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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답답했던 3월을 돌아보며...

작성자청솔|작성시간24.06.25|조회수131 목록 댓글 8

자료실로 이용하고 있는 개인카페를 둘러볼 일이 생겼습니다

애초에는 동업자모임의 회장을 하면서 만들었던 카페입니다

원했던 자료를 찾고나서 묵은 글 들을 훑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위내시경/대장내시경 검사를 했던 글을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자료에 의하면

가족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

대장내시경 검사는 15년마다 받으면 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래의 글을 쓴 것이 2010년 이니까 벌써 14년이 지났습니다

내 나이가 50대 때 일입니다. 울다가도 그치겠습니다

 

참고로 함께 했던 구구회 회원 열 명 중에서

이미 두 분께서 작고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저와 같은 대학 동문이었습니다

요즘은 밴드로만 만나고 모임은 유명무실합니다

 

같은 과 동기인 친구는 아주 건강했었는데

2021년 4월에 잠자리에 든 후 일어나지 못하였고

다른 과 4년 후배인 덩치 좋던 친구는 2022년 5월에

폐암 투병 중 코로나가 겹쳐서 갑자기 별세하였습니다

 

아래의 제 글을 읽고 건강 잘 챙기라고

장문의 댓글을 달아 주었었네요. 인생무상입니다

 

묵은 글이긴 하지만 즐감하시기 바랍니다 

 

 

지루하고 답답했던 3월을 돌아보며...

 

올해 봄은 날씨가 불순하고 그랬지만 저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3월 중순 경 몇 주일간 참으로 길고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연초에 배탈이 나기 시작하여 흰죽도 몇 주 먹어보고 하다가 잘 안 되어 동네병원엘 갔었죠.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한번 받아 보는 것이 어떠냐고 예약을 해 주셨습니다.

 

예약된 2월8일 신촌에 있는 세브란스병원엘 갔었습니다.

이리저리 진찰을 하시더니 이런저런 검사를 해보는게 좋겠다고 검사예약을 하라더군요.

이곳저곳 창구를 돌아 다니며 같은 날 여러 검사를 예약하는것도 쉽지 않드라구요.

겨우 이렇게 저렇게 날짜와 시간을 꿰맞춰 3월11일로 예약을 완료하였습니다.

 

한 달 여를 기다려 힘든 준비과정(위장소제)을 거쳐 3월11일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여기저기 검사실을 왔다갔다하며 차례를 기다리고 검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혈액검사, 복부초음파검사, 위내시경검사, 대장내시경검사. 하루종일 모든 검사가 끝나고

마지막 수면내시경 검사 끝에 마취에서 깨어나는 제 옆에 집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대장 조직검사를 한다고 하며 3월24일날 다시 와서 종합적인 검사결과를 들으라더군요.

병원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집사람이 불안한 표정으로 간호사에게 이것저것 묻는데

그 이상은 자기도 모른다고 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은 어디 계신지 뵐 수도 없고...ㅠㅠ

 

결과를 기다리는 2주일 동안 온갖 상상을 하며 불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랫배는 여전히 무주죽한 상태로 불편한 느낌이 영 개운해 지지를 않고...

초조하고 불안한 시간이 하루하루 흐르고, 집사람은 거의 반은 정신이 나간 상태가 되고...

제가 화장실에만 들어갔다 나오면, "어때? 변은 괜찮아?" "아직 배가 아파?" 하며 따라 다니고...

제가 위로를 하며 확률은 반반이니 미리부터 속단하지 말라고 해도 그게 쉽지 않드라구요.

 

드디어 3월24일, 결과를 보러 병원엘 가는데 저 스스로는 운전도 못 하겠더군요.

집사람이 운전을 하고 신촌으로 가는데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부럽드라구요.

진료실 앞에서 또 한참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집사람과 같이 죄인처럼 저는 의자에 앉고 집사람은 서서 결과를 들었습니다.

재판정에서 최종판결을 기다리는 피고의 심정이 그럴까요. 정말 긴장되더군요.

 

젊은 의사 선생님의 마지막 결론은 웃으시면서 "합격입니다. 축하합니다." 였습니다.

혈액검사 결과 콜레스테롤, 혈당, 간수치 기타 등등 모두 정상이고,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오장육부도 모두 깨끗하다고 하시더군요.

 

내시경 검사결과, 위도 깨끗하고, 대장에도 용종 하나 없었다고 하드라구요.

다만 대장에 아직 약간의 염증이 남아있다 였습니다. 그것때문에 조직검사를 했다구요.

대장의 심한 염증이 거의 가라앉았고 자체적으로 마지막 회복단계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약도 먹을 필요없다고 그냥 며칠 있으면 좋아질거라구 하시면서...

 

그러면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몸관리 잘 하시라구 하며 웃으시더군요.

2년 후에 위내시경, 5년 후에 대장내시경 검사 받으러 꼭 다시 오라고 하며...

속으로 "그때되면 환갑도 더 지나는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리고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했습니다.

 

옆에 앉아있던 간호사가 절 쳐다보며 슬며시 웃더라구요.

집사람도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집사람이 차 열쇠를 내게 넘기며 "여보! 갈때는 당신이 운전해" 하며 눈을 흘기더군요. ^^*

제가 차를 몰고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단골 횟집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정초에 약간 찜찜한 기분으로 먹었던 며칠 묵은 팥떡이 원인이 아닌가 의심합니다.

나이들어 배탈나니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젊었을 때보다 엄청 길어지더군요.

신선하지 않은 음식은 절대로 들지 마세요. 냉장고도 믿을 것이 못 됩니다.

너무 찬 음식도 좋지 않은 거 같습니다. 과음, 과식은 노인에겐 치명적이구요.

세브란스 검사결과 기다리는 몇 주 동안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배운 사항들입니다.

 

앞으로는 정기적인 신체검사를 생활화하려고 합니다.

몰고 다니는 자동차도 소리가 이상하거나 하면 바로 정비업소엘 가면서 말이죠.

지루하고 불안하게 기다렸던 몇 주가 마치 몇 달을 지낸 거 같은 기분입니다.

게다가 날씨까지 불순해 기분이 영 아니었습니다. 많이 우울했지요.

앞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새 사람이 되어 살아 가리라고 다짐해 봅니다.

산에도 더 자주 가고, 아침 저녁 산책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합니다.

 

바로 내 앞에서 진료를 받았던 두 분의 환자분들은 다음 날 다시 와서

이런저런 정밀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말에 얼굴이 창백해 지드라구요.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분들께도 아무 일 없었기를 바랍니다.

 

우리 구구회 회원님들 모두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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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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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5 저도 그 때 검사받고
    후에 위내시경 한번 더하고 땡입니다
  • 작성자달님이랑 | 작성시간 24.06.25 별이상 없다니 다행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5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샛별사랑 | 작성시간 24.06.26 청솔임~
    다행하게 별 이상이 없음이 최고입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26 맞습니다
    이 나이에 이만큼 버티고 사는 거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샛별사랑님도
    늘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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