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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작성자낭만|작성시간24.02.16|조회수159 목록 댓글 22

아침에 길을 걷습니다.

 

이 비는 봄이 오는 것을 어찌 알고 어디서 오나요

길이 촉촉해 관절이 부드럽네요

 

빈 나뭇가지들 하늘을 향해 팔 벌리고 환호성을 지릅니다.

소리가 너무 커 우리 귀에 안 들리죠

뜨거운 피 흐르는 풀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합니다. 

 

파도처럼 넘치는 방울  방울 물방울꽃 은방울꽃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흐르는 냇물

비는 얼마나 그리웠냐고 애잔한 목소리로 세상을 다독입니다.

 

조용하고 숙연해진 거리

그윽해진 마음이 황홀한 생기로 잎눈 띄일 듯 합니다

 

오후예요 

이게 원일?

비가 눈이 되어 날립니다. 

 

동장군이  이대로 허물어질 수 없다며

마지막 추위를 발동해  눈을 뿌립니다.

 

하늘 하늘  눈의 춤사위는 잠깐.

땅에 닿자 마자 흥건한 물에 그대로 녹아버립니다.

 

눈의 빛깔은 슬픔이 어려있기에 아주 희고 창백합니다.

떠나는 것은 아프기에 울럼증을 앓는지 눈은 더욱 휘날립니다. 

 

내부의 붕괴든 

외부의 압력이든 

살아내려는 겨울의  몸부림은 이토록 처연합니다.

 

떠나는 동장군의 마지막 위세 

날리는 눈을 보며

이들의 슬픔이 내가 아니라고 어찌 말할 수있을까요.

 

빳빳이 들고 일어서는 푸름을 어찌 감지하지 못할까만 

나는 한세상을 지배했다는 자아만은 잃고 싶지 않은 눈이 녹아 내립니다.

  

나는 푸른 웃음과 하얀 설움을 안고 걷는데

어디선가 은은한 쑥향기가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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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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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7 존경하는 금빛님
    정말 하루가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것을 보았어요.
    아마도 땅도 산도 하늘도 풀리게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봄이 어찌 오나 지켜봐야하겠지요.늘 건강하십시요
  • 작성자짱이 | 작성시간 24.02.16 그러네요 어제하루 온갖 세월을 다 보게 하더만요 이제 동장군도 기세가 예 까지면 꽃샘추위만견디면 될듯해요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7 비 대신 내린 눈은 우리가 마지막 맞는 동장군의 위세겠지요.
    그래도 별 수 없이 겨울은 물러가고 봄이 오겟지요,
    곧 봄이 오면 짱이님 즐거운 봄맞이 하시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동구리 | 작성시간 24.02.18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우리곁에 찾아오고 잇는 듯 합니다
    이제는 대동강물도 뭎리는다는데, 곧 봄이 올것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낭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8 네 동구리님 이제는 봄입니다.
    날씨가 쌀쌀해도 햇살이 윤이 납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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