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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불평등과 근심 - 참 익숙해지기 어려운 것

작성자고르비|작성시간25.08.03|조회수390 목록 댓글 2
잠자리에들때-詩/헤르만 헤세 曲/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오랫만에 아름답고 멋진 책을 읽었다.
숨이 컥컥 막히는 무더위로 몸도
마음도 흐느적거렸는데 좋은 책
덕분에 예기치 못한 기쁨을 누렸다.
 
8월, 해방의 달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라서
전율 같은 감정은 느끼지는 못
하지만 숱한
고난과 슬픔을
겪었을 선조.선배들에 대한 연민
으로 숙연해질 때가 있습니다.

조국 독립을 위해 재산과
생명을 바친 애국자들, 그리고
독립과 자유민주주의 국가 수립할
수 있도록 피흘려 도와준 미국등
연합국에
삼백예순닷새를 감사
하는 마음으로
살아도 부족
하지만 해가 가면서
익숙해진
탓인지 잊고 살다가
겨우
팔월이 되어서야 조금은

민망한 감정으로 빈 마음에
감사를 담게 됩니다.
이육사, 김용환 등 애국지사를
가장 많이 배출한 내 고향.
아무것도 기여한 것 없으면서
혼자 우쭐거리다가 어처구니
없는 감정의 사치에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습니다.
들어내놓을 만한 번듯한 거
하나 없으니 이 험한 세상
살기 위해 그런 감정의 사치
정도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고통을 주는 건 아니니
뭐 어떨까 싶습니다.
뻔뻔스럽게 드러내놓고
거짓말을 하면서 낯색하나
안변하고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도 너무 많으니
말입니다.
선각자 윤치호는 우리나라의
가장 횡횡하는 악이 거짓말
이라고 통탄했고 한국 주재
기자였던 어느 영국인도
그의 책에서 한국인의
거짓말을 통렬히 지적했지요.
진실과 사실을 알려야 할
언론의 거짓보도는 나라를
병들게 하는 주범이라는
생각에 분노가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이들어 몸은 점점 활력이 떨어
지고 자주 깜박깜박하지만
이기적인 경제 활동에서 벗어
나게 되어 좋은 사람 콤플렉스
에서 벗어나 좀 더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 수 있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말하는대로 행동하고 말하는
대로 사는 것, 그게 정직하게
사는 것이겠지요.

첫직장에서 같이 근무하고
결혼식 시회를 봐주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서야
내 삶에 고마운 사람들
참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됩니다.
그 고마운 분들 중에는
빈 말로라도 이제는 고맙다는
말을 할 수조차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분은 능력에
비해 컸던 무모한 집착을 벗어
나게 해주셨던 친척 아저씨
이시고, 또 한 사람은
위에서 말한 친구입니다.
내게 베풀어준 호의에 나는
가로늦게 고맙습니다라고
허공을 향해 공허하게
독백을 뱉어냅니다.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은 미뤄서는 안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나이는 고맙다는,
사랑한다는 그 마음, 그 말은
지금 드러내어야 합니다.
"그땐 왜 그랬을까
그땐 왜 몰랐을까~"
세월은 너무 빠르고
깨달음은 너무도 늦습니다.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했던 빌 게이츠가 어느
대학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에게
한 말로 기억됩니다.
먼 길 돌아와 뒤늦게 이 말을
계기로 인생이란 원래부터
불공평하다. 그러니 거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평균 수명을 누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각자가
일생동안 누리는 행복의
총량, 겪게 되는 총 불행은
서로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그 행복과 불행의
시기는 다 다를 수 있겠지요.
시기와 질투, 경원과 질시의
불편한 감정에서 많이 자유
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나보다 뛰어나고
부유하고 인기많은 사람들을
지서로 봐주는 데는 어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좀 융통성 없고 까칠하다는
자괴감에 언제부턴가 친절
하기로 맘먹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아파트
경비원과 청소원, 택배기사
버스기사에게 인사를 합니다.
근데 가만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 신분이 높거나
능력이 뛰어나 보이는 사람들,
부유해보이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사를
먼저 건낼 수가 없는 겁니다.
아직도 나도 모르게 시기심,
질투심, 열등감 같은 감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내가 먼저 인사를 건낼 수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일그러진 우월감 같은 게
작용했던 걸까요?
오만과 시기심과 질투심에
빠져 소중한 삶이 흩어지니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리석게도 이 나이에
스스로 불행해지기로 작정을
한 것이나 다름없지요.

삶은 원래부터 불공평하다.
나보다 더 우수하고 좋은 자질과
품성, 팔등신 같은 DNA를
가지고, 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나는 희희
낙락하며 놀 때 더 얼심히 공부
하고 일하고 열정 넘치고
인내심 강한 사람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 명징한 사실을 인정하고
익숙해져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양심이고 행복
하게 사는 길일 것입니다.

십수년 전에 어느 책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미국 어느 대학 조사연구
에서 현재 당신은 행복
한가라는 질문에 우파라고
밝힌 사람의 43퍼센트가,
좌파라고 밝힌 응답자의
28퍼센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합나다.
우파 성향의 가치가 자유
충성, 고귀함, 권위에 좌파
성향의 가치가 평등, 공평에
우선 순위가 대체적인
경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
한지 백수십년이 지났습니다.
기독교 신앙이 그 기저인
서양 문명은 이미 신의 경지를
뛰어 넘었습니다.
MS,몌타,구글등 AI를 선도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AI가 어디까지
발전되고 인류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하면서
두렵다고 까지 피력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현대 문명은
종교의 두 기둥인 신의 섭리와
인간 보편적인 도덕에 힘입어
발달하고 유지되어 왔습니다.
안젤름 그륀 신부님은 인간의
삶의 목적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
는데 있다고 했고 나 같은
보통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생이 끝인지 다음
생이 있는지 없는지, 천국과
지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어째서 삶이란 원래부터
불공평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에 신성을 간직
하고 삶이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겸손한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윤치호가 말했듯이 신은,
종교는 내세가 아니라 지금
현재 삶의 슬픔과 고통을
위해,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물질이, 돈이 신이 되어버리면
도덕의 파수꾼인 종교가
무너지면 결국 빵만으로는
살 수 없는 인간의 삶도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돈으로 인간의 양심과
품위와 고귀함까지
사고팔리는 세상은
지탱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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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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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차여 | 작성시간 25.08.03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고르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8.03 선배님
    안녕하세요?

    팔월로 접어들었는데도
    무더위는 연일 기승을
    부리네요.
    더위로 몸과 마음이
    무기력해지기 십상이지만
    건강하시고 일상의 기쁨과
    보람 많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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