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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 이야기

작성자낭만|작성시간24.02.03|조회수345 목록 댓글 22

(자주 만나 즐기는 동생과 나)

 

자매의 이야기

 

간호 대학을 나와서 간호원 출신인 여동생이 아직도 요양병원에서 근무한다.

요즘도 코로나가 계속되니 면역력을 위한 주사를 준다고 찾아왔다.

우리 4남매 중 난 제일 맏이. 가운데 남동생 둘. 막내로 여동생이다.

나하고 여동생 나이가 무려 13살 차이다.

 

나는 젊었을 때 이 어린 동생에게 질투도 알력도 있었다.

난 너무 멍청하고 동생은 워낙 총명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고 또한

엄마는 나는 맏이라고 온갖 궂은 일만 시키고

동생은 5살에 아버지를 잃어 '아버지' 소리 못 부르고 산다고 늘 무릎 곁에 앉히고

귀여워하는 것이 오랜 세월 계속되니 내가 질투를 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 동생이 이 세상에서 아주 소중한 존재다.

자식에게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못할 말을 동생에게 한다.

나이든 자매는 자주 만난다.

 

“언니 내 딸 식성이 딱 언니야

토란 좋아하고 젓갈 좋아하고 호박잎 쌈 좋아하고”

 

“그 똑순이가 왜 나를 닮았다니.”

 

”그런데 얘야 옛날에 나는 얼굴이 밉고 재주 없고 머리도 나쁘게 낳아줬다고

엄마한테 늘 투정을 부렸지.“

 

”언니 그것도 똑같아. 내 딸년이 집에 들어 와 나만 보면 징징대“

난 깔깔 웃었다. 하필이면 그런 것 까지 나를 닮다니.

 

그리고 언제나 옛날의 엄마이야기로 돌아간다.

 

지금 생각하면 내게도 좋은 달란트가 많아.

그래서 엄마한테 투정부린 것이 미안해 수시로  하늘 보고 말해.

엄마, 미안해요.“동생이 웃는다.

 

“얘야 지금 생각하면 엄마는 정말  대단했어.

41살에 혼자 돼 우리 4남매를 다 대학 공부 시킨다고.

사람은 콩나물 장사를 해도 배워야 한다고...엄마에게 너무 벅찬 삶이었어"

 

 "그리고 정말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우릴 위해  당시 거금 2만원을 주고 전축을 사 주셨잖아.”

 

“맞아. 언니. 그날 우리 4남매는 마당으로 뛰어내려 전축을 틀어놓고

신중현의 '빗속의 여인'을 부르며 신나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지.”  

 

(우리 집 마당엔 늘 꽃이 피어있어 아무나 모델이 되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예야 엄마는 사철  꽃을 피워 집안에 늘 꽃향기 가득했지.

집 마당에는  햇살이 음악이 꽃향기 흘러 우린 하루하루 즐거웠어.

 

"언니는 테스 읽고 테스가 가엾다고 눈물 훔친 것  알아?"

"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고 크라크케이블 같은 멋진 남자랑 연애한다고 했지.

아! 아름답다. 당시는 가난했어도 꾸는 꿈이 고왔어"

 

"그런데도 나는 엄마한테 왜 심통을 부렸는지 몰라.

엄마가 하루는 나무에 파란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얘 저 잎 봐라 얼마나 예쁘니”

 

" 난 파란 잎이 다 돈이었으면 좋겠어."

“ 남편 없이 힘들게 사는 엄마를 이해도 못하고.”

 

“그리고 너는 시어머니가 계신데도 오빠 집에서 아픈 엄마를 너희 집에 모셔놓고

간호하면서 엄마를 아프지 않게 정말 최선을 다 했지.”

결국 엄마는 네 손에 편히 가셨으니 지금 생각해도 맏이인 내가 부끄러워“  

 

"너는 엄마에 대해 얼마나 마음이 개운하겠니“

 

”그리고 보면 설사 부모가 잘못한 것이 있어도 자식 입장에서옳다 그르다 가릴 것이 못돼.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넘어가야지“

“지금 내가 이렇게 가슴을 앓고 있잖아. 평생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파.”

 

“언니. 그러지마. 언니는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어.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 온갖 궂은일을 다 도맡아 했잖아“

 

“그리고 우리 같이 한 집에서 살았잖아. 그 때 형부는 우리 집 기둥이었어”

"엄마한테도 사위이고 큰아들이고 남편을 대신하는 마음의 기둥이었어.“

“엄마는 손주 보는 재미로 즐겁게 사셨어"

 

"지금 생각해도 오빠나 나한테도 조카들이 너무 귀여웠어.

지금도 나에겐 자식이나 조카나 마음이 똑같아” 

 

“그래. 고맙다.

너희들이 시원치 않은 나를 언니 누나로 잘 대해줘서 감사해."

 

"그리고 나는 아들 둘이 서로 오가며 의논하며 의지하고 사는데 

딸이 하나라 늘 마음이 걸렸는데 네가 내 딸한테 멘토 역할을 해 주어 정말 든든해“

 

자매의 이야기는 잔잔하게 이어져 끝이 안 난다.

간간이 엄마 생각하는 마음으로 내 눈에 동생의 눈에도 눈물이 어린다.

 

두 자매는 창문 밖에 꽃 구름진 하늘을 바라보며

꿈결같이 흘렀던 옛 추억의 잠겨  마냥 아기자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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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05 박희정님
    남자 형제와 여자 형제의 평소에 지내는 생활이 정말 많이 다르네요
    하지만 남자형제들의 마음이 오고가는 속정이 깊을 것 같습니다.
    명절날 형제들 모여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05 자유노트님 오셨네요.
    정말 자매지간에 가슴 깊은 곳의 말을 서로 풀 수있어서 넘 좋아요.
    또한 취미도 책보는 것으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자유노트님 곧 명절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오개 | 작성시간 24.02.05 맏이는 불교적인 해석으론 "업보"란 말이 있지요
    전생에 죄가많아 이생에 맏이로 태어난다는 뜻이죠
    저 역시 장남으로 태어나 어렵게 생활중에 동생들 모두 공부 가르치고
    결혼자금 대주고 했지만 으례 장남은 그런그라고 생각하는것 같고
    고맙게 생각하는 동생은 없는듯 합니다
    장녀는 살림밑천이라도 되지만, 물려받을 재산없는 장남은 그야말로 업보죠
  •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05 오개님
    맏이로서 동생들께 부모님대신 많은 일을 해 오셨습니다.
    보람도 있고 서운함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주위에 많은 가정의 형제들이
    맏이는 성격자체가 여물지 못해 형제간의 제몫을 챙기는 성격이 못되죠.
    그러고 보면 억울한 점도 많고
    피해를 당하고 산다는 일종의 피해의식도 있고요.
    맏딸과 맏아들의 심리적 고충이랄까 하는 공통된 면을 이야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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