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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주기간(4박5일) : 2014.5.6~5.10 ◆ 이동 및 종주코스 : 서울(용산역) - 성삼재 - 노고단대피소 -삼도봉 - 연하천대피소 - 벽소령대피소 -장터목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 - 대성골 - 의신마을 - 화개장터 - 서울(남부터미널)
◆ 종주(산행)거리 : 총42 Km ◆ 소요(산행)시간 : 총28시간
◆ 참가(완주)인원 : 15명(남9명,녀6명 - 전원 63세이상, 70세이상 3명포함 경로11명) ◆ 주 관 : 5670 아름다운 동행 카페 산행동호회
아! 지리산 천왕봉! 희뿌연 여명에 등뼈만 보여주는 산너울 사이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어리석고 미천한 나에게도 이런 천복이 있었다니 가슴 찡한 감격을 느껴본다. 무엇보다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준 어머니 젖가슴 같은 지리산 당신이 고맙고, 우리들의 안산,즐산,완주를 기원해준 2,700명의 5670 아름다운 동행 여러분이 고맙다. 그리고 해내겠다는 의지로 버텨준 내 다리 아직은 늙지 않은 내 정신이 고맙다. 해발 1,915m 천왕봉 표지석에 인증샷을 날리고 뒤돌아 서는 발길에 만감이 교차한다.
당초 지리산 종주를 기획할 때는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것이 어느날 보니 나도모르게 내 스스로가 지리산 들머리 성삼재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집에서 말리고 친구가 말리고,나를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이 말렸 지만 이미 나는 아침저녁 뛰고 달리기를 50여일.....공무도 가느냐는 조롱섞인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용산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구례구역에 도착해 있었다.
첫째날(5월6일) 총15명의 대원이 아직도 백두대간을 하고 있는 아리 대장의 인솔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구례역에서 성삼재까지 택시로 이동, 다시 도보로 2.5Km를 이동, 노고단대피소에 도착, 내일의 출정에 대비해 이른 저녁을 해먹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직도 걱정반 기대반 실감이 나질 않는다. 잠못 이루는 밤 반야봉 꼭대기엔 별이 쏟아지고.....
두째날(5월7일) 아침 6시에 기상,식사하고 7시에 출발하기로 하였지만, 밤새도록 탱크달리는 소리에 맹꽁이 배터지는 소리,한맺친 여인네 이빨가는 소리에 선잠을 깬 대원들 3시부터 어슬렁 거리더니 6시20분에 준비 완료하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 오늘 걸을 길이 대충 15Km에 10시간은 족히 되는가 보다. 일단 노고단에 올라 피아골 3거리에 다달으니 눈앞에 전개되는 겹겹이 싸인 산너울이 지리산의 속살을 보여준다.지리산 종주중 어디서나 볼수 있다는 반야봉, 짝 궁뎅이 반야봉을 바라보며 얼마를 갔을까 시원한 샘물 임걸령 샘터, 그 물맛이 천하일품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추기고 걷기를 계속, 전라남북도와 경삼남도의 3개도가 보이는 경계 삼도봉에서 기념촬영도 하고 숨을 돌린후 토끼봉,명선봉을 거쳐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하니 11시 50분, 하지만 벽소령까지는 대피소가 없는 관계로 여기서 라면을 끓여 먹기로 했다. 아뿔사 근디 이게 웬일! 같은 조 실리님 배낭에서 갈비가 쏟아져 나온다.그것도 작으만치 2팩씩이나.전대원이 갈비찜으로 배를 채울만한 양이다. 저 무거운걸 말도 못하고 얼굴이 하얗도록 지고왔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장거리 종주산행의 성패는 배낭무게가 좌우 한다는 경험자들의 충고가 실감났다.
연하천대피소에서 백소령대피소 까지는 3.6Km 밖에 않되니 지리산 구석구석을 가슴에 담아 가고싶다.막상 거리에 비해서 급경사가 많아 시간은 좀 걸렸지만 벽소령 가는 길에 형제봉 바위틈 소나무 한쌍은 산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저멀리 벽소령대피소가 성냥갑만하게 보인다.아직도 1시간 이상은 족히 가야할듯, 하지만 철승님과 아리대장님이 모퉁이 돌아가면 다왔다하던 그 모퉁이 몇번째인가 돌아서 오늘의 목적지 벽소령대피소에 도착,우린 모두는 마치 종주라도 끝난듯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아마도 가장 힘들다는 첫구간을 해냈다는 성취감일지도...
