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품앗이 유감

작성자청솔|작성시간24.07.26|조회수161 목록 댓글 22

품앗이 유감

 

품앗이 :

마을 공동체에서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 주면서 

서로 간에 품을 지고 갚고 하는 일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이웃이다

예전에는 농업이 주업이라서 농사일을 위해 그랬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분업화된 사회구조로 인하여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찌기 이런 말을 남겼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지금은 농사가 주업인 시대는 아니다

품앗이가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부분이

그래도 아직은 경조사부분이 아닌가 싶다

 

다른 분 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집안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직접 오거나 아니면 봉투로 인사한 분 들의 명단과

부조한 금액 등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봤자 부모님과 장인어른 상 당했을 적 세 번이다

 

후일 부고나 결혼식 등의 통지를 받게 되면

그 명단을 참조해서 품앗이를 하게 된다

다른 분 들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주고받은 품앗이를 생각해 봤다

전체적으로 보면 많이 손해나는 장사를 한 거 같다

수도 없이 참석했던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 들의

결혼식과 장례식을 생각해 보면 막심한 손해다

동창이 아닌 사업상의 경조사는 더 많았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게 인사를 오신 분 들께

제대로 답례를 하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주로 사업관계로 과도하게 인사를 받은 경우다

조화도 받고 부의금도 두둑히 받았었는데

아직까지 그 쪽으로부터는 한번도 연락을 못 받았다

은퇴를 한 이후로는 더욱 그러하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하나 있다

고교동기 산악회에 어느 날 갑자기 나온 친구가 있었다

학창시절에도 별로 교류가 없었고, 한 반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산에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둘째 딸이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돌렸다

 

이런저런 관계를 살피다가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따로 축의금도 보내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나고 며칠 지나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 있었어?" 

"어 일이 있어서 못 갔네."

"일은 잘 처리됐어?"

"어 덕분에..."

 

딸래미 결혼식에 불참했다고 쪼는 전화였다

내가 원래 낯가죽이 좀 얇은 편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기분이 매우 언짢았었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서 그 친구가 사망했다

심장마비로 사무실 화장실에서 급사했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그 친구랑 절친인 친구에게 들은 말

사업이 잘 안 되어 빚에 쪼들리다가 자살했다고...

자기도 수천만원을 빌려 줬는데 못 받았다고...

 

늘 당당했던 친구였다

어느 자리에 나타나도 어깨를 펴고 큰 소리를 쳤다

재벌그룹의 방계회사에 오래 다녔다고 했고

인력을 파견하는 사업을 한다고 했다

 

그런 사업도 자금난으로 곤란을 겪는구나 싶었다

살던 동네 주소를 보니 대충 살림살이가 짐작이 갔다

그런데도 골프도 치고 할 건 다 했다

 

갑자기 품앗이란 단어가 떠오르며

몇 년 전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그 친구 생각이 났다

품앗이는 나름 우리네 살림살이에 꼭 필요한 일이다

나도 품앗이 빚을 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데 가끔 받는 품앗이에 더 익숙한 사람들 있다

받는 것보다 주는 품앗이에 더 익숙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6 기록을 해 놨더라도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올라서
    어차피 곱배기로 갚아야 합니다 ^^*

    감사합니다
  • 작성자샛별사랑 | 작성시간 24.07.27 청솔님~
    이제야 친구딸 결혼식을 했는데
    부주금 이상으로 출장부페 잘먹고
    한달후 중화요리 세트 메뉴 아주 비싼
    집에서 골고루 먹고 왔네요.
    부담 스러웠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7 그런 분들도 있군요
    부담이 크셨겠네요
    나중에 갚으시면 되지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박희정 | 작성시간 24.07.27 나는 늘 주고만 있답니다 ㅎㅎㅎㅎㅎㅎ
    아들 넘이 하나 인데다가 갈 생각을 안하니ㅎㅎㅎㅎㅎㅎ
    선배 님의 글을 읽으니 손해보고 있네 하는 생각을 하다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더 익숙한,,,,,,,
    그 말슴에 웃음을 띠어봅니다.
    축하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닌가 하면서요
    오랜만에 접하는 선배 님 반갑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27 그러면서 사는 거지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네 요즘은 글쓰기가 쉽지 않네요
    머리가 굳는 거 같습니다 ㅜㅜ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