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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찬(兎讚)

작성자최택만|작성시간23.01.06|조회수47 목록 댓글 0
토찬(兎讚)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으로 계癸는 흑색, 묘卯는 토끼를 의미하는 '검은 토끼해'다. 예부터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토끼해라도 흰 토끼, 검은 토끼, 노란 토끼, 푸른 토끼, 붉은 토끼라고 따로 부른다. 

토끼는 우리 민족의 정서에 가장 친근하게 자리 잡은 동물 중 하나다. 조상들은 달 속에서 불로장생의 떡 방아를 찧는 토끼를 그리며 근심 없는 이상세계를 꿈꿨다.

우리 정서 속에서 토끼의 대표적 이미지는 꾀가 많고 영특함이다. 예를 들면 ‘별주부전’이나 ‘토끼와 거북’ 등에서 보여주는 여러 사건과 행동은 토끼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토끼가 가축화된 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최초로 가축화된 곳은 유럽 남부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로 추정한다. 널리 퍼진 것은 15∼16세기 경이다. 유럽에서 처음에는 부녀자의 수렵용 또는 정원에 방사放飼하는 정도였다. 집토끼의 경우, 우리나라는 1900년대 일본으로부터 수입되어 사육되기 시작하였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구전이나 동화 등에 등장하는 토끼는 귀여운 동물이자 꾀 많고 지혜로운 동물로 묘사되어왔다. 소파 방정환의 동화 ‘토끼의 재판’은 “나그네가 호랑이를 궤짝에서 꺼내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랑이는 나그네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래서 나그네와 호랑이는 누가 옳은지 소나무와 길에게 재판을 받기로 했다. 소나무와 길은 호랑이가 옳다고 했다. 이때 토끼는 호랑이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척했다. 답답해진 호랑이가 다시 궤짝으로 들어갔다. 순간 토끼가 문고리를 잠가 호랑이를 다시 가두어 나그네는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다.

또한 구비문학 설화 ‘곰을 범한 토끼’는 우화로 지략담(智略譚)에 속한다. 기문(奇聞)에 교토탈화(狡兔脫禍)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는 이야기로 토끼는 독수리에 채었다가 모래섬에 던져져 굶어 죽게 되었는데, 마침 자라가 헤엄치고 있는 것을 보고, 자라의 화를 돋우어 자라들을 불러 모아 그 등을 밟고 물을 건넜다.

구비문학 설화로 토끼가 산에서 깡충깡충 뛰다가 그만 덤불에 다리가 걸리고 말았다. 다리를 풀려고 바둥거리다가 지나가는 똥파리에게 “똥파리야, 네 자손이 흥성하다니 내 털끝마다 쉬를 좀 실어다오.”하고 청하였다.

맘씨 좋은 파리가 쉬를 하얗게 실어주었다. 토끼는 죽은 듯 누워 있었다. 그때 나무꾼들이 노래를 부르며 산에 올라오다가, 덤불에 누워 있는 토끼를 발견하고는 잡아서 구워 먹자고 했다.

막상 토끼를 가까이 보니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 나무꾼들이 잡아먹겠다던 생각을 포기하고 작대기를 획 던졌다. 그 바람에 토끼가 덤불에서 다리를 풀고 빠져나와 도망을 치면서 “용할시고, 용할시고, 내 재주가 용할시고, 용궁에서 살아와서 세상에 나와 죽게 된 몸을 살렸으니 날 같이도 용할까.” 하더라는 이야기이다.

토끼와 고슴도치에 관한 동화도 있다. 고슴도치가 잘난 체하는 토끼에게 달리기 시합을 제안한다. 고슴도치는 도착점에 아내를 숨어있게 하고 자신은 출발점에 서 있는다. 토끼가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오르내리는 동안 고슴도치와 아내는 "난 벌써 왔지."라며 승리 선언을 한다. 승부 근성이 뛰어났던 토끼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시합하다 피를 토하고 죽는다. 는 내용이다. 이 동화가 현대인들에게 시사 점은 가장 빠른 자가 되려는 사람은 결국 성급함 때문에 죽게 된다는 교훈과 메시지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현대사회는 빛의 속도로 비유될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수많은 사람이 성공을 위해 오로지 앞만 보며 질주해도세상의 속도는 그야말로 총알처럼 날아간다현대인의 뇌리와 인식 속에 자리 잡은 것은 빨리빨리가 깊숙이 박혀 있다

전광석화 같은 생각과 행동들은 삼강오륜(三綱五倫)을 비웃고 천륜(天倫)과 인륜(人倫)을 버리고 나아가 환경보전 자연보호를 등한시해 대자연마저 파괴하는 무기와 폭력으로 변모한다폭력적 속도는 결국 인간세계를 파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여유를 갖고 인생을 관조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지름길이다. 5분을 빨리 가려다 50년을 먼저 간다는 말이 암시하는 것처럼 속도를 내야 할 때와 속도를 줄여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그때 비로소 참 평화와 진정한 자유를 느껴 행복한 세상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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