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다시 고교 동기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ㅜㅜ
어제 고2때 짝꿍이었던 고교 동기의 부고를 받고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오늘 또 하나의 부고를 받았다
이번에는 고3때 한 반에서 공부를 했었고
입대할 때까지 3년을 같은 대학에서 공부했던
그리고 사회에 나와 업무로 연결됐던 동기다
출석번호가 많이 차이가 나서 가깝게는 못 지냈지만
고3때 옮겨간 이과반에서 한 해를 같이 보냈고
같은 대학에 지원해서 3일간 함께 시험을 치렀다
이틀간 필기시험을 보고 3일 째 되는 날 면접을 봤었다
캠퍼스가 수원에 있었던 관계로
선배님 들이 마련해 준 하숙집에서 기거하며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당일치기 공부를 했었다
열댓명이 지원을 했었던 거 같은데
그 중에서 네 명만이 합격을 했다
1학년 때는 공릉동에 있었던 교양과정부엘 다녔지만
2학년 때 부터는 수원으로 내려갔다
한 학년이 겨우 200여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단과대학
몇 명 안 되는 고교 동창들
자연히 자주 얼굴을 접할 수 밖에 없었다
1979년 우리 아버님이 돌아 가셨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집으로 문상을 왔었다
그 시절에는 모두 집에서 초상을 치렀다
사는 모습이 너무 누추해서 부고도 하지 않았는데...
몹씨 고마웠다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가려는데
이 친구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 헌 신발을 신고 갈 수 밖에 없었다
1988년 내가 미국 제약회사의 한국지사에서
인체약품 마케팅부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
이 친구가 근무했던 국내 최대의 제약회사와
민감한 문제인 특허소송 건이 터졌다
마침 이 친구가 특허과장을 맡고 있을 때라서
나와 함께 이 소송건을 처리하게 됐었다
그런데 당시 두 회사의 자회사였던 화장품회사 들이
마침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있었다
라미와 엘리자베스 아덴
내가 미국 본사에 가서 근무하고 있을 때
마침 라미의 사장님께서 미국 본사를 방문했었다
일주일간 내가 통역일을 맡아서 했다
이런저런 관계와 인맥으로 맺어진 덕택으로
껄끄러운 특허분쟁이 부드럽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나중에 이 친구가 고맙다고 하면서 밥을 샀던가?
어디 가서 한 잔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 친구는 대학졸업 후 이 회사에 입사해
정년퇴직 때까지 근무했던 성실한 친구였다
나는 몇 번씩이나 회사를 옮긴 사람이다
이후로 동창회에 별 무관심이었던 이 친구를 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런데 오늘 부고를 받고 나서 옛 일이 생각났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친구의 사진을 오려다 붙이고
먼저 간 동기들의 명단과 사진첩을
연 이틀 만들어 올리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올린 게시물을 보니 친구가 웃고있다
나는 웃을 수 없다
더구나 어제 간 친구가 아산병원 장례식장 10호실인데
이 친구는 바로 그 옆의 6호실에 모셨다고 한다
두 동기 친구 들이 지금 나란히 아산병원에 있다
나와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던 친구들이라서 그런가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만 써야겠다
이 것도 다 나이먹는 탓인가?
부디 두 친구의 명복을 빈다
PS :
연 이틀 울적한 이야기를 올려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털어내야 할 거 같아서...ㅜㅜ
회원님 들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4.13 추억을 공유한 친구 둘이
하루 사이로 영면했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기를 바랍니다
명복을 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낭만 작성시간 24.04.14 청솔님.
아니 또 부고를
이런 부고장 연달아 받으면 심리적으로 매우 안좋은데...
그래도 청솔님 마음은 안좋아도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걱정이 됩니다.
늘 건강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4.14 네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한 친구는 고2때 짝꿍
또 한 친구는 대학까지 동기생
둘이 같은 아산병원에서 사망
딱 한 달 전에도 다른 동기 사망
연달아 세 번 꾸미기글 올리고
좀 가라앉았습니다
어제 산행하면서 많이 털어 냈습니다
먼저 간 친구들의 명복을 빕니다
늘 감사합니다 낭만선배님 -
작성자자유노트 작성시간 24.04.14 아무리 특별한 관계인 친구라고 하더라도
인연의 끈이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군요?
연이은 우울한 소식에 맘 잘 추스리시고
강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4.14 그러네요
친하지는 않아서
근래에 보진 못 했지만
나와 사연이 있는 친구들이었는데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위로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