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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 270. 마지막회

작성자미션|작성시간23.08.14|조회수150 목록 댓글 5

#연재소설
#수호지 연재. 270. 마지막회


수호지 제120회-2 (마지막 회)

한편, 송강은 이규와 작별한 후 오용과 화영을 생각했지만, 만날 수는 없었다. 그날 밤 독이 퍼져 죽음에 임하자 송강은 친하게 따르던 사람들에게 부탁했다.

“내가 말한 대로, 내 영구는 남문 밖 요아와 옆 높은 곳에 묻어 주게. 자네들의 은덕에 반드시 보답할 테니, 내 부탁을 꼭 들어 주게.”


말을 마치자 세상을 떠났다. 송강의 하인들은 관을 준비하고 빈소를 차렸다. 초주의 관리들은 송강의 부탁을 어기지 않고 영구를 요아와 옆에 모셨다. 며칠 후 이규의 영구도 윤주로부터 와서 송강의 묘 옆에 장례 지냈다.

한편, 송청은 집에서 병환을 앓고 있었는데, 송강이 초주에서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들었다. 운성현에서 앓고 있던 송청은 갈 수가 없어서 식구를 보내 제사를 올리고 분묘를 돌보게 하였다.

한편, 오용은 무승군의 승선사로 부임한 후 항상 마음이 우울하여 늘 송강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이 황홀해져 잠자리가 불안하였는데, 꿈속에 송강과 이규가 나타나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군사! 우리는 충의를 지켜 하늘을 대신에 도를 행하면서 한 번도 천자를 저버린 적이 없었는데, 이제 조정에서는 독주를 내려 무고한 우리를 죽였소. 우리는 초주 남문 밖 요아와 곁에 묻혔으니, 군사는 옛날의 정을 생각해서 우리 분묘에 한 번 와 주시오.”

오용은 자세히 물으려다가 문득 깨어나 보니, 남가일몽이었다. 오용은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앉아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꿈을 꾸고 나니 잠자리와 음식 먹기가 더욱 불안하였다. 다음 날, 오용은 행장을 수습하여 아무도 데려가지 않고 혼자 초주로 갔다. 과연 송강은 세상을 떠났는데, 그곳 사람들은 탄식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오용은 제물을 마련하여 남문 밖의 요아와로 가서 분묘를 찾아가, 송강과 이규의 묘 앞에서 제사를 올렸다. 오용은 묘를 손바닥으로 치면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형님의 혼이 깨어 있다면 살펴주시오. 오용은 시골의 한낱 글방 선생으로, 처음에는 조개 형님을 따르다가 후에 형님을 만나 목숨을 구하고 영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수십 년이 모두 형님의 은덕입니다. 그런데 이제 형님은 국가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제 꿈에 나타나셨습니다. 저는 형님께 보답할 길이 없어 구천에서 형님을 만나고자 합니다.”

말을 마치자 오용은 통곡하였다. 막 목을 매려고 하는데, 화영이 배에서 내려 묘 앞으로 달려오다가 오용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 깜짝 놀랐다. 오용이 물었다.

“아우는 응천부에 있으면서 어떻게 형님이 돌아가신 줄을 알았는가?”

화영이 말했다.

“저는 형제들과 헤어져 부임한 이후 형제들과의 정을 생각하면서 하루도 심신이 편안한 날이 없었습니다. 어젯밤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 송공명 형님과 이규가 나타나서 저를 붙잡고 하는 말이, 조정에서 내린 독주를 마시고 죽어 지금 초주 남문 밖 요아와 곁에 묻혀 있으니 옛 정을 버리지 않았다면 묘에 한 번 와주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을 내던지고 밤을 새워 달려온 것입니다.”

오용이 말했다.

