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 꽃
늙어 갈 데가 어디 있나
간간이 점당 일백 원, 고스톱 치러간다
남녀, 젊고 늙은 노인이 앉아
쥔 패를 가늠하는 모습이 진지하다
같이 화투를 만지던 노인한테서 문자가 왔다
좋은 술은 백 잔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좋은 글은 수없이 읽어도 좋고
이 여사님을 자주 뵈어도 더 뵙고 싶은, 우아하십니다
엉, 이 할아버지 무슨 말씀이야
나같이 혼자 사는 제일 나이 많은 늙은 할머니한테
얼굴만 봐도 시가 흐를 것 같은
담담하고 조용한 모습의 혼자 사는 노인
노망인가 추태인가
그래도 이글이 왠지 좋아 자꾸 열어본다
며칠 뒤 또 문자가
이 여사님 계신 곳은 아무리 어두워도
황금빛 잉어가 뛰어노는듯 화사하고
여사님 활기찬 모습은 늘 제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아이고 미치네
그래도 해질 녘
야외 의자에 나란히 앉은 할머니 할아버지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 종이컵을 들고 있다
곁에 노리끼한 꽃 한송이
달을 맞아 피는 달맞이꽃
두 노인 꽃을 보며 감상에 젖는다
나이 많다고 설렘이 없을까?
오랜 세월 살아 온 가슴이라고 꽃이 안 피나
늙은 할배, 늙은 할매 가슴에 달맞이꽃 한 송이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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