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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남자-11 / A lonely man-11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4.05.13|조회수94 목록 댓글 0

 

 

 

 

 

 

 

외로운 남자-11 / A lonely man-11

 

 

 

"당연한 일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자 국민을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한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니까요."

"그래도 미리 보살펴 배려해 주시는 따스한 마음에 감동할 정도예요."

"아하~ 감동할 정도입니까? 감동하시지는 않고...?"

"ㅎㅎㅎ 아니에요. 감동하였어요. 솔직히 말하면, 정말이에요. 이국 땅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았는데 어찌 감동하지 않겠어요."

"좋습니다. 그 정도면 저도 기쁩니다. 장 미향님을 위한다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정말이세요?"

"예. 정말입니다."

"그러면, 제가 궁금한 것 몇 가지 물어도 되겠네요."

그는 장 지향의 크고 까맣고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매혹적인 입술에 빠졌다.

 

"지금까지의 사건에 대한 대략을 제임스와 에버타냐 장군에서 들었어요. 그런데 아직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은 왜 KJ가 그리고 KJ 안에서 이런 살인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예요.

그것들에 대해서 좀 납득 가게 말해주세요. 제임스는 더 이상 말해주지 않았어요."

"우선 제임스와 어떤 관계인지 먼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래야 저도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아~ 미국에서 단지 저를 도우러 온 사람이에요. 인도네시아어를 하신다 하였고 메일을 주고받는

사이인데 제가 걱정하는 것을 알고 와 주었어요."

 

지향은 굳이 그와의 은밀한 관계라는 것을 들어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이 다른

매력적이고 관심이 가는 남자를 만나고 있는 여자의 심리일 것이다.

 

"으흠~ 그런 사이라면 됐습니다.”

그는 오렌지 쥬스를 다시 컵에 채워 한꺼번에 벌컥 벌컥 마셨다. 그의 목젖이 쥬스를 삼킬 때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을 지향은 보고 있었다. 이렇게 쥬스를 시원하게 목으로 마셔 넘기는

남자의 모습은 처음 보았다.

그는 쥬스를 다 마시고 빈 컵을 탁자에 두고 다시 지향의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 KJ는 첨단소재를 한국 정부의 자금 지원 아래 은밀히 개발하고 있는 회사이지요.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는 할 수가 없는 비밀 소재입니다. 지금 거의 완료 단계에 있는데 제3국이 이를 알고

정보를 입수하려 공작을 하고 있습니다. 제임스를 포함해서입니다.

저는 그들로부터 그 설계도를 보호하려고 왔습니다. 두 건의 살인사건도 그 건과 깊은 연관이

있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 은정은 이 경철과 3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알게 되어 동거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녀는 컴퓨터 전공이고 회사의 경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회사 창립과 함께

그 일을 맡아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대외비 서류나 업무에 접근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 경철도 컴퓨터 전문가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견은 달랐지요. 이 경철의 계획에 박 은정은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이 경철은 다나와 박 은정의 불륜 관계를 알고 그것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나는 박 은정으로부터 정보를 들은 후 박 은정이 살해되자 괴로워하다가

에버 타냐의 지시로 제3국 인물을 추적, 자카르타까지 같다가 그곳에서 역습 당하였습니다.

여기까지 저희의 추정이며 지금 우리도 UMVC(Ultra micro voice catcher)로 이 경철의 종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제3국의 인물과 접선을 위하여 동북쪽에 있습니다."

 

지향은 그의 진지한 설명과 스파이 소설 같은 다이내믹하며 위험한 일에 자기도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넋을 잃고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오히려 박진감 있는 감미로움으로

들렸다. 남자로서의 자신감과 힘을 느꼈다. 그녀는 007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제임스 본드의

여자로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장 지향 작가님. 저도 문학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이런 직업이 아니었으면 시인이 되었을

겁니다."

그가 갑자기 지향의 소설 속을 깨고 분위기를 바꿨다.

 

"어머. 그러세요. 지금 시를 쓰셔도 좋은 글이 탄생할 것 같은데요. 멋진 소설도 쓰실 수

있을 거예요."

"정말입니까? 장 작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차후에 자주 만나 배웠으면 합니다.

괜찮을까요?"

"그럼요. 먼저 큰 도움을 주셨는데 보담 하는 뜻으로라도 힘껏 도울게요. 저도 든든한 보디가드

같은 조 만수씨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생각하여 주시니 고맙습니다. 온 힘을 다하여 장 지향님을 보호하고 지키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오해하지 마시고 들어주십시오."

"어머. 뭔데요? 걱정되네요."

"제임스에 대한 정보를 오늘 오후 재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에서 팩스로 받았습니다.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아~. 그러세요. 어서 보여주세요."

