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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지>- 1부 황하의 영웅 (134) -

작성자미션|작성시간19.06.16|조회수239 목록 댓글 0
🎎 <열국지>의 세계에 탐닉하다
- 1부 황하의 영웅 (134) -

제 3권 춤추는 천하

제 19장 춤추는 천하 (4)

그 무렵, 관중(管仲)은 빈수무를 불러 산융을 무찌를 계책을 지시하고 있었다.
- 시일을 끌면 우리에게 불리하다.배후를 공격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것이 곧 소 머리를 치는 척하면서 꼬리를 잡는 계책이다.

빈수무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밖으로 나와 큰 소리로 군사들에게 명했다.
- 우리는 지금부터 규자(葵玆)로 돌아가 군량미를 운반해온다. 당장 출발준비를 하라.
그날 저녁, 빈수무는 호아반(虎兒班)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영채를 떠났다.
그러나 그들의 행선지는 군량 창고가 있는 규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규자로 가는 척하다가 밤이 깊어지자 규
자(葵玆)와는 정반대 방향인 지마령으로 이어지는 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런 줄도 모르고 산융의 정탐병은 빈수무가 규자(葵玆)로 가는 줄로만 알고 밀로에게 돌아가 그대로 보고하
였다.
"관중이 속매(涑買)의 손바닥 안에서 노는구나."
밀로는 이렇게 비웃으며 제군의 군량이 바닥나기만을 더욱 기다렸다.

한편 관중(管仲)은 밀로가 자신의 계책을 눈치채지 않게 하기 위해 아장 연지름(連摯凜)으로 하여금 날마다
나가 싸움을 걸게 했다. 그러나 밀로(密盧)는 소굴인 영지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빈수무가 영채를 떠난 지 6일이 지났다. 관중(管仲)이 군사들을 불러놓고 영을 내렸다.
"지금쯤 빈수무와 호아반은 지마령(芝麻嶺)을 넘어 적의 소굴 뒤편에 당도했을 것이다. 이젠 저들이 싸움에
응하지 않는다해도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관중(管仲)의 명에 따라 제군은 각기 흙 주머니를 등에 지고 황대산 골짜기를 향해 쳐들어갔다. 빈 수레 2백
승은 선두에서 달리게 하였다. 산융이 파놓은 함정을 발견하기 위해서였다.

아니나다를까? 앞서가던 빈 수레가 갑자기 땅 속으로 사라졌다.
- 함정이다!
그때마다 군사들은 개미 떼처럼 달려들어 등에 지고 있던 흙 주머니를 던져 함정을 메웠다. 그 덕분에 제군
한 명도 다치지 않고 황대산 골짜기 입구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 무렵, 밀로(密盧)는 천하태평이었다.
그는 날마다 속매와 함께 술을 마시며 제군의 군량이 바닥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제나라 군사가 황대산 골짜기 안으로 물밀듯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는 기겁을 하
여 말 위에 올라탔다. 그러나 제군과 맞서 싸우기도 전에 또 하나의 급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뒤쪽에서도 적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밀로(密盧)와 속매는 그제야 지마령이 함락된 것을 알았다.
싸울 마음이 사라졌다. 그들은 말 머리를 돌려 동남쪽을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빈수무는 밀로와 속매가 달아나는 것을 보고 그 뒤를 쫓았으나, 산길이 워낙 험하고 좁아서 추격하는 것을 포
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환공은 군사를 거느리고 산융의 도성인 영지(令支)로 들어갔다.
영지국 백성들은 난생 처음으로 제나라 군대를 보자 얼굴에 두려운 빛을 띠었다. 제환공(齊桓公)은 백성들에
게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전군에 명을 내렸다.
"항복한 산융인을 한 사람이라도 죽이는 자가 있으면 참수형에 처하리라!"
이 명을 듣고 산융 백성들은 크게 감동했다.
앞을 다투어 술과 고기를 가지고 나와 제군을 환영했다.

인심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제환공(齊桓公)은 그 곳 백성들을 불러 물었다.
"너희 나라 임금은 어디로 도망갔느냐?"
"우리나라는 고죽국(孤竹國)과 이웃이어서 예부터 서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얼마 전 사자를 보내어 구원병을
 요청했으나 아직 그들이 당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보아 고죽국으로 달아났을 게 분명합니다."

"고죽국(孤竹國)은 어떠한 나라이며, 거리는 얼마나 떨어져 있고, 길은 어떠한가?"
"고죽국은 동남쪽에 있는 큰 나라입니다. 은나라 때부터 성곽이 있는 곳으로 거리는 약 1백리 정도 떨어져 있
습니다. 가는 도중에 비이계(鼻耳溪)라는 강이 있는데, 그 강을 건너면 바로 고죽국입니다. 그러나 산길이 몹
시 험해서 가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랬다.
고죽국(孤竹國)은 은왕조 때부터의 제후국으로, 대대로 임금의 성은 묵태씨(墨胎氏)였다. 은왕조 초기만 하더
라도 제법 문물이 발달한 문명국 중 하나였으나 주왕조에 들어와서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소국으로 전락하
말았다. 황하를 중심으로 한 중원의 여러 나라들이 서로 문화를 공유하며 변화를 시도,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비해 고죽국(孤竹國)은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한 채 전혀 변화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하
북성 노룡현 동쪽에 있다.


제환공(齊桓公)은 영지국 백성들을 돌려보낸 뒤 다시 군사들에게 호령했다.
"기왕 이 곳까지 왔으니, 내 마땅히 고죽국(孤竹國)의 항복을 받아내리라."
그러고는 항복한 산융 군사들 중에 씩씩한 자를 1천 명 뽑아 호아반에게 내주는 한편, 제나라 군사들을 3일
 동안 푹 쉬게 한 후 대군을 거느리고 고죽국(孤竹國)을 향해 출발했다.

영지국에서 도망친 밀로와 속매는 고죽국에 당도했다. 그들은 고죽국 임금인 답리가(答里呵) 앞에 나가 눈물
을 뿌리며 호소했다.
"중원의 제환공이 힘만 믿고 쳐들어와 우리나라를 빼앗았습니다. 바라건대, 우리의 원수를 갚아주십시오."

"내가 지난번 그대의 부탁을 받고 도우러 나가려 했으나 몸에 병이 있어 늦었는데, 그 사이 이렇게 대패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 곳에는 비이계(鼻耳溪)라는 강이 있습니다. 그 강의 뗏목을
모두 거두어 숨겨두면 제아무리 제환공이라 하더라도 날개가 있기 전까지는 건너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다
그들이 물러나는 때를 기다려 그 뒤를 공격하면 저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날 것입니다. 그대는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려보시오. 반드시 잃었던 나라를 찾을 것입니다."

고죽국 임금 답리가(答里呵) 는 측은한 눈길로 밀로를 내려다보며 위로했다.
곁에 있던 고죽국 장수 황화(黃花)가 앞으로 나서며 한마디 거들었다.
"혹시 적군이 뗏목을 만들어 건널지도 모릅니다. 미리 군사를 보내어 비이계 강가를 지키게 하는 것이 안전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답리가(答里呵)는 오만한 임금이었던 모양이다. 콧방귀를 뀌면서 장수 황화를 비웃었다.
"적이 뗏목을 만든다면 내가 어찌 그것을 모를 리 있겠는가? 그대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마라."
그러고는 더 이상 황화(黃花)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 다음에 계속........
출처 - 평설열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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