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설화》21
율곡과 나도밤나무의 유래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에는 오죽헌(烏竹憲)이 있다. 오죽헌은 율곡 이이(李珥)가 태어난 곳이다. 출생지이기에 강원도 강릉시 등에는 율곡의 출생과 성장 과정 관련해서 전해지는 설화가 있다. 율곡의 부친 이원수(李元秀)가 어느 날 봉평에 있는 집으로 가는 길에 한 주막에서 용꿈을 꾼 주모가 동침을 요구했다. 이를 거절하고 집으로 가고, 강릉에 있던 신사임당도 봉평 집으로 가 율곡선생이 잉태되었다. 율곡선생이 태어날 때 바다의 용이 신사임당의 침소로 들어왔다고도 한다. 어린 시절에는 호랑이에게 화를 당할 뻔하였는데, ‘나도밤나무’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오죽헌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에는 오죽헌(烏竹憲)이 있다. 우리나라 지폐에 등장하는 신사임당(申師任堂)과 율곡 이이(李珥)가 태어난 곳이다. 우리나라 주택건축 가운데 오래된 건물 중 한 곳으로 보물 제165호로 지정되어 있다. 출생지인 강릉시와 평창군에는 율곡의 출생과 성장 과정과 관련해서 설화가 전해진다.
율곡선생의 탄생과 나도밤나무
율곡선생의 부친은 이원수(李元秀)다. 율곡 선생이 태어날 무렵에 부친은 인천에서 수운판관[水運判官, 조세를 운반하는 관직]으로 있었고, 잠시 평창군 봉평면에 거주하였다. 어느 날 율곡 선생 부친이 봉평 집으로 가는 길에 해가 저물어 평창군 대화의 한 주막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그 날 밤 주모는 용이 자신의 품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주모는 비범한 인물을 잉태할 꿈으로 보고, 이원수에게 동침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원수는 이를 거절하고 봉평 집으로 향했다. 그날 신사임당도 강릉 처가에 있었는데, 주모가 꾼 꿈과 같은 꿈을 꾸어 봉평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율곡 선생이 잉태되었다고 한다.
한편, 율곡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이 율곡을 잉태할 무렵 밤에 꿈을 꾸었다. 동해의 신선이 옥동자를 안고 나와 신사임당의 품에다 안겨주었다. 아이는 광채 때문에 바라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때부터 태기가 있어 열두 달 만에 율곡선생이 태어났다. 율곡선생이 태어나던 날 밤에도 검은 용이 바다에서 나와 신사임당의 침소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 율곡 선생의 아명(兒名)을 ‘현용(見龍)’이라 하였으며, 율곡선생이 태어난 곳을 ‘몽룡실(夢龍室)’이라고 부른다.
율곡이 사는 집에 한 스님이 시주를 청하러 왔다. 문밖에서 스님이 목탁을 치자, 신사임당이 안에서 나와 쌀 한 바가지를 퍼서 스님의 시주 바랑에 넣어 주었다. 이에 스님은 잠시 축원을 하고 돌아가려다 발길을 멈추었다. 집안 사랑채에서 글공부를 하고 있는 어린 율곡이 눈에 들어 왔기 때문이다. 율곡이 범상치 않음을 안 스님은 율곡의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신사임당에게 “댁의 아드님은 나라의 큰 인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호랑이에게 물려갈 팔자이니 조심하셔야 합니다.”라고 하고는 발길을 돌렸다. 깜짝 놀란 신사임당은 “스님, 그것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해결할 방도는 없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스님은 “댁의 아드님은 몇 년 뒤 호랑이에게 화를 당할 것입니다. 호랑이는 험상궂은 사내의 모습으로 아드님을 보자고 보챌 것입니다. 호랑이의 화를 피하려면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고, 험상궂은 사람에게 밤나무 1,000그루를 주면 됩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신사임당은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었다. 몇 년이 지난 뒤 험상궂게 생긴 사내가 찾아와 율곡을 보여 달라고 하였다. 신사임당은 율곡을 보여주지 않고, “밤나무 1,000그루를 줄 터이니 그냥 돌아가시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사내는 “그럼 밤나무 1,000그루를 확인해 보자.”며 뒷산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밤나무가 한 그루 모자란 999그루였다. 몇 번을 다시 새어도 마찬가지였다. 신사임당이 당황해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나도 밤나무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험상궂은 사내는 갑자기 호랑이로 변해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강릉시와 평창군 일원에서 전해지는 율곡설화
율곡 이이는 조선시대 중기의 유명한 학자이자 정치가이다. 강릉시와 평창군 일대에서 전해지는 출생과 관련한 설화를 통해서 율곡선생이 비범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어려서 겪은 고난은 ‘나도밤나무’의 도움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비범한 출생과 고난 극복이라는 이야기는 영웅들의 이야기에서 흔히 등장하는 주제이다.
참고자료
단행본
강원도. 민속지, 1989.
단행본
최승순 외. 태백의 설화. 춘천:강원일보사,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