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린이집
거의 다 다문화가정의 애들이다
수업 중, 어린이들 나누는 대화
“우리 엄마가 중국 사람이야”
“우리 아빠는 영국 사람”
“나는 전라도 순천이 친할머니 집이고 외할머니는 필리핀에 계셔”
브르트는 엄마가 몽고인
한국인인 아버지가 돌아가셨단다
애들이 거의 우리 말을 열심히 배워
엄마 아빠에게 가르쳐 준단다
미술 시간, 엄마의 얼굴을 그리라고 얼굴 형태의 프린트를 줬더니
건우는 엄마 얼굴을 까만 색연필로 북북 사선으로 마구 긋는다
“새엄마는 필리핀 사람인데 한국 말을 하나도 못 하면서
욕만 배웠는지 나를 보면 늘 욕만 해요”
건우는 엄마 얼굴의 종이를 마구 구기며 눈에 눈물을 보인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그때, 장난꾸러기 성태가 나서서 툭 던진 한마디
“건우야, 나는 할머니랑 사는데
나는 엄마라고 부를 수만 있었도 정말 좋겠다
욕 같은 것이 무슨 문제니,
욕 좀 먹으면 어때”
성태의 뜻밖에 말에 모두 멍하니 할 말을 잊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버지를 부르지 못하고 자라는 성태의 아픔
이 아이들 마음에 아릿함으로 전해지나보다
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서둘러 동요를 같이 불렀다
"넓고 넓은 밤하늘에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 들새 모여앉아 꼬박 꼬박 잠자지"
"포근 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 아기 예쁜 아기 쌔근 쌔근 잠자지"
잠깐 사이 환해진 교실 분위기로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다
아이들아, 너희들 가슴에 그늘이란 당치도 않다
그저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라거라
해님도 별님도 다 너희들을 위해서 빛이 나고
꽃구름도 꽃도 다 너희들을 위해 피어나고 있단다
나는 외국에 와서 고생하는 애들의 엄마 아빠를 위해
애들에게 한글의 발음, 띄어쓰기, 맞춤법등 정확하게 하려고 애를 썼고
아이들의 가정이 하루 빨리 우리나라 땅에 뿌리를 내려 잘 지내길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