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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야 지금은 하의 실종시대야

작성자마초|작성시간24.03.29|조회수310 목록 댓글 21

1967년,

여름 가수 윤복희가 미국 공연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했다 순간 공항은 자지러지는 비명소리

로 가득 찼다 윤복희가 입고 나타난 치마가 무릎 위로 올라가 허연 종아리를 다 들어냈기 때문이다

그날 신문과 방송은 온통 이 '미니스커트'소동으로 야단이었고 당국에서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파렴

치범으로 몰아갈 태세였다 지금으로 부터 겨우 56년 전 일이었다.

그 후 1년도,

채 안되어 최고의 절정기를 맞은 미니스커트는 1969년에는 미니미니 로 발전했고 3년쯤 뒤에는 치

마로서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선이라고 생각한 탓인지 바지 모양의 핫팬츠로 변형되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어떤가 핫팬츠가 올라가는 곳을 난들 못 올라가랴 모두의 시선을 비웃듯 미니스커트는 이

제 허리 아래에선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는 선까지 이르렀다  드디어 나노 스커트'가 등장한 것이다.


미니스커트의 역사는 1920년대 중반 영국에서 속칭 '플래퍼(Flappers)로 불리던 젊은 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지나치게 엄격하고 가식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를 거쳐 억압과 위선에서 벗어나려는 저

항의 식이 일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들이 끌어올린 치마선은 무릎이 마지노선이었다 그러나 1962년

보그(Vogue)지에 실린 미니 스커트는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당시 28세의,

여류 디자이너 메리 퀸트가 발표한 미니스커트는 무릎  위로 무려 20Cm로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온갖 찬사와 비난속에  바티칸은 미니스커트 착용을 금지했지만 전  세계의 열화 같은 호응에  영국

왕실도 대세에 밀려 무릎 위 7Cm까지는 허용한다는 발표를 할 수밖에 없었다 따지고 보면 미니스

커트의 원조는 원래 남성들의 전용 패션이었다 고대 이집트는 물론 그리스 로마시대의 남자들 모두

가 미니스커트 차림이었다 중세기 선진 문명권인 이슬람 세계에서 바지가 수입되기 전까지는 그랬

던 것이다.

바지 이야기를 하니 재작년 웃기던 사건 하나가  생각난다 볼일 보고 집에 오니 마누라가 뭔가 포장

지에 싼 덩어리를 하나 내 눈치를 흘금흘금 보며 쭈삣거리는 동작으로 내밀었다 뭔데 그래 하면서

풀어보니 난데없는 청바지가 아닌가 지금껏,등산과 골프를 제외하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양복만으

로 평생을 살아온 터라 남들 다입는 청바지를 입는다는 것은 언감생심 생각조차도 못해봤는데 동그

래진 눈으로 쳐다보는 나에게 이 마누라 왈 아랫집 5001호 아저씨도 어제 보니 청바지 입었더구랴

젊게 보여서 보기 좋기만 하더구먼 서울 모임 갈 때 입고 가라고 하나 사 왔소"

그날 저녁,
나는 부산 정신병원이 몇 번이냐고 이 싱거운 마누라를 한참 다그쳤다.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이유 없는 반항 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쳐나는 그의 반항적 눈빛을 똑같이 흉내 낼 순 없지만 그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게 꼭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청바지(blue jeens)다.


1850년 미국인들이 금광을 찾아 캘리포니아 주로 몰린 '골드러시'때 광부들을 위해 천막천으로 만든

작업복 바지다 실용성도 었어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입는 미국을 상징하는 대중 의상이 되었

다 존경하는 누구처럼??가격을 무시하고 명품을 신발에서부터 모자까지 하물며 금장 로 모모 스위스

명품시계 루이뷔통이나 돌체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 청바지를 제외하고는 큰 부담 없다면 모두가 애

할 수 있을 정도다.


청바지가 젊은이들만의 상징이라고요? 나이가 들어서도 진짜 멋 낼 줄 아는 사람은 청바지를 입는
사람이죠 이런 청바지를 오레전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서 입었다
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비록 비공식이긴 했으나 명색이 양국의 정상회담 자리 에서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이름난 프랑스의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서 청바지를 입은 것은 호사가들이 아니

어도 일종의'사건'임에 틀림없었다.


