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 셔츠와 넥타이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지난 토요일에는 서울에 사시는 사촌 누님의 막내딸의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질녀의 나이가 48세이니 남들은 곧 할머니 될 나이에 새색시가 되는 것이다. 이젠 친구들의 자녀들도 대부분 40대에서 50대 초반에 들어 결혼식에 초대 받는 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모처럼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매면서 사회생활 시절 넥타이로 인한 에피소드가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40대 초반에 회사일로 독일의 어느 연구소로 출장 간 적이 있었다. 소장을 만나기 위해 연구소 비서실에 들어가 여비서에게 용건을 말하였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며 말하는 그녀가 야릇한 웃음을 띠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의 웃음이 단지 손님에게 친절함을 나타나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내가 착용한 와이셔츠와 넥타이의 색깔의 조화가 너무나 이상해 웃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너무나 촌스럽다는 뜻이다. 그 말을 듣고 창피하여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딴에는 멋을 부린다고 청색 와이셔츠에 정열적으로 보이기 위해 빨간 색의 넥타이를 매었었는데 이것이 서로 반대색 계열이어서 어색하게 보인 것이다 여태껏 와이셔츠의 색깔이야 어떠하든 그때마다 내 눈에 띄는 넥타이를 골라 매면 그것이 수트와 함께 정장의 기본을 갖추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넥타이와 와이셔츠 간 색깔의 조화가 어떤 것들이 잘 어울리는지 잘 몰라 백화점에 가서 쇼 윈도우 안에 마네킹이 입은 넥타이와 와이셔츠의 색깔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대부분이 배색(같은 색 계열)으로 코디(궁합이 맞추어져 있음)가 되어 있음을 발견하였다. 물론 35여 년 전의 일이라 옷이나 넥타이의 색상이나 디자인에 대한 관념도 요즘에는 많이 바뀌었다. 요즈음 일부 젊은이들은 타인으로부터 개성이 강한 사람으로 인식받기 위해 오히려 반대색 계열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런 경험이 있고 난 후부터는 나는 넥타이를 고를 때 색의 조화(궁합)에 대해 좀 더 신중을 기하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