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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부 장강의 영웅들 (57)

작성자미션|작성시간21.12.06|조회수180 목록 댓글 1

- 2부 장강의 영웅들 (57)

제 6권 꿈이여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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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날개를 펴는 초장왕 (4)

초장왕(楚莊王)은 사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을 알았다.
무작정 영성으로 향했다가는 무슨 낭패를 당할지 몰랐다.

장서(漳澨)에 이르러 행군을 멈추고 영채를 구축했다.
장서란 장수(漳水) 물가라는 뜻이다. 장수는 호북성 남장현 형산 남쪽에서 발원하여 동남쪽으로 흘러내리다가 종상, 당양을 거쳐 저수(沮水)와 합쳐지는 강이다.

대부 소종(蘇從)이 초장왕에게 말했다.
"먼저 사람을 보내어 투월초(鬪越椒)와 협상하십시오."
"협상 조건은?"
"삼왕의 아들을 인질로 내주겠다고 하십시오. 아울러 위가(蔿賈)를 죽인 죄를 용서하겠다고 하면 투월초도 마음을 바꿀 것입니다."

삼왕(三王)이란 초문왕, 초성왕, 초목왕을 말함이었다.
그 아들들을 인질로 내주겠다 함은 곧 투월초(鬪越椒)의 지분을 높여주겠다는 뜻이었다.

이때 초장왕(楚莊王)은 투월초에 대해 상당히 두려움을 품고 있었던 모양이다. 상당히 치욕적인 협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초장왕은 소종의 제안을 수락했다.
즉시 그를 사자로 삼아 증야로 보냈다.

- 왕자들을 인질로 내주겠소. 지난간 일은 없었던 일로 하겠소. 군사를 거두시오.
소종은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투월초(鬪越椒)는 자신만만했다.
싸늘히 웃음을 지으며 소종에게 말했다.

- 나는 내가 영윤이라는 것도 치사스럽소. 용서받고 싶지 않소. 왕은 다른 나라로 가든지, 아니면 나와의 일전을 준비하라 전하시오.

협상은 결렬되었다.
소종이 돌아가자마자 투월초(鬪越椒)는 북을 울려 초장왕의 영채를 향해 진군했다. 초장왕도 군대를 정돈하여 장수가를 떠났다.

양군이 맞닥뜨린 곳은 증야와 장수가의 중간 지점인 고호(皐滸)라는 곳이었다. 각 진영에서 장수들이 병차를 몰고 나와 싸움을 벌였다. 일종의 탐색전이다.

초장왕 진영에서는 악백(樂伯)이 나왔고, 반군 진영에서는 투월초의 아들 투분황(鬪賁皇)이 달려나왔다. 반왕(潘尫)은 악백이 쉽게 승기를 잡지 못하자 병차를 몰아 그 싸움에 끼여들었다. 동시에 저편 진영에서는 투월초의 종제 투기(鬪旗)가 달려나와 반왕에게 달려들었다.

잠시 혼전이 벌어졌다.
초장왕(楚莊王)은 내심 초조함을 이기지 못하고 친히 북채를 들고 싸움을 독려했다.

이 모습을 투월초(鬪越椒)가 보았다.
그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병차를 몰고 싸움터로 향하는가 싶더니 화살 한 대를 뽑아들었다. 시위를 당겨 북을 치고 있는 초장왕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화살은 흐르는 별처럼 날아갔다.
- 탁!
화살은 초장왕이 치고 있는 북의 받침대에 가서 꽂혔다.
초장왕(楚莊王)은 기절초풍하였다. 좌우 장수들도 놀라 얼른 방패 두 개를 가져다 초장왕 앞에 세웠다.

투월초(鬪越椒)는 또 한 대의 화살을 날렸다. 이번에는 왼편 방패를 맞혔다.
그런데 화살의 힘이 어찌나 센지 방패를 뚫고 나가 초장왕의 넓적다리 앞에 가서 멈췄다.

초장왕(楚莊王)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더 이상 싸울 마음을 잃고 금(金)을 울려 군사들을 후퇴시켰다. 왕군은 달아나면서 많은 피해를 입었다. 30리를 달아나 겨우 멈췄다.

초장왕(楚莊王)은 투월초가 쐈던 화살을 가져오게 하여 살폈다.
화살 길이가 다른 것보다 반이나 더 길었다. 표범 이빨로 만들어진 화살촉 또한 여간 날카롭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그 날 밤이었다.
초장왕(楚莊王)은 병영을 순시했다.
여기저기서 수군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투월초(鬪越椒)는 명궁인데가 그 무서운 화살까지 갖고 있질 않은가. 아무래도 우리가 이기기는 어려울 것 같네.
초장왕은 자신의 군막으로 돌아와 장수들을 불러놓고 무엇인가를 지시했다.

다음날 장수들은 자신의 병사들을 불러모아 말했다.
- 지난날 융족이 진귀한 화살 두 대를 만들어 우리 초문왕에게 진상한 적이 있다. 그 화살 이름은 투골풍(透骨風)이다. 그 후 투골풍은 태묘 안에 보관되어 왔는데, 어느 날 그것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런데 어제 투월초가 사용했던 화살을 보니, 바로 그 투골풍이었다. 투월초(鬪越椒)는 투골풍 두 대를 모두 다 쐈으니, 앞으론 족히 두려울 것이 없다.

이러한 말을 들은 군사들은 비로소두려움에서 벗어났다. 물론 그들은 이것이 초장왕이 지어낸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어 초장왕은 편장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과인은 한동(漢)의 여러 나라와 합세하여 역적 투월초를 물리칠 작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작전상 후퇴할 것이다."

초장왕(楚莊王)의 이 명령은 삽시간에 전군에 퍼졌다.
군사들은 후퇴 준비에 들어갔다. 대부 소종(蘇從)이 이 말을 듣고 근심하는 빛으로 말했다.
"강한 적군이 눈앞에 있는데 자꾸 후퇴만 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왕은 계책을 잘못 세우셨다."

옆에 있던 공자 측(側)이 웃으며 대꾸했다.
"우리의 왕은 지혜로운 분이오. 필시 다른 조처를 마련해두셨을 것이오. 함께 가서 확인해봅시다."

소종, 공자 측, 공자 영제(嬰齊)가 함께 초장왕의 군막으로 갔다.
아니나다를까, 초장왕(楚莊王)이 빙그레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투월초의 형세는 날카롭다. 꾀로써 잡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다칠 뿐이다. 그대들은 내 지시대로 하여라."
그러고는 귓속말로 무슨 말인가를 속삭였다.


🎓 다음에 계속........
< 출처 - 평설열국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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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부탄 | 작성시간 21.12.08 초장왕의 계책이 무었인지 다음회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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