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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릴뻔 했다.

작성자아우라|작성시간24.06.08|조회수242 목록 댓글 16

서귀포에서 강정으로 넘어가는데 먼 발치에서 교통 경찰이 눈에 띄었다.

외돌개 입구로 가는 휘어진 오르막길이다.

잽싸게 안전띠를 매고 이쑤시개 입에 문 채

태연한 척 지나갔다.

東,西로 나눠 대여섯 경찰들이 길을 막고 검문하고 있었다.

새파란 경찰이 거수경례하며 차 안을 훑어보더니

지나가란다.

대통령의 제주 방문 소식도 없었는데 운전자들을

긴장시킨다.

 

안전띠만 잘 매면 아무런 문제 될 건 없는데도 귀찮아서 무시하고는 수선을 피우는 잘못된 습관이다.

몸이 조이는 걸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차 안에서

움직이는 데 걸리적거리기 때문이다.

신호등에 멈추거나 달리는 중에도

커피 따라 마시고

물도 마시고

시원한 얼음 사러 편의점 들락날락.

방송 주파수도 맞추고

CD도 골라 집어넣었다 뺐다 반복하고 

과자도 꺼내 먹고

깜박 잊은 영양제도 챙겨 먹고

송품장에 숫자도 기입하고

폰 열어 주식창도 들여다보고

멋진 풍경 보면 찍어 카톡 올리고

햇볕에 손 그을릴까봐 장갑도 꼈다 벗었다가

선글라스 위에 돋보기 안경 걸치다 자조적 웃음도

나오고 하여간에 여간 부산스러운 게 아니다.

여러 거래처 들릴 때마다 차에서 오르내리다 보면

시간이 촉박해 안전띠 매는 건 아예 잊어버린다.

 

안전띠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지키지 않고 단속이 있을 때만 매는 시늉을 한다.

5년 차 매일 운전하다보니 속도제한 구역을 훤히

꿰고 있는 터라 네비의 안내 음성도 귀에 거슬려

꺼버렸다.

그러다 무심코 밟아 속도위반 딱지 받는 바보짓을

되풀이 한다.

 

나이 들다보니 쓸데없는 똥배짱만 늘어간다.

잘못인 걸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니 어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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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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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9 교통사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죠.
    요즘은 30으로 속도제한 구역이 너무
    많이 생겼습니다.
    달리다보면 주로 젊은 관광객들이 사고를
    많이 내더군요.
    기분이 들떠 속도를 내다보니 그럴까요?
  • 작성자엉클톰 | 작성시간 24.06.09 아우라님 글을 읽으며 그냥 함박 웃음이 나옵니다.
    너무나 재미있으셔서.^^
    항상 건강하세요!^
  •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9 아이구 ~~
    엉클톰 님 반갑습니다.
    일어방에서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다
    여기서 뵙다니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몇 년 만일까요?
    엉클톰 님 덕분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내려오신 많은 벗님네를 알게됐지요.
    엉클톰 님이 안 내려오셔 좀 서운했습니다만.

    어쩌다 한 번 글 올리는 처지인데
    마침 제 졸필까지 읽어 주시다니
    이런 행운이 있을까요.
    엉클톰 님께서 읽어 주신다면
    자주 글 올리겠습니다. ㅎ~

    오늘은 일이 좀 일찍 끝나
    글을 올리게 되니 즐겁습니다.
  • 작성자엉클톰 | 작성시간 24.06.09 너무나 반갑고 싱싱한 아우라님 글을 우연히 발견한 이 기쁨!^^
    아우라님의 글, 자주 읽을 수 있겠죠?^^
  •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9 엉클톰 님과 저는
    지나가는 과객이었는데
    우연히 주막집에서 만난 사이 같아요.ㅋ~
    자주는 안되지만
    아~~주
    가끔 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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