한마디로 국가의 방향을 친미(親美)로 바꾸겠다는 궤도수정 Course Correction의 메시지 라는 것

이다 미국과 반목하고서는 사회주의적 노선으로 2류로 쇠락한 프랑스를 업데이트할 수 없다고 결심

한 것이다 나라의 이익을 위해 강대국에게 머리를 숙인 지도자의 희생정신이 감동적이다 여성그룹

'원더걸스'의 깜찍하고 섹시한 패션과 알록달록한 하이힐 그리고 소녀시대 의 댄스를 보고 있으려면

나이 지긋한 중노中老남성들의 시선도 절로 아찔해 짐을 느낀다 소녀시대를 화제에 올리지 않거나

따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다는 소외마저 느낄 정도다.


유행을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 이것은 햄릿이 말한  사느냐 죽느냐의 현대판 독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앙리 페브르는 유행은 문화적인 테러리즘 이라고 표현했다.이는 일종의 억압이며 상

층 모방을 신분적 상승 욕구로 여긴다는 것이다 경기가 나쁘면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는 주장이 있

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와 반대로 불경기 땐 치마가 길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상반된 주장에 대한 결론은 아주 쉽고 명쾌하게 판별할 수있다.요즘 명동이나 압구정, 홍대 앞이 

아니더라도 부산 남포동 마초가 살고있는 해운대 가까운 주위로 눈만 한번 유심히 굴려보라.여성들

의 치마가 맥시인지 나노인지 나노스커트를 입을 것이냐 말 것이냐,청바지를 입을 것이냐 말 것이

이건 결국 자신의 결정에 달렸을 뿐 유행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한데,이 글을 읽고 누가

이렇게 말하지는 안할는지."이 친구야! 나노 스커트는 무슨 지금은 '하의실종' 시대야" 푸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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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함빡미소 | 작성시간 24.03.30 고등학교때 아빠 몰래 몇번 미니스커트 입고 종로를 돌아 다녔는데
    별거 아니더라구요 계단 올라갈때 신경 쓰이고
    그뒤론 한번도 미니스커트 입은적 없네요
    저희땐 나팔바지 그리고 치마는 미디도 유행 했었답니다
  •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30 그래요 옛 추억이 생각 날 것입니다
    스커트는 포용성의 상징이니까
    이제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대장정은
    잘못 많은 바지를 입은 남자들 대신에 스커트 치마
    입은 여자들의 몫이지요 ㅎㅎ

    괴테는 일찍이 '영원히 여성스러운 것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라고 하였으니 지극한 여성스러움의
    상징은 폭이 넓고 주름이 많이 잡힌 스커트를 입은
    여자가 아닐는지요?ㅎㅎ.
    귀한 댓글에 감사드리며 늘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낭만 | 작성시간 24.03.30 마초 무엇을 입었던 괴테의 말
    영원히 여성스러운 것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이 말이 귀에 소중히 와 닿네요, 결국은 여성스러움이 소중한 자산같습니다.
  • 작성자하얀솔 | 작성시간 24.03.30 난 그시대에
    무릎선까지 스커트를 입어보고
    그위로는 못 입어보았네요 ㅎ
    울 아버지 왈
    차라리 "나팔바지를 입어라" 해서 ㅋ

    청바지는
    처음 사 보았는데
    뻣뻣해서
    한번 사고 않 사 입었는데
    결혼 후
    시아버지가 일본에서
    보내주신 청바지가 보들보들 부드러워서
    즐겨입었지요
    옛날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열심히 청바지는
    때에 따라서 입고다니지요 ㅎ
  • 답댓글 작성자마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30 치렁치렁 걸쳤던 보석도 명품 코트도
    이젠 무겁기만 하지요 평범한 청바지를
    걸치고 멋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은데 점점 체력이
    허락을 하지 않을 겁니다ㅎㅎ
    그래도 마음은 20대처럼 아찔한 하이힐에
    도도함을 담은 청바지를 입은 멋스러운
    여인이고 싶은 것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지요ㅎㅎㅎ
    언제까지나 청춘인 줄 알았는데 ㅎㅎㅎ

    시부께서 아주 신세대 이 시구먼 ㅎㅎ
    좋은 날 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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