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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아침 샤워로 부터 시작된다

작성자제이서|작성시간24.05.10|조회수209 목록 댓글 11

 

 

 

 

하루는 아침 샤워로 부터 시작된다

2024년 5월 10일 (금) 오전 2:51

 

자고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사람도 있을테고, 잠 깬 상태로 잠깐 그대로 누웠다 일어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리고 잠을 캔 후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핀 후 일어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대로 가야할 곳으로 간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든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하루의 시작이니까.

 

 

그 하루의 시작을 나는, 눈을 뜨면 바로 침대 옆의 티비 앞에 둔 둘째가 5년 전에 산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애플 휴대폰에 켜둔 시계를 먼저 본다. 아침 6시 30분이다. 보통 그 시간 안팍으로 깬다. 옆에 사람이 잘 누워있나 만져본다. 그리고 침대 오른쪽으로 오른쪽 다리를 내리고 다시 왼쪽 다리를 내려 바닥을 딛는다. 앉은 채 목을 몇 번 돌려보고 허리를 좌우로 역시 몇 번 흔들어 바디 컨디션을 점검한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 거실로 나간다. 거실 바닥에는 두 장의 붉은 색 메트가 창가 밑에 깔려있다. 메트 위는 나무 바닥보다 운동하기가 좋다.

 

 

메트에 올라서서 맨손 체조를 하며 가족 모두의 건강하고 안전하고 평안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 그게 약 5분 정도. 그리고 입고 갈 옷들과 백색을 거실 쇼파에 순서대로 나란히 챙겨두고  드디어 샤워실로 들어간다. 그리고 이빨을 닦는다. 아침에 응아를 해야 하루가 거뜬하다. 그래서 변기에 앉아 두 손바닥을 아랫배에 대고 내공력을 운기조식하여 힘주고 garbage를 내려 보낸다. 거의 실패는 없다. (실패하는 날은 찜찜하다. 일하는 시간에 잘 조절하여 내려 보낸다. 이때는 시간 낭비이고 돈 낭비이다. 나에게는 시간이 곧 돈이거든.) 그리고 욕조로 들어가 샤워를 시작한다.

 

 

이 샤워가 오늘 하루의 시작이다. 나는 항상 뜨거운 물로 배꼽부터 한 손바닥으로 슬슬 문지르며 가슴까지 가서 숨을 고르며 속내를 체크한다. 그리고 물은 아래로 내려간다. 사타구니와 내 물건을 물로 쏜다. 그리고 구석 구석 주무른다. 그때 다리를 벌리기도 하고 들기도 하며 다리 관절을 체크한다. 무릎 관절이 조금 이상하다 싶으면 뜨거운 물을 집중 쏟아 부으며 흔들어 체크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허리를 앞뒤로 흔들어 보고 굽혔다 폈다를 적당히 한다. 이건 형식이 없다. 내 마음대로 이다. 그래도 할거는 다 한다.

 

그리고 샴푸로 머리를 감는다. 주로 한 번. 그 샴푸 거품으로 얼굴과 배 가슴 그리고 히프. 팔을 들고 겨드랑이까지. 그 다음, 아이리스 스프링 청색 비누로 얼굴과 배 사타구니 내 우지 엉덩이 손 닿는 등 모두를 휘저으며 혼자서 춤도 추고 지랄발광 하듯 흔들어 된다. 이때 비눗물에 의해 발이 미끄러짐을 극히 조심한다. 욕조에서 미끄러져 먼저 간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거든. 그 다음 샤워기를 꼿고 정면을 보며 누군가 복싱 선수 때 했을 섀도우 복싱을 한다. 그리고 다시 샤워기를 빼서 벽과 커튼 바닥을 청소하고 다시 샤워기 꼿고 물을 잠그고 심호흡을 한 후 욕조 안에서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는다. 이때까지 몸의 컨디션이 다 체크된다.

피카소의 거울 앞의 나

 

이제 거울 앞에 서서 벌거벗은 내 몸을 본다. 얼굴에서 팔을 들어 겨드랑이 그리고 가슴과 아랫배. 그리고 허리를 구부려 보고 엉덩이도 만지며 보고 아랫헤어 아직 수풀이 무성한지도 보고 영구 보존물인 심벌도 보고 만지고 들어도 보고 훝기도 해 본 후 다시 바로 서서 거울 속의 나를 본다. 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발견한다. 물론 나이 든 사람이 늙지 않으면 그것 또한 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는 내 스스로가 만족할 것들을 내 벗은 몸을 보며 찾는다.

