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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파크골프 투어기 - 성병조 <대구파크골프협회>

작성자포청|작성시간22.08.07|조회수262 목록 댓글 0

 

제주도 파크골프 투어기
성병조 <대구파크골프협회>


 
골프를 하기 위해 해외 나간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었다. 그때마다 가진 자들의 호사 같아 부럽기 그지없었다. 골프가 아니라도 여행이라면 다 좋은 거 아닌가. 코로나가 풀리자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 파크 골프 클럽의 오랜 염원이었던 제주 투어가 성사되었다. 오늘부터 4일간 제주도 원정에 나선다. 여행이란 게 다 그렇지만 준비할 때가 가장 즐거운 법이다. 가는 장소도 중요하겠지만 누구와 함께 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제주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파크골프 하나로 뭉친 동호인들의 나들이이어서 기대되는 바 크다. 뜻깊은 대통령 취임식 날에 맞춰 떠나는 제주도 여행에 영광 있기를 바란다.


(제주도는 슬프다)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관광 관련 종사자가 많다. 그런 제주도가 요즘 슬픔에 잠겨있다. 우리를 안내할 중년 여성을 만났다. 나흘동안 그녀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것이다. 우리끼리 하는 여행과는 맛이 다르다. 제주도의 속살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녀의 일성에 귀 기울인다. 요즘 제주도에는 운전기사가 없고, 단체로 들어가 밥 먹을 식당이 없다고 한다. 폭탄 발언에 어리둥절하다. 긴 코로나로 관광객이 끊기자 다들 생활이 어려워진 것이다. 택시와 관광버스 기사는 운전을 그만두고, 식당은 줄줄이 폐업하였다고 한다. 비가 내릴 듯 잔뜩 찌푸린 날씨가 마치 제주도의 현실을 닮은 것 같아 슬픔이 몰려왔다.


(제주 국제평화센터에서) 어느 지역에 대한 인상을 섣부른 직관으로 말했다가 오류를 범할 수 있기에 조심스럽다. 어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제주 국제평화센터를 찾았다. 2006년 개관한 유료 시설이다. 건물의 규모나 부지 면적이 엄청나다. 독립기념관이 연상될 정도로 내부에서 우리 대통령과 주요 연예인, 각국 정상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이라고는 우리 일행 30여명 뿐이다. 더 상세한 설명이 듣고 싶어 해설사로 보이는 여성에게 요청했더니 사전 신청하지 않았다며 일언 거절이다. 가뭄 뒤의 단비 같은 관람객일 텐데 이런 대답을 들으니 많이 실망스러웠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만사 재치고 스스로 나섰을 게 틀림없다.


(제주 해녀가 궁금하다) 제주 여행 중 다수의 해녀를 만난 건 처음이다. 새연교를 넘기 전에는 보슬비 때문인지 해녀의 집이 조용하였다. 2009년 준공된 새연교는 밤섬으로 연결된 아름다운 다리로 서귀포항이 한눈에 보인다. 밤섬을 한 바퀴 산책하고 오니 해녀들이 나갈 준비에 바쁘다. 가까이서 몇 가지 물어본다. 물속에서 머무는 시간이다. 산소 공급장치 없이 15m 아래까지 내려가 1분 이상 작업한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제주에는 ‘저승의 돈을 벌어 이승의 자식을 먹여 살린다’는 속담이 있다. 해녀의 고달픈 삶을 표현한 게 아닌가. 도구 없이 바닷속에서 해산물 캐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라고 한다. 2016년 12월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선정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제주도서 만난 고사리) 고사리는 흔치 않은 양치식물에 속한다. 비슷해 보이는 건 많아도 실제로 먹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우리가 먹는 고사리 대부분은 중국산인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고사리가 제주에는 많이 자생한다. 식당에서도 희망하니 무제한 제공해 준다. 남원 파크골프장에서 일이다. 날린 공이 낮은 펜스를 넘어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고사리가 많이 뜨인다. 빈손으로 나올 수 없다. 시골서 소먹이던 기억이 되살아나 정신없이 꺾었더니 꽤 모을 수 있었다. 가지고 다니기 불편했지만 아까워 버릴 수가 없다. 제주도의 슈비니어인 셈 아닌가. 귀향을 기다리고 있는 고사리, 집에 가서도 귀한 대접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주도서 날리는 굿샷) 제주도 투어 동안 파크 골프는 이틀간 오전에 치기로 예정되었다. 멀리 떠나와 공만 치는 건 아니다. 관광이 가미되어 재미를 더해준다. 먼저 방문한 서귀포 강창학 파크골프장은 보슬비로 인해 좌절되고 말았다. 대신 구장을 둘러보고, 또 부지를 희사한 강창학의 훌륭한 정신을 새기는 기회로 삼았다. 둘째 날은 성공이다. 준공된 지 얼마지 않은 남원 파크골프장, 자연경관과 구장 사정이 좋은 편이다. 더욱 다행인 것은 도심에서 떨어져 현지인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타지인들로 붐비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이곳 파골러들도 우릴 싫어하지 않는 분위기다. 관광과 파골을 겸한 제주 투어, 만족스럽게 끝났다.

출처:  대구파크골프협회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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