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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1)

작성자벽창호|작성시간24.06.13|조회수165 목록 댓글 8

  복수(1)

 

 산촌에서 

막걸리 좋아하시는

 

털털한 선생님이 치시는
풍금소리만 

음악으로 듣고 자랐는데

서울로 유학 오니
교회 성가대 반주자가

길고 하얀 손으로 치는 
맑고 청아한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데
 
어느 날 
그녀가

"얘! 너 이리 와 봐

이 노래 너무 좋아
한번 같이 배워보지 않을래?"
라고

가곡 악보를 불쑥 내밀며
내 손을 잡아 끈다.

"그리움/ 홍난파 작곡 이은상 작시"
이였다.

순간 황홀했고
오랫동안 우상이었던 

 

트롯의 황제

"나훈아"를

미련 없이 버리고 

피아노 반주로 

정성스레 가르쳐 주는 그녀가
실망하지 않도록 

가사를 음미하고 

또 음미하며 
열심히 노래 불렀다.

당시 돈암동에 소재한
모 교회 학생회였다.

그리고 우리는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어깨를 부딪히며
덕수궁 돌담길
정동교회 골목길을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얘기를 하며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나 
내가 재수하던 

어느 날

이 사나이 가심 

천 갈래 만 갈래 

 

찢어 놓고 
말없이 떠난 

그녀가
아무리 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성가대 피아노 반주를 한들

천당 갈 수 있을까?

 

 글/ 벽창호

 

뉘라서 저 바다를 밑이 없다 하시는고 
백천 길 바다라도 닿이는 곳 있으리만 
님 그린 이 마음이야 그릴사록 깊으이다 

하늘이 땅에 이었다 끝 있는 양 말지마소
가보면 멀고멀고 어디 끝이 있으리요 
님 그린 저 하늘 해 그릴사록 머오이다 

       (그리움  이 은상/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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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수피 | 작성시간 24.06.14 많고 많은 추억을 안겨 드린 그녀인데 복수는 좀. ^^~
  • 작성자신종철 | 작성시간 24.06.14 복수보다는
    기다림의 표현이
    좋을것 같습니다
  • 작성자별꽃 | 작성시간 24.06.14 좋은 추억입니다.^^
  • 작성자금빛 | 작성시간 24.06.14 학생시절
    첫사랑 이야기 같은데요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지요
    어린시절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시길요
  • 작성자피 터 | 작성시간 24.06.15 ㅎㅎ 옆지기랑 중3때
    데이트 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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