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것이 사랑이다-65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3.09.04|조회수56 목록 댓글 0

 

 

 

 

 

 

 

 

이것이 사랑이다-65

그 때 천지수는 지선경을 마주보게 하여 가슴으로 당겨 꼭 안았다. 나우스 신의 움직임이 강하게 느껴왔기 때문이다. 둘은 곧 이마와 입술과 가슴과 하복부까지 전부가 합쳐져 하나가 되었다. 그러자 초령검이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고 초령은 검을 검집에서 꺼내 듦과 동시에 움직여 어머니와 아버지 앞에 섰다. 그러자 나우스 신의 우렁찬 소리가 주변을 흔들었다.

 

"너희들은 내 손안에 있을 것이닷!"

그 생각의 소리와 함께 우초 신인 나우스의 손에서 빨간 물방울 모양의 형체가 튀어나오며 그들을 덮치려고 하였다. 그것을 예측한 천초령이 동시에 초령검을 그 튀어 나오는 물방울을 향하여 던졌다.

 

"가라. 초령검아! 가서 어머니 아버지를 구하여라!"

초령검은 그 뜻을 알아듣고 반가워 춤추듯 자지러지며 몸체를 흔들면서 비장한 비명을 쏫아내었다.

 

"끼아아악!"

초령검이 품어내는 절규는 잔인하였다. 주변의 기운을 모조리 흔들고 있었다. 뼈를 깍아 내는듯한 처절한 비명의 울부짓음은 듣는 개체나 신들의 정신을 혼란하게 하였다. 그러면서 그 내면의 힘은 온화하면서 듣는 모두에게 동정을 받을 애절함이 깃들어 있었다. 다시 ‘끼아악, 끼아아악!’ 하는 비명과 함께 천초령의 손을 벗어난 초령검은 자지러질듯한 비명을 계속 지르며 돌진해 오는 물방울의 중간을 꽤뚫었다. 그 순간 빨간 물방울 형체는 풍선 터지듯 바람 빠지듯 피시식하며 사라졌다. 초령검은 나우스 신 2미터 앞 쯤에서 반원을 그린 후 쏜살같이 날아와 천초령의 목에 걸린 칼집에 꼿혔다.

그 시간은 인간의 눈으로는 불과 눈깜짝할 사이였다. 아우초 신을 비롯한 모든 신들이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나우스 신이 놀란 표정의 얼굴로 둘이 한 몸이 되어있는 천지수와 지선경을 보았다. 그리고 다시 천초령에게 눈을돌렸다.

 

"존경하는 엘하임계의 우초 신 나우스 신님이시여. 저희를 이쁘게 느끼시어 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아량에 엘하임계의 신격 헤로스의 지도자 천초령이 두 손 모아 감사드립니다."

멋지다. 영어로 하면, 엑슬런트하고 판타스틱이다. 초령의 그 한마디가 상황을 역전시켰다. 나우스 신의 형체가 비틀거렸다.

나우스 신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천초령의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에 위안을 받는 듯 하였다. 신격의 추락을 도모하지는 않은 천초령 신격의 포용력에 오히려 감탄하였다.

 

 

 

 

 

 

 

74.

 

서영은 온 몸에 힘이 다 빠져 나감을 느꼈다. 이러다 자기도 이곳에서 함께 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였다. 서영은 이를 악 물었다. 만약의 경우도 이제는 생각해 두어야 했다. 한국에서 여기까지. 그리고 다시 한국까지 를 증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여차하면 아랫마을의 쟈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다. 씨드니의 척 변호사에게도 연락하여야 할 것이다. 이 밤이 고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체력을 소모하였음을 스스로 느꼈다. 서영은 밤을 마지막으로 푸른 하늘과 반짝이는 별들과 함께 새워야 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였다. 먼지도 없는 반석을 원피스 소매로 잘 닦았다. 서영은 주변을 둘러보고 후들거리는 다리에 마지막이듯 힘을 주어 반석위에 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실 물과 남은 져키(소고기를 얇게 썰어 간을한후 훈제하여 말린 것)를 옆에 두고 두 팔을 무릅에 올리고 두 손바닥을 얼굴에 대고 엄지로 두 눈사이 미간을 힘껏 호흡에 맞춰 세번을 눌렀다. 머리가 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얼굴을 들고 기척도 없이 누워있는 두 시신을 바라보다가 깜짝 놀랐다. 흰 면자락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같았다. 마지막에는 소리를 치고 난 후 얼굴의 면 수건을 벗겨두라는 말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서영은 자기의 실수에 자지러질듯 놀라 후다닥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가서 타올을 걷어내고 면자락을 얼굴 아래목 부근이 드러나도록 목 아래로 조심스럽게 제쳐 놓았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봤을 때 좋았다. 서영은 크게 한숨 같은 심호흡을 하였다. 그제서야 피곤과 함께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눈이 감겼다. 자면 안된다고 혼자 소리내어 말했다.

 

바다위에 커다란 나뭇잎을 타고 누워있었다. 바람없는 바다는 고요하였다. 떠있는 나뭇잎은 쿳션이 좋았다. 기분은 맑고 상쾌하였다. 누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천지수가 전복을 한손에 들고 한손은 어머니의 가슴에 둘러 떠 받친채 헤엄쳐 오고 있었다. 서영이 돌아앉기도 전에 어머니와 천지수는 나뭇잎에 올라왔다. 그래. 이제 자도 되겠구나 생각하며 부드러운 물결쿳션에 몸을 눞혔다. 참 포근하고 부드럽다는 생각을 하였다.