 

얼굴-

몇 번 손바닥으로 문지르고 괜찮구나 하고 넘어간다.

가슴-

약간 처진 것 같은데 이 정도면 보기가 괜찮다. 오케이.

배-

바로 선 채 고개 숙여 보니 내 우지가 끝 뿌리까지 잘 보이니 배가 나온 것은 아니고 피부도 좋다. 숲도 아직 충분하게 우거져있다. 우지도 아직 쓸만하다. 좋구나. 조아~

다리와 엉덩이-

오늘은 컨디션도 보기도 다 좋구나. 오케이. 옆으로 서서 본다. 아직 처지지 않아서 굿. 양 엉덩이에 힘주어 본다. 아직 팽팽하고 딴딴하다. 베리 굿. 전반적으로 오늘 좋다. 굿굿굿.

 

내가 나를 만족해야 밖에 나가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다. 그것들은 몸 밖으로  나타나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분좋게 한다. 그로인해 나도 덩달아 좋다. 돈 안드는데... 사실,  한달 반 정도에 한번씩 갸웃(통풍)이 워킹(to work)할 때가 있다. 좋을 때는 한 3일 오는 둥 마는 둥. 나쁠 때는 한 5일 애먹인다. 그걸 다 이겨내고 있다.

갸웃 워킹 때는 아무래도 자신감이 떨어진다. 그때는 속히 정상을 찾으려고 또 애쓴다. 음식도 조절하고 더 땀나게 일한다. 아침 샤워 중 체크에 안 좋은 곳이 있으면, 좀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오늘 조심한다.

그렇게 샤워실을 나오면 길게는 25분(면도 할 때) 짧게는 15분이다.

샤워실을 나오며 쫄쫄이 면 사각 팬티를 입고 셔츠를 입고 양말을 신고 바지를 입으며 마지막 몸 상태를 체크한다.

 

이게 내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며 내 스스로 나를 첵크하는 내 방식이다.

 

누가 어떻게 하는지는 듣지도 보지도 읽지도 못해서 모른다. 그래서 나 혼자 이게 내 사는 하나의 방식이다 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나이든 내공 고수들은 나름대로 다 방법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것도 체면이니 자존심이니 하며 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보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안다. 인정하기 싫을 것이다. 안다. 나를 모르고 밖을 모르면 오지(奧地)도 살만한 동네로 알고 지내거든. 아는게 병일 수가 얼마든지 있다. 다행히 이곳의 나는 비교적 심플한 삶을 이렇게라도 살고 있음에 감사한다. 그래. 알았다. 니 똥 굵다. 그렇게 살다 가라. I got it. This is a part of my way.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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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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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희정 | 작성시간 24.05.10 선배 님 요즈음은 점점 게을러진답니다.
    늘 하든 샤워 저녁만 하고 아침이면 그냥 면도 하고 머리만 감고
    출근을 한답니다.
    자신을 가꾸는 것에도 시간 투자를 못하니 이 얼마나
    게으름 뱅이 입니까 ㅎㅎㅎㅎㅎㅎㅎㅎ
    멋진 사람을 이어가시는 선배 님 부럽습니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제이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1 ㅎㅎㅎ 그럴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빨리 제대로 된 길로 돌아오실 겁니다.
    현명하시니 삶도 그렇게 후회없이 살 것입니다. 에고~ 그래도 가능하면 아침 샤워는
    제대로 좀 하시소 ㅎㅎㅎ. 새도우 복싱 그거 나이 들어도 몸의 유연성을 위하여 필요합디다.
    늘 건강하시고 멋진 날들 되십시오~
  • 답댓글 작성자박희정 | 작성시간 24.05.11 제이서 참 많이 한 운동입니다
    6년간 훈련하고 시합도 나가고 ㅎ 아직도 새도우복싱은 몸에 붙어있답니다
  • 작성자자유노트 | 작성시간 24.05.10 건강한 정신,
    깨끗한 삶,
    그런 삶 자체만으로도 님은 보배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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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제이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1 건강한 정신. 이민 생활 속에는 절대 필요합디다.
    깨끗한 삶. 이곳 캐나다는 비교적 깨끗하게 살 수가 있습디다.
    생활 패턴이 한국 생활 보다는 단순합니다. 아직까지는 열심히 일한 만큼
    댓가가 주어집디다. "2050년 Chloe". 쓰는 소설과는 달리 우리 손녀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할텐데...
    늘 건강하시고 하고자 하는 일들 다 잘되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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