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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다시 고교 동기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ㅜㅜ

작성자청솔|작성시간24.04.12|조회수310 목록 댓글 18

오늘 또다시 고교 동기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ㅜㅜ

 

어제 고2때 짝꿍이었던 고교 동기의 부고를 받고

씁쓸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는데...

오늘 또 하나의 부고를 받았다

 

이번에는 고3때 한 반에서 공부를 했었고

입대할 때까지 3년을 같은 대학에서 공부했던

그리고 사회에 나와 업무로 연결됐던 동기다

 

출석번호가 많이 차이가 나서 가깝게는 못 지냈지만

고3때 옮겨간 이과반에서 한 해를 같이 보냈고

같은 대학에 지원해서 3일간 함께 시험을 치렀다

이틀간 필기시험을 보고 3일 째 되는 날 면접을 봤었다

 

캠퍼스가 수원에 있었던 관계로

선배님 들이 마련해 준 하숙집에서 기거하며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당일치기 공부를 했었다

 

열댓명이 지원을 했었던 거 같은데

그 중에서 네 명만이 합격을 했다

1학년 때는 공릉동에 있었던 교양과정부엘 다녔지만

2학년 때 부터는 수원으로 내려갔다

 

한 학년이 겨우 200여명 밖에 안 되는 작은 단과대학

몇 명 안 되는 고교 동창들

자연히 자주 얼굴을 접할 수 밖에 없었다

 

1979년 우리 아버님이 돌아 가셨을 때

어떻게 알았는지 우리집으로 문상을 왔었다

그 시절에는 모두 집에서 초상을 치렀다

사는 모습이 너무 누추해서 부고도 하지 않았는데...

몹씨 고마웠다

 

밤을 지새우고 다음 날 가려는데

이 친구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 헌 신발을 신고 갈 수 밖에 없었다

 

1988년 내가 미국 제약회사의 한국지사에서

인체약품 마케팅부장으로 일하고 있을 때

이 친구가 근무했던 국내 최대의 제약회사와

민감한 문제인 특허소송 건이 터졌다

 

마침 이 친구가 특허과장을 맡고 있을 때라서

나와 함께 이 소송건을 처리하게 됐었다

그런데 당시 두 회사의 자회사였던 화장품회사 들이

마침 기술제휴 관계를 맺고 있었다

라미와 엘리자베스 아덴

 

내가 미국 본사에 가서 근무하고 있을 때

마침 라미의 사장님께서 미국 본사를 방문했었다

일주일간 내가 통역일을 맡아서 했다

 

이런저런 관계와 인맥으로 맺어진 덕택으로

껄끄러운 특허분쟁이 부드럽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나중에 이 친구가 고맙다고 하면서 밥을 샀던가?

어디 가서 한 잔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 친구는 대학졸업 후 이 회사에 입사해

정년퇴직 때까지 근무했던 성실한 친구였다

나는 몇 번씩이나 회사를 옮긴 사람이다

 

이후로 동창회에 별 무관심이었던 이 친구를 본 기억은 별로 없다

그런데 오늘 부고를 받고 나서 옛 일이 생각났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친구의 사진을 오려다 붙이고

먼저 간 동기들의 명단과 사진첩을

연 이틀 만들어 올리면서 마음이 착잡하다

 

올린 게시물을 보니 친구가 웃고있다

나는 웃을 수 없다

 

더구나 어제 간 친구가 아산병원 장례식장 10호실인데

이 친구는 바로 그 옆의 6호실에 모셨다고 한다

두 동기 친구 들이 지금 나란히 아산병원에 있다

 

나와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던 친구들이라서 그런가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만 써야겠다

이 것도 다 나이먹는 탓인가?

 

부디 두 친구의 명복을 빈다

 

PS :

연 이틀 울적한 이야기를 올려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털어내야 할 거 같아서...ㅜㅜ

회원님 들께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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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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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3 추억을 공유한 친구 둘이
    하루 사이로 영면했네요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기를 바랍니다

    명복을 빌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낭만 | 작성시간 24.04.14 청솔님.
    아니 또 부고를
    이런 부고장 연달아 받으면 심리적으로 매우 안좋은데...
    그래도 청솔님 마음은 안좋아도 너무 우울해 하지 마세요
    걱정이 됩니다.
    늘 건강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4 네 이런 일은 처음입니다
    한 친구는 고2때 짝꿍
    또 한 친구는 대학까지 동기생
    둘이 같은 아산병원에서 사망
    딱 한 달 전에도 다른 동기 사망

    연달아 세 번 꾸미기글 올리고
    좀 가라앉았습니다

    어제 산행하면서 많이 털어 냈습니다
    먼저 간 친구들의 명복을 빕니다

    늘 감사합니다 낭만선배님
  • 작성자자유노트 | 작성시간 24.04.14 아무리 특별한 관계인 친구라고 하더라도
    인연의 끈이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군요?
    연이은 우울한 소식에 맘 잘 추스리시고
    강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4.14 그러네요
    친하지는 않아서
    근래에 보진 못 했지만
    나와 사연이 있는 친구들이었는데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랍니다

    위로의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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