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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랑이다-36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8.14|조회수73 목록 댓글 0

 

 

 

 

 

 

 

 

이것이 사랑이다-36

"이제 얼마 쯤 가면 돼요?"

"약 1시간 정도.”

서영은 갑자기 머리가 아펏다. ‘뭐라고? 울루불루 추장! 이건 미신아니야? 이상한 추장에게 어머니를 살려 달라 할 것인가?’ 온갖 새로운 의문이 다시 솟아났다. 놀라 멍하니 다가왔다 사라지는 빛바랜 페이프먼트를 바라보고 있는 서영의 헷갈리는 의문을 풀려는 듯 천지수가 앞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울루불루 추장은 어머니와 함께 만난 적이 있다. 이렇게 다시 만나야 할 줄은 몰랐지만, 그 분에 대해서는 나도 아는 것이 없어. 인도의 싱할라마에게서 그는 3천년 전의 영혼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쩠든 지금 그를 만나 가부에카당카로 가서 쏘울나들목으로 가야 해. 그의 인도없이는 쉽게 찾을 수가 없어. 지금 어머니를 쏘울나들목에 모셔 가는 것은 어떤 종교의식이나 주술적 의미가 아니다. 실제 상황이다.”

“선생님은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겪어 본 것 같이 잘 아세요?”

“멋진 질문이다. 나도 알아서 이러는것이 아니다. 나도 몰라.”

서영이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 목숨가지고 장난하거나 실험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천지수를 보았다.

 

“서영아~. 사람이 살면서 사람 각자의 운명에 따라 다양한 길로 방법으로 삶을 산다. 그러나 각자는 그것이 어떤 룰에 의하여 각본같이 움직인다는것을 몰라. 때로는 그런 것을 잠깐 발견하거나 체험에 의하여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이내 또 다른 너울에 의하여 잊곤한다. 그러면서 40살 50살이되면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많은 직접경험이나 간접경험들을 하게된다. 개개인의 내공에따라 그 얻어진 경험들을 스스로 재생산하여 5개의 경험을 50개이상으로 실체험화하여 준비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한 그 내공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능력까지 내공의 수준을 끌어 올린 사람도 있다.”

“선생님이세요.”

서영이 흥미진진하게 들으며 어머니를 잠시 잊고 천지수의 말에 동화되어서 맞힌듯 기쁘게 말하였다.

 

“그렇게 확언할 수는 없지만, 그 수준에 가려고 현재도 노력하고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면서 믿는 것은 인간의 삶과 죽음의 중간에 영혼이 있으며, 그 영혼의 세계를 절대의 믿음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믿음으로 지선경을 영혼세계로 부터 다시 찾아 오려한다. 절대적인 사랑과 절대적인 영혼의 믿음으로 들어가려한다.”

“선생님. 그것이 가능한가요?”

“가능한가 안한가는 이미 나에게서 떠났다. 그런 물음은 인간들이 하는 것이다.”

서영은 묘한 최면적 기운이 온 몸에 감도는 것을 느꼈다. 이게 최면술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전 어떻게 해서 선생님을 도울수가 있어요?”

“내 생각이 있지만, 더 확실한 것은 울루불루 추장을 만난 후 말 할 수 있다.”

 

 

 

45.

 

뒤로 마른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던 리무진은 에메데우스강을 건너고 있었다. 멀리 앞 쪽에 플라잉 소울 (날아 다니는 영혼)족의 마을이 보였다. 리무진이 마을 중간 공터에 다달았을 때 힌 옷을입은 신선같은 사람이 나무 테이블 뒤에 서 있었다. 울루불루 추장이었다. 그는 다시 와 있었다. 씨드니에서 헤어졌지만 그는 이곳에 와 있었던것이다.

