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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울리는 소리에 받아보니 새 거래처였다.
"네, 어르신"했더니
"어르신이 뭐여, 오빠라 불러야지."
70대 후반으로 보이던데 웃음이 나왔지만
"네, 오라버니" 대답하니
"아, 너무 길어. 간단허니 오빠라 부르랑께."
그날부터 새로운 오빠가 생겼다.
대엿새 후 걸려온 전화에
"네, 오빠아~" 톤을 높였더니
"그 다음 말을 붙여야지."
"예??" 어리둥절 헤매는데
"오빠, 사랑해요."라고.
크크크~ 한참을 웃었다.
하루는 차에 짐을 다 싣고는
"어제보다 더 예뻐졌네"또 실없는 농담을 던진다.
"언제는 안 예뻤수광?"투덜거리듯 대꾸했더니
"아따... 우리 영감이 복지관에서도 인기 짱이랑께."
옆에서 나물 다듬던 할머니가 키득거리며 거든다.
참 선량한 夫唱婦随다
하긴, 육지에서 오신 어르신이라 이런 농담도 하지
척박한 제주섬에서 일만 하다가 늙어버린 할으방들은 이런 여유가 없다.
아니, 할 줄을 모른다.
새벽 네시에 나와 작업을 하는 어르신들께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다보니
나도 점점 능구렁이가 됐다.
어렸을 때, 수업이 끝나고 동네 친구들과
집으로 오는 길은 늘 왁자지껄했다.
저만치서 어멍들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지짐년들, 재게재게 왕 물 질어오곡
저녁밥 촐려사주 뭣들 햄서."
그 시절, 우리 또래는 허벅 지고 우물에 가서 물 길어와 밥 해야하는 일꾼이었지 사랑 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사랑이란 말은 소설속에서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다.
손주들에게도 "사랑해"란 말보다
"이쁜 강아지이~~"가 휠씬 부드럽다.
오늘도 나는 남의 할으방한테
"오빠아, 사랑해요."를 남발한다.
서방한테는 한 번도 못한 말을......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18 제주도 여자들은 말 대신에
행동으로 합니다.
서방 밥상엔 고기반찬 올리고
술도 한 잔 따르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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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화여 작성시간 24.06.18 사랑한단 말은 장난으로라도 그져 많이 하고 살다보면 그게요 삶의 질을 높여
준댑디다 그랑께 그져 기회가 있을때 마다 사랑한단 말을 자주 하며 사시길요 -
답댓글 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18 백조가 우아하게 물 위에 떠 있어도
물속에선 쉼없이 발을 움직이듯
무뚝뚝한 사람도 사랑의 무게는 가늠이
안 될 겁니다.
저도 가슴이 뜨거운 할망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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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피 터 작성시간 24.06.18 ㅎ 이젠 자연스럽게 나오시나 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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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우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6.18 말 대신
손 잡아 주고
안아주고
맛있는 거 같이 먹고
이웃과 먹을거리 나눠 먹고
거래처에도 냉커피, 빵 자주 사 가고.
주둥이 대신 행동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