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편 흉 하나 갖고
삶방을 노크해본다.
"올해 마지막이니 밤꿀작업좀 도와주세용"
남편의 애교섞인 부탁에
맘약하기로 전국 1위인 내가
당연히 청풍행 기차에 오르고
벝들이 활동하기 전 새벽 네 시부터 밤꿀을 따기 시작해서
오후 세 시경에 모두 끝이 났다.
서울에 일찍 가봐야 어차피 출근은 내일 아침이니
야간열차도 괜찮을 듯 싶어서
기왕 내려온 김에
독립군의 집안살림을 도와주리라
맘먹었다.
그랬더니 남편이 이웃집에 잠깐 마실좀 다녀오겠단다.
남편 다녀오기 전에 간단히 집안 일 해놓고 저녁 으스럼 시간에 청풍호가 훤히 내다뵈는 곳에서 식사도 하고 그간의 못다한 대화도 하면 되겠다.
이 바램이 열 두 시간 무보수 노동의 댓가라 해도
결코 과하다 생각지는 않았다.
.
.
.
.
그러나
그 잠깐이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막차 시간이 임박해서야 드디어
폭발했다.
내 전화에 헐레벌떡 달려온 남편에게 말로서 달달한 꿀단지를 거꾸로 엎어버리고 돌아왔다.
출근하는 지금도 부글부글 꿀단지가 끓어넘친다.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산토끼 작성시간 20.06.24 부부는 그래서 좋은거지요 남같으면 마음놓고
있겠어요 힘들게 좋은 일 해놓고 무심한 남편분의 생각에
마음 상하셨네요 있을때 잘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6.24 있을 때 잘해.
늘 가슴에 와 닿긴 하지만 순간적으로 욱하게 되네요.
앞으론 잘 참아서 달콤한 인생을 기약해야겠어요. -
작성자함빡미소 작성시간 20.06.24 ㅋㅋ 웃음이 나네요 알콩달콩
남자들은 무엇이 중요한지 별로 생각이 없나봐요
그래도 안보면 걱정되고 신경쓰이고 궁금하고 그런거 아니겠어요 -
작성자수정구슬 작성시간 20.06.25 ㅎㅎ 저도 어제 남편이 별 것도 아닌 일에 벌컥 화를 내길래
한바탕 하려다가, 그려, 착한 내가 참는다, 하고 참았더니
어제 오늘 제 눈치 보면서 아부 작렬! ㅋㅋ 참길 잘했다 싶네요.
청풍명월 알바도 애쓰셨고, 감정노동까지 하고 오셨네요.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장 사모님. ^^ -
작성자산촌 작성시간 20.06.25 모처럼 만나 꿀맛처럼 같이 .
있고 싶었는데
그 맴을 몰라주니 쓰디슨
꿀맛 엎을만도 했겠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