조 만수는 주저하며 주머니에서 팩스 전문을 꺼내 지향에게 건넸다. 지향은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냉정을 잃기 시작하였고 배신에 의한 흥분으로 분노가 일었다. 마지막 부분은 특별히

볼드 글자로 강조하여져 있었다. 그녀는 지독한 배신에 대한 충격으로 그 내용의 진위를 따져 볼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조 만수에게 배신에 대한 분노의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애써 참는 모습이 역력하였다.

그녀가 미세한 떨림으로 주시한 부분은 '기타-2000년부터 사업 투자 이민으로 캐나다 거주,

혼인 빙자 금품 갈취에 의한 사기로 기소중지 현재 한국에 입국할 수 없음. ' 이것이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그 내용을 읽고는 잠시 고개를 숙여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하였으나 곧 팩스 전문의

종이를 여러 번 구겼다가는 다시 잘게 찢어 옆 좌석에 둔 핸드백을 열고 쏟아 넣었다. 그러고는

강하게 지퍼를 잡아당겨 핸드백을 봉했다.

 

지향은 조 만수가 왜 그런 자료를 조사하도록 하여 자기에게 보여주었는지를 생각할 겨를 없이

제임스의 거짓 행동과 그에 의한 사랑의 배신과 불신으로 받은 갑작스러운 그리고 지독스러운

충격적인 감정에만 빠져 버렸다. 그는 어떻게 미국 정보국과 접선하게 되었는지도 나중에

알려준다 고만 하였다. 뭔가 비밀을 가진 사람이 맞는 것 같았다. 지향은 곧바로 배신감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랑은 이렇게 갑자기, 예고 없이 믿음과 신뢰에 대한 시련을 가져다

주는 것인지 지금 그녀는 몰랐다.

 

“간단 조회 자료입니다. 더 상세한 것들을 조사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면 제임스의 신분을

알만 하지 않겠습니까. 이곳에 왜 왔는가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직접 말하지 않는다 하여도.

이제는 장 지향 작가님을 더 이상 이용하실 수 없을 겁니다. 제임스는 미국정부의 의뢰를

받아 3PUT를 입수하려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장 지향은 놀랐다. 이럴 수가 있는가? 그러면 싱가포르에서 전화하기 이전에 이미 어떤 밀약을

하고 나를 만나러 한국에 왔단 말인가? 어떻게 한국을 입. 출국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 충격에 가슴이 떨리고 머리가 어지러움을 느꼈다.

지향이 혼미한 상태로 쇼파에 기대자 조 만수가 지향의 머리를 받아 가슴에 안았다. 지향은

조 만수의 가슴에 묻혀 울음을 참았다.

 

뱍샹 반장은 이 경철과 베티가 퍼깐바루의 한 여행자용 모텔에서 묵고 북쪽으로 떠났음을

확인하고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들을 쫓아야 하는가? 그는 결국 그들을 추적할 것으로

결정하였지만, 사실은 살인 용의자를 추적 체포한다는 것보다는 뭔가 좀 더 굵직한 음모가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더 짙었기 때문이다. 진급하려면 돈이나 빽 없이는 한없이 기다리다

정년퇴직이나 사고 내지는 낙하산 인사에 밀려 자퇴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뱍샹은 이

기회가 진급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고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겠다고 각오도 하였다. 그는

그 생각이 굳자 지체 없이 행동에 옮겼다. 그는 믿을 수 있는 부하직원과 둘이서 닷지 찦차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그들의 다음 행선지는 거의 짐작이 되었다. 그는 곳곳 지역의 예하

경찰 강력반에 무전으로 연락하여 그들을 발견하면 확인한 후 직접 자기에게 보고하고 다음

지시를 받아서 행동하라고 지역 담당관들에게 연락해 두었다.

 

그 시각 에버 타냐 장군도 퍼깐바루에서 온전화를 받고 있었다.

 

“장군님. 베티란 이름의 여성과 데이브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코리언이 오늘 아침 아보깔라

모텔을 빠져나가 북쪽으로 갔습니다.”

“그래! 그다음 섹트를 통과하면 다시 보고하고 내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확인만 하고 놓치지

말고 섹트끼리 연결해 놓도록 해.”

그는 전화를 끊자 바로 제임스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다.

 

“제임스. 이 경철의 종적을 확인하였습니다. 현재 퍼깐바루를 통과하여 계속 북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잠깐만, 지금 뱍샹 반장에게서 새로운 정보를 받았습니다.”

제임스는 휴대폰을 닫고 유선전화의 에버타냐에게 말하였다.

 

“에버 타냐!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가르시아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싱가폴에서 놓쳤습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를

발견하는 것은 쉽습니다.”

“장군님. 저하고 갈 곳이 있습니다. 좀 와주시겠습니까?”

 

제임스는 전화를 마치고 커피가 담긴 컵을 들고 창가에 섰다. 뭔가 혼란스러웠다. 이유 없는

일 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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