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보슬 초가을비 내리는 오전...기분 전환 겸 재밌는 주제로 수다를 떨어 봤다.
잠시나마 자신의 아련했던 추억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 되셨음...^^
"봉만아..직이는 여자가 있는데, 니 생각나서 전화 했다.
주말에 함 내려온나"
부산에 있는 부랄 친구 소개로 늦은 나이에 맞선(소개팅)이란 걸 하게 됐다.
평소 뻥이 좀 있는 친구라 큰 기대는 안 했지만, 가을을 무척 타는 나로선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을 그녀의 연락처를 받고 몇 번의 통화와 카톡 대화로 첫 만남 약속을
잡게 됐다.
그런데 "톡사진을 공개 안 하는 그녀", 뻥이 있는 친구의
소개, 멀리 부산까지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게 내키지 않았지만, 모처럼 부산 바다도
볼 겸 콧바람 쐬러 여행 간다는 마음으로
주말에 부산으로 향했다.
해운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카페에서 만난 그녀.
좀 마른 체형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 있고, 제법 곱고 청순해 보인다.
"봉만 씨 멀리 부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합니더"..."사진보다 실물이 더 잘생겼네예"...호호호
내숭 없고, 약간 푼수끼 있는 그녀의 순박함이 왠지 조금씩 끌림이 생긴다.
점심을 먹고 근처 송정, 용궁사, 이기대 등 여러 군데를 돌며 반나절 데이트에 점점 친밀감이
더해졌다.
저녁은 해운대 바닷가 횟집에서 쇠주 잔 나누며, 내 특기
아재개그에 그녀는 뭐가 그리 웃기는지
목젖을 다 드러내고 크하하하~ 웃어댄다.
첫 만남에 상대 여인이 자주 웃는다는 건 나를 맘에 들어한다는 사실을 실전 경험으로 충분히
알기에, 우린 점점 친밀감이 더해졌다.
술도 취한 김에 해운대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녀를 업고 달리고 싶었다.
"저기...봉녀 씨 제가 잠깐만 업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뭐 원하시면 그래하이소...호호호"
내숭 없는 그녀의 ok승낙에 그녀를 등에 업었다.
마른 체형이라 전혀 무겁지 않아, 가뿐하게 업고 조금 달려 봤다.
그때...그녀의 엉뚱한 "푼수 개그"에 순간, 나자빠질뻔했다...ㅋㅋ
"봉만씬 다리가 세 개라서 잘 달리네예"...호호호~~
"봉녀씬 입이 두 개라 말도 잘하네요"...하하하~~
우린 그렇게 하하호호 거리며 즐거운 첫 만남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2차는 그녀가 쏘겠다길래 근처 와인바로 향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3차 노래방까지 거침없이 진도를 뺐다.
신 나는 노래를 부를 땐, 혼자 템버린을 쳐가며 꽉 낀 청바지 차림에 엉덩이를 가볍게 흔들어 대는데...
순간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야사시한 그녀의 엉덩이를 몰래 훔쳐보며 캔맥주를 마시는데...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 가는지 모를
정도다.
라스트 곡으로 내가 감미로운 노래를 부를 땐, 내 옆에 바짝 붙어 내 팔을 잡고 어깨에 살짝 기대는 게
아닌가...취기가 돌아 그런 걸까...아님 뭔가 "신호를 보내는 걸까"
그 순간 술 힘이였을까...
"저기 봉녀 씨...오해하지 마시고, 서로 많이 취해 운전도 못 하고...오늘은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서 같이 있는 게 어떨까요?
(이런 상황에선 "명분을 만들어라"는 어느 선수 말이 떠올라서)
"당연히 그냥 잠만 자는 거로요"...."싸나이 답게 약속할게요"
"음... 그래예...봉만 씨 믿을게예"...호호호
그렇게 우린 해운대 밤바다가 보이는 객실 킹사이즈 침대에 "베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웠다.
10분쯤 지났을까...뭔지 모르게 가슴이 요동치고, 이마에 막 땀이 흐른다.
적막한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꼴깍".
꼴깍하는 침 넘어가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린 건 태어나 처음이다.
아...지금 이 적막감, 타는 듯한 가슴, 땀으로 젖은 손...이건 "고문이다"
그때... "봉만 씨 어데 아파예?...이마에 땀이 막 흘러예"...
"아..아니에요...좀 더워서요"...
왠지 음흉한 마음이 들통날까 봐 엉뚱한 질문으로 화재를 돌렸다.
"저기...봉녀씬 그 나이에 똥배가 없고 무척 날씬해요, 운동을 많이 하나 봐요?"
"아니라예 ...지도 신체 컴플랙스가 있어예"
"실은예... 지가 가슴이 좀 작아예"...
"음...제가 보기엔 야구공 만한 정도로 괜찮은 것 같은데요"
"어데예...야구공은 택도 없씸니더"..
"음...그럼 복숭아 정도는 될 듯싶은데요...허허허"
"아니라예"...복숭아 보다 작씸더"...
"음....그럼 계란만 한가요?"
"예...계란만 할낌니더"..."부꺼러버예"...호호호
그리고 잠시 후 티만 입고 침대에 누운 그녀 가슴을 슬쩍 쳐다봤는데...어??
"저기 봉녀씨 아까 가슴이 계란만 하다고 했는데...계란이 어디 갔나 봐요?..ㅋㅋ
"뭐라꼬 예?....."후라이는 계란이 아인교"?...
크하하하~~.
눈을 치켜뜨며, 아니라고 우기는 그녀의 생뚱한 표정.
수면욕이 성욕보다 앞선다면, 웃음 역시 성욕을 잠재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흐뭇한 기분으로 그녀 덕분에 "아무일 없이" 첫날밤은 깊어만 갔다.
아침에 일어나 대충 챙기고 호텔 내 식당으로 향했다.
약속대로 어젯밤 아무 일 없이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한 기분"으로, 얼큰한 육개장을 시켜
조용히 먹고 있는데...
그녀는 뾰루퉁한 표정으로 뭔가 "불만이 있는 듯", 충격적인 한 마디를 던진다.
"봉만씬...씹도 안 하고 잘 묵네예"?
헉...!! 푸왑...대박..!!...
그녀의 "엽기적 대박 맨트"에 기냥 뒤로 나자빠질뻔했다.
너무 당황스럽고, 웃기고, "원색적 표현"에 씹던 밥알이
튀어나온다...푸파파하하~
그 말의 뜻을 나중에 알게 됐다.
"밥을 씹지도 않고 잘 먹는다"는 의미라는 걸...ㅋㅋ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백치미의 직이는 갱상도 여인이었다....^^
[아침 백반 반찬에 "후라이"를 보고 키득거리며...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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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휴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9.18 정하나 제가 괜히 땡깡을 부린 것 같습니다...ㅎㅎ
재밌고, 의미 있는 글로 가끔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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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함빡미소 작성시간 25.09.18 우리시대는 감히 생각도 못했던 거네요
경상도 사투리는 가끔 상대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말이 많아요
그래도 즐겁게 읽었어요 좋은 추억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휴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9.18 미소 님은 미소가 무척 고운 여인이 아닐까 싶습니다..ㅎㅎ
언제나 즐겁고 함박 웃음 짓는 날이 많으시길 바라며...
만수무강 하셔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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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비엔 작성시간 25.09.19 근사한 소개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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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휴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9.20 재밌게 읽히고 싶어 양념과 살을 좀 붙였습니다...ㅎㅎ
가끔 재밌는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