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먼여행을 떠나면서 ...

[지존]

아침에 살포시 눈을 뜨는순간
" 아! 오늘도 무사하구나"
하는 안도감도 있지만 한편으론
어느날 그렇게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기를 바랄때도 종종 있었다
그런생각이 들때면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주변정리를 잘해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독립군 생활 10년하다 보니
조금씩 조금씩 늘어난 살림이 옛날 대가족 살림 수준으로 늘어났다
아니 내가 필요해서 산건 아니다.
아는 지인들이 안쓴다고 보내준 물건 들이니
솔찍히 말하면 우리집 살림은 만물상 처럼 쌓여있다
독립군 혼자 얼마나 살림이 필요하다고 이렇게 살림살이가 가득하니
나름 생각해서 준다는데 거절할수도 없고
몇년전 이곳 갑장여친이 자주 집을 방문 하였는데
올때마다 살림살이 들을 차에 싣어오곤 했었는데
어느날
" 몬살림을 다가져오는겨?
" 아냐 이제 필요 없을거 같아서 "
그런데
알고보니 몸이 많이 아팠다는걸 알았다
아픈건 숨기고 살갑게 대해줬던 그녀
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온다
" 지존아! 나 입원할거야"
" 왜?"
" 왜 ? 그리고 어디병원?
" 암이래 일산 암병원 입원 하려구"
" 혹시 못볼지도 몰라"
" 무슨 강아지 풀뜯어 먹는 소리여"
" 기다릴랑께 무사히 수술하고 연락줘"
그렇게 그녀는 두어달 동안 병원에서 수술하고
어느날
" 나 퇴원했어"
" 축하해 "
" 너 한번 보러갈께"
그렇게 집에 찾아온 그녀
토실토실 해서 약올렸던
그녀가 몸이 스립해져서 나타난 것이다.
" 날씬해졌네?
" 글치 보기 좋아?
" 좋아"
" 근데 얼굴이 많이 상했지?
" 아냐 갠찮아 "
" 차에 너필요한 물건들 가져왔어"
그렇게 차에서 하나가득 싣고온 물건을 꺼내고
" 밥먹을래?
" 그래 상추와 쌈싸먹고 싶어"
그렇게 마주앉아 식사를 끝내고..
" 차한잔 하는데
" 존아! 나 어떻하지?
" 왜?
" 나 앞으로 3개월 정도 남았어"
그이야기를 듣는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게 무슨 귀신들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 이런 니가 신이냐 ?
" 아냐 의사가 그랬어 "
내가 해줄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게 참 미칠거 같았다
" 존아! 너 정말 좋은친구야 그래서 너마지막으로 보러온거야"
"내일부터 우리친구 세명이서 전국여행 다니기로 했어"
" 무슨 여행을?
" 병원에서 더이상 이상 할게 없다고 마지막으로 하고픈 하라고 해서 마지막 여생을 떠나려고"
내눈에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를 뿐이다
어떠한 말로도 위로를 할수 없었기에 ...
그렇게 마지막으로 뜨거운 포옹을 하고서
그녀를 보내는데
" 여행가서 자주 통화할께"
" 그래 꼭 해"
" 알았어"
" 존아 그래도 비록 카페에서 만났지만 널만나서 행복하고 즐거웠어"
" 계집애 뻥까지마"
" 증말이야"
" 연락줘?
" 그래 자주할께"
그렇게 떠난후 여러번의 통화와 사진들을 보내온후
더이상 그녀에게 연락이 없었다.

서동파
우리나라 고유의 파로서 맛이좋다
이라는 위에 꽃이피듯 자라서 요부위를 꺽어서 심으면 또다시 자라난다

[지존]

아프지않고 건강하게
9988234

[박희정]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이 곱게 펼쳐져 있네요
좋은 곳에서 행복한 삶을 사시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 것 쉽지 않은 삶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담은 사람을 아름답게 추억으로 만들면 또 다른 사람이 보인답니다.
건필 하시길 바랍니다

[지존]

이맘때 그리 훌쩍 떠났기에 생각이 나네요

[기정수]

나도 9년전에 먼여행떠난 띠동갑 여후배가 있는데
한동안 꿈에 안나타나다가 어제밤꿈에 또 나타났어요
꿈에서는 안아프고 항상 웃는 얼굴
이렇게라도 볼수 있으니 좋다오

[지존]

그래서 꿈이라도 좋아요란 말이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