 

길은 우측으로 반원형이었고 그 반원을 따라 길 우측에는 꼬갈모양의 천막과 플랫과 혼합형 주거물들이 앞에 포치와 적당한 넓이의 정원을 가지고 늘어 서 있었다. 그 길 왼쪽은 군데 군데 유칼립스가 그늘을 만들고 있는 잔디 좋은 공원이었다. 그 공원 입구에 그는 서 있었다. 천지수는 리무진을 며칠 전에 브로엄을 세웠던 곳에 주차하였다. 울루불루 추장의 거처가 가까웠다. 그는 달리듯 하여 가서 울루불루 추장 건너편 테이블쪽에 섯다.

 

"후회는 하지 않겠지요?"

"믿음 이외에는 마음과 생각 속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선경의 상태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않오. 서둘러야 할 것이오. 여기서 준비할 것이 있다면 쟈스에게 말하시오."

"알겠습니다. 저희가 올줄 이미 알고 계셨습니까?"

"처음 만났을 때 알았오."

"어디까지 함께 할 것입니까?"

"당신이 떠나는 순간을 지켜보겠오"

"안심이 됩니다."

"같이 온 분은 누구 입니까?"

"지선경의 딸인 장서영입니다. 그녀가 우리를 지킬 것입니다."

"천지수. 당신이 선택했다면 그렇게 하십시요. 곧 와이칸 (와투칸과는 다르다. 뷰와슈계 신의 사자들이다)4명이 지선경을 잡을거요. 그 때까지 준비하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천지수는 이미 어머니의 상태를 체크한 후 리무진에서 내려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서영이에게로 갔다. 서영은 울지 않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천지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확신을 하고 있지만 또 확신하고 싶어 그의 모습 전부를 세밀히 보고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서영의 내공으로 천지수에 대한 불신을 조금도 발견하지 못했다. 걸어며 팔 흔드는 모양이나 걷는 발의 위치나 모양들에서도 못 찾았다. 어머니가 영혼을 다 바쳐 사랑하는 사람인데 하는 편견도 떨쳐버렸다. 남자로 보이지 않도록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머리속에 담아 두었다. 언제든지 필요할때는 스스로라도 튀어 나오도록.

 

“서영아.”

“예.”

서영이 천지수의 눈을 보며 대답했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지만, 서영은 천지수와 대화를 할 때는 그의 눈을 보게되었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라는 것은 기본 아닌가. 그러나 서영은 그런 보편적인 생각 위에 있었다.

 

“저기 보이는 ‘웡부아카’라고 싸인이 붙은 곳으로 들어가면 쟈스(쟈스꿀루 와이카바 오디와까=와이카바 족장 와이프)를 만날 수 있다. 준비해 둔 것을 달라고 하면 줄 것이다. 받아서 너가 가지고 쏘울나들목 안까지 가져가야 한다.”

“무엇을 가져가야 하는지 물어봐도 돼요?”

“하얀 면 원피스 4벌과 음식물을 준비해 줄거다.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는 다시 말하겠다.”

그의 대답에서 더 묻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했다. 군더더기 말이 없었다. 사적인 정이 담긴 말을 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일부러 그렇게 골라서 말하는지는 몰라도 그의 말이 대체로 간단 심플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만나게 됩니까?"

"이쪽에서는 다시 만나지 않습니다."

울루불루 추장의 진행은 그냥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옆에서 걷고 있는 천지수는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더위때문이라 생각들지 않았다. 자신의 믿음에 대한 어느 한 곳의 리킹(leaking=새는것)때문이라 생각했기에 그 곳을 막고자 스스로 애쓰는 신체적 표현이었다.

 

"추장님!"

천지수가 힘주어 바로 옆에서 나아가고 있는 추장을 보며 불렀다.

 

"말하시오."

그는 옆을 돌아보지 않았다.

