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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탕구 모델 만들기

작성자오개|작성시간24.03.24|조회수259 목록 댓글 24

오늘은 교회 가는날이다

옷을 입던그대로 대충입고 갈려니

마누라가 시시콜콜 간섭이다

봄잠바를 꺼내고 근사한 티도 새로 꺼 낸다

이사람아, 이거 입어면 얼어죽어

아냐 따뜻해졌어 괜차너

겨우내내 입던 두터운 잠바를 벗어버리고

봄 잠바를 걸치고 속에는 작년에 사서 딱 한번입고 아껴 두었던

티를 걸치고보니 그럴싸해 보인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꾸며도 별볼일 없는 모델이다

쪼메 젊었으면 카바될지 모르지만 늙은 영감을 아무리 꾸며도

손질하기 쉽지않다

인물이 멀쑥하고 키가 훤칠해야 아무거나 입어도 어울리지

나같이 짜리몽탕하고 못생긴 사람한테는 영 파이다

키가 작고 못생겼으면

코라도 큼직하던가 아니면 

이천수 선수처럼 눈이라도 찟어져야 넘들이 만만하게 보지 못하는데

나는 그냥 순진무구 '쉽게' 생겨먹어서

넘들이 나를 우습게 보는건 평생 경험한 바다

예수님은 낮은데로 임하라 했고,가난하고  병든자 창녀,걸인을 돌보라했고

법정스님은 무소유를 가르치며

자기가쓴 책까지도 욕심이라고 자기가 죽으면 모두 불태우라고 유언하였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남편도 남들앞에 잘보이고 떳떳해야 하고

남들보다  잘 살아야하고

저넘이 외제차사면 괜히 시샘나는게 인간의 본심 인지 모른다

사람을 처음접하고 판단하는데는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심심풀이로 만들어낸 사자성어가 아니다

반면 아내는 나와는 영 딴판이다.

아내자랑하면 8불출이라는데 나는 아마 9불출은 될거다

지금은 완전 쪼글밤송이 할망구지만 60대초반까지만해도

동네 사내들이 군침흘리는  미모였다.

품안의 양귀비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내 마누라가 그렇게 이삔지는 몰랐는데

외부인들이 아내를 말할때, 호밀밭의 파수꾼 내용을 차용하자면

아마 100만번은 이뿌단 소릴 들은거 같다.

늙었어도 그 미모는 숨길수 없어 낭중지추처럼 아직은 괜찮은 모습은

나만 보이는지 모른다.

죽음을 염두에 두고 몇년전부터 차츰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앨범 스무권정도를 모두 버리고 한권으로 정리하고

양복도 스무벌정도 고물상에 3천원주고 팔은지 몇년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양복은 한벌도 없고 구두신어본지도 오래 되었다

아내도 나 따라 옷가지며 이것저것 버리기 시작했는데

아픈것도 거의 나와 비슷하여 아마 비스한 시기에 죽지않을까 짐작해 본다

부부는 닮는다는데 아픈것까지 닮아서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오늘 새로생긴 수원의 스타필드에 

아이쇼핑 갔다왔다.그래서

아직은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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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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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오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27 아이구.낭만선생님.마구쓴글인데 멋지다고하시니 힘이납니다.
    늘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빠지지않고 읽고 있습니다
  • 작성자온유 | 작성시간 24.03.27 짜리몽땅파 온유
    반가움에 댓글로 인사드립니다
    오개님
    닉 바꾸시기전부터
    늘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보통분 아니시다~~~~이러면서요 ㅎㅎ
  • 답댓글 작성자오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27 ㅎㅎ 별거 아닌글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우리가 작가도 아닌데 카페글은 편한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작성자그린이 | 작성시간 24.03.27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오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27 그린이님.다녀 가셧군요.고맙습니다.항상건필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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