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民魚)는 그 이름에 '백성의 물고기'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역사적으로는 임금님의 수라상이나 사대부가의 잔칫상에 오르던
가장 귀하고 대접받는 부잣집 보양식이었다.
여름철 복달임, 삼복에 몸을 보하는 먹는 음식 중에서도
‘1품 민어탕, 2품 도미탕, 3품 보신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어는 예로부터 최고의 여름 보양식으로 꼽혔다.
민어는 생선 중에서 부위별 맛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어종 중 하나다.
‘민어가 천 냥이면 부레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어 미식의 핵심은 살이 아닌 다른 특수부위에 있다.
* 부레는 미식의 핵심으로 생선의 공기주머니인 부레를 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처음에는 껌처럼 깃깃하게 씹히다가 이내 녹아내리며 고소한 크림 같은 맛을 낸다.
과거에는 이 부레를 끓여 최고의 천연 접착제, 부레풀로 써서
전통 활이나 고급 가구를 만들기도 했다.
* 껍질과 껍질 데침, 유비끼는 살짝 데친 민어 껍질로
쫄깃한 식감으로 별미 중의 별미로 꼽힌다.
* 민어전과 찜은 민어의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살로
전을 부쳤을 때 달콤하고 담백한 풍미가 극대화된다.
* 민어탕은 뼈와 대가리를 넣고 푹 고아내면 사골국물처럼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 우러나는데,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린 몸에 확 퍼지는 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
한의학적으로 민어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아,
여름철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어 냉해진 소화 기관에 기운을 북돋우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고단백 저지방으로 소화 흡수가 빨라 병후 회복기 환자나 노인, 어린이의 기력 회복에 좋을 뿐만 아니라,
부레에 다량 함유된 젤라틴과 콜라겐은 피부 탄력과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준다.
핵산과 필수 아미노산도 풍부해, 두뇌 활동을 돕고 면역력을 높여
여름철 만성 피로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궁궐을 나와
진짜 백성의 뜨거운 뼈와 살이 된 민어 먹방을 기대하며
한 계절을 버텨내기 위해
바다의 깊은 숨망울을 삼킬 날을 기다리는 먹방 친구들,
몸속에 단단한 부레 하나 밀어 넣는 날, 우리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