 심정으로 병실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그대로였다. 그녀는 어머니의 왼손을 잡았다. 따뜻하였다. 늘 소녀같이 맑고 밝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어머니가 이렇게 되어 있다는 것이 서영은 아직 믿기지 않았다. 금방 눈을 뜨고 ‘서영아’ 하고 부를 것 같았다. 담당의사들과 간호원들은 오지 않았다. 포기한 것 같았다. 그것이 서영이를 더욱 슬퍼게 만들었다. 그는 어머니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고 말았다. 서영은 누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병실 입구를 보았다.

 

 

 

 

 

43.

 

천지수. 그가 빽팩을 메고 병실에 들어선 것은 거의 오후 2시가 되었을 때다. 그는 청색 면 점퍼와 회색 면 바지를 입고 밑창이 고무이고 엎퍼가 가죽으로 된 하이탑 신발을 신고 있었으며, 왼손에는 검정색 여행용 롤빽을 들었다. 그는 빈의자 옆에 롤빽을 놓고 그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서영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지선경을 닮은, 이쁘고 아름다운 서영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한참 후 입을 열었다. (이것이 사랑이다-1 에서 다시 연결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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