“나도 아우와 같은 이상한 꿈을 꾸고 이리로 왔는데, 마침 아우가 잘 왔네. 나는 송공명 형님의 은의를 저버릴 수 없고 또 그 정을 보답할 길이 없어, 여기서 목을 매고 죽어 혼백이나마 형님과 함께 하려 하네. 내 죽은 후는 아우에게 부탁하네.”

“군사께서 그런 마음이시라면, 아우도 따라가 송공명 형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내가 죽으면 아우가 나를 여기에 묻어 주기를 바랐는데, 자네도 어찌 함께 죽으려 하는가?”

“저도 송공명 형님의 인의를 저버릴 수 없고 그 은덕을 잊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양산박에 있을 때 이미 큰 죄인이었는데 다행히 죽지 않고, 천자의 사면과 초안을 받아 남북을 토벌하면서 공을 세우고 천하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정에서 이미 의심하기 시작했다면 필시 사소한 잘못까지도 찾아내게 될 것입니다. 만약 간신들의 모략에 걸려 죽음을 당하게 되면, 그때는 후회해도 소용없을 것입니다. 지금 형님을 따라 황천으로 함께 가게 되면, 깨끗한 이름을 세상에 남기고 시신도 무덤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아우는 내 말을 들어 보게. 나는 홀몸으로 가족이 없으니, 죽어도 무방하네. 하지만 자네는 어린 자식과 젊은 아내가 있지 않은가? 그들은 누구에게 의지한단 말인가?”

“그 일은 무방합니다. 모아놓은 재물이 있어 먹고살기에 족하고, 처가에도 돌봐줄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바탕 크게 통곡하고서, 나무에 나란히 목을 매고 죽었다. 배에 있던 사람들이 아무리 기다려도 화영이 오지 않자, 묘 앞으로 가 보니 오용과 화영은 이미 목을 매고 죽어 있었다. 급히 응천부에 보고하고 관을 마련하여 송강의 묘 옆에 장례 지냈다. 초주 백성들은 송강의 인덕과 충의에 감동하여 사당을 세우고 사시로 제사를 올렸는데, 기도를 드리면 감응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한편, 도군황제는 송강에게 어주를 하사한 후에 의심이 들었지만 송강의 소식을 알 수 없어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고구와 양전이 매일 허황된 말로 황제를 현혹시키고 어진 이들의 길을 막고 충량한 사람들을 모해하고 있었다.

어느 날 황제는 내궁에서 한가롭게 거닐다가 문득 이사사가 생각나서, 어린 내시 둘을 데리고 지하도를 통해 이사사의 후원으로 가서 방울 달린 줄을 당겼다.


이사사가 황망히 달려 나와 황제를 영접하여 안방으로 모시고 갔다. 황제는 앞뒤 문을 모두 닫게 하였다. 이사사가 화사하게 차려입고 앞에 대령하자, 황제가 말했다.

“과인이 근래 몸이 좋지 않아 신의 안도전에게 치료를 받느라, 수십일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더니 더 보고 싶었다. 오늘 이렇게 보니 짐이 참으로 기쁘구나!”

이사사가 아뢰었다.

“폐하께서 이처럼 사랑해 주시니,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사사는 술과 안주를 차려놓고 황제와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겼다. 황제는 술을 몇 잔 마신 후 심신이 피곤했는데, 홀연 등불이 깜빡이더니 방안에 한 줄기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누런 적삼을 입은 사람이 눈앞에 서 있었다. 황제가 깜짝 놀라 물었다.

“넌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누런 적삼을 입은 사람이 아뢰었다.

“신은 양산박 송강의 부하인 신행태보 대종입니다.”

“넌 무슨 일로 왔느냐?”

“신의 형 송강이 근처에 있으니, 폐하께서는 함께 가시지요.”

“과인에게 어디로 가자는 말이냐?”

“경치가 맑고 수려한 곳이 있으니, 폐하께서는 놀러 가시지요.”