벽소령의 밤은 길고도 심난한 하룻밤이었다.저녁을 해먹고 잠자리를 정리할 때만 해도 반야봉과 중봉 사이로 빠지는 지리산의 일몰을 즐길 정도로 혼자임이 아쉬웠으나 바로 성난바람은 대피소를 통째로 날려버릴 것 같은 태풍으로 변하고 급기야는 폭우가 쏟아 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변해 버렸다. 천왕봉이 나를 거부하는 구나 하며 덕이 부족한 내자신이 너무도 초라하게 생각되어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 시피했다. (사실 어제 보다 더큰 코골이소리에 비바람소리 까지 합친 코러스는 산장의 밤을 삼켜버리기에 충분했 다.) 변화무쌍한 민족의 영산 지리산의 둘째 밤은 이렇게 지나고.....
셋째날(5월8일) 아침까지도 비는 강약을 반복하며 추적추적 계속,하지만 아리대장님은 너무도 태연하게 비는 오지 않을 꺼란다. 하늘만 처다보고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1회용 우의를 사입고 준비를 해 보지만 짐된다고 우의를 빼놓고 온 내가 너무도 쪽팔린다. 출발시간을 8시에서 9시로 연장하고 장터목 대피소를 향해 출발!
하지만 이게 웬일.태조 이성계의 용비어천가가 무색할 정도로 출발과 동시에 비는 딱 멈추고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운무는 마치 신선이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그런 느낌, 환성과 탄성의 발길은 더욱 가벼와 지고 하늘에 고마워하고,지리산에 고마워 하고, 5670 아름다운 동행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15명의 전사는 단숨에 선비샘 까지 2.4Km를 고 고......
철철 흘러 넘치는 선비샘의 물줄기는 천왕봉 샘과 함께 아마도 남강의 발원지가 되어 호남의 젖줄이 될거라는 생각을 하며 선비샘의 유래에 눈이간다.평생을 상민으로 천대 받으며 살아 한이된 사람이 죽거들랑 샘에 묻어 달라 유언하여 샘에 묻어주었더니 결국은 샘을 찾는 선비들에게도 고개숙여 절을 받게 됐다는 전설. 유독 지리산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전설이 많은 것 같다. 공비출몰 혼란기에는 피아간의 생명수가 되었을 이 선비샘 그 비극적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유유히 흐르며 우리들의 목을 추겨주고 있다.
선비샘에서 물 한바가지 꿀꺽꿀꺽 목추기고 우리는 세석 대피소가 있는 세석평전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세석대피소 까지는 아직도 4Km 이상 남았으니 점심시간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할 형편.어제 보다 쉽다더니 남은 일정이 칠선봉,영신봉,촛대봉,연화봉 등 봉만 나오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비온 끝에 맑게 개인 파란 하늘과 평생 처음 본 눈부실 정도의 흰구름은 지리산의 기를 모두 받아 주는 것 같아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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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아리 작성시간 21.03.01 아름다운 사진과 해설, 수고하셨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보물처럼 다가옵니다.
지기님!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요.(...) -
작성자청용 작성시간 21.03.03 저는 90년다 초에 종주했는데
위 글과 추억사진보니 그때의 기억과 추억이 생생합니다
지난날을 회상하며 해설과 현장 영상 잘 보아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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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산 아 작성시간 21.03.08 세월 참 빠르네 벌써 7년
건강 할때 자주 산행 해야 지요. -
작성자채송화 작성시간 21.03.14 코로나가 언제나 떠나려나 그리운 얼굴 보고도 싶고 듣고도 싶지만
만남이 아쉬워 돼지띠 사진만 보고 그리움을 달래봅니다.
너무도 먼~엣날같이 느껴지니 언제나 즐거웠던 그 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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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실리 작성시간 21.03.15 와우~! 아슬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지기님 오래오래 건투하십시요
5670아름다운동행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