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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 한 건 했다

작성자별꽃|작성시간24.04.06|조회수246 목록 댓글 35

젊을 때는 국회의원선거일에 휴일이라고 
모처럼 밀린 잠을 자고 마감전에 겨우겨우 투표했다.
초등생 아이들 알림장에는
<부모님께 꼭 투표하시라고
말씀드리기>라고 어김없이 적어 오고
초등생 딸이 발을 동동 구르며
숙제하듯 졸라댄다.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몇 호가 아직 투표를 안하셨다고 방송도 했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마지못해 투표를 했는데
전혀 관심도 없었고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하지도 않아 깜깜했다.
그래서 정치와 종교에 대한 화제에는 입을 다물어야 속 편했다.
강건너 불보듯이 선거 무관심의 무당층이었다.

왜냐하면
까마득한 어린 시절에
큰 고모부가 지역 국회의원이 되시고 그 다음번에는 낙선하고
온 가족이 난리도 아니었다.
어머닌 새마을 부녀회장이기도 해서
손발이 아플 정도로 밤늦게까지 선거운동을 다니시고
시집간 큰 언니네는 선거자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도 못했다.
6학년이던 언니는 선거벽보를 훼손해서 지서의 순경아저씨한테 잡혀가 혼줄이 났다.
그 피폐해진 집안 분위기를 일찌감치 목격한 나는
국회의원이 비록 사돈팔촌이라도 있으면 무진장 괴롭겠다는 생각이 콕 박혔다.

딸이 결혼하기 전에
어떤 오지랖이 넓은 분이 뜬금없이
언론에도 오르내리는 높으신 국회의원의 아들이 있다고
특별히 만남을 주선해 주겠다고 했다.
감사는 커녕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쳤다. ㅎㅎㅎ

그런데 엊그제
사전투표를 앞두고 
우리 며느리가 투표를 안 하겠다고 한다.
내가 50대까지도 무당층으로 관심이 없었는데
그걸 따라 하다니 하긴 젊은이들이 대체로 그런가 보았다.
ㅡ그래도 국민의 권리와 의무인데 투표는 해야지 
ㅡㅎㅎ 예~ 어머님^^
앗싸 한 건 했다.
투표에 참여하게 한 시어머니는 나 밖에 없을걸 ㅎㅎ
엎드려 절받는다고 기권을 막았다며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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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복매 | 작성시간 24.04.07 별꽃 별꽃님의 첑김 심에 감동입니다 덕분에 저도 한참만에 제 노래를 들어 보네요
    감사해요 ^^
  • 작성자오개 | 작성시간 24.04.08 쌈박질이나 하는 국회의원들 절반으로 줄여야하는데
    그래도 투표는 주권을 행사하는거라 저도 일찌감치 사전투표 했지요
  • 답댓글 작성자별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08 잘 하셨습니다.
    인터넷 왕국에서
    주권을 행사하는
    귀하신 몸인데
    먼거리투표도 하고
    편리한 날에 선거하고
    부정선거만 없기를
    빕니다.^^
  • 작성자웃음꽃 | 작성시간 24.04.08 사전투표 하러갔더니 대기줄이 넘 길기에 본투표날하려고 그냥 왔네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표 권리행사 꼭 해야죠.
    아침일찍가서 소신껏 꾹 찍고 오렵니다.
  • 답댓글 작성자별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08 잘 하셨어요.
    어떤 분이 잘못 찍었다고 새 투표지를 달라는데 딱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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