 

"어머니. 천지수. 저는 이제 잘께요. 너무 피곤해요. 안녕. 어머니. 천지수 아저씨."

 

 

 

 

 

 

75.

 

"대단하였습니다. 검이 물방울 감싸기를 깨고 더 진전하지 않은 배려에 감사합니다. 영휘가 담긴 검의 위력이 대단함을 다시 보고 느꼈습니다. 좋은 날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나우스 신은 되돌아 온 초령검을 손에 쥐고있는 천초령이와 그녀 옆에 이제는 두손을 잡고 서있는 지선경과 천지수에게 생각을 보내고 뒷쪽 상부의 곳을 향하여 머리를 조금 끄득이고는 상을 거두었다. 나우스 신이 상을 거두자 위급한 상황은 가라앉았으며 모든 신들은 뷰와슈계 신들의 생각을 듣길 바라고 있었다.

 

"천지수와 지선경. 두 영혼에게 제의하겠오."

모든 존재하는 것들과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있게하고 없게하는 뷰와슈계 아우초 신들의 신꼭대기 신인 슈바샤 신님께서생각을 조용히 보내기 시작하였다. 그 생각은 힘의 여울이되어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은 모든 것들에게 울려 퍼졌다. 지선경과 천지수는 마침내 심판의 때가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선경은 천지수의 잡은 손을 더욱 힘주어 꼭 잡았다. 초령이 두 영혼의 곁에 가까이와서 섰다.

 

"천지수 영혼은 다시 건너 보내겠오. 그리고 지선경 영혼은 헤라스 행성에서 지도자이며 우초 신인 천초령과 함께 존재하도록 하시오."

간단하였다. 또한, 천초령에게 신격을 주신 신들의 신꼭대기 신인 슈바샤 신님께서 우초 신인 천초령과 함께 존재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신들의 세계에서 이러한 일은 처음이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우초 신들은 영휘에 대하여 더 이상 관심이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이미 초령검이 천초령 우초신에게 주어졌기에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 천지수는 초조하였다. 영혼이 신들의 세계에서 존재한다는 것은 불멸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선경은 초령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선경과 초령이를 느끼자 눈물이 두 뺨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입술을 꽉 다물며 참았다. 더 이상 바라서도 안된다는 것을 천지수는 느꼈다. 지선경의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리고 남은 한손으로는 초령이의 손을 찾아 잡았다. 남는 자와 떠나야 할 자가 이제 정해진 것이다. 착잡하였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혹 다시 나쁜 쪽으로 번복되지나 않을까해서다. 천지수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지만 혼자 새겨야 했다. 천지수는 초령을 꼭안았다.

 

"초령아- 사랑한다. 내 딸 초령아."

"네. 아빠. 저도 엄마만큼 아빠를 사랑해요."

"초령아. 엄마를부탁한다."

"예. 아버지.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마세요"

초령이 미소지으며 천지수에게 말하였다. 한없이 사랑스럽고 한없이 이쁘고 아름다운 미소이지만, 지금은 섭섭하였다. 그래. 너가 어떻게 내 마음을 다 헤아리겠니. 내가 넘겨야지. 스스로 그렇게 느꼈다. 이제 지선경과 이별을 해야한다. 그는 지선경을 다시 안았다. 그러나 무슨 말을 어떻게해야 할지 느낌도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가슴에 안겨있던 지선경이 고개를 들고 천지수를 바라보며 베시시 웃었다. 천지수는 기가막혔다. 이 여자들은 영원한 이별 앞에서 우는거야 정말 좋아서 웃는거야 묻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았다. 지선경이 딸 초령이에게로 가려고 안겼던 몸을 뺐다. 천지수는 그 순간도 아쉬웠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지선경은 신들 앞으로 한발짝 나서며 생각을 보냈다.

 

"뷰와슈계의 신꼭대기 신님이신 슈바샤 신님에게 진정으로감사 드립니다. 저 지선경은 이제 멸절되어도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슈바샤 신님께서 저희를 어여삐 여기시어 저를 저희의 딸인 헤로스 행성의 지도자 천초령 우초 신님과 함께 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슈바샤 아우초 신님이시어. 간절히 도움을 부탁합니다. 도와주소서. 슈바샤 아우초 신님. 저를 천지수와 함께 다시 넘어가게 해 주시옵소서. 저는, 저는 신보다 사랑이 더 좋습니다."

지선경은 온 힘을 다하여 멸절되어 다시 죽을 각오로 원하는 바를 생각하여 보냈다. 이제 신격이 될 수도 있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초령이와 함께 존재하여 살 수도 있는 것을 포기하였다. 오직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이다. 죽은 영혼이 영원히 존재하도록 하였음에도 그것을 거부하였다. 이해할수 있겠는가? 어느 누구앞이라고 번복 할 것인가. 그녀는 절대절호의 기회를 거절한 것이다. 그 녀가 살았던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대부분이 영생을 위한 것이잖는가. 사실 이것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일어나서도 안되는 일이었다. 신들의 세계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천초령의 경우는 의도된 것이었지만, 지선경은 돌발적인 사건이었다. 푸른구슬 행성의 개체들이 어떤 무엇을 바쳐서라도 그렇게 갈구하고 원하는 것을 지선경은 사랑. 그것 하나의 이유로 거절하였다. 지선경이 생각보내기를 마치자 그 주변은 조용하였다. 지선경은 생각보내기를 마치자 천지수의 품에 쓰러지듯 안겼다. 침묵의 정적이 일순간 모든 것을 마비시킨 것 같았다. 야머 우초신이 그 침묵을 깼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