황제는 일어나서 대종을 따라 뒤뜰로 나갔다. 뒤뜰에는 말이 준비되어 있어, 황제는 말을 타고 갔는데 사방은 구름과 안개가 끼어 있는 것 같고 비바람 소리 같은 것이 들리더니 어느덧 한곳에 당도하였다.

황제가 대종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냐? 왜 과인을 이리로 데려왔느냐?”

대종이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곳으로 가시면 알게 되실 겁니다.”

황제는 말을 몰아 산을 올라갔다. 세 개의 관문을 지나가자, 백 사람이 땅에 엎드려 있는데 모두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장수들이었다. 황제가 깜짝 놀라 물었다.

“경들은 누군가?”

맨 앞에 황금 갑옷을 입고 황금 투구를 쓴 자가 아뢰었다.

“신은 양산박의 송강입니다.”

“과인이 경을 초주의 안무사로 보냈는데, 어째서 여기 있는가?”

“폐하께서는 충의당으로 오르셔서 신들의 억울한 죽음을 들어 주십시오.”

황제가 충의당으로 올라가 좌정하고 보니, 당 아래에 많은 사람들이 희부연 안개 속에 엎드려 있었다. 황제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송강이 계단 아래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황제가 물었다.

“경은 왜 눈물을 흘리고 있는가?”

송강이 아뢰었다.

“신들이 비록 천병에 항거한 적은 있었지만, 평소 충의를 품고서 추호도 다른 마음을 지닌 적이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칙명을 내려 초안하신 후, 요나라를 물리치고 세 역적을 평정하면서 수족 같은 형제들을 열에 여덟을 잃었습니다. 신이 폐하의 명을 받고 초주에 부임한 이래, 군사들과 백성들이 모두 편안하게 잘 살고 있음은 하늘과 땅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신에게 독주를 내리셔서, 신은 그걸 마시고 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죽고 나면 이규가 원한을 품고 다른 마음을 일으킬까 두려워, 신이 이규를 윤주에서 불러 제가 독주를 먹여 죽였습니다. 오용과 화영은 역시 충의를 지키기 위해 신의 무덤 옆에서 목을 매어 죽었습니다.

신들 네 명은 초주 남문 밖의 요아와 옆에 함께 묻혀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가련히 여겨 사당을 세워 주었습니다. 신들의 음귀(陰魂)가 흩어지지 않고 이곳에 모여 저희들의 충심을 아뢰는 것이니, 폐하께서는 살펴 주시옵소서.”

황제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라며 말했다.

“과인이 친히 사신을 보내면서 어주를 봉했는데, 누가 독주로 바꾸어 경에게 내렸단 말인가?”

송강이 아뢰었다.

“폐하께서 사신을 심문해 보시면, 간악한 자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황제는 관문과 영채가 웅장한 것을 보고 물었다.

“여기는 어디며, 경들은 어째서 이곳에 모였는가?”

송강이 아뢰었다.

“이곳은 신들이 예전에 모였던 양산박입니다.”

“경들은 이미 죽었는데, 어떻게 다시 이곳에 모이게 되었는가?”

“대제(大帝)께서 신들의 충의를 가련히 여기시어 칙명을 내려 저희들을 양산박 토지신으로 봉하셨습니다. 저희들의 충심을 하소연하고자 대종을 보내 폐하를 이곳으로 모셔오게 한 것입니다.”

“경들은 어째서 궁궐로 와서 과인에게 말하지 않았는가?”

“신들은 저승의 혼백이온데, 어찌 감히 궁궐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지금 폐하께서 궁궐을 나오셨기 때문에 이곳으로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과인이 살펴봐도 되겠는가?”

송강은 재배하였다. 황제는 충의당을 내려와 고개를 돌려 당상의 편액을 보았다. 편액에는 ‘충의당’이라는 세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내려왔다. 홀연 송강의 등 뒤에서 이규가 손에 쌍도끼를 들고 나오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황제! 황제! 네가 네 놈의 간신들 말을 듣고서, 우리 목숨을 빼앗았지! 오늘 잘 만났다. 복수를 해야겠다!”

