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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새끼들 아버지인데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4.02.17|조회수217 목록 댓글 9

 

 

 

 

 

 

나는 아직 새끼들 아버지인데

2024년 2월 15일 (목) 오전 6:50

 

 

"헤이! 제임스. 이리 와서 필요한 것 두 개만 가져가라. 공짜다."

 

문 닫고 정리하는 가게에서 뭔 물건을 가져가라고... 그냥 미안하기만 한데.

팔을 잡고 끌고 가는 숀을 따라 가게로 갔다.

밧데리 와 전자제품 등을 파는 가게이다

벌써 몇 명이 와서 주섬주섬 챙기고 있다.

아이폰 용 아이팟 2개와 장난감 로테이션 2개를 주길래 받았는데 돈을 받지 않는다.

필요 없는 것인데...

아차. 아니다. 우리 아들들 며느리 할무이가 아이폰 사용하지. 그 생각이 들자

로테이션 두 개 주고 아이폰 팟 두 개 더 달라고 했다.

ㅎㅎㅎ 내가 너무 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새끼들 생각에 그만 말하고 말았다.

다른 녀석이 가져가는 아이폰 팟 하나를 뺏어 나를 준다. 그러고는 이제 없다 한다.

 

 

인사고 뭐고 공짜로 얻어서 애들 나눠 줄 생각하니 기분 좋다.

가져와서 열어보니 진짜 아이폰 팟이 고 메이드 인 비에트남이다. 중국제는 안 쓰거든.

내꺼는 삼성 Z플립 5이라서 잭이 맞지 않는다.

그래도 좋아서 혼자 히히득 거리며 가방에 잘 넣어 집에 가져왔다.

 

"할무이요. 이거. 한 개씩 써소."

나는 즐거워 얼른 풀었다.

 

"아빠. 이거 우리 안 써. 나는 300불짜리 헤드폰 있고 형도 형수도 더 좋은 것 사용하고 있어."

둘째 넘이다.

 

"나는 이어폰 안 써요."

할무이다.

 

뭐야! 이거. 그러면 나는 뭐야?

안 쓴다는 그것들을 주섬주섬 챙겨 방으로 들어왔다.

23년 전에는 퇴근 때 버그 킹 햄버거 사들고 오면 그렇게 좋아하고 반기더니.

 

맥이 빠져 안방 컴퓨터 앞에 올려놓고 보고 있었다.

 

"그까짓 일로 울어요?"

할무이가 들어오며 눈치채고 묻는다.

 

"내가 무슨... 울어? 바깥 하늘 보면 눈이 시려 눈물이 나오곤 해."

나는 얼른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쳤다. 나는 아직 새끼들 아버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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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사명 | 작성시간 24.02.17 그 맘 이해 합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맛있는 집밥해 주려고
    반찬 잔뜩 만들었는데......

    아들은 아침부터 음식 시켜 먹고
    남편은 잠깐 나간다더니 빵 사와 먹고있네요.ㅠㅠ

    에잇, 이제부터 얄짤없이 먹든말든 신경꺼야지.....
  • 답댓글 작성자제이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8 생각의 타이밍이 안 맞아서 속상할 때가 더러 있지요.
    그래도 어떡합니까? 새끼고 남편이고 가족인데...
    그래도 신경은 계속 켜 놓으십시요~ 다 알아 주지 않아도 그게 사랑이잖아요.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낭만 | 작성시간 24.02.17 물질이 풍요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옛날 우리 살던 때를 알 수 없지요.
    너무 허전해 하지마세요
  • 답댓글 작성자제이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2.18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잠깐 서운합디다.
    이런 것도 삶이구나 생각하며 그냥 넘어갑니다 ㅎㅎㅎ
    낭만 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날들 되십시요~
  • 작성자오개 | 작성시간 24.02.18 잔뜩 챙겨왓는데 외면당하는 그 심정 이해 갑니다
    서운해도 할수없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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