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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순이, 찌지리의 도생법

작성자금순이|작성시간24.06.14|조회수185 목록 댓글 20

 이곳저곳 이사다니느라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해 동창모임에 소홀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드디어 서울에 안착했다.

사실 서울에 살 생각은 없었다. 서울은 그저 지나가는 복잡한 도시였다. 그랬는데 작년에 마지막 방랑을 끝냈다. 

서울. 살아보니 괜찮은 곳이었다.

 

 그동안 던져진 곳에서 숨죽이고 살았다.

우연찮게 메스컴을 탔다. 그 덕으로 그동안 소식을 몰랐던 친구들로부터 콜이 왔다. 조심스럽게 응했다. 먼저 고등동창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아버지의 원에 의해 초등을 시골에서 다녔고, 중학교부터 도시로 유학을 했다. 공부보다는

노는 일에 열심이었지만 성적은 괜찮은 편. 어쩌다 일등도 했지만 대부분 중간 정도. 

 

지금 생각하니 운은 좋은 편. 

 

 여고동창의 콜로 60년 만에 동창모임에 들어갔다. 한 두명이 지독한 반대를 했다지만 모두 호의적이다. 나를 추천

한 친구가 일일이 통화해서 동의를 구한 모양이다. 그 중 특히 반대를 했다는 ㄱ친구.  이해는 하지만 기분은 별로였다.

 ㄱ은 중학교도 같이 다녔던 친구다. 여러가지 나보다 나은 친구. 악의없는 친구다.  중학 여자모임이 있다기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더니 알아보마고 했다. 

 

  다음 모임에 그 친구 답하기를 기존 회원들이 반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중학모임 입성은 끝났다. 

  며칠이 지나 중학동창에게서 연락이 왔다.  학교 다니는동안 많이 친한 친구이기에 응했다. 이야기 하다

니네 모임에서 나를 반대한다며 하고 넌지시 말을 했더니 깜짝 놀라며 그런 일은 언급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ㄱ이라는 친구의 횡포라고 설명해줬다. 

 

 ㄱ. 너무나 평범한 속물이란다. 독단적. ㄱ을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단다.

그래서 문득 장난기가 발동해 이야기 했다.

  "그럼 네 힘으로 나를 그 모임에 넣어줘." 

 말은 했지만 기대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친구들을 이간한 것이다. 구태여 내게 호의적이지 않는 집단에

들어갈 필요를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혼자 웃었다. 금순이,  미친 짓도 할 줄 아는구나 하고.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뭐 들어가도 좋고 안 들어가도 좋은 모임이기에 잊어버렸는 데 연락이 왔다. 

   "다음 모임부터 나와." ㅎㅎ

 

 망설이다가 어제 모임에 나갔다. ㄱ이라는 친구 몰골이 보고싶어서. 고약한 호기심인가?. ㄱ이 여러가지

어색한 소리를 웃으며 했다. 나는 바보인척 무시했다. 나의 교활함에 스스로 놀랐다. 다른 친구들의 호의에 ㄱ을 무시했다.  

 

 ㄱ. 왜 그러는 지? ㄱ에 잘못한 일도 없는데. 문득 퇴직하자 남자 동창들이 위로차 후한 대접을 해주면서 ㄱ에게

비밀로 해달라던 일이 떠올랐다. ㄱ도 퇴직했지만 그녀의 퇴직은 아는 체 하지 않았단다.  뭔가 ㄱ에게는 불편함이 많은 듯.

 나는 맹순이, 찌질이라는 친구들의 별명을 웃으며 소화시키는데. 맹순이, 찌지리라는 말은 정이 담긴 별명이기 때문이다.

 

 ㄱ.모든 남자(중학은 냠녀공학)의 독식을 원하는지? 이 나이에 가당찮은 욕심인데 하고 웃었다.

나에 대한 평은 슈퍼땅콩이란 별명으로 충분하다. 체구가 작은 나는 슈퍼땅콩이란 별명에 화가 났는데 어떤

친구는 그 별명을 자기가 사겠다고 까지 했다. 난 나보다 무엇인가 나은 사람은 부러워하고 칭찬한다.

맹순이, 찌지리의 최고 도생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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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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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금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5 개무시가 답입니다. ㅎ
  • 작성자유리안나 | 작성시간 24.06.15 안뇽!
    개무시 좋아요.
    나이들면
    품이 넓이지려나
    했는데
    나 역시도 아니네요.
    유튭보니
    나를 싫어하는 이
    구태어 친해지려
    애쓰지 마라하더군요.
    이제 친구도
    다욧 중입니다.
    외로움도 즐기며~~^^
  • 답댓글 작성자금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5 그러려니 합니다. 천재보다는 바보가 오래삽니다. 맹순이가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자유노트 | 작성시간 24.06.15 살면서 좋은 지혜가 생기면 좋은데,
    이상하게도 못된 지혜(?)는 가르쳐주지 않아도 배우더군요
  • 답댓글 작성자금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5 인생사가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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