흑선풍이 도끼를 휘두르며 황제에게 달려들었다.

황제가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남가일몽이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는데, 눈을 뜨고 보니 등불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사사는 아직 잠들지 않고 있었다. 황제가 물었다.

“과인이 어디 갔다 왔느냐?”

이사사가 아뢰었다.

“폐하께서는 베개를 베고 누워 계셨습니다.”

황제는 꿈속에 겪었던 신기한 일을 이사사에게 자세히 얘기했다. 이사사가 아뢰었다.

“사람으로서 정직한 자는 반드시 신이 된다고 합니다. 송강이 이미 죽어서 폐하의 꿈속에 신령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겠습니까?”

“과인이 내일 반드시 이 일을 알아봐야겠다. 만약 정말로 송강이 죽었다면, 사당을 세워주고 열후(烈侯)에 봉해야겠다.”

“그렇게 하시면, 폐하께서 공신의 덕을 저버리지 않음을 드러내시는 겁니다.”

황제는 탄식하여 마지않았다.

다음 날, 황제는 성지를 내려 대신들을 편전으로 모이게 하였다. 하지만 채경·동관·고구·양전 등은 황제가 송강의 일을 물어볼까 두려워 이미 궁을 나간 후였다. 다만 숙태위 등 몇 명의 대신들만 나와 있었다. 황제가 숙원경에게 물었다.

“경은 초주 안무사 송강의 소식을 알고 있소?”

숙태위가 아뢰었다.

“신은 송안무사의 소식은 알지 못하지만, 어젯밤에 기이한 꿈을 꾸었습니다.”

“경의 꿈 얘기를 과인에게 해 보시오.”

“신의 꿈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송강이 나타났는데, 폐하께서 독주를 내려 그걸 마시고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초주 사람들이 그의 충의를 가련히 여겨 초주 남문 밖 요아와에 장례 지내고 사당을 세워 사시로 제사를 올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황제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로군. 짐의 꿈과 똑같소.”

황제는 숙원경에게 분부하였다.

“경은 심복을 초주로 보내 사실을 알아오게 하여 나에게 바로 보고하시오.”

숙태위가 말했다.

“알았습니다.”

숙태위는 집으로 돌아가 심복을 초주로 보내 송강의 소식을 알아오게 하였다.

다음 날, 황제는 문덕전에서 고구와 양전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

“경들은 근래에 초주의 송강 소식을 알고 있소?”

두 사람은 감히 사실대로 아뢸 수가 없어 모른다고 대답했다. 황제는 의심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편, 숙태위의 심복은 초주에 가서 사실을 알아와 숙태위에게 보고하였다.

“송강은 황제께서 하사한 어주를 마시고 죽었으며, 초주 사람들이 그 충의에 감동하여 요아와 곁의 높은 산 위에 장례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오용·화영·이규도 함께 그곳에 묻혔습니다. 백성들이 가련히 여겨 묘 앞에 사당을 세우고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기도를 올리며 영험이 있다고 합니다.”

숙태위를 듣고 나서 급히 심복을 데리고 대궐로 가서 천자에게 자세히 얘기했다. 황제는 그 말을 듣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다음 날 조회 때 천자는 크게 노하여 백관 앞에서 고구와 양전을 꾸짖었다.

“나라는 망치는 간신들이 과인의 천하를 무너뜨리는구나!”

두 사람은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찧으며 사죄하였다. 채경과 동관이 앞으로 나서 아뢰었다.

“사람의 생사는 모두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성원에 공문이 오지 않아 감히 아뢰지 못했는데, 어젯밤에 비로소 초주에서 공문이 와 아뢰려고 하던 참입니다.……”

네 간신들이 온갖 말로 변명을 해대는 바람에 황제는 벌을 내리지 않았다. 황제는 고구와 양전을 쫓아내고, 어주를 가지고 갔던 사신을 잡아오라고 명하였으나 그들은 벌써 돌아오던 도중에 죽음을 당하고 없었다.

