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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의 악몽

작성자리노정|작성시간20.07.08|조회수340 목록 댓글 5
1974년 늦은 봄의 어느 날로 기억한다. 난생 처음 해외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요즈음은 해외 출장 나가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고 또 많은 사람이 해외에 여행을 간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가난한 후진국으로서 자유로운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꿀 시대이었다. 외국과 교류도 빈번하지 않은 시기여서 비록 짧은 4일간의 일본 출장이지만 해외에 나가는 기회를 얻었다는 그 자체가 특권이라 할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어서 도쿄에 지사가 있었다. 출장 첫날 도쿄의 토라노문 역 근처에 있는 지사로 오후 늦게 도착하였다. 지사장의 반가운 환대와 더불어 저녁식사 대접을 받고 회사차로 나를 미리 예약해둔 호텔까지 데려다 주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그는 “이곳은 비즈니스 호텔이니 편히 쉬고 내일 지사로 출근 하세요” 라고 말한 뒤 돌아갔다. 나는 짐을 호텔 방에 풀고 창밖을 바라다 보니 가까운 곳에 도쿄타워가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우뚝 솟은 타워에 휘황찬란한 조명이 가해져 신기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직 초저녁인데 호텔 방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되어 호텔 밖으로 나와 택시를 불러서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긴자로 갑시다” 나는 평소 긴자가 도쿄의 중심가이고 우리나라의 명동 같은 곳이라 들어 왔기 때문에 일본에 가면 꼭 한번 들르고 싶었던 곳이다. 긴자에 도착해 보니 우리나라 명동 보다 훨씬 넓고 백화점, 주점, 잡화점, 찻집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대낮 같이 밝은 조명 아래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활기찬 모습이었다. 한 두 시간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이젠 호텔로 돌아가려고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택시 기사에게 “비즈니스 호텔로 갑시다” 라고 목적지를 말했다. 택시가 한참 달린 후 어느 호텔 앞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내가 묵을 호텔은 아니었다. 내가 택시기사에게 “이곳은 비즈니스 호텔이 아닌데요” 라고 말하자 그는 비즈니스 호텔이 맞다고 말한 후 떠나가 버렸다. 나는 당황하고 기분이 좀 상하여 다시 거리로 나와 걷다가 또다시 지나가는 빈 택시를 불러서 타고 “비즈니스 호텔로 갑시다” 라고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잠시 달린 후 그도 어느 호텔 앞에 차를 세웠지만 이 호텔도 내가 묵을 호텔은 아니었다. 내가 묵을 호텔이 아니라고 항변하자 그는 그럼 호텔 이름을 대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호텔 이름은 비즈니스 호텔이라고 말하자 그는 비즈니스는 호텔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제야 나는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일본에서 비즈니스 호텔이란 비즈니스로 출장 오는 회사원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방이 좁고 룸서비스를 최소화되어 있는 대신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등급의 호텔을 일컫는 것이지 호텔이름은 따로 있었다. 호텔 이름을 모르니 호텔 찾아갈 길이 막막하였다. 그러나 불연 듯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내가 호텔 룸에서 밖을 바라보았을 때 도쿄타워가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지 나는 거리를 헤매다가 결국 멀리서 보이는 도쿄타워를 발견하였다. 짙은 밤이지만 높은 타워의 불빛이 멀리서도 잘 보였다. 나는 타워를 향해 무작정 걸었다. 1시간 반 정도 헤맨 끝에 결국 나는 호텔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시간은 벌써 밤 12시를 지나고 있었고 장시간 걷고 긴장한 탓에 몸은 녹초가 되었다. 침대 옆에 있는 호텔 이용 안내서를 보다가 맛사지라는 글자가 내 눈에 띄었다. 그래 맛사지를 해서 피로를 풀어야 겠다고 마음먹고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 속에서 무어라고 말하는 여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나는 간단한 일본어 몇 마디 할 수 있을 정도여서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맛사지 하러 내 방에 오겠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무조건 알아들은 척 하며 하이, 하이를 연발하였다. 그리고 외국에 처음 나온 날부터 젊고 예쁜 일본 여자의 맛사지 서비스를 받을 것을 생각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전화 건 후 약 10분이 지날 무렵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러나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맛사지 서비스하러 온 여자는 60 전 후로 보이는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의 할머니였다. 조금 전까지의 나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추정컨대 조금 전 전화에서 그녀는 “나이든 여자가 맛사지 서비스를 해도 괜찮겠느냐” 고 손님에 대한 예의상 말했음이 틀림없다. 그녀는 체력이 굉장히 약해 보였다 처음 몇 분간은 손으로 맛사지를 하더니 힘에 겨웠는지 나보고 엎드려 누으라고 손짓하여 따라 했더니 내 등에 올라 밟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가 밟을 때마다 얼마나 아픈지 정말 참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젊은 사내 녀석이 외국여자한테 엄살 부리는 것으로 보이기 싫어 이를 악물고 참았다. 1시간여에 걸친 그녀의 맛사지가 끝난 후 나의 몸은 고통을 참느라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도쿄의 첫 날밤은 악몽 그 자체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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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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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수정구슬 | 작성시간 20.07.08 아이고 ㅎㅎ 타국에서 시원한 맛사지 대신에 극기 훈련을 하셨군요. ^^
    고통을 참으시며 이를 악 무시는 모습이 상상이 됩니다.
    저 어릴 적에, 우리 아버지께서 허리가 아프시다며 허리를 밟으라고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덧 제가 자라서 중학생이 되고 나니, 이젠 밞으면 아프다고 그만 두라 하셨지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 작성자꿈나그네 | 작성시간 20.07.09 누구나 인생이란 끝없는 시행착오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착오를 거듭하며 지혜로워지고 단단해지는 과정,
    돌아보면 다 하나의 추억이 되기도 하고요 . . . .
  • 작성자금송 | 작성시간 20.07.09
    힘들었던 일이나 고생했던일은 오래기억에 남는법이죠 일본출장 기억을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뚜렷이 기억하고 계시네요
    그래서 추억으로 영원히 남게되는것 같아요
    또가신다면 다시는 그런실수 안하시겠네요
    해외여행도 마찬가지여요
    고생하신글 웃으며 잼나게 보고갑니다~~^^

  • 작성자정바다 | 작성시간 20.07.09 얼마나 당황 스러우셨을까요? ㅎ
    당황하셨고 고생하신 추억이었기에 웃음으로 나눌수 있슴도 감사이시네요
    덕분에 글 읽으며 웃습니다요 ㅋ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아니 | 작성시간 20.07.17 태국 마사지 받았는데 등에 올라가서 하는데 기절할번했어요 바로 내려 오라고 했어요 정말 아프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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