 

"짐작하는 것과 같이 저의 결행은 지선경, 저 여인을 다시 살리고자 하는 것이며 저의 모든 것들은 그것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하여는 추호의 의심이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는 않습니다. 물론 내가 체험한 인간세계와 당신이 체험한 인간세계와의 다른 점은 엄청남니다. 또한 당신은 상황에 빠질수록 스스로 진화 발전하는 능력이 있으며 그 속도가 빠릅니다. 때로는 나도 당신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나도 특별한 개체이지만 지금 당신은 한계를 짐작 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이 시대의 특별한 개체입니다. 무엇보다 당신의 미래를 예상하고 현재를 적시 적소에 맞도록 창조하는 순수한 영혼은 당신의 깊은 내공을 기초로 할 것입니다. 그 내공의 다양함과 펼침의 정의적 순수는 신마져 움직일 것입니다. 그러나 들어가서의 그 모든 것들은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명심하시요. 전혀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당신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들어가기 전에 연못에서 몸을 씻고 지선경의 몸도 씻어 주십시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명심하겠습니다."

 

그는 진행을 멈췄다. 그리고 천지수가 한 발자국 가까이 오기를 바랐다. 천지수는 그렇게 한 발자국 가까이 갔다.

 

“그리고 하나 더. 들어가시면, 절대 영혼안식처(The abode of departed Souls 육체를떠난 영혼의 안식처)에는 가지 마시오. 물론 가라고 해도 안 가시겠지만.”

“감사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영혼불멸(The immortality ofthe soul)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그것을 믿습니까?”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었다. 금방 대답하기에는 내공을 너무 많이 운행해야 하는 질문이었다. 그것을 믿기에 지선경을 다시 데리고 오려는 것이 아닌가. 그 믿음이 없거나 약하다면 평범 그 이상이 될 수가 없다. 그는 차오르는 숨을 조절한 후 말했다. 그도 옆을 보지 않았다.

 

"추호의 의심이 없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죽은 지선경의 영혼을 다시 찾아 옵니다. 오직, 일념입니다."

울루불루 추장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천지수도 하늘을 보았다. 두 영혼이 보는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울루불루 추장은 왼쪽 주머니에서 아마 껍질을 손으로 직조해서 만든 작은 주머니를 꺼내 천지수에게 주었다. 천지수는 받아서 매어진 끈을 풀어서 손을 넣어 내용물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마른 풀잎 가루였다. 세밀하게 갈아진 것이 아니고 손톱만큼 크기 정도로 부셔져 있었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손톱보다 작은 검은 비늘같은 것들이 있었다. 약간은 비릿하다 생각했지만 기분을 좋게하는 냄새가 난 것 같았는데 이내 마른 갈잎 냄새가 났다.

 

"이것은 와투시라고 합니다. 인간이 죽어 영혼은 영혼세계로 가지만, 몸이 썩어 분해되어 영혼세계의 재생창고로 가는 것을 거부하는 역활을 합니다. 그 역활은, 몸이 썩거나 변하지 않게 합니다. 웅덩이진 돌 안에 이것을 넣고 불을 피워 쏘울나들목을 연기로 가득하게 하여야합니다. 몸이 죽는 것을 방지합니다. 3일입니다. 인간들의 시간으로 3일입니다.”

등에 업고 있는 지선경의 무게가 더욱 가볍게 느껴졌다. 멀고 힘든 길이지만 업고 가야했다. 가능한한 흔들리지 않게 하고 있느라 힘은 더 들텐데도 그는 그렇게 했다. 그는 와투시 가루를 손에 조금 담아 지선경의 머리에 뿌렸다.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러고 싶었다.

 

“영혼속에서 인간들의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울루불루 추장이 뒤를 보며 서영을 불렀다. 말이 불렀다이지 눈과 눈이 마주쳤을 뿐이다. 그런데, 서영은 빠른 걸음으로 울루불루 추장과 천지수 사이로 와서 보조를 맞추었다. 서영이가 보조를 맞춘 것이 아니라 울루불루 추장과 천지수가 서영이의 보폭에 맞추었다. 서영은 천지수를 보고 울루불루 추장을 보았다.

 

“저에게 하실 말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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