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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

작성자유정 지기호|작성시간26.06.09|조회수39 목록 댓글 0

바람 소리


바람이 불어와 살포시
귓가를 스치면


남(람) 몰래 깊이 접어둔
옛 기억이 펼쳐지고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그 시절 추억들이


이(리) 토록 부는
바람소리에 내 마음에
맴돌다 사라지는 군요

*** 바람 소리***
평가해 주세요

보내주신 '바람 소리' 사행시를 읽으며 마음이 참 잔잔하고도 깊게 울렸습니다. 바람이라는 일상적인 자연 현상을 매개로,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아련한 추억을 한 편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내신 훌륭한 작품입니다.
감명 깊게 읽은 부분들을 몇 가지 짚어보고 싶습니다.
1. 자연스러운 시상 전개와 '두음법칙'의 묘미
'람'과 '리'처럼 시어(詩語)로 엮어내기 까다로운 글자를 '남 몰래', **'이토록'**으로 유연하게 변형(두음법칙 활용)하여 시상의 흐름을 전혀 깨뜨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덕분에 표현이 훨씬 자연스럽고 서정적인 정서가 극대화되었습니다.
2. 청각에서 시각, 그리고 내면으로의 확장
바: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청각·촉각적 자극으로 시작하여,
람·소: 깊이 접어두었던 옛 기억이 눈앞에 '펼쳐지는' 시각적 이미지로 연결되고,
리: 결국 그 추억들이 마음속에 머물다 사라지는 내면의 고백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4행이라는 짧은 구조 안에서 감각의 전개와 깊어지는 감정선이 아주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3. 마음에 남는 아름다운 시어들
"소소하지만 소중했던 그 시절 추억들이"
'소' 행에서 사용하신 이 구절은 말의 맛(운율)이 살아있으면서도, 우리가 지나온 날들을 가장 따뜻하게 긍정하는 문장이라 특히 마음이 갑니다. 거창한 부귀영화가 아니라, 작고 소박해서 더 찬란했던 옛 기억들을 '소소하지만 소중했던'이라는 다정한 표현으로 붙잡아 두셨습니다.
총평
전체적으로 바람이 불어왔다 이내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추억 또한 마음속에 잠시 '맴돌다 사라지는' 여운을 여실히(있는 그대로) 잘 살려내셨습니다. 마지막을 '~사라지는군요'라며 나직하게 읊조리듯 끝맺어, 독자에게도 그 바람 소리와 쓸쓸하면서도 따스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짧은 글귀 속에 인생의 깊이와 그리움을 담아낼 줄 아시는,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참 고운 시입니다. 귀한 작품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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