다음 날, 숙태위는 편전에 들어 황제에게 다시 송강의 충의에 대해 아뢰었다. 황제는 송강의 아우 송청에게 송강의 관작을 잇도록 하라고 명하였다. 하지만 송청은 풍질에 걸려 관작을 받을 수가 없어 표문을 올려 사양하며 다만 운성현의 농민이 되기를 원하였다. 황제는 그 효성에 감동하여 돈 10만 관과 전답 3천 무(畝)를 하사하였으며, 자손은 조정에서 등용하도록 하였다. 후에 송청의 아들 송안평은 과거에 급제하여 관작이 비서학사(秘書學士)에 이르렀다.

또 황제는 숙태위의 주청에 따라 친히 성지를 써서 송강을 충렬의제영응후(忠烈義濟靈應侯)에 봉하고 양산박에 사당을 짓고 송강을 비롯하여 전쟁에서 전사한 장수들의 신상을 세우게 하였다. 그리고 친필로 ‘정충지묘(靖忠之廟)’라고 쓴 편액을 내렸다.


훗날 송공명은 누차 영험을 나타내어, 백성들이 사시로 제사를 끊이지 않고 올렸다. 그리고 양산박에 가서 비를 빌면 비가 내리고 바람을 빌면 바람이 불었다. 초주의 요아와에서도 영험을 나타내어, 그곳 인민들은 대전(大殿)을 건립하고 회랑을 두 개 더 만들었으며 천자께 주청하여 편액을 내리게 하였다. 정전(正殿)에는 36명 정장들의 신상을 세우고, 양쪽 회랑에는 72명 편장들의 신상을 세웠다.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만민이 예를 올렸다.

훗날 사관들이 양산박 영웅들을 애도하여 두 수의 시를 지었다.


행적이 묻혔다고 하늘을 원망하지 마라.

한신과 팽월도 가련하게 멸족 당했도다.

 일심으로 보국하다 꺾인 그날까지

백 번을 싸워 요나라를 물리치고 방랍을 사로잡았네.



 천강성과 지살성은 이제 모두 죽었는데

간신과 역적의 무리는 아직도 살아있구나.

 독주를 마시고 황천에 묻힐 줄 이미 알았더라면

범려처럼 배 타고 멀리 떠날 것을.



살아서는 진수성찬을 먹고 죽어서는 열후에 봉해졌으니

남아 평생의 뜻은 이미 보상받았네.

굳센 말은 산 위에서 울고 달빛은 밝은데

원숭이 휘파람 소리에 가을 저녁 구름이 짙게 끼네.



정말 있었던 일인지 출처를 따지지 않고

충량(忠良)들의 얘기를 즐겁게 엮어 보네.

  요아와 묻힌 이름은 천고에 전해지니

떨어지는 꽃잎과 새 우는 소리에  변방은 쓸쓸하기만 하구나.


* 수호지 연재를 마칩니다.

 

###  내일부터는  '기생 소백주' 를 연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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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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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솔바람소리 | 작성시간 23.08.14 수고많으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미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8.14 감사합니다 ~!
  • 작성자제이서 | 작성시간 23.08.14 미션 님,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 긴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하여 힘들텐데도 꾸준히 올려주신 선생님의 희생적 노력에 감사합니다. 참 대단하십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일하다 마지막 편을 보고 로그인하였습니다. 추천까지 합니다. 이 밤도 간강하고 평안한 시간되십시오~
  • 작성자제이서 | 작성시간 23.08.14 밖에서 휴대폰으로는 추천을 할 수가 없군요. 퇴근 후 집에서 컴퓨터로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 작성자유송 | 작성시